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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쥬드와니스키
2008/03/08   wild guess [21]
wild guess
고정환율(제) 논란에서 셀프트랙백

강만수의 발언은 보면 볼수록 기묘한 구석이 있는데, 발언 전문이 없는 관계로 그 맥락을 이해하기는 좀 힘들지만 한 가지 내 추측을 언급해 볼까 한다.

그는 “전문가들은 고정환율이 최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달러를 금이나 오일에 고정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이런 상황이 된다고 해도 우리 정부는 차입, 상품수출을 통해 달러를 들여와서 지출하는 식의 기존 통화정책이 계속 유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만수 "서비스수지 위해 특소세 인하 추진" , 연합뉴스, 2008년 3월 4일


달러를 금이나 오일에 고정
달러를 금이나 오일에 고정
달러를 금이나 오일에 고정


이 문장만 놓고 보면, 우리가 보통 상상하듯이 원화를 달러화에 고정시키는 고정환율이 아닌 게 드러난다. 달러가 금본위제로 가는 게 최선이란 이야기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기획재정부 장관이 왜 달러보고 금본위를 하라고 하는데?하면 이거 정말 할 말 없는 이야기이긴 하다.

하여간 우리 장관 이야기는 "이런 상황이 된다고 해도", 즉 미국이 금본위제로 돌아서도, "우리정부는 … 기존 통화정책이 계속 유효할 수 있다"는 소리이다. 뭐 사실 미국이 어느 날 미친 척하고 "금본위제다, 오늘부터!"라고 외친들 우리가 어쩌겠는가, 맞춰 살아야지.

이러면 의문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전문가들은 고정환율이 최선이라고 주장"이라고 말할 때 전문가가 도대체 누구냐는 것이다. 이 점은 강만수가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지 내지는 어떤 학파에 속하는지, 또는 어디서 정보를 얻는지를 추정해 보는데 힌트가 될 수 있다.
사실 깨놓고 말하면 경제학자들 중에 "고정환율이 최선"이라고 강력히 주장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예를 들면 John Williamson은 환율이 좁은 범위 안에서만 살살 변하는「target zone」을 지지한다. 그런데 이는 금이나 오일 같은 현물본위는 아니니까 무시해도 될 것 같다.
그럼 금본위제를 지지하는 학자가 누가 있나? 금본위제를 지지하는 사람 중 제일 유명한 사람은 역시 Robert Mundell일 것이다. 먼델은 노벨상 수상자니까 확실히 거물이라곤 할 수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노벨상 수상자 단 한 명으로는 좀 부실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미국의 영향력있는 언론인 중 일부가 금본위제의 열렬한 지지자이다. Robert Bartley, Jude Wanniski, Steve Forbes 등. 그리고 이들은 또 상당부분 80년대 초의 악명높은 공급중시론자(supply-siders) 파벌과도 겹친다.

예를 들어 바틀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사설란 편집자를 30년 이상 했다. 이 시기에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는 금본위제 복귀에 호의적인 컬럼이 수도 없이 실렸다. 와니스키 또한 금본위제에 대해 아주 열렬한 글을 여러 편 썼다.

예를 들어 Gold Polaris를 보라.

사실 먼델은 그리 재미있는 글을 쓰는 저자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들 금본위제 지지파 미국 보수 언론인들의 책 혹은 기사를 열심히 본 결과가 우리의 강장관에게 전문가들은 고정환율이 최선이라고 주장이라는 인상을 심어준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늘 저 유명한 월스트리트저널에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믿고 싶어도 지지 않을까?
by sonnet | 2008/03/08 01:47 | 정치 | 트랙백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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