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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한국
2008/04/08   한국 선거제도의 고질적인 문제 [17]
한국 선거제도의 고질적인 문제
다음은 약 8년쯤 전에 한 독일인 정치학자가 한국의 선거제도와 독일 선거제도를 비교할 때 발견되는 특징을 지적한 글이다. 당시 읽을 때도 얼굴이 붉어졌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 봐도 별 차이가 없다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민주주의에 있어서 선거제도와 정치 정당은 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선거란 민중의 대표기관을 선정하는 민주주의적 방법이다. 또한 정치 정당은 대표 민주주의 제도에 있어서 ― 대중사회와 영토국가에서의 모든 근대적 민주주의는 대표 민주주의 제도를 표방한다 ― 헌법을 실현하는 "주연 배우"이다. 정치 정당은 국민의 정치적 충성심을 민주주의에 결속시키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중개 기관이다. 또한 정부를 구성하고 상이한 사회 집단과 정치적 이익들을 대표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위한 중요한 합법성 기능을 수행한다. 선거제도와 정치 정당은 상호 영향을 끼친다. 선거제도는 정당과 정당제도에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선거제도의 규정(특히 선거법, 후보자 규정, 선거전에 관한 규정, 유권자의 표에 따라 의회 의석을 정하는 규정)에는 정치 정당들이 어떤 조건 하에서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경쟁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떤 조건 하에서 어떤 정당이 얼마 만큼의 정치 의석을 얻을 수 있는가 등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선거제도와 정당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선거제도는 게임의 법칙이고, 정치정당은 게임을 하는 게이머이다.

하지만 동시에 정치정당도 선거제도에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의회에서 선거법을 제정하는 주체가 바로 정치정당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선거제도를 "게임의 법칙", 정치정당을 "게이머"라고 말할 때 우리는 원칙적인 딜렘마에 부딪히게 된다. 따라서 선거제도를 만들고 개혁할 때에는 이 딜렘마, 즉 선거제도는 정치정당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딜렘마를 해결해야 한다. 정치정당이 선거제도를 만든다는 의미는 정당들이 게이머로써 자신들이 차후에 민주주의라는 게임을 행할 때 따라야 할 법칙을 결정한다는 의미이다.
(중략)

3. 초당적 게임법칙으로서의 독일 선거제도 및 효용의 극대화 도구로서의 한국의 선거제도

그 당시 지배적인 정당들의 주창 하에 서독 의회에서 결의된 연방 선거법 개혁(동서독 전역에 5% 제한조항을 두는 개혁)은 정당들을 위한 "결과의 논리"를 분명하게 추구하는 것이었다. 이는 이미 자리잡은 서독 정당들이 자신들의 효용을 계산하여 제안한 것이며, 따라서 바로 있을 선거에서 이들 정당에 유리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이러한 규정이 적용되었더라면 PDS가 의회에 진입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을 것이다. 왜냐하면 PDS는 구 동독지역에서만 선거에 임했기 때문이다. 5% 제한조항이 독일 전역에 걸쳐 적용된다면 PDS가 5% 선을 절대 넘을 수 없을 것이라고 모두 예측하였었다. 연방헌법재판소가 입법자에게 정당의 사회적 포함과 기회균등이라는 초당적 기준에 따라 선거법을 개혁하라고 판결함으로써 독일선거법이 통일 이후에 서독의 자리잡은 정당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2가지 논리로부터 적절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합의는 이후 모든 정당이 잘 준수하고 있다.

한국에서 1988년에 도입된 다수대표제는 도입 이후에 약간씩만 수정된 대신, 여러 차례 수정되었다. 올 해 초에 보완 또는 개혁된 것은 선거구 구분, 직접 의석과 명부에 의한 의석의 비율 및 명부에 의한 의석의 분배코드 이다. 다수대표제에서 비례대표제로의 근본적인 변화는 아직까지 없었다. 이러한 "만성적" 안정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독일연방의 선거제도와는 대조적으로 한국의 선거제도는 초당적 게임의 법칙으로 자리잡지 못하였다. 한국에서는 여러 측에서 다양한 입장으로 (수정) 비례대표 선거제, 순수한 다수대표 선거제 또는 일본을 모델로 한 Single Non-Transferable Vote (SNTV)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를 보면 선거제도라는 중심적 정치 제도가 단지 한시적으로 유효하며 그때 그때 변화하는 정치 권력과 힘의 판도에 따라 언제라도 바꿀 수 있는 정치적 경쟁의 조건이라고 여겨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선거제도의 논의에 있어서 정당들의 입장과 전략은 제도의 효율, 포함성 및 효과라는 객관적 기준에 의해 정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권력정치적인 계산과 각 정당의 자기 이해에 따라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치가들이 민주주의 제도를 수용하는 것이 민주제도가 약속해주는 직접적인 효용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 제도들은 단기적 효용 극대화의 도구가 되고 있다.

Croissant, Aurel, 선거법 개혁과 정당: 단기적 효용 극대화를 위한 도구 또는 초당적 게임법칙으로서의 선거제도 -한국과 독일의 비교-, 공법연구 2000년 03월



한 줄 요약
한국 정당과 정치인들은 생선가게를 맡은 고양이처럼 행동하고 있으며, 그것도 도가 지나치게 그렇다.
by sonnet | 2008/04/08 14:28 | 정치 | 트랙백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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