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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정보평가
2007/08/12   우리는 네 뒤통수를 노려보고 있다, 무샤라프! [6]
2006/10/09   북핵: 미국 정부의 기묘한 행동 패턴 [7]
우리는 네 뒤통수를 노려보고 있다, 무샤라프!
CNN에 흥미로운 기사가 눈에 띄어 소개해 본다.

미국은 무샤라프 정권이 무너지면 파키스탄의 핵무기가 어떻게 될지 평가중
* 필자: Barbara Starr
* 출처 CNN
* 일자: 2007년 8월 10일

워싱턴(CNN) -- 미군 정보 관리들은 파키스탄 대통령 페르베즈 무샤라프 장군이 교체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파키스탄의 핵무기가 얼마나 안전할지에 대해 긴급히 평가하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이 평가의 핵심 질문 중에는 권력교체가 일어난 후 누가 파키스탄의 핵무기를 통제할 것인가가 포함되어 있다. 미국은 1999년 쿠데타로 집권한 후 점점 강화되는 정치적 반대파들에 직면하고 있는 무샤라프에게,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지 말도록 압력을 넣고 있는 중이다.

세 명의 미국 소식통이 이러한 정보평가가 진행되고 있음을 CNN에게 독립적으로 확인해 주었으나,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이름을 밝히기는 거부했다. 이들 소식통에는 군 장교들과 정보공동체(IC) 분석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평가는 파키스탄의 군사/안보 상황에 대한 더 큰 검토의 일부이다. 관리들은 파키스탄과 그들의 핵무기는 언제나 미국의 정보수집에서 높은 중요성을 차지해왔다고 말했다.

현재의 검토는 이 나라에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사태의 결과로, 무샤라프가 여전히 자신에게 비상대권을 부여할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할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

목요일에 파키스탄 정부가 비상사태 선언을 배제하긴 했지만, CNN과 대화를 나눈 세 소식통들은 미국은 무샤라프가 여전히 이들 수단을 밀어붙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샤라프는 2002년에 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는데, 이 선거는 부정선거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의 대통령 임기 5년은 11월에 끝나며, 그는 대통령 겸 육군참모총장으로서의 자기 지위를 고수할 방법을 찾고 있다. 파키스탄 선거는 올해 말로 예정되어 있다.

미국 분석가들은 비상사태 선포를 뜻하는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여부를 알아내기 위해, 현재의 파키스탄 군 이동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몇 주일 동안 상당한 규모의 군대가 카슈미르 지역을 떠나 아프간 국경에 면한 부족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관리들은 말한다.

아프간 관리들은 파키스탄이 탈리반과 알-카이다 전사들이 재집결해서 파키스탄의 거의 무법천지인 북서 변경지역을 따라 새로운 은신처를 구축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미국의 정보 평가에 따르면, 미국은 파키스탄의 핵무기들의 소재지에 대해 완벽히 알고 있다(full knowledge about the location of Pakistan's nuclear weapons)고 한다.

하지만 핵심적인 질문은 무샤라프가 죽거나 쫓겨나 정부 내에 변동이 발생할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며 누가 이 핵무기들을 통제할 것인가라는 점이라고 이들 관리들은 말한다.

무샤라프는 핵프로그램을 담당한 사령관들과 고위 관리들의 충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들 충성은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고 관리들은 말한다.

미국은 만약 권력교체가 일어날 경우 누가 핵무기와 핵무기 발사 암호를 통제하게 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분석에 따르면 군에 대한 무샤라프의 통제력은 특정 고위 지휘관들과 부대들에 한정되어 있다는 데 점점 의견이 모아지고 있으며, 그가 장기적으로 통제력을 지켜낼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우려도 증대되고 있다.

또한 미국 관리들은 만약 무샤라프가 계엄령을 선포하게 된다면, 미-파키스탄 군사협력에 어떤 제한이 가해져야 하는지가 미군에게 있어 핵심 사안 중 하나라고 말한다.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이 관계자들은 무샤라프와 파키스탄 정부가 이를 귀기울여 들을 것임을 확신하며 CNN에 내용을 흘린 것이 뻔하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최소한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복잡한 배경이 있다.

우선 다음은 2001년에 뉴요커 지의 탐사보도 전문기자 시모어 허쉬가 터뜨린 "미국정부의 파키스탄 핵 탈취작전"에 대한 기사다.

파키스탄의 이런 문제들에 정통한 전(前) 국무성 고위관리는 2001년 10월에, 무샤라프가 "군부에서 내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 핵무기를 통제하고 있다. 실질적인 위험이 닥치면 그가 핵무기들을 무력화시킬 것이다. 그는 광기가 진짜 전쟁으로 발전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며 부시 행정부를 안심시켰다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그즈음 부시 행정부는 무샤라프가 실각할 경우를 대비 파키스탄의 핵탄두를 안전하게 확보하거나 필요하다면 빼내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었다.

전현직 정부 관리들이 내게 전해준 바에 따르면, 펜타곤이 CIA의 지원을 받아 관할하는 정예부대 -외국에 침투해서 핵무기로 의심되는 것을 색출하고, 필요하면 무장해제하는 부대- 가 파키스탄에 침투하는 작전을 계획하고 있었다. 한 미국 관리는 "그들은 훌륭한 부대다. 그들에게 실패는 곧 죽음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의혹을 해소시키는 데 큰 역할을 충실히 해내왔다"고 말했다. 달리 말하면, 제3세계에서 핵무기로 의심되는 시설들이 핵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충실하게 증명해왔다.

미국팀은 이스라엘 군조직에서 가장 혁혁한 성과를 올린 특수부대, '사이렛 매트칼(Sayeret Matkal)' 혹은 '유니트 262'로 알려진 특수부대에게도 도움을 받고 있다. 사이렛 매트칼은 암살, 외국 정보의 도청, 외국 핵무기의 절도 및 파괴 등에 관계한 것으로 알려진 침투부대다. 한 정보통에 따르면, 9.11 테러가 있은 지 며칠 후에 그 특수부대원의 일부가 미국에 도착해서 은밀한 장소에서 미국의 특수부대원들과 합동으로 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작전의 성패는 정보에 달려 있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 내에서는 CIA의 자료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았다. 예컨대 미국의 정보공동체는 파키스탄의 핵탄두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또한 CIA가 파악하고 있는 탄두들의 위치들이 실체인지도 확실하지 않았다. 한 관리는 "핵무기 창고처럼 위장한 곳도 있었다.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 무분별하게 덮치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의 계획만 누설될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군부가 핵무기 창고를 은폐하려고 애써도 미국의 정보공동체가 결국 그 위치를 정확히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는 고위 관리들도 적지 않았다. 그해 10월에 한 대통령 군사보좌관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가능성에 대비한 계획까지 마련되어 있다. 파키스탄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상황보다 더 어렵게 만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운영상의 문제다. 우리는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수집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일할 것이다. 지금까지 그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내가 만나본 정보 및 군 관계자들 중에는 이런 분석에 회의적인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들은 CIA가 파키스탄 군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던 1980년대 말과 1990년 초에는 탄두에 대한 유력한 정보를 제공했다. 당시에 미국은 파키스탄에 무기와 관련기술을 제공하는 주된 공급자였다. 또한 CIA는 파키스탄 핵에너지위원회에 정보원을 심어두었고, NSA(국가안보국)은 칸 박사의 은밀한 커뮤니케이션을 도청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이 발발할 즈음에는 이런 자원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전직 CIA 고위 요원은 "우리는 이 지역에서 이점을 상실했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수준의 접촉점과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하다"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요즘에는 우리가 갖고 있지 못하는 정보가 수두룩하다. 핵탄두의 정확한 수조차 모른다. 어떤 시점에 핵탄두가 어디에 있느냐를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전이 시작되고 '그 위치를 확신하느냐?'라는 질문은 더더욱 대답하기 힘들다. 현장에 도착하고 몇 시간이 지난 후에야 가부의 답을 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는 어떤 대답도 확실하게 할 수가 없다."

어떤 목적으로든 파키스탄에 파견된 팀은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란 우려감을 표명한 관리들도 있었다. 전 국무성 고위관리는 "그런 나라의 한복판에서 비밀 특수부대가 어떻게 작전을 펼칠 수 있겠는가?"라고 회의를 표하며 "우리는 그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그 물건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특수부대 작전 이상의 것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핵무기에 대한 정부 전문가는 이 문제를 전략적 관점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미국은 새로운 정책에 눈을 돌려야 한다. 핵무기로 무장한 근본주의 정부가 파키스탄에 들어설 수도 이다는 전제 하에서 우리 핵전략은 개편해야만 한다. 설령 우리가 핵무기의 현재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더라도 근본주의자들이 핵무기를 인수할 경우에도 그 위치를 계속해서 추적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파키스탄에 이어 이란과 이라크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들은 정권적 차원에서 테러를 지원하는 나라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한 고위 장성은 파키스탄에서 핵탄두를 빼돌릴 가능성을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후, 그가 진정으로 우려하는 것은 쿠데타가 아니라 핵저장 시설에 접근할 수 있는 ISI 장교 집단의 국지적 반발이라며 "파키스탄은 핵무기 보유를 천명한 때부터 우리만큼이나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 그들이 새까만 통닭으로 구워질 각오를 한다면 ISI 내의 저항세력이 인도에 한 방을 쏘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그 장성은 인도가 핵으로 응징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또한 정보관리들이 한 목소리로 내게 전해준 바에 따르면, 핵위협이 코앞까지 닥치면 인도의 특수부대가 파키스탄의 핵탄두를 자체적으로 해체할 방법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Hersh, Seymour M., Chain of Command: The Road from 9/11 to Abu Ghraib, New York: HarperCollins, 2004, (단행본 재수록분)
(강주헌 역, 『지휘계통: 9.11테러에서 아부그라이브까지』, 세종연구원, 2004, pp.399-402)


파키스탄 측은 허쉬의 특종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곧이어 개최된 부시-무샤라프 정상회담에서 무샤라프는 이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워싱턴 포스트의 탐사전문기자인 밥 우드워드가 쓴 "Bush at War"를 보자.

2001년 11월 10일 토요일, 뉴욕.
……
무샤라프는 증거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빈 라덴과 알 카에다에게 핵무기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질이 나쁜 부족 패거리인 북부동맹이 아프가니스탄을 접수하게 될 것을 염려했다.
"북부동맹에 대한 당신의 걱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부시가 답했다.

무샤라프는 종국에는 미국이 파키스탄을 버리고 다른 이해관계로 인해 대테러전쟁에서 밀리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심히 염려된다고 말했다.
부시는 무샤라프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파키스탄 국민들에게 미국 대통령은 당신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그런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전해주십시오."

무샤라프는 뉴요커의 폭로전문기자인 세이머 허쉬가 쓴 기사를 언급했다. 허쉬는 파키스탄이 불안에 빠질 경우 펜타곤이 이스라엘 특수작전부대의 협조를 얻어 파키스탄의 핵무기를 압수할 긴급대책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세이머 허쉬는 거짓말장이요." 부시가 대답했다.

그날 저녁 6시가 조금 넘는 시각, 부시와 무샤라프 대통령은 월도프-아스토리아의 엠파이어 룸으로 가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Woodward, Bob, Bush at War, Simon & Schuster, 2002
(김창영 역, 『부시는 전쟁중』, 따뜻한 손, 2003, pp.410-412)


부시는 이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한마디로 일축했지만, 이런 계획은 틀림없이 존재할 것으로 생각된다. 美상원 외교위의 라이스 국무장관 인준청문회에서 있었던 존 케리 상원의원과 라이스 국무장관 지명자 간의 질의 답변 내용을 보자.

SEN. KERRY: And what about any initiatives or discussions with President Musharraf and the Indians with respect to fail-safe procedures in the event -- I mean, there have been two attempts on President Musharraf's life. If you were to have a successful coup in Pakistan, you could have, conceivably, nuclear weapons in the hand of a radical Islamic state automatically, overnight. And to the best of my knowledge, in all of the inquiries that I've made in the course of the last years, there is now no failsafe procedure in place to guarantee against that weaponry falling into the wrong hands.

MS. RICE: Senator, we have noted this problem, and we are prepared to try to deal with it. I would prefer not in open session to talk about this particular issue.

SEN. KERRY: Okay. Well, I raise it again. I must say that in my private briefings as the nominee I found the answers highly unsatisfactory. And so, I press on you the notion that, without saying more, that we need to pay attention to that.

MS. RICE: We're -- we're very aware of the problem, Senator, and we have had some discussions. But I really would prefer not to discuss that.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인준청문회 의사록, 2005년 1월 18일


파키스탄에 정변이 일어났을 때 핵무기를 탈취하기 위한 계획이 있는가, 대통령 후보로서 내가 받은 브리핑에 따르면 답변이 아주아주 불만족스러웠는데 라고 케리 의원이 질의하자, 라이스 지명자가 그 문제를 명심하고 있지만, 공개석상에서 이문제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답한 것이다.

근본적으로 이러한 류의 작전은 고질적인 정보부족, 커다란 불확실성, 실패시의 정치적 책임, 사태발생시 기민한 의사결정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실제로 시행되기는 거의 힘들지 않은가 하는게 내 생각이다.

그러나 이번 CNN 보도를 통해 미국은 네 핵무기가 어디있는지 다 안다, 네 군대가 어디로 이동중인지 다 보고 있다 라고 파키스탄이 듣게 흘린 것이다.


최근 미-파키스탄 관계는 매우 껄끄럽다. 미국 측의 경우 유력한 대선후보 중 하나인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자기가 대통령이 될 경우 파키스탄이 만족스럽게 협력하지 않는다면 파키스탄 영내에 미군을 밀어넣어 단독으로 탈리반/알-카이다 소탕작전을 펼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을 정도이다.

그러나 무샤라프의 입장은 더욱 좋지 않아서 미국에게 큰 양보를 할 처지가 못된다. 원래도 안 좋았지만 지금은 정권재창출을 해야 할 임기말이라 특히 더 복잡하다.

전(前) CIA 파키스탄 지국장으로 1980년대 말에 소련과 아프가니스탄 간의 전쟁에서 아프가니스탄을 지원하며 ISI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밀턴 비어든은 이런 추론을 일축하며, "무샤라프는 누구도 배신할 여유가 없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지뢰가 없는지 총검으로 바닥을 찔러가며 불안하게 걸어야 하는 처지다. 이런 처지에서 그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군부가 정말로 그를 지지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48-52퍼센트의 지지일 뿐이다."라고 무샤라프를 평가했다.

오랫동안 CIA에 근무하며 남아시아에서 비밀공작을 벌였던 한 요원은 무샤라프가 워싱턴의 뜻에 맞는 말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 요원은 "왜 그가 우리에게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그는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에 앉아 그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을 뿐이다. 이것이 잘못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Hersh, 『지휘계통』, pp.408, 404

미국도 이를 잘 안다. 무샤라프 이후를 긴급히 재점검하는 것은 그런 이유다.
그건 그렇고 미국도 무샤라프만한 대안은 별로 없다고 생각할 텐데 왜 적극적으로 돕지 않는 걸까? 아마도 무샤라프에게 올인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미국은 이란의 샤 파흘레비에게 배팅했다가 그의 정권이 무너지자 모든 것을 한 방에 날린 쓰라린 경험이 있다. 이는 한국에서 1노3김과 골고루 친해 두었다가 두고 두고 본전을 찾아 먹은 것과 좋은 대비를 이룬다.

어찌 되었든 진퇴양난에 빠진 무샤라프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무슬림의 핵탄두™는 어디로?!
by sonnet | 2007/08/12 14:12 | 정치 | 트랙백 | 덧글(6)
북핵: 미국 정부의 기묘한 행동 패턴
다음은 2005년 5월에 썼던 글이다. 다음에 올릴 글을 위한 예고편 정도로 받아들여주시기 바란다.

이번 글에서는 미국 정부의 북핵 문제에 대해 보이는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상당히 기묘해 보이는" 행동을 다루도록 합니다.

이하에서는 인용을 너무 길게 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만 인용을 하고 전후 문맥 관계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경우에만 {}괄호 안에 부연 설명을 붙였습니다. (즉 괄호 안의 글은 제가 붙인 것)

--
우선 다음 두 보도를 보시기 바랍니다.

[2005년 3월 8일]
라포트 사령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북한 핵무기 보유량에 대한 질문에 "7일 정보기관측과 협의에서 정보기관측은 당일 현재 북한이 핵무기 1-2개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폐연료봉 8천개를 재처리했다면 이보다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답하고 `그게 최신 평가이냐'는 질문에 "가장 최신 평가"라고 거듭 확인했다. [1]

[2005년 5월 2일]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가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우리 정보당국이 최근에 밝힌 공개적인 평가는 북한이 1-2기의 핵무기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라면서 "핵무기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2]

이거 뭔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영변 폐연료봉 재처리 등으로 북한은 사실 훨씬 많은 핵분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니까요.

예를 들면,

익명을 요구하는 {국방정보국} 관리는 "최대, 12개에서 15개"라고 말했다.[3]

이는 북한에게 4-6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핵분열물질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어, 총 핵무기의 수를 5-8개로 증가시켰다. 만약 북한이 원자로의 사용후연료를 꺼내어 재처리하면 내년까지 11개의 핵폭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4]

같은 것들로, 사실 이런 추정에 대한 보도들은 일일히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나왔던 것입니다.


여기서 제가 지적하고 싶은 점은 "왜 그런지는 분명치 않지만" 미국 행정부는 공식적인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한 평가를 상향조정하는 것을 작년 하반기 이래 꺼려오고 있으며 지금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지난 2월의 북핵보유선언에 대해서도 백악관과 미 행정부는 이를 평가절하하는 발언을 보였습니다.

상원의 국무부 부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의 최근 발언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주의해야한다."라고 졸릭 지명자는 말했다. (중략)
백악관 대변인 스콧 매클래런도 화요일 언론브리핑에서 졸릭의 평가에 화답하며 "북한은 전에도 종종 그런 소릴 한 적이 있다"라고 말하였다.[5]


또한 최근의 북한 핵실험에 대한 우려에 관해 라이스 국무장관은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습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북한 핵문제와 관련,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모든 종류의 '실질적인'(significant) 억지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실질적'이라는 말을 강조해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략)
이와 관련, 일본의 교도통신은 미ㆍ일 두 장관이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할 경우 "'다른 선택안들'을 추구키로 합의했다"고 보도한 데 비해 미국의 AP통신은 두 장관이 "유엔 회부를 미루고 중국이 더 노력하도록 간청키로 합의했다"며 "이번 3번째 만남에서도 대북 경제제재를 위한 안보리 회부를 선택안으로 보유는 하되 실제 행동은 취하지 않는다는 똑같은 결론을 다시 반복했다"고 전했다. [6]

여기서도 즉각적인 행동보다는 "억지력(deterence)"같은 결정적인 적의 행동을 거부하는 미국의 능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올해 들어서는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능력을 전보다 낮춰 잡는 것처럼 느껴지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북한의 핵능력 평가를 "추정 중 제일 높은 쪽"으로 잡았다면 지금은 "추정 중 중간쯤"으로 방향을 바꾸는 듯합니다.


그렇다면 미국 행정부는 공식적인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한 평가를 상향조정하는 것 왜 꺼릴까요?
저도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만, 이 점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해석이 알려져 있습니다.

몇몇 부시 행정부 관리들이 말하길, 행동을 요구하는 더 큰 압력 -북한 정부 붕괴를 강요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건, 아니면 북한이 요구해온 것처럼 협상에서 더 큰 양보를 요구하는 것이든- 을 형성할 수 있는 우려 때문에 그들은 북한의 능력에 대한 공개적 평가를 갱신하는 것을 탐탁치않아한다고 말했다.[7]


저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 위 설명보다 더 나은 설명을 본 적이 없습니다.
또한 앞서 인용한 최근의 백악관 대변인 발언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에 대한 "공식적인" 핵능력 평가 갱신을 가능한 늦춘다라는 입장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의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논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또한 한두개의 (핵)무기는 상대적으로 작은 위협을 가할 뿐이라고 간주되었다. 만약 플루토늄을 팔거나 핵실험을 감행하는 행동이 (핵)재고를 소진시켜 버린다면, 북한은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IAEA 사무총장} 엘바라데이 박사의 새 평가가 옳다면, -그리고 최근 인터뷰에서 다른 여러 미국 전문가들도 아마 그게 옳을거라고 말한- , 이러한 공식은 변화할 것이며, 북한에게 훨씬 더 큰 지렛대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러날 예정인 국무부 부장관 리처드 아미티지는 약 2년 전에 만약 북한이 연료봉을 재처리한다면 그들이 핵물질을 팔아먹을 수 있는 위험이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의회에 경고했다.
이 코멘트는 북한이 1-2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건 7-8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건 대단한 전략적 차이는 없다는 견해를 전파하려고 노력해온 몇몇 행정부 관리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국방부나 백악관에서 이 주제에 대한 상당한 논쟁이 있어 왔다.[8]


자 이제 저 나름대로의 간단한 평가를 내려 보겠습니다.
(저는 이런 현재 진행중인 사안에 대한 어떤 평가를 이야기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틀림없이 누군가가 "그래서 네 생각은 뭐냐"라고 물어올 것이 분명하므로)

* 미국 재야에서는 언론기고나 발언 등을 통해 강경파는 "저 못된 북한을 때려 죽이자"며 북폭 등의 단호한 대처를 주문하고, 온건파는 "거봐라 협상 이외에 답이 없다"라는 식으로 맞서서 치열한 언론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미국 정부를 보면, 미국 정부는 강경이든 온건이든 당장은 결정적인 행동에 나설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이며, 특히 북한의 압력에 밀려서 행동에 나서는 사태는 극력 피하려는 것 같다.

* 북한은 이와 같이 양자대화나 추가적인 양보를 거부하는 미국에게 압력을 가하기 위해 위기를 고조시키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핵실험을 할지 말지는 불분명하지만, 올 상반기의 위기는 북한이 뭔가의 목적을 갖고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것임엔 틀림없다. 따라서 위기설을 목소리높여 외치는 것은 북한의 장단에 춤을 추는 꼴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어 탐탁치 않다.

* 그러나 실제로 핵실험이 이루어지면 미국 정부가 현재와 같은 입장을 계속 고수하기는 힘들 것이다.
설마 북한이 진짜로 있는 핵폭탄 한두발을 전부 실험에 써버리고 빈손이 되는 위험을 무릅쓰겠는가? 북한의 핵실험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우리는 핵실험을 해도 될만큼 이미 폭탄이 많다"라는 것을 과시하는 의미가 특히 중요하다.


[1] 윤동영, "北 핵 1-2개 보유..대포동 2호 발사준비 증거 없어", 연합뉴스, 2005년 3월 9일
[2] 김대영, "백악관 "北, 회담 복귀만이 유일한 길"", 연합뉴스, 2005년 5월 3일
[3] Knut Royce, "N. Korea nukes estimated as high as 15", Newsday, 2005년 2월 15일
[4] Daniel A. Pinkston and Andrew F. Diamond, "Special Report on the Shutdown of North Korea's 5MW(e) Nuclear Reactor", Center for Nonproliferation Studies, 2005년 4월 28일
[5] Joel Brinkley, "U.S. Official Says North Korea Could Be Bluffing on Nuclear Arms", New York Times, 2005년 2월 16일
[6] 윤동영, "라이스,"모든 종류의 실질적인 대북 억지력 보유"", 연합뉴스, 2005년 5월 3일
[7] David E. Sanger and William J. Broad, "North Korea Said to Expand Arms Program", New York Times, 2004년 12월 6일
[8] Ibid.
by sonnet | 2006/10/09 23:07 | 정치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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