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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잠재성장률
2007/09/27   잠재성장률 [41]
잠재성장률
현실 혹은 희망 - 문국현 후보를 만나다. (이녁) 에서 트랙백

사실 이 문제는 문국현이나 이명박 후보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일단 눈에 띄는 것만 갖고 간단히 적어 보기로 한다.


저 그래프에서 바닥에 깔린 잠재성장률 4%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 잠재성장률이 무슨 하한선인줄 아나?

잠재성장률이란 무엇을 뜻하는가? 쉽게 이야기하자면 학자들이 볼 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률의 최대값이다. 즉 자신이 잠재성장률이란 숫자를 제시하고 나서 거기다가 +a의 숫자를 더 올리는 사람은 자신이 잠재성장률이란 개념을 잘 모른다고 자인하는 꼴이다.

좀 더 상세하게 이야기해 보자.
잠재성장률은 어떤 나라의 경제가 토지, 노동, 자본 등 그 나라의 모든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없이 완전고용(에 근접한) 상태로 계속 돌아갈 때 달성가능한 성장률을 말한다. 인플레이션과 실업을 동시에 잡으면서 국가의 생산력을 최대한 활용한다니 말만 들어도 만만치 않은 목표임에 틀림없다.

미국의 사례를 예로 들어 보자

위쪽의 흰 선은 잠재성장률을 계속 지켜나갔을 경우의 잠재적(potential) GDP이고, 아래쪽의 검은 선은 실제 결과이다. 어떤 경우에는 실제성장이 잠재성장을 따라잡기도 하지만, 또 다른 때는 한참 처지기도 한다. 이렇게 몇 년 정도를 주기로 경제성장이 들쑥날쑥해지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경기순환이다.

학자들이 추정한 잠재성장률만 장기적으로 꾸준히 따라갈 수 있으면, 그 국가지도자는 경기순환을 정복하고 불황을 인류역사에서 추방한 공전절후의 거인으로 추앙받을 수 있다. 그런데 다들 짐작하겠지만 경기순환을 정복한다는 이야기는 만병통치약을 만들었다는 것과 비슷한 말이다. 한 마디로 현실에서 불가능하단 이야기다.

현실에서 그럭저럭 가능한 것은 불행한 내 전임자가 경기후퇴기에 집권해 욕을 바가지로 먹은 후, 내 임기 동안은 경기가 자연적으로 회복되면서 잠재성장률을 몇 년 연속 따라 잡는 것이다. 경기순환이란 주기가 불규칙하니까 운빨이 따라 주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리고 위 그래프에서 알 수 있는 것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실질성장률과는 달리 잠재성장률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경기순환을 타지 않으므로 어떤 의미에서 당연) 둘째는 불황에서 빠져나오는 시기일 경우 일시적으로는 실제 성장률이 잠재적 성장률보다 높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성장률은 곡선의 기울기이니까 말이다.


자 이제 잠재성장률은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살펴보자. 잠재성장률은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두 가지 요소의 합으로 간주할 수 있다.

1. 얼마나 많은 생산요소(노동, 자본)가 투입되는가
2. 각 생산요소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되는가(생산성)

맨 손으로 땅을 파던 사람들에게 삽(자본재)을 주거나 일꾼(노동)을 늘려 주면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생산요소의 투입확대에 해당한다.
그리고 인부가 20명인데 삽은 10 자루밖에 없어서 절반은 삽을 쓸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인부들의 작업시간을 조절해 2교대로 삽을 돌려쓰며 작업하도록 시키면 삽을 더 사지 않고도 인부들에게 모두 삽을 사준 것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 이러한 개선은 생산성의 향상이라고 할 수 있다.

후진국의 경제성장 초기단계에는 생산요소 투입이 주요한 성장동력이고 한국의 경우도 그랬다. 그러나 생산요소의 투입증가는 무한히 늘려나갈 수 없기 때문에,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 단계에 이른 후에는 점차 그 비중이 줄어들게 된다. 사실 한국 경제의 경우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노동이, 저축률 하락으로 내자동원능력이 제한되어 이 방면의 전망이 예전처럼 밝지 않다.
따라서 총요소생산성 증대가 주요한 대안이기는 하지만, 총요소생산성이 증대되어도 전체적으로는 잠재성장률이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나 민간연구소 등에 따라 전망 수준은 약간 차이가 있지만 대략 4~5% 정도를 예상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전형적인 잠재성장률 구성(한은 2005)

문국현 후보의 공약으로 돌아가보면,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2%), 투명성과 국가 신인도(1%), 환동해 협력(1%) 같은 것들이 제시되는데 이것들은 대부분 총요소생산성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즉 문국현이 말하고자 하는 8% 성장이란 잠재성장률 4%에 +a 4%를 더하는 것이 아니고(문국현은 그것이 이명박의 가짜성장이라고 주장), 자기가 집권하면 잠재성장률 자체를 8%로 만들고 실현할 수 있으며 그중 생산성 향상분은 적어도 5%라는 것이다.

그럼 총요소생산성 향상에 대한 KDI의 설명을 한번 들어보자.

우리나라의 2003~2012년 잠재성장률이 5%대 초반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총요소생산성이 2%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1991~2000년에 총요소생산성은 1% 초반 수준이었다. 총요소생산성 2%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와 비교하여 높은 수준이다. 예를 들면, 1960~90년에 미국과 캐나다의 연평균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0.5% 이하 수준이었으며 프랑스와 독일은 1.5% 정도에 머물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의 총요소생산성 연평균 증가율에 격차가 있지만 그 어느 나라도 1960~90년에 2%를 넘기지 못한 것이다. 다만 2차세계대전 이후 1960년대까지 독일, 일본 등 일부 나라들의 총요소생산성 연평균 증가율이 3% 이상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2차세계대전 이후 경제복구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생산성이 높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잠재성장률, 어떻게 변하나」, KDI, 2003.4

......
5%는 서독이 한창 시절에 했던 것의 3배의 발전속도이며 이 세상에 그렇게 빠르게 생산성이 향상된 나라는 없다. 더 큰 문제는 어떻게 하면 총요소생산성이 좋아지는지에 대해 우리가 아는 바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가경제는 워낙 거대하기 때문에 한 두 학교에서 우수한 졸업생을 배출한다거나, 몇몇 기업이 좀 선전한다는 정도로는 티도 나지 않는다. 그러니 도대체 지금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잘못 하고 있는지, 무엇이 잘 되고 있고 무엇이 잘 안되는 것인지도 알기 힘든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해온 이야기들은 모두 상식론에서 한 이야기고, 정말 임기내 8%의 잠재성장률을 달성하고 싶다면 내 생각엔 총요소생산성이 좋아지기를 물 떠놓고 빌거나 여기저기 되는대로 쑤셔보기보다는 요소투입증대가 차라리 가망성이 있을 것 같다. 이 방법은 몇몇 나라에서 확실히 성공한 적도 있고 그 방법도 잘 알려져 있다.
by sonnet | 2007/09/27 16:46 | 정치 | 트랙백(2) | 핑백(1) | 덧글(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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