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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채무불이행
2008/12/05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경기부양계획 [26]
2008/10/03   뉴딜 정책에서 배우는 이 혼란을 벗어날 방법 [18]
2008/10/01   미국의 무너지는 주택 시장을 어떻게 안착시킬 것인가 [25]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경기부양계획
이 글은 지난 미국 대선 직전에 씌여진 것입니다. 이 글에서 주택문제를 다룬 절반은 일전에 소개했던 글에서 다루어졌던 내용으로 새로울 것이 없지만, 경기부양의 화급성과 강도에 대한 요구는 이 글을 쓴 사람을 생각해 볼 때 놀라운 것입니다. 그것이 왜 놀라운지는 다음 글에서 부연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참고로 볼드체 강조는 번역자가 임의로 덧붙인 것입니다.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경기부양계획(The Stimulus Plan We Need Now)
* 필자: 마틴 펠스타인
* 출처: 워싱턴포스트
* 일자: 2008년 10월 30일

이번 경제 위기를 다룰 추가 입법은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 다행히도 새 대통령 당선자는 누가 되든 현직 상원의원일 것이기에, 대통령 취임선서를 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법안을 상정할 수 있다. 11월 4일(미 대통령 선거일)이 지나면 승자는 즉각 입법절차를 주도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해야만 한다.

미국 경제는 두 개의 독립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첫째는 주택가격의 나선형 하락으로 이는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둘째는 총소비의 위축으로, 이것은 깊고 오랜 경기 후퇴를 가져올 수 있다.

주택가격은 2006년의 고점으로부터 이미 약 25% 정도 떨어졌는데, 전문가들은 거품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추가로 10~15% 정도는 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집값은 모기지 채무불이행과 압류경매에 의해 이보다 훨씬 더 떨어질 수 있다. 집값이 현 수준보다 훨씬 더 떨어지게 되면 모기지 채무가 자신들의 집값을 넘어버린 주택소유자들의 수가 늘어나게 되어, 채무불이행을 일으킬 강력한 유인을 만들게 된다. 채무불이행과 그에 따른 압류경매는 더 많은 집을 시장에 나오게 하여 주택가격을 더욱 떨어지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주택가격의 큰 하락에 대한 두려움은 모기지 기반 증권의 가치를 떨어트려서,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대출을 꺼리게 만드는데 기여한다.

주택 가격은 거품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의회는 주택가격을 그보다 훨씬 더 떨어트릴 채무불이행을 줄일 정책을 통과시켜야만 한다. 이미 자기 집이 채무초과 상태에 빠진 1천 2백만 주택소유자에 대한 직접 지원은 압류경매를 멈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회가 한 걸음 더 나아가 집값 하락을 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나머지 3천 7백만 주택소유자들의 모기지 상당수가 채무초과 상태로 떨어져 그들이 채무불이행을 선택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 내가 6월에 제안했던 모기지 대환 대출은 의회로 하여금 집값이 과도하게 떨어지는 것을 막는 모기지 “방화벽”을 세우게 하자는 것으로서, 그런 일을 해낼 한 가지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주택가격 하락은 이미 주택소유자의 부를 약 3조 달러 줄여 놓았다. 주가하락으로 인해 추가로 8조 달러의 부가 날아갔다. 이렇게 줄어든 가계의 부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지출을 줄이게 만들고, 고용의 감소와 임금 하락을 가져오며, 그 결과 소비지출은 한층 더 줄어들게 된다.

총수요의 다른 요소들도 역시 떨어지고 있다. 소비지출의 위축은 기업의 공장과 설비 투자를 줄이게 할 것이다. 그리고 유럽과 일본의 경기후퇴는 우리의 순수출을 더욱 줄일 것이다.

연준의 기준 금리가 1퍼센트까지 내려간 상황에서 총수요의 나선형 추락을 막을 더 쉬운 통화정책의 여지는 없다.

또 한번의 1회성 세금 환급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할 것이다. 올 봄에 의회가 제정한 세금환급은 소비지출을 진작하는데 실패하였다: 80퍼센트 이상의 세금 환급은 저축되거나 기존 부채를 갚는데 쓰였다.

경기후퇴가 심화되는 것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정부지출을 늘릴 일시적인 프로그램뿐이다. 경제 회복을 자극하기 위해 정부 지출을 이용하려던 과거의 시도들, 특히 인프라스트럭처에 돈을 쓰는 것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왜냐하면 입법에 오랜 시간이 걸리다 보니 회복이 한참 진행될 때까지 지출이 지연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의 경기후퇴가 평균적으로 겨우 12개월 밖에 계속되지 않았던 반면, 이번 침체는 훨씬 더 오래 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경기순환에 맞선 재정지출이 성공할 여지가 있다.

1천억 달러 정도의 재정지출 패키지로는 경제를 되살리기에 어림도 없을 것 같다. 주식시장 붕괴와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가계 자산의 손실은 1년에 3천억 달러 이상의 총소비가 줄어들게 만들 것이다.

대통령 당선자는 빨리 실행될 수 있으며 다른 방법으로는 일어나지 않을만한 지출 항목을 찾아내서 자금을 배정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만 한다. 이러한 추가지출의 일부가 장기적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핵심은 바로 수요를 자극하는 것이다.

세금을 올려서 이 지출을 충당하려는 그 어떤 계획도, 설령 과세가 연기된다 할지라도,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시사했던 것처럼, 해당 납세자들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지출을 지금 당장 줄이게 함으로서 회복에 해를 끼칠 것이다.

증액된 정부 지출에는 교량과 도로 같은 인프라스트럭처를 위한 자금뿐만 아니라 더 광범위한 설비도 포함되어야만 한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으로 소모된 군사력 일부를 재건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으며 전체 패키지의 일부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미국 경제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기는 하지만 대통령 당선자는 주택가격의 나선형 추락과 총수요의 감소를 다룰 법안을 도입함으로서 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 그런 법안이 가능한 빨리 통과되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는 하버드 대학 경제학 교수이자, 맥케인 선거운동본부의 고문으로, 국립경제연구원(NBER)의 명예총재이기도 하다.
by sonnet | 2008/12/05 08:02 | 경제 | 트랙백 | 핑백(3) | 덧글(26)
뉴딜 정책에서 배우는 이 혼란을 벗어날 방법
주택가격 하락->모기지 대출의 부실화->주택 압류/경매->주택가격의 추가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좌우에 관계없이 많은 경제학자들이 우려하는 사안입니다. 이에 프린스턴의 앨런 블라인더는 대공황 시대에 사용했던 주택소유자대출공사(HOLC)란 것을 다시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합니다. 앞서 소개했던 마틴 펠스타인의 제안과 비교해 보면 동일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면서도 양 당의 정책적 접근방법이라던가 선호의 차이가 잘 드러난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언제나처럼 불법날림번역이니, 필요하신 분은 링크의 원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강조는 필자가 덧붙인 것입니다.


뉴딜 정책에서 배우는 이 혼란을 벗어날 방법
* 필자: Alan S. Blinder
* 출처: New York Times
* 일자: 2008년 2월 24일

오늘날 제기되는 의문은 이런 것 같다. 우리는 경기후퇴에 진입했거나 경기후퇴로 가는 중인가? 그러나 이 질문에 너무 많은 주의가 기울여지다 보니 우리는 더 큰 위험, 즉 어떤 경기후퇴로부터의 강한 회복도 막아버릴 수 있는 거센 맞바람에 직면할 가능성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

잠재적인 맞바람의 대부분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시작된, 그러나 불행하게도 아직 끝나지 않은 집값 하락과 그와 연관된 금융 위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상처 입은 금융시장은 스스로 치유될 것이라고 가정된다. 자산 가격이 떨어지고 떨이 사냥꾼들이 뛰어들면 시장은 정상으로 돌아갈 거라고. 하지만 여태까지는 그런 일이 별로 일어나는 것 같지 않다. 대신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모기지-압류 문제는 늘어나고, 금융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압박거리가 그다지 재미없는 두더지잡기처럼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이 문제가 여러 측면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이 난장판의 단 한 측면에 집중해야만 한다고 볼 여러 가지 근거를 갖고 있다. 그것은 바로 주택 압류의 해일이 몰려올 가능성이다. 첫째, 이 문제는 문자 그대로 집을 강타한다. 압류는 가족 -그들 중 일부는 속임수의 희생양이다- 을 길거리에 나앉게 한다. 압류는 주택 가치를 좀먹고 동네를 황폐하게 하며 다른 자산들의 가치를 하락시켜, 우리가 직면한 많은 문제의 기저에 깔려 있는 주택가격의 하락을 재촉한다. 그리고 압류는 소비지출도 줄이게 만들 가능성이 있으며, 그 결과 우리는 진짜로 경기후퇴에 내몰리게 될지도 모른다.

두 번째 이유는 주택 압류의 해일을 줄일 수 있다면, 이와 밀접히 연관된 주택 모기지와 MBS, SIV, CDO 등, 금융시장이 만들어낸 오만가지 알파벳 약자들의 금융위기를 완화시킬 거라는 점이다. 이들 시장이 기운을 되찾을 수 있다면, 다른 고통 받는 신용 시장 또한 아마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주택 압류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세 번째 이유는 우리는 이런 일을 이미 영화에서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대공황 당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과 의회는 주택소유자대출공사(Home Owner's Loan Corporation; HOLC)를 설립해 임박한 주택압류의 대홍수를 처리하였다. 현재, 코네티컷의 민주당 상원의원 크리스토퍼 J. 도드를 비롯해 아직 적지만 점차 늘어나고 있는 학자와 공인들이 연방정부에게 HOLC와 비슷한 것을 다시 만들자고 요청하고 있다. 나도 거기 동참할 생각이다.

HOLC는 부도가 났거나 임박한 모기지 대출을 주택소유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모기지로 바꿔 줌으로서 곤궁에 빠진 가정들이 주택압류를 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1933년 6월에 설립되었다. HOLC는 은행으로부터 옛 모기지 대출을 사들인 다음 주택소유자들에게 새로운 대출로 바꿔 주었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자신들의 부실 모기지를 안전한 국채와 맞바꾸는데 만족했다. HOLC는 자체적으로 자본시장에서 차입을 하거나 재무성에서 자금을 끌어왔다.

이 사업의 규모는 엄청났다. 2년 안에, HOLC는 곤경에 빠진 주택소유자들로부터 190만 건의 신청을 받아 그중 약 1백만 건에 대해 새 모기지를 발급하였다. (인구성장을 감안하면 이에 상당하는 오늘날의 모기지 대출자는 약 250만 명이 된다) 그 결과 HOLC는 전체 모기지 대출의 1/5을 소유하기에 이르렀다. 그 존속기간동안 총 대출액은 35억 달러에 이르렀는데, 이는 당시 GDP의 5%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이는 오늘날 7,500억 달러에 상응한다)

공익을 위해 설립된 공기업으로서 HOLC는 참을성 있고 관대한 대부자였다. 이들은 부채상담, 지급조정, 심지어는 가족면담까지 가지면서 연체자들이 탈선하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1930년대 같은 힘든 시기였던 만큼, 그래도 끝내 20%의 대출자들은 부도가 나고 말았다. 그 결과 공사는 결국 20만 채의 주택을 소유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결국 1944년까지 거의 다 매각할 수 있었다. HOLC는 1936년 마지막 모기지를 대출해주고 15년이 지난 후인 1951년에 약간의 이익을 남긴 채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다. 이는 엄청난 과업이었지만 HOLC는 훌륭히 과업을 완수하였다.

오늘날 해야 할 일은 이보다 훨씬 가벼울 것이다. 그리고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한 것이, 우리 정부는 루스벨트 시절보다 훨씬 소심하고 분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대의 모기지 금융은 또한 훨씬 복잡하다. 1930년대의 경우, 은행은 자신들의 고객을 잘 알고 있었으며 대출자들 또한 거래하는 은행을 알고 있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모기지는 증권화되어 원래의 대출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이들에게 팔려나간다. 그러면서 여러 모기지들은 한데 모여 쪼개고 섞고 순서를 매겨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파생상품으로 만들어진 후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은행과 펀드들에 의해 소유된다.

그러나 이러한 복잡성은 정부의 개입을 방해한다기보다는 정부가 개입해야만 할 필요성을 더 크게 만들어주고 있다. 모기지 대출자와 대부자가 서로의 이름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모기지의 지불조건을 재협상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지금까지 연체된 모기지 대출이 거의 재협상되지 않은 한 이유이다.

세부사항은 중요하다. 그러니 여기서 몇 가지를 거론하겠다. 첫째, 새로 만들어질 HOLC는 실거주자에게만 혜택을 주어야 한다. 투기꾼들은 자기가 알아서 막든지 부도가 나야 한다. 마찬가지로 1가구 2주택이나 비어 있는 집도 해당이 되어선 안 되며, 초고가 주택도 포함되면 안 될 것이다. (정확한 가격 상한은 지역별로 상당히 달라져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 허위서류를 꾸며 모기지를 받았던 대출자들은 HOLC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대부자가 대출자를 기망한 경우는 관대히 처리되어야 할 것이다. 네 번째로 옛 HOLC도 그랬지만, 모든 부실 모기지를 건전 모기지로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냥 돈을 낼 사정이 못되는 가정이라면 HOLC에게 모기지 연금술을 부릴 것을 요구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럼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가? 현 추정에 기초해 본다면, 그러한 기관은 1백만에서 2백만 건의 모기지를 대환대출해줄 것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상대적으로 보면 옛 HOLC가 맡았던 부담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며, 1/4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평균적인 모기지 대출액을 20만 달러 정도라고 본다면, 새 HOLC는 최대 2천억 달러에서 4천억 달러 정도를 끌어와 대출해 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중간치인 3천억 달러는 시티그룹의 1/7 크기에 불과하며 새로운 기관은 미국에서 여섯 번째로 큰 은행이 될 것이다.

현재의 낮은 이자율에 기초해 볼 때, HOLC는 저렴하게 차입해 올 수 있을 것이며, 차입이자와 대출이자 사이에 손쉽게 2퍼센트 포인트 정도의 차익을 부과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총이익은 연간 40억~80억 달러가 될 것이다.

대출에 따른 손실은 어느 정도인가? 이 기관의 존속기간에 걸쳐 10퍼센트, 혹은 200억~40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고 보면 상당히 비관적인 예측일 것이다. (대공황 기간 동안 운영되었던 옛 HOLC의 손실율은 9.6%였다) 그러니 새 HOLC는 옛 기관이 그랬던 것처럼 아마 이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설령 몇 십억 달러 정도 손실을 본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 기관이 공익, 즉 경제의 회복을 돕기 위해 설립되었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이번에 나온 경제 활성화 대책에는 액면가 1,680억 달러가 붙어있다는 것과 비교해 보라.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때때로 유사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법이다. 지금은 이 놀라운 HOLC를 다시 설립할 때이다.

Alan S. Blinder는 프린스턴 대학의 경제-공공정책 교수이며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부총재를 지낸 바 있다. 그는 여러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정책자문을 해주고 있다.


블라인더는 How to Cast a Mortgage Lifeline? (NYT)이란 컬럼에서 이 제안의 상세를 부연하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은 이 쪽도 참고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by sonnet | 2008/10/03 10:18 | 경제 | 트랙백 | 핑백(5) | 덧글(18)
미국의 무너지는 주택 시장을 어떻게 안착시킬 것인가
다음은 레이건의 경제자문회의 의장이었던 마틴 펠스타인의 모기지 관련 정책제안입니다. 이 글의 기본적 문제의식은 버블이 얌전히 꺼질 리가 없으며, "집값이 위쪽으로 60%까지 오버슈트할 수 있었다면 아래쪽으로도 상당히 그럴 수 있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물론 그런 일이 벌어지면 처음부터 취약했던 서브프라임 뿐 아니라 한때 우량대출이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부실대출로 돌변해버리게 되겠죠.
최근의 구제금융 소동은 기본적으로 금융기관의 급한 불부터 끄자는 것이지만, 그 뒤에는 현 미국 금융위기의 출발점인 모기지 대출이 버티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뭐니뭐니해도 수많은 대중의 삶의 기반인 "집"이 걸린 문제이니만큼 정치권으로서도 어떤 식으로든 돌파구를 열어 주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선거를 앞두고 우파 쪽에서는 펠스타인이, 좌파 쪽에서는 블라인더가 각각 의미 있는(아울러 상당한 지출을 감수해야 하는) 제안을 내놓아 맞선 형국입니다.




미국의 무너지는 주택 시장을 어떻게 안착시킬 것인가
* 필자: Martin Feldstein (하버드 대)
* 출처: Financial Times
* 일자: 2008년 8월 26일

주택가격이 나선을 그리며 추락할 위험성은 미국 경제가 직면한 일차적인 위험이다. 게다가 증권화된 모기지 금융의 구조 탓에, 이 리스크는 전세계적 금융 위기를 불러일으킬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 두 가지 문제는 새로운 정책이 주택 가격의 안정을 가져올 때까지 골칫거리로 남아있게 될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주택가격의 하락은 2006년까지 주택가격을 장기추세로부터 60%까지 끌어올린 거품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그때부터 계속된 빠른 추락은 오늘날의 가격이 장기추세보다 약 15% 높음을 말해준다. 그러니 아마도 15%의 추가하락이 불가피하겠지만, 가격이 그보다 더 떨어지는 것을 막아줄 요소는 전혀 없다.

집값이 위쪽으로 60%까지 오버슈트할 수 있었다면 아래쪽으로도 상당히 그럴 수 있다고 보아야만 한다. 지난 12개월 동안 전국의 주택가격은 평균 15퍼센트 떨어졌다. 팔리지 않은 채 나와 있는 엄청난 양의 대기물량은 추가적인 집값 하락의 압력을 만들 것이다. 기록적인 수준의 채무불이행과 압류도 팔리지 않은 주택 재고를 더해준다. 이런 사태가 계속될 거라고 보는 잠재적인 주택구매자들도 추가적인 가격하락을 예상하기 때문에 지금 집을 사는 것을 꺼릴 것이다.

그러니 주택가격의 추가적인 15% 하락을 허용하면서도 그 이상의 폭락 위험을 막아줄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까지는 그런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 않으며 입법이 준비되고 있지도 않다. 계속되는 주택가격의 하락과 모기지 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는 모기지 기반 증권의 가격과 거기 기반을 둔 파생상품의 가격을 압박할 것이며, 이 하락은 차례로 상업은행과 다른 금융기관들의 대규모 손실을 일으킬 것이다.

모기지 기반 증권의 불확실한 가치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거래상대의 유동성과 지급능력에 신뢰를 잃게 되며, 심지어는 그들 자신의 자본가치조차도 신뢰하지 못한다. 그러한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는 적절한 신용공급이 이루어질 수 없으며 신용공급이 없다면 경제활동과 성장도 불가능하다.

모기지 기반 증권은 미래의 주택 가격에 대한 더 큰 확실성이 있지 않는 한 신뢰성을 갖고 평가될 수 없다. 현 상황의 위태로움은 담보가 되는 현 주택 가격에 대한 개별 모기지 잔액 비율이 아주 높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이미 벌어진 주택가격의 하락 때문에 1천만 명 이상의 주택소유자가 자기 집 가격을 초과하는 모기지 대출을 안고 있다. 이는 모기지대출을 받은 주택소유자 전체의 20%나 되는 것이다. 이들 중 약 절반은 부채가 주택 가격을 20% 이상 초과한다. 주택가격이 여기서 15% 더 떨어진다면 부채초과자는 2천만 명에 달할 것이다.

미국 주택 모기지 대출은 대부분 “no recourse” 대출이라고 해서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을 경우 채권자는 담보물을 압류할 수 있지만, 모자라는 담보를 채우기 위해 채무자의 다른 자산이나 수입에는 손을 댈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담보가격을 초과한 모기지는 커다란 불안정의 원천이다.

채무가 담보를 초과한 주택소유자들이 엄청난데다 그 숫자가 더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채무불이행과 압류를 늘리고 가격이 더 추락하도록 몰아갈 것이다. 채무불이행은 주택담보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가속화될 것이다. 집값보다 부채가 10% 정도 많은 주택소유자라면 모기지를 계속 갚아 나갈지도 모른다. 그러나 부채가 집값을 30% 이상 초과하면 그도 배를 쨀 가능성이 높다. 각각의 채무불이행은 기존 가격에 추가하락압력을 넣게 되고, 또 다른 채무불이행의 확률을 높이게 된다. 이는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동시에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나선형 추락이다.

지금까지 적용된 정책은 가격의 추락을 멈추지 못할 것이다. 연방준비은행이 오버나이트 금리를 1년 전의 5.25%에서 2%까지 낮추었지만 모기지 이율은 1년 전보다도 높아졌다. 자율적인 모기지 재협상을 권장하는 재무성 프로그램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대부분의 모기지가 증권화 되어 최초 대출은행이 더 이상 보유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발효된 주택 법안은 40만 명의 부채초과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1천만 부채초과자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이며, 집값이 계속 떨어질 경우 부채초과자가 될 수백만 명의 채무불이행을 막는데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는 아주 까다로운 문제이며 쉬운 해법도 없다. 나는 주택 가격의 나선형 추락을 멈출 수 있는 해법이라고 생각되는 “모기지 대환 대출”을 제안하고 싶다. 이 제안의 기본개념은 현재로서는 자산이 부채를 초과하지만 추가적인 가격 하락에는 취약한 이들에게 채무불이행을 피할 인센티브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연방 정부는 모기지 대출을 끼고 있는 모든 주택소유자에게 최대 8만 달러 한도 내에서 현재의 모기지 대출 20%를 정부의 낮은 차입금리를 반영하는 저리의 정부융자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채권자는 이 부분적인 모기지 채무 상환을 받아들이고 이 20%에 해당하는 원금과 이자를 줄여주어야 한다. 이 모기지 대환 대출은 주택을 담보로 삼지 않는 대신, 정부가 대출을 갚지 않는 개인에게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모기지 대환 대출을 이용하면, 현재 주택가격의 90%에 달하는 모기지를 안고 있던 사람들의 채무비율이 주택 가격의 72%까지 떨어지게 된다. 즉, 이들이 부채초과상태에 빠지려면 주택가격이 28%나 더 떨어져야 한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주택가격의 하향 오버슈팅을 중단시킴으로서, 모기지 대환 프로그램은 부채초과상태에 빠진 이들을 포함해 모든 주택소유자에게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주택소유자들의 재산 붕괴를 제한한 것은 소비지출을 유지하고 생산과 고용을 증대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임대사업자들 또한 주택소유자와 마찬가지로 혜택을 볼 수 있으며, 모기지 기반 증권의 가치 안정화는 금융기관을 강화하고, 신용 흐름을 증대시켜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다.

주택가격의 추락을 멈출 더 좋은 구상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껏 그런 것을 들어보지 못하였다. 파산법을 개정해 파산을 선언하고 나서도 사람들이 판사를 설득해 자기 집에서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은 기존 계약을 파기하는 것이 될 것이며, 모기지를 더 불안정하게 만들어 미래의 대출희망자에게 더 높은 모기지 이율을 물리게 만들 것이다. 대공황 시대의 정부주도 모기지 대출을 되살리자는 제안은 납세자들에게 부담을 지울 것이며, 수백만 채의 집을 평가하는 동안 처리가 지연될 것이다. 어느 아이디어도 매력적이지 않다.

미국 경제는 경기후퇴로 빠져들고 있다. 고용, 산업생산과 실질소득이 떨어지고 있다. 통화정책은 망가진 신용 시장과 주택가격의 붕괴로 인해 별 효과가 없다. 세금환급이라는 재정정책은 소비진작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실패했다. 주택가격의 추락을 멈추게 하는 정책이 없는 한, 경제는 계속 후퇴할 것이며 금융 시장의 상황은 악화될 것이다.


참고로 이 제안은 조금 다른 형태로 Wall Street JournalProject Syndicate에도 실린 적이 있습니다. 제안의 상세는 WSJ 쪽이 더 자세한 듯.
by sonnet | 2008/10/01 13:19 | 경제 | 트랙백 | 핑백(3) | 덧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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