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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OPEC
2009/03/29   돈 때문이 아냐 [36]
2009/03/29   석유-달러 음모론 [32]
돈 때문이 아냐
이야기를 꺼낸 김에, 그리 길지도 않고 하니 간단히 번역해 봤습니다. 언제나처럼 불법날림번역이니, 필요하신 분은 링크의 원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강조는 필자가 덧붙인 것입니다.


돈 때문이 아냐(NOTHING FOR MONEY)
필자: Paul Krugman
출처: 홈페이지 포스팅
일자: 2003년 3월 14일


나는 임박한 이라크 전쟁이 전적으로 돈 때문, 특히 유로가 아니라 달러가 세계 제일의 통화란 지위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많은 전자우편을 받고 있다. 말인즉슨 만약 OPEC 회원국들이 달러 대신 유로로 지불을 요구하기 시작하면 미국 경제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란 이야기이다.

편지를 보내주신 분들의 말씀은 잘 알겠으나 이는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 할 수 없다. 이는 정치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다. 부시 행정부에서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역할에 대해 고민한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정확히 누구인가? 『바이블 코드』의 저자를 펜타곤에 브리핑하도록 초청했다는 것과 같은 사람들? 어쨌든 그런 경제 논리는 잘못된 것이다.

화폐의 세 가지 역할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교환의 수단, 계산의 단위, 가치의 저장. 달러는 세계 시장에서 이 세 가지 역할을 모두 어느 정도씩 맡고 있다.

우선 달러는 교환의 수단이다: 브라질 리알 화를 말레이시아 링기트 화로 환전하려는 사람들(또는 외환시장에서 거래하는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이를 달러에 대한 두 번의 거래로 해결한다.[리알을 달러로 바꾸고, 다시 달러를 링기트로 바꾼다는 뜻: 역주]
달러는 또한 계산의 단위이다: 세계의 가격 대부분은 다른 나라 통화로 결정되지만, 금융과 상품 시장 양 측면에서 달러로 정해지는 가격의 비중은 세계 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순수한 경제적 비중에서 예상되는 것 보다 더 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달러는 가치의 저장 수단이다: 연방준비은행은 미국 화폐의 약 60퍼센트 -즉 실제 지폐 말이다- 가 미국 밖에 보유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이 다 무슨 상관인가? 이런 것이 세상 다른 나라들에 비해 미국에게 특별한 이점을 주는가? 음, 그렇다. 하지만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만큼 커다란 이점은 아니다. 그리고 OPEC이 지불수단을 바꾸는 것은 거의 아무런 차이도 주지 못한다.

미국의 이점은 달러가 맡고 있는 국제적 역할 덕분에, 우리는 그렇지 않을 경우에 비해 돈을 더 싸게 빌릴 수 있다는 측면에 있으며, 그 측면에만 이점이 있다.

달러로 표시된 은행 계정 또한 약간의 무이자 차입을 제공한다. 왜냐면 이들은 궁극적으로 연방준비은행의 보증으로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보유한 계정들 대부분은 실로 부분적으로만 지지되고 있을 뿐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유로달러 계정인데, 이는 미국 내에 있는 계정에 의해 부분적으로 뒷받침되고 있을 뿐이며, 결과적으로 부분적으로만 보증되는 셈이다.

또한 우리가 이자를 무는 채권도 더 좋은 조건, 예를 들면 더 낮은 이자율로 발행될 가능성이 있다. 달러가 맡고 있는 특별한 역할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그러 관점에는 아무런 증거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것은 아마 있더라도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할 것이다. (또한 미국은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도 아니다.)

그러므로 핵심은 해외에 머물러 있는 달러 현찰이다. 약 3천~3천5백억 달러가 대부분 지폐의 형태로 침대 밑에 숨겨져 있거나 범죄자들 사이에서 유통되거나 하고 있다. 이자율이 연 4퍼센트라고 치면 -이게 보통이라고 간주하자-, 이는 미국에 매년 120~140억 달러를 보조해주는 셈이 된다. 이는 10조 달러짜리 경제에는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의 경상계정적자의 상당한 부분조차도 못 된다.

그건 그렇다 치고, OPEC의 결정이 이런 측면에 정말 영향을 끼치기나 하나?

사실 계산의 단위로서의 달러와 교환의 수단으로서의 달러의 역할 사이에 다소의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가치의 저장으로서의 역할도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사우디아라비아가 달러로 결제 받는다고 말할 때, 그것은 한 런던 은행으로부터 달러로 표시된 금액의 석유 대금이 계좌 이체된다는 말일 뿐이다. 이는 100달러 현찰 뭉치가 오가는 것도 아니요. 이 거래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구상 어디선가 사과상자를 실어 날라야 한다는 말도 아니다. 해외에 보유된 달러 현찰에게 있어 진정한 문제는 자기 나라 돈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어느 나라 돈이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하는가 하는 것이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유럽이 부정하게 취득한 러시아 자금이 소비되거나 예금되는 장소인지라 러시아 마피아가 유로로 갈아타려 한다는 말이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달러의 주조이익에 관해 페르시아 만의 석유 가격표보다도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음모론은 틀린 것이다. 미안하지만.

물론 당신은 이렇게 묻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왜 이 사람들이 이 전쟁을 벌이겠다고 굳게 결심했단 말인가?” 그 답은 그러니까. 꼭 이유가 있어야 하나.


--
개인적으로 자국통화표시로 대외차입(채권이든 다른 형태이든)을 하는 것에 따르는 이점은 보다 강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만, 기본적으로 주조이익(seignorage)이 그리 크지 않다는 데에는 공감합니다. 이 문제와 관련된 주제는 만기 전환 서비스 … 또는 세계의 은행이란 글에서 다룬 바 있으니 필요하신 분은 그쪽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by sonnet | 2009/03/29 07:03 | 경제 | 트랙백 | 핑백(2) | 덧글(36)
석유-달러 음모론
석유와 기축통화를 둘러싼 세계적 경쟁에 트랙백.

간만에 석유-달러 음모론 쩌는 글을 하나 보게 되어서 한마디.



주지하다시피, 지난 1971년 8월에 당시 미국 대통령 닉슨은 달러와 금과의 관계를 끊어버렸다. (이런 조치 전까지 외국 중앙 은행들은 미국 달러를 자신들이 보유한 금과 교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는 금을 대체하여 통화를 고정시킬 무언가가 여전히 필요했고,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바로 석유였다. 이 때문에 미국은 더더욱 석유를 전략적으로 다루기 시작했고, 이러한 측면은 지난 70년대의 오일쇼크 당시에 아주 분명하게 드러났다. 당시 석유수출국기구인 오펙은 석유를 무기화 하면서 미국에 대한 석유 수출을 전면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미국은 오일 달러가 미국으로 흘러들고,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가치를 지키기위해 당시 세계 최고의 석유 생산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를 자기 쪽으로 끌어들여 석유를 오직 달러로만 사고 팔도록 만들었다. (그 때 이래로 뉴욕 상업 거래소(NYMEX)와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석유는 달러로 거래되었다)

그런데, 석유매매가 달러로만 이루어지게 되면 각국은 달러를 보유할 수밖에 없다. 이는 달러가 세계 기축 통화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줌과 동시에 발권국인 미국에게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구조를 만들어 주게 된다. 천문학적인 무역적자와 재정적자속에서도 미국이 버티는 것은 바로 이런 잇점 때문이다.


달러를 고정시킬 닻(anchor) 역할을 차지한 것이 석유라고? 달러가 금에 고정(금본위)되어 있을 당시 금1온스=35달러는 20년 이상 지속된 가격이었고, 금의 시장 가격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참고로 그래프 맨 끝의 금 가격 급등은 금본위제가 무너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임)


석유가 달러의 앵커였으면 다른 통화로 표시된 유가라면 몰라도 달러 표시 유가는 매우 안정되어 있었을 것이다. 다음 그래프를 보자. (이해를 돕기 위해 위 주장에 해당되는 영역을 강조)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이런 식으로 저 글에 소개된 개별 사례들은 각각의 사안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코웃음칠만한 내용이 많은데, 하나 하나 짚어서 비판하기엔 시간이 아깝고 전반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잘못된 접근방법 하나에 대해서만 지적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저런 음모론이 갖는 근본적인 문제점은 적합하지 않은 사례들을 대거 끌어들여서 모든 것을 경제적 원인 하나로 환원해 설명하려 시도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기축통화와 석유가 얽힌 이런 관계가 실은 미국이 이란에 대해 가지는 적대정책의 기본 배경" 같은 설명이 말이 되는가?


경제학자 로버트 배로는 경제적 관점에서 보자면 미국의 숙적인 이란과 이라크가 미국에게 도움을 주는 반면, 우방국이라는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가 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예리하게 지적[1]한 바 있다. 이런 식으로 중동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은 경제 일원론으로는 설명될 수 없다.
1973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석유 금수와 감산으로 서방에 대 타격을 주었을 때, 왜 이 두 나라는 미국의 맹방으로 남았는가? (1970년대 후반에 미국이 이들 두 나라에 팔아치운 무기들을 떠올려 보라) 여기에는 경제적 동기보다 더 앞서는 정치적 동기가 강력히 작용하고 있었다. 중동은 냉전의 최전선이었던 것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에도 석유-달러 음모론이 판을 친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부시 행정부와 이라크 전쟁에 대해 지독한 비판가였던 폴 크루그먼 조차 가볍게 일축[2]한 바 있으니 이 쪽을 참고하는 좋을 듯 하다. 이 글은 당시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유효하다.


[1] Barro, Robert J., "With Friends like OPEC, who needs...," Business Week, 2000년 5월 8일
b0009940_bw00_opec_05_08.pdf
[2] Krugman, Paul., Nothing for Money, 2003년 3월 14일 (번역은 여기)
by sonnet | 2009/03/29 00:43 | 경제 | 트랙백 | 핑백(2) | 덧글(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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