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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3선개헌
2010/04/10   다 장악할 텐데! [88]
다 장악할 텐데!


이만섭 회고록 중 한 장면.

3선 개헌에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통령이 여당 국회의원이던 이만섭을 청와대로 호출했다.

그제야 박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내가 나서지 않으면 정권을 야당에 빼앗기고 말 텐데….”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각하께서 물러나시면서 ‘내가 못다 한 일을 바로 이 사람, 나의 후계자에게 맡겨주십시오’라고 국민 앞에 한 말씀만 하신다면, 그 사람은 틀림없이 당선됩니다. 왜 정권을 빼앗긴단 말입니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면 후계자가 될 사람은 있는가?”
박 대통령은 짜증스런 투로 내게 물었다.
“각하께서 김종필 씨가 후계자로 내키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도 있잖습니까? 이효상 의장이나 백남억 씨 같은 분도 좋지 않습니까. 그분들 중 한 분에게 4년간 맡긴 뒤, 4년 후에 다시 정권을 잡으시면 되잖습니까?”
박 대통령은 내 말에 버럭 화를 내면서 소리를 질렀다.
“그렇지만 대통령이 된 사람이 자기 조직을 짜고 군대 조직까지 다 장악할 텐데 4년 후에 ‘정권 여기 있습니다’하고 내놓을 사람이 어디 있겠어…?”

이만섭. 『5.16과 10.26: 박정희 김재규 그리고 나』. 파주: 나남, 2009. p.136

자서전의 신뢰성 수준은 어느 정도 감안해서 봐야 하겠지만, 저 마지막 발언은 상당히 그럴듯하게 들린다. 박은 저런 수법을 시도해 볼 정도로 자신의 권력기반이나 장악력에 자신이 있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by sonnet | 2010/04/10 12:48 | 정치 | 트랙백 | 덧글(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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