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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FF
2007/06/04   일본 게임북 몇 권 [17]
일본 게임북 몇 권
파이널 판타지 이야기(屍君) 에서 트랙백

중간에 파이팅판타지 이야기가 나오길래 잡담을 조금 적어 봅니다.

어드벤처 게임 북이라고 해서 각 장(번호가 매겨져 있음)마다 상황을 설명하는 지문이 있고 독자가 여기서 어떤 선택을 하면 정해진 번호의 페이지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책 형태로 된 게임을 아시려나 모르겠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런 식입니다.

[138] 작은 뱀이 - 반짝거리며 빛나는 이빨을 가진, 가느다란 녹색의 독사가- 당신에게 덤벼든다. 깨물리지 않도록 민첩도로 1레벨의 회피 굴림을 할 것(20 - 민첩도). 회피 굴림에 실패하면 이빨이 당신의 피부에 박혀들며 맹독이 당신의 신경계를 파괴한다. 그 때는 [98]로 가라. 회피 굴림에 성공했거나, 당신이 독에 끄떡없는 체질이라면 내구도에 1점의 대미지를 입을 뿐이다(갑옷은 소용이 없음). 그리고 당신은 그 불쾌한 녹색의 파충류를 죽여버린다. 살아 있다면 [225]로 가라

Ken St. Andre,『카잔의 투기장』Arena of Khazan, p.158

일본에서 출간되었던 게임북들


국내에서도 해문에서 냈던 『팬텀대작전』 같은 것이 유행한 적이 있으니, 아시는 분은 아실 것 같습니다만, 사진에 나온 영어권 솔리테어 RPG류의 경우는 이보다는 좀 더 복잡해서 캐릭터 시트에 자신의 HP와 힘, 마법 같은 능력치를 적어놓고 주사위도 굴려 가며 하도록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Tunnels & Trolls(T&T) 게임북과 캐릭터 시트


남성적 100% 조카(?) 屍君양이 이야기한 스티브 잭슨과 이안 리빙스턴의 '파이팅 판타지 시리즈'가 바로 이런 류의 효시입니다. 시리즈 1권인 Warlock of Firetop Mountain이『火吹山の魔法使い』란 이름으로 번역되어 히트를 쳤지요. 사실 그런데 제가 이 시리즈를 꽤 해봐서 뻔히 알지만 이런 시리즈가 완소까지 갈 만한 깊이있는 물건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 당시 일본 친구들은 그래도 CRPG가 치고 들어오는게 기분이 나빴나 봅니다.(웃음)

사회사상사의 게임북 번역에 깊게 개입했던 게 바로 로도스도 전기와 소드월드 RPG를 내놓게 되는 Group SNE 멤버들입니다. 야스다 히토시(安田均), 키요마츠미유키(清松みゆき), 타카야마 히로시(高山浩)... 지금은 トンデモ本으로 더 유명해진 듯한 야마모토 히로시(山本弘)같은 이는 직접 게임북을 쓰기도 했구요.

첫번째 사진 맨 오른쪽 하단의 『포보스 내란』 같은 게 나중에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만든 게임북인데, 이 경우는 주사위 굴림은 없애버리고 도로 「번호선택」하나만 하는 고전적 게임북 양식으로 돌아가 버린 경우입니다. 일본 업계를 보면 일단 해외에서 뜨는 게임을 들여다가 얼리어댑터들을 상대로 한번 장사를 하고 나면 저변 확대를 위해 양키센스의 장벽 극복을 노리고 더 단순하게 가공한 국산 입문게임을 만들어 시장확대를 노리는 패턴이 많은 듯 싶더군요. (대개 그렇게 호락호락하진 않지만)

일본에서 RPG게임북 시장이 굴러갔던 것은 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초 정도로 비교적 짧지 않았나 합니다. 요즘처럼 컴퓨터가 완벽한 시대에 책으로 이런 걸 하기는 좀 그럴지도...

p.s. 그건 그렇고 정작 인증샷에 파이팅판타지 시리즈는 한 권도 안보이지 않나 싶은 것은 기분탓?!
by sonnet | 2007/06/04 06:03 | 게임 | 트랙백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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