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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NuclearWar
2009/04/15   Nuclear War (Douglas Malewicki) [95]
Nuclear War (Douglas Malewicki)

들어가면서

『Nuclear War』(핵전쟁)는 1965년 Douglas Malewicki가 디자인한 2~6인용 카드 게임입니다. 디자인된지 40년도 넘었지만 지금도 절판되지 않은 채 Flying Buffalo사에서 계속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 이 게임의 노익장을 느끼게 합니다. 리뷰에 사용된 판은 1996년 판입니다만, 사실 이 게임은 1970년대 이래 내용이 거의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아래 내용은 판본에 상관없이 읽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행

이 게임에서 각 플레이어는 핵무장 강대국의 지도자를 맡게 됩니다. 목표는 다른 경쟁 강대국들을 제거하여 세계 제패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사업은 평화적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 불가피하게(?) 폭력적으로 진행할 수도 있기 마련이지요.

우선 각 플레이어들은 게임이 시작될 때 정해진 장수의 인구 카드를 받게 됩니다. 이 인구 카드가 거덜나면 그 나라는 망한 것입니다. 이어서 핵전쟁 카드를 잘 섞어 뗄 패를 만든 다음, 각 플레이어에게 9장씩 나누어 줍니다.

이 핵전쟁 카드에는 다섯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 비밀(secret/top secret) : 은밀한 방법으로 적 인구를 뺏거나 없애버릴 수 있습니다.
  • 선전선동(propaganda) : 평화적인 방법으로 적 인구를 뺏아올 수 있습니다.
  • 운반체계: 핵탄두를 실어나를 수 있는 수단이며 미사일과 폭격기가 있습니다.
  • 핵탄두: 적국 인구를 죽일 수 있지만 반드시 적절한 운반체계에 탑재해야만 합니다.
  • 기타: 위 분류에 속하지 않는 카드들인데 주로 날아오는 미사일이나 폭격기를 요격하는 요격 미사일이 여기 속합니다.

일단 카드를 받으면 각 플레이어는 비밀/특급비밀 카드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비밀/특급비밀 카드가 있으면 즉시 바닥에 펼쳐진 채로 내려놓고 카드에 쓰여진 설명에 따릅니다. 그리고 뗄 패에서 새로 한 장을 뽑습니다. 이렇게 하여 손에 든 카드에 비밀/특급비밀 카드가 없을 때까지 반복합니다.

비밀/특급비밀 카드: 좌로부터,
(1) 도의를 따지는 할머니 2백만 명이 귀국의 군사정책에 반발해 전기자동차를 타고 적국으로 넘어갔다.
(2) 슈퍼 세균. 적국이 세균전 실험을 하다 실수로 자국민 2천5백만 명을 죽게 했다.
(3) 적국 인구 2천5백만 명이 신비하게 증발해 버렸다.
(4) 끔찍한 지진으로 적국 인구 1천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모든 비밀/특급비밀 카드를 사용하고 나면 각 플레이어는 손에 든 카드 중 두 장을 고른 후 전략 매트 위의 1번과 2번 엎은 카드 자리에 내려놓습니다. 이 것은 각 플레이어의 초기 전략을 상징합니다.
빈 전략 매트. 각 플레이어는 이와 같은 매트를 1장씩 갖고 게임을 진행한다.


전략으로는 선전선동을 통해 평화적으로 세계제패를 꿈꿀 수도 있겠고 다짜고짜 선제 핵공격을 가할 수도 있을 것이며, 심지어는 부주의하게 이웃 나라를 도발해 선제 공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거두절미하고 다들 궁금해 하실 핵공격을 퍼붓는 방법(음?)부터 설명하도록 하지요. 전략 매트 하단의 '그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돼 핵전쟁을 시작하려면 1번 카드로는 운반체계를, 2번 카드에는 그 운반 체계에 맞는 핵탄두를 놓아야만 합니다. 어떤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지는 운반체계 카드에 적혀 있습니다.

핵 운반체계: 좌로부터 각각 10, 20, 도합 50, 100 메가톤의 탄두를 실어나를 수 있다.

설명이 필요없는 인민의 분노: 좌로부터 각각 2백만, 5백만, 1천만, 2천5백만을 죽일 수 있다.


초기 전략이 정해지면 플레이어는 뗄 패에서 핵전쟁 카드를 한 장 뽑아 손 패에 넣고, 손 패에서 세 번째 핵전쟁 카드를 골라 매트에 엎어서 내려놓습니다. 그런 다음 이제 1번 카드를 펼쳐 펼쳐진 카드 자리로 올리고, 2번 카드는 1번 자리로, 3번 카드는 2번 자리로 옮깁니다. 이제 펼쳐진 카드를 봅니다.

  • 이 카드가 선전선동이라면 상대국을 정한 후 카드에 적힌 대로 상대국의 인구를 빼앗아 옵니다.
  • 이 카드가 운반체제라면 펼쳐진 채로 놓아 둡니다. 다음 턴에 펼칠 1번 카드가 이 운반체제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라면 핵전쟁이 시작될 것입니다. 만약 다음 턴의 1번 카드가 맞는 핵탄두가 아니라면 운반체제 카드는 버려야 합니다.
  • 마지막으로 이 카드가 핵탄두라면 앞서 대기하고 있는 운반체제가 없으므로 그대로 버립니다.

이렇게 하여 첫 플레이어의 턴이 끝나고 나면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며 다음 플레이어가 동일한 방법으로 자기 턴을 실행해 나갑니다.

전략 매트 위에서 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좌상단의 펼쳐진 카드에는 B-70 폭격기가, 그리고 이어서 정체를 숨긴 채 턴 진행을 대기중인 핵전쟁 카드 두 장이 보인다. 우상단에는 적의 공격을 억지하기 위해 공개해 놓은 "S"급 요격미사일이 보이며 그 아래로는 살아남은 인구 1,700만이 버티고 있다. 그 밑에 보이는 것은 바로 그 버튼이다.


이렇게 해서 미사일이나 폭격기가 나온 다음 턴에 그 운반체계에 실을 수 있는 핵탄두가 펼쳐지면 핵전쟁이 개시됩니다. 해당 플레이어는 이 핵탄두가 때릴 나라를 정한 후 '방사능 낙진' 뺑뺑이를 돌립니다.

'방사능 낙진' 뺑뺑이

이 뺑뺑이를 돌리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발사 도중 미사일 부스터가 폭발(무효)
  • 불발탄, 무효!
  • 핵 방공호가 2백만을 구하다
  • 추가로 1백만이 화염에 삼켜지다
  • 방사능 낙진이 다시 2백만을 해치우다
  • 베타선이 또다른 5백만을 죽게 만들다
  • 치명적인 감마선 때문에 추가로 1천만이 죽다
  • 더러운 폭탄! 사망자가 2배!
  • 핵무기 저장고가 폭발. 위력이 3배!!

이리하여 핵탄두 카드에 적힌 사망자 수에 더해 뺑뺑이로 나온 숫자 만큼 표적이 된 나라의 인구가 죽어나갑니다. 또한 일단 어느 한 나라가 공격을 시작하면 모든 나라가 핵전쟁에 빠져듭니다.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선전선동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존에 선전선동을 진행 중이던(카드를 깔아 놓았던) 플레이어들은 그대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반격에 나서는 데는 몇 턴의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아뿔싸!

공격을 받았을 때 요격 미사일을 갖고 있다면, 방어측 플레이어는 요격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날아오는 운반체계의 유형을 본 후, 공격측이 뺑뺑이를 돌리기 전에 방어측은 요격을 선언합니다. 날아오는 운반체계를 잡을 수 있는 적절한 요격수단이 있다면 요격은 자동적으로 성공하며 요격에 성공한 플레이어는 게임 진행 순서를 뛰어넘어 바로 자신의 차례를 갖게 되어 즉각 반격에 나설 수 있습니다.

요격 미사일: 유형별로 어떤 핵운반수단을 요격할 수 있는지 정해져 있다.


한 나라가 모든 인구를 잃고 멸망하게 되면 평화가 돌아오게 됩니다. 모든 나라들은 "이 모든 재앙은 순전히 망한 나라 때문이다"라고 비난하면서 평화를 되돌리려 시도합니다. 이 때 살아남은 모든 플레이어들은 바닥에 엎어서 깔아놓았던 패를 손에 들고 있던 패와 교환할 수 있습니다. 전쟁 중에는 모든 나라가 핵무기를 쏘고 있었을 터이기 때문에 이 패를 교환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나라는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손에 든 카드로 교환하는 척 하면서 더 무시무시한 핵탄두를 장전할 수도 있지요. 적국의 뱃속을 누가 알겠습니까?

어쨌든 일단 한 나라가 멸망하고 나면 다음 핵무기가 발사될 때까지, 평화가 돌아옵니다. 그동안은 써먹지 못하고 손에 들고만 있던 선전선동의 기략을 종횡무진 구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선전선동 카드: 적국 국민이 우리 편으로 넘어오도록 꼬드겨라!


아 잠깐, 아주 중요한 사항을 빠트릴 번 했군요. 핵공격을 받거나 비밀 카드의 효과로 전 국민이 전멸한 나라 말씀입니다. 인구가 전멸한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탈락하기 전에 최후의 보복을 할 수 있습니다. 이 플레이어는 손에 든 패와 바닥에 깐 패(9장) 전부를 자유롭게 조합해 카드가 다 떨어질 때까지 원하는 표적을 향해 쏠 수 있습니다. 혼자 죽을 수야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물론 이 최후의 보복을 받고 혹시 전멸한 나라가 나오게 되면 이 나라 또한 최후의 보복을 할 수 있고 또… 하여간 이렇게 해서 최후까지 살아남은 나라가 승자가 됩니다. 물론 승자가 없을 수도 있지요. 숙련된 플레이어들끼리 모여서 이 게임을 하면 세 판에 두 판 쯤은 모든 플레이어 공멸로 끝이 나곤 합니다.









수상 내역과 총평

이 게임은 1997년 오리진스 상 명예의 전당에 올랐습니다. 『Advanced Dungeons & Dragons』(1996), 『Magic: The Gathering』(1998), 『GURPS』(1999) 등과 같은 반열이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이 게임의 후속편으로 거의 같은 형식을 유지한 『Nuclear Escalation』(핵경쟁)과 『Nuclear Proliferation』(핵확산) 또한 각각 출시된 그 해의 오리진스(1983/1992)에서 베스트 SF게임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시리즈 게임들


이 게임은 쉽게 배울 수 있고 빠르게 진행되며 후끈 달아오르기 좋은 그런 고전적인 카드 게임의 미덕을 고루 갖춘 일급 게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시니컬한 유머 감각도 빼놓을 수 없지요. 또한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쿠바 미사일 위기 직후부터 40여년 간 이런 게임으로 청소년들의 심신을 단련케 하였으니 천조국에 어찌 대인배가 끊일 수가 있겠습니까?!


플레이 풍경

『핵전쟁』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미 해군 장교들 (출처)

by sonnet | 2009/04/15 11:00 | 게임 | 트랙백(2) | 핑백(2) | 덧글(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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