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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품앗이
2009/05/22   덕후와 정치 [40]
덕후와 정치
얼마 전 이글루스에서 덕후와 정치라는 나름 재미있게 풀려나갈 수도 있는 주제가 던져졌는데,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 뒤끝이 좋지 않은 결과로 마감된 것은 아쉬운 일이다. 다음은 그 주제를 듣고 떠올린 이야기이다.



십수 년 전 일이다. 당시 일군의 게임 동호인들이 관련 서클들을 엮어서 게임 컨벤션을 개최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다른 준비라면 동호인들이 노력봉사로 때우면 되는 일이었지만, 한번에 수백 명이 모여 이벤트를 가질 수 있는 장소만큼은 그렇게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물망에 오른 것이 수도권 G시의 시민회관이었다. 이곳은 지하철 역과 가까워서 교통편도 우수하고, 공공시설답게 다른 민간시설들에 비해 임대비도 상당히 저렴한 편이었다. 운영자금이 빡빡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곳을 뚫어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은 분명했다.

(테이블 토크) RPG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극히 마이너한 취미이고, 그 얼개를 모르는 사람이 간단한 설명을 들어서는 이해하기 상당히 힘든 종류의 게임이다. 특히 그것이 대규모로 모여서 화투나 포커를 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를 기성세대에게 이해시키기란 특히 어렵다. 우리는 다각도로 설명하려고 시도했지만 뭔지 잘 모르지만 귀찮은 일에 말려들고 싶어하지 않는 담당자에게 이것이 "수상쩍은 노름"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시킬 수가 없었다.

하여간 그래서 일이 답보상태였는데, 결국 어찌어찌해서 장소사용허락을 받아 행사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후에 그 때 행사를 총 지휘했던 후배 K에게 도대체 어떻게 그 담당자를 설득했냐고 물어 보았는데, K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당시 한나라당 내에서 무슨 당내 경선이 있어서 중진이던 S 의원도 거기 출사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컨벤션 자원봉사를 위해 모인 애들이 상의 끝에 단체로 S의원의 선거운동을 거들어 주었다고 한다. S의원은 떨어졌지만(당시 언론에서도 아무도 될 거라 생각지 않았음), S의원 사무실 측에서 G시 담당자에게 '~ 착실한 청년들이니까 선처를 희망'한다는 간단한 전화를 넣어 주었다고 한다. 그 후로는 일이 일사천리로 풀렸음은 물론이다.


이니셜 처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있더라도 공개적으로는 언급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by sonnet | 2009/05/22 19:55 | 게임 | 트랙백 | 덧글(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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