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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VOX
2009/05/19   voxeu.org를 예로 들면 [22]
voxeu.org를 예로 들면
1.
VOX는 인터넷 상에서 매우 수준높은 경제관련 논의를 볼 수 있는 경제학 토의장이다. 이곳은 일반 신문 컬럼보다는 본격적이지만 학술지보다는 훨씬 쉽고 그리 길지 않은(500~1500단어) (그리고 다소 시사적인) 글들을 게재하는 곳으로, 각 분야별로 투고 내용을 검토하여 게재 여부를 심사하는 편집자가 있어 기본적인 글의 수준이 보장된다.

그리고 실제로 Olivier Blanchard, Guillermo Calvo, Jeffrey Sachs, Barry Eichengreen, Jeffrey Frankel, Charles Wyplosz 같은 1급 학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대가들의 통찰력있는 글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이번 위기로 유명해진 프린스턴의 신현송 교수의 글도 몇 개 있다.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이곳도 이번 세계 경제위기 때문에 관련 글들이 아주 많이 올라왔는데, 대충 둘러보면서 관심을 끄는 것부터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고, The macroeconomics debate: A guided tour (Philip Lane)처럼 논의의 맥락을 짚을 수 있는 주요 글들을 소개하는 포스팅을 중심으로 출발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듯하다.



2.
지금 소개한 Philp Lane의 글은 현 경제위기를 보는 경제학자 공동체의 시각이나 흐름을 잘 요약해 준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이 글에 따르면 현재, 경제학자들의 논의는 두 트랙으로 진행되는 중이다.

1)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정책대응과 대증요법 관련
2) 이번 사태로 드러난 문제들의 재발 방지를 위한 중장기적 제도개혁 논의

비슷한 시각은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Michael Spence)



3.
엊그제 Dani Rodrik의 글을 하나 번역했는데, 이 글은 자본주의의 대안을 은근히 꿈꾸는 사람들에게 꿈깨라고 찬물을 끼얹은 후, 사람들에게 우리의 경제 체제가 어떻게 바뀌어나갈 것인지 궁금하다면 그런 공허한 이야기 대신 학계가 지금 열심히 다루고 있는 정통 주제 중 하나인 "이번 사태로 드러난 문제들의 재발 방지를 위한 중장기적 제도개혁 논의" 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혹은 학계의 논의야말로 현실과 거리가 있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지금은 위기가 진행 중이고 평소같으면 학자들의 논쟁에 별 관심이 없었을 정치지도자들도 신속히 대책을 입안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무지막지한 압력을 받고 있다. 실제로 얼마 전 언론에서 요란하게 보도된 G20회의 같은 곳에서 다루어지는 의제 하나하나가 바로 그런 논의를 정책으로 다듬어 나가는 과정이다. (IMF의 연구부서 책임자인 Blanchard같은 사람이 그 주제에 관해 VOX에 글을 올린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

그러니까 언론에서 G20관련 보도를 봐도 막연하기만 하고 뭘 한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나도 학교 다닐때 경제학원론 정도는 들어봤었는데, 그런 지식을 재활용하는 선에서 좀 더 자세히 알 방법이 없는가라고 한다면, 위에서 소개했던 VOX같은 곳이 딱 적합하다. 실제로 VOX에는 G20에서 어떤 의제를 어떻게 다루는게 좋은가에 대한 학자들의 의견이 많이 올라와 있다.



4.
재미있는 것은 이런 경제학자들의 토론장을 둘러보면 금방 깨닫게 되는 일이지만 정말로 자본주의가 살아남을 것인가 같은 막연한 주제를 놓고는 진지한 토론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중장기적 제도 개혁'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이 있지만, 이 중 그 어떤 것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그것이 적용되면 자본주의가 아닌 어떤 다른 것이 될지도 모른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Rodrik이 딱 잘라 말했던 것처럼, 그런 건 대개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못 느껴서 생략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자본주의란) '용어에의 집착'을 보여온 것은 오랫동안 그 단어를 불편해하면서 공격의 기회를 노려온 재야의 아웃사이더들 쪽이지, 주류경제학계가 아니다. 어느 쪽이 예민하게 반응하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
by sonnet | 2009/05/19 09:09 | 경제 | 트랙백(1) | 핑백(3)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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