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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헌책방
2009/06/13   장서가의 조건 [90]
장서가의 조건

세상에 장서가로 불리는 사람은 많다.

고인이 되신 분으로는 쥬가쿠 분쇼, 쇼지 센스이, 우에쿠사 진이치, 유라 기미요시 씨 등이 있으며, 현재 활약하고 있는 분으로, 가와모리 요시조, 야마시타 타케시, 와타나베 쇼이치, 다니자와 에이이치, 모리모토 데쓰오, 기다 준이치로, 타치바나 타카시, 아라마타 히로시 씨 등이 있다. 또한, 한때 대단한 장서량으로 알려졌던 이노우에 히사시 씨 등, 그 어느 분들이나 독서에 관한 재미있는 저서가 있다. 또한 장서량도 1만 권 이상인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면 일반적으로 말해, 어느 정도 책을 가지고 있어야 장서가라고 부를까? 대개 3천 권 이상이, 일단 기준으로 되어 있는 것 같다. 3천 권의 근거는 잘 모르겠지만, 그 숫자를 넘기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읽는 쪽이 큰일인가 하면, 그것도 문제는 아니다. 사실, 사기만 하고 대부분 읽지 않는 장서가도 많다. “사는 것에 뒤따라가는 독서는 없다”고도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면 무엇이 가장 문제인가 하면, “보관 장소”, 이것 외에는 아무 문제도 없다. 3천 권이라면, 대개 다다미 여섯 장인 방의 입구를 남기고, 벽을 모두 책장으로 채우면 넣을 수 있는 수량으로 보면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책상이나 의자, 소파나 텔레비전, 오디오 등을 놓으면, 다른 방으로 책이 넘쳐나게 된다. 장서가가 되는 조건에는 실은 책을 두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의 재력(財力)이 숨어 있는 것이다.

내 방은 다다미 여섯 장인데, 앞뒤 2열식의 서가를 3~4m 정도 넣어 놓은 외에 여기저기에 붙박이책장이 있다. 책장 모두의 바닥 면적은 약 2.8㎡가 되는데, 책을 3천권 가득 채우면, (1㎡의 땅값)×2.8㎡÷3000권≒480엔으로 된다. 요컨대, 책 한권을 두는 공간에 480엔이 소요되는 셈이다. 또한, 지금 유행하는 2열식의 서가도 매우 비싸다. 48만엔의 서가에는 천 권 정도 들어가는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거기에도 약 480엔이 드는 것으로 된다. 이제부터는, 고서점의 균일 진열대에서 1권에 백 엔인 책을 찾아내었다고 기뻐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 책 한 권에는, 약 천 엔의 보관비용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나는 몇 번이나 집을 옮겼지만, 언제나 내 방은 다다미 여섯 장 밖에 확보할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이사할 때마다 보관할 수 없게 된 장서를 처분하고 있다. 언제까지 가더라도 장서가의 대열에는 들 것 같지도 않다. 정말로, 장서가의 조건이란 엄격하다.

池谷伊佐夫, 『東京古書店グラフィティ』, 東京書籍, 1996
(박노인 역, 『일본 고서점 그라피티』, 신한미디어, 1999, pp.38-40)


책꽂이 값이 좀 비싼 거 아닌가 싶은 느낌이 있지만, 기본적인 관점에는 절대 동감이다. 집을 한 10평 넓혀야 3평 방 하나가 추가로 확보되는데 이 비용이야말로 책의 총소유비용 중에서 제일 큰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by sonnet | 2009/06/13 12:54 | | 트랙백(2) | 핑백(5) | 덧글(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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