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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3   우크라이나가 바꿔 놓을 5가지 판세 [35]
우크라이나가 바꿔 놓을 5가지 판세
우크라이나가 바꿔 놓을 5가지 판세
러시아, 유럽, 혁명 그 자체에 이르기까지 키예프의 봉기라는 드라마에는 막중한 미래가 걸려 있다


* 필자 : Timothy Garton Ash
* 출처: LA Times
* 일자: 2014년 2월 23일


불타는 바리케이드와 거리의 시체를 넘어, 우크라이나 봉기라는 드라마에는 무엇이 걸려 있는가?


우크라이나의 미래 : 독립된 민족국가로서 설 수 있는가?

한 나라 내부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폭력은 아직 내전의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더라도, 두 가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이는 시리아나 옛 유고슬라비아에서처럼 국가를 산산 조각낼 수도 있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처럼 국민들이 손을 맞잡고 위기를 헤쳐 나올 수 있다면 함께 국민국가로 결속할 수도 있다. 국민국가는 단일종족 정체성이라기보다는 공유되는 시민적 국민정체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몇 달 간 그렇게 혼란스러웠던 이유 중 하나는, 독립국가가 된지 20여 년 이상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가 잘 돌아가는 국가도 아니고 완전히 완성된 민족도 아니라는 점에 있다.

지난주에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일들을 묘사하기 위해 '법과 질서'라는 말을 쓰는 것은 보드카와 잡동사니를 버무려 만든 밀주를 '차와 샌드위치'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깡패이다. 하지만 그는 또한 무능한 깡패이기도 했다. 유능하고 기율이 엄정한 보안군이라면 한 순간 거리에서 무작위로 사격을 가해 시위대를 사살하다가, 다음 순간에는 그곳을 버리고 도망가거나 해서는 안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 나라의 행정부, 의회, 경제는 보통 유럽 국가의 그것과는 닮은 점이 없었다. 여기에는 심각할 정도로 과두재벌, 모리배, 대통령의 친인척들이 득시글거리고 있었다. 일례를 들겠다. Forbes지 우크라이나 판에 따르면, 지난 1월에 발주된 전 공공계약의 50%를 치과의사인 대통령의 아들이 수주했다고 한다. 사상 최대의 이빨 뽑기라고 하겠다.

이는 보안군의 무자비성과 더불어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분개했던 점이자 여러 사람들이 목숨을 바쳐가며 바꾸려고 했던 점이다. 만약 연립정부를 수립하고 의회에 더 많은 권력을 돌려주는 헌법 개정을 진행하며, 올해 말까지 대통령 선거를 갖겠다는 지난주의 협약이 자리 잡을 수 있다면 이러한 참혹한 나날은 독립된 민족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우크라이나 역사의 한 장으로서 기록될 것이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국가 해체의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러시아의 미래 : 민족국가인가 아니면 제국인가?

우크라이나와 함께라면 러시아는 여전히 제국이다. 우크라이나가 없다면 러시아 자체도 민족국가가 될 기회를 갖고 있다. 러시아의 국민정체성에 있어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잉글랜드의 국민정체성에 있어 스코틀랜드보다도 더 근본적인 것이다. 여러 세기 전 오늘날의 우크라이나에 살던 사람들이 러시아인의 조상이었고, 금세기에 스스로 우크라이나인이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오늘날 러시아라고 불리는 것의 미래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미래

러시아의 독립 언론인인 콘스탄틴 폰 에거트는 지난 10년간 러시아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러시아에서 일어나지 않았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것은 2004년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이었다. 오렌지 혁명은 벨벳 혹은 색깔 혁명이라고 불린, 1989년 중유럽에서 시작되어 15년 동안 퍼져나간 흐름 중에서도 가장 푸틴 정권을 위협했던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푸틴의 "정치공학자"들은 여기 맞설 기술들을 개발했다. 여기에는 폭력은 물론이고, 대량의 자금, GONGO(정부산하 비정부기관)들, 토니 블레어의 선거참모인 알라스테어 캠벨이 우스워 보일 정도의 언론조작까지 결부되어 있었다. 푸틴이 쌈박한 150억 달러의 현질로 지켜야할 규칙만 많고 별로 돈은 되지 않는 유럽연합의 제휴 협약 제안을 꺾었을 때, 러시아의 정치공학자 마라트 겔만은 이렇게 트위터에 썼다. "Maidan 시설이 150억 달러에 팔렸다. 사상 최고가의 예술품" (Maidan은 키예프의 독립 광장으로 이번 시위의 진원지이다)

하지만 이것은 계획대로 잘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푸틴과 야누코비치는 러시아 소치에서 만났다. 월요일에 러시아는 추가로 150억 달러를 제공했고, 화요일부터 야누코비치의 보안군이 점점 더 결사적이고 때때로 폭력적이기까지 한 시위대를 향해 실탄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푸틴이 그의 보물인 소치 올림픽 기간 동안 국제적 비난을 무릅썼다는 것만 봐도 그에게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이제 그는 전술적으로 후퇴해서, 현지 상황에 직면했다. 하지만 그가 개입을 중단할 것이라는 환상을 가질 수는 없다.


유럽의 미래 : 전략적 세력이 될 수 있는가?

여기서 지정학적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에 속할 것인지 아니면 러시아에 속할지가 아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도, 유럽이라는 정치, 경제적 공동체에 점진적으로 통합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이는 또한 자기 앞마당에서 유럽이 유럽의 기본가치를 위해 떨쳐 일어설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20여 년 전 유럽은 보스니아에서 그렇게 하는 데 실패했었다.

돌이켜보면, 지난 가을 EU가 우크라이나가 절실히 필요로 하던 준비된 현금이나 EU회원국 자격의 확실한 전망을 제공하지 않은 채 우리냐-그들이냐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던 것이 오판임이 분명하다. 우크라이나 전문가 앤드류 윌슨이 지적한 것처럼, EU는 칼싸움에 바게트 빵을 들고 나갔다. 지난 몇 주 사이에, 그 점은 많이 좋아졌다. 금요일에 체결된 협약은 독일, 폴란드, 프랑스 외무장관의 개인외교에 의한 진짜 성공이었다. 율리아 티모센코의 석방 합의는 또 다른 긍정적인 신호였다. 하지만 유로존 위기에 의해 약화된 유럽이 전략적 상상력과 장기적인 결의를 갖고 있는 걸까?


혁명의 미래

나는 1989년이 우리 시대의 혁명의 기본 모델로서 1789년을 대체했다고 주장해왔다. 진보적 급진화와 폭력, 기요틴 대신, 우리는 평화적 대중 시위에 이은 협의에 의한 이행을 기대하게 되었다. 근래 들어 이 모델은 타격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뿐만 아니라 아랍의 봄에 뒤이은 유혈 실패 사례에서도 그렇다. 만약 우크라이나의 깨지기 쉬운 협약이 지켜진다면, 길거리의 분노는 억제될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은 우리가 가끔은 역사로부터 교훈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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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1일 합의 직후에 쓰여진 글이라 급변하는 정세에는 약간 뒤쳐지는 느낌(2월 21일 합의가 벌써 죽어버렸기 때문에)도 있지만, 그래도 다섯 가지 미래에 대한 질문은 재미있는 것 같아 대충 옮겨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찍어봅니다.
1. 우크라이나의 미래 = 유동적, 좀 더 두고볼 수밖에 없음
2. 푸틴의 미래 = 중립이거나 약간 부정적
3. 러시아의 미래 = 제국
4. 유럽의 미래 = 앞으로도 전략적 고자
5. 혁명의 미래 = '협의에 의한 이행'은 귀하기에 더더욱 추구해야 할 성공모델로 인정받을 것임
by sonnet | 2014/03/03 03:40 | 정치 | 트랙백 | 덧글(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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