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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책임윤리
2011/10/11   정치의 윤리적 역설(Max Weber) [15]
정치의 윤리적 역설(Max Weber)
오늘의 한마디(Hans Morgenthau)에 약간의 보충

모겐소의 생각은 상당부분 베버에게서 영향받은 것인데, 아래 인용문들을 보면 그 점을 분명히 느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신념윤리가는 세계의 윤리적 비합리성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는 우주적․윤리적 〈합리주의자〉입니다. 여러분들 가운데 도스토예프스키를 아는 사람들은 대심문관이 나오는 장면을 기억할 것입니다만, 거기에 바로 이 문제가 탁월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를 조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며, 설사 우리가 목적에 의한 수단의 정당화라는 원칙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목적이 어떤 수단을 정당화하는지를 윤리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 이 문제, 즉 세계의 비합리성의 경험이라는 문제가 모든 종교발전의 원동력이었던 것입니다. 인도의 업보이론, 그리고 페르시아의 이원론, 원죄설, 예정조화설, 그리고 〈숨어 계신 신〉 등 이 모든 것들은 바로 세계의 비합리성에 대한 경험에서 발전한 것입니다. 그리고 초기 기독교들도, 세상은 악령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으며, 권력과 폭력적 강제력을 수단으로 하는 정치에 뛰어드는 자는 악마적 세력과 계약을 맺는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으며, 또한 정치가의 행위에서는, 선한 것에서는 선한 것만이, 악한 것에서는 악한 것만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정반대일 경우가 흔하다는 사실도 매우 잘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자는 정치적으로는 정말 어린아이에 불과합니다.(pp.125-127)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 특히 정치를 직업으로 삼겠다는 사람이면 누구나 상기한 윤리적 역설들을 자각하고 있어야 하고, 또한 이 역설들의 중압에 눌려서 그 자신이 변질된다면 그것은 자신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는 모든 폭력성에 잠복해 있는 악마적 힘들과 관계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p.135)


정치란 열정과 균형감각 둘 다를 가지고 단단한 널빤지를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뚫는 작업입니다. 만약 지금까지 〈불가능〉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계속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인류는 아마 가능한 것마저도 성취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옳은 말이며 모든 역사적 경험에 의해 증명된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도자이면서 또한 - 매우 소박한 의미에서 - 영웅인 자만이 이렇게 불가능한 것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도자도 영웅도 아닌 사람이라 할지라도, 모든 희망의 좌절조차 견디어낼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한 의지를 갖추어야 합니다. 지금 그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오늘 아직 가능한 것마저도 달성해내지 못할 것입니다. 자신이 제공하려는 것에 비해 세상이 너무나 어리석고 비열하게 보일지라도 이에 좌절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람, 그리고 그 어떤 상황에 대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할 능력이 있는 사람, 이런 사람만이 정치에 대한 〈소명〉을 가지고 있습니다.(pp.141-142)

Weber, Max, Politik als Beruf, 1919
(전성우 역, 『직업으로서의 정치』, 나남출판, 2007)

볼드체는 원문의 강조, 붉은 색은 필자의 강조
by sonnet | 2011/10/11 12:02 | 정치 | 트랙백 | 핑백(1)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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