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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자원외교
2008/04/24   일본을 무릎꿇린 자원 외교 [26]
2007/06/06   자원 외교 [23]
일본을 무릎꿇린 자원 외교
(제4차 중동전 당시 석유수급을 논의하던) 각료회의 석상, 다나카 총리가 (자원에너지청 장관에게),

「야마가타 군. 석유의 비축은 어느 정도 있나?」
「49일분 정도입니다.」
「2개월분도 없나?」
「그렇습니다. 그 중 45일분은 산업계를 이미 돌고 있는 상태입니다. 소위 유통 스톡이기 때문에, 그것을 빼면, 완전한 비축은 4일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중략)
4일분이라고 들은, 다나카 씨는 「」이라고 말하면서 팔짱을 끼고, 천정을 노려봤다. 같이 자리한 각료들도 한결같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제아무리 세계 유수의 경제대국이라도 4일치 재고로는...

1973년 10월 6일, … 제4차 중동전쟁이 발발했다. 일본에서 보면, 아득한 저편의 전쟁이 일본인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전쟁과 동시에 개시된 아랍 여러 나라의 「석유전략」의 결과, 일본 열도는 흔들리게 되었다. 10월 16일,OPEC(석유수출국기구)은, 석유 공시가격을 21.22% 인상하고, 평균 1배럴당 3달러 65센트로 할 것을 발표하여, 일본의 석유 관계자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더욱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다음날 10월 17일에 OAPEC(아랍석유수출국기구)이 행한 다음과 같은 결의였다.

이스라엘이 1967년에 점령한 모든 지역에서 철수하고, 팔레스타인 인민의 권리가 회복될 때까지, 원유의 생산을 9월 수준기준으로 매월 5%씩 삭감한다. 우호국에게는, 생산 삭감 이전과 동량의 석유 공급을 보증한다. 적대국인 미국과 네덜란드로의 석유수출을 전면 중지한다. (柳田邦男, 『일본은 불타고 있는가(日本は燃えているか)』上)

결국 적대국인 미국과 네덜란드에 대해서는 석유를 수출하지 않고 비우호국에 대해서는 석유 수출을 매월 5%씩 삭감한다는 것이었다. 우호국이란, 아랍 여러 나라에 군사원조를 하고 있는 나라와, 이스라엘과 단교하거나, 처음부터 국교가 없는 나라였다. 일본은 비우호국의 범주에 속하게 되었다.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태는 악화되었다. 10월 25일, 엑슨 등 국제적 석유기업은 일본에 약 10%의 원유 삭감을 통고해 왔다. 당초 전쟁에서 우세였던 이집트와 시리아가 이스라엘의 반격에 의해 전선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아랍 여러 나라는 더욱더 강경한 조치를 취했다. 11월 5일에는 OAPEC 가맹 10개국이, 11월의 원유 생산을 9월에 비해 25% 삭감한다고 결정했다.

당시 자원에너지청 장관 야마가타 에이지(山形榮治)의 회상이다.

각료회의 석상에서, 다나카 총리가,
「야마가타 군. 석유의 비축은 어느 정도 있나?」
「49일분 정도입니다.」
「2개월분도 없나?」
「그렇습니다. 그 중 45일분은 산업계를 이미 돌고 있는 상태입니다. 소위 유통 스톡이기 때문에, 그것을 빼면, 완전한 비축은 4일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중략)
4일분이라고 들은, 다나카 씨는 「음」이라고 말하면서 팔짱을 끼고, 천정을 노려봤다. 같이 자리한 각료들도 한결같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의 심각성을, 새삼스럽지만 재인식한 것이다.
(山形,「격동의 나날(激動の日日)」)

당시 일본은 석유의 9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고, 그 중 88%가 중동에서의 수입이었다. 더욱이 이 시기는 석유위기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다나카 내각의 적극적 재정정책과 열도 개조붐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급속하게 상승하고 있었다. 거기에 석유위기가 엄습한 것이었다.
……
11월 14일, 키신저 미 국무장관이 중동 여러 나라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일본을 들르게 되었다. 키신저는 「중근동 여러 나라에 대한 대응은 미국 정부에 맡기길 바란다.」고 말하며, 일본의 방향 전환에 반대했다. 그러나 국내의 압력을 실감하고 있던 다나카 수상은, 키신저에게

「만약 일본이 미국이 말한 대로 자세를 취해, 아랍 여러 나라로부터 적대시되어 석유가 수출금지(禁輸)될 경우, 미국은 일본이 필요로 하는 석유를 대신 제공해 줄 것인가?

라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한 키신저의 대답이, 「아니다. 그것은 할 수 없다.」라고 했기 때문에, 다나카는 「그렇다면 일본은 독자적인 외교방침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柳田,『일본은 불타고 있는가(日本は燃えているか)』下)


최종적으로는, 오히라나 외무성도, 아랍정책의 방향 전환을 꾀할 것을 결단한다. 다만 오히라는, 이 일본의 방향 전환에 대해서 미국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3번에 걸쳐 미국의 양해를 구했다. 결국, 「일본 정부의중근동정책 수정에는 찬성할 수 없지만, 이러한 수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일본 정부의 입장은 이해할 수 있다.」라는 성명을 미국으로부터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방침 전환을 선언한 정부 성명안은, 11월 22일, 각의에서 결정되어, 니카이도 스스무(二階堂進) 관방장관 담화 형태로 발표되었다.
……
무력을 최초로 행사한 것이 아랍 여러 나라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성명은 이스라엘에 대해서만 요구를 들이대는 일방적인 것이 되었다. 이전 정책과의 정합성이라는 관점에서 말하자면 매우 큰 정책 전환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친 아랍의 자세를 천명하였다. 얼마나 석유위기의 충격이 컸는가, 얼마나 이러한 사태에 대한 준비가 미흡했는지를 보여 주는 증거였다.

또한 정부는 12월 10일부터 부총리인 미키 타케오(三木武夫)를 특사로 아랍 8개국에 파견해 굽신굽신정책 전환을 설명하는 동시에 각국에 여러 가지 경제협력을 할 용의가 있음을 전했다. 아랍 여러 나라가 일본을 「우호국」이라고 인정한 것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였다. 일본에 대한 석유 공급의 단절은 일어나지 않았다.

田中明彦, 『安全保障: 戦後50年の模索 』, 読売新聞社, 1997
(이원덕 역, 『戰後 일본의 안보정책』, 중심, pp.260-265)


by sonnet | 2008/04/24 20:23 | 한마디 | 트랙백(1) | 핑백(1) | 덧글(26)
자원 외교
석유에너지 정책 혹은 자원 외교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늘 소개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수로(aqueduct)



돌로 만들어진 그것은 온 나라 전체를 꿰뚫고 하늘 위로 지나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 그것은 텅 비어 있다. 수문들 사이로는 을씨년스런 바람만이 휭휭거리며 지나간다. 북쪽 나라에서 그 수로를 끌어와 남쪽 나라까지 연결시키는 공사는 꼬박 1년이 걸렸다.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얘기하곤 했다.
「이제 곧, 공사가 끝나고 수로가 완성된단다. 그러고 나면 북쪽 나라에서 천 마일을 달려온 깨끗하고 시원한 물이 우리 농작물을, 우리 꽃들을, 우리 목욕탕을, 그리고 우리 식탁을 즐겁게 해줄 거란다.」
아이들은 단단한 돌덩어리가 차곡차곡 쌓여 수로가 모양을 갖추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하늘 위 10 미터에 걸린 채 끝없이 뻗어 있는 수로에는 백 미터마다 괴물 머리가 조각된 홈통 주둥이가 달려 있어 아래쪽 바닥의 저수지로 물줄기가 곧장 떨어지게 되어 있다.
북쪽 나라는 하나가 아니라 둘이었다. 그 두 나라는 지난 몇 해 동안 서로 칼을 들이대고 방패를 부딪치며 좋지 않은 사이로 지내오고 있었다.
수로 건설 공사가 끝나는 해가 왔다. 그리고 북쪽의 두 나라는 서로 백만 발의 화살을 쏘아 대고, 백만 개의 방패를 쳐들며 싸움을 시작했다. 칼과 방패들이 백만 개의 태양처럼 번쩍거리며 부딪쳤다. 천지를 뒤덮는 듯한 함성과 아우성이 아련히 남쪽 나라까지 들려왔다.
그 해가 거의 저물 무렵, 마침내 수로가 완공되었다. 작열하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남쪽 사람들은 기다렸다.
「언제 물이 오지? 북쪽 나라들이 전쟁을 한다는데, 우리 모두 목말라 죽는 거 아냐? 우리 농작물이 다 말라 죽는 거 아냐?」
북쪽 나라에 가 있던 대사가 달려왔다.
「아주 끔찍한 전쟁입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학살이 저질러지고 있어요. 이미 죽은 사람들이 1억 명도 넘습니다.」
「왜들 그렇게 싸우는 거요?」
「그들은 서로 생각이 다릅니다. 북쪽의 두 나라는 서로 의견이 달라요.」
「그거야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 그들이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건.」
남쪽 나라 사람들은 모두 수로 아래로 길고 긴 대열을 이루며 모여들었다. 전령들이 노란 댕기를 휘날리며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그들은 수로에 모인 사람들에게 외쳤다.
「꽃병도 좋고 그릇도 모두 가지고 나와요! 쟁기를 들고 밭으로 나가서 준비해요! 목욕통도 가져다 대어 놓고 물컵도 들고 있어요!」
콸콸거리는 소리가 북쪽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기나긴 가뭄에 시달리다 모여든 남쪽 나라 사람들은, 죄다 항아리며 주전자며 사발을 높이 쳐들고 수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홈통에선 아직 스산한 사람만이 들락거리고 있었다.
「온다!」
소식이 사람들의 입에서 입을 통해 순식간에 수백 마일을 달려갔다.
드디어 엄청난 액체의 흐름이 메마른 돌바닥을 휩쓸고 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아주 천천히, 그리고 점점 빠르게, 마침내 거칠 것 없이 격렬하게 수로를 타고 흐르는 소리가 뜨거운 태양 아래서 남쪽 나라를 가로질렀다.
「들어 봐, 왔다! 준비하자!」
사람들은 저마다 들고 온 주전자며 잔들을 높이 치켜들었다.
수문의 홈통을 따라 액체가 아래로 콸콸 쏟아졌다. 괴물 머리 모양의 홈통 주둥이에서 떨어져 내리는 액체가 양동이로, 목욕통으로, 그리고 밭으로 뿌려졌다. 들판의 곡식들도 이제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 있다. 사람들은 감격에 겨워 목욕을 했다. 들판마다 도시마다 노랫소리가 울려 나왔다.
「근데, 엄마!」
한 아이가 잔을 들어 흔들어 보이면서 말했다. 그 안에 담긴 액체가 천천히 요동했다.
「이건 물이 아니잖아요!」
엄마가 말했다.
「조용하거라, 얘야!」
「이건 색깔이 붉어요. 그리고 걸쭉해요.」
「자, 여기 비누가 있다. 그러니까 아무 말 말고 네 몸을 깨끗하게 씻으렴. 입 다물고 조용히.」
사람들이 외쳤다.
「빨리 밭으로 나가서 물고를 트자! 논에 물을 대자!」
밭에선 아버지와 두 아들이 서로 얼굴을 보며 싱글벙글 웃었다.
「이대로만 가준다면 앞으로는 사는 데 아무런 걱정이 없겠구나. 창고에 곡식을 가득 채우면서 항상 청결한 몸으로 살 수 있어.」
「걱정 마세요, 아버지. 우리 대통령이 북쪽에 사람을 보냈거든요. 앞으로도 북쪽의 두 나라는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려울 거예요.」
「그럼, 누가 알아! 전쟁은 50년도 더 갈걸?」
그들은 노래를 부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날 밤 모두 행복하게 잠자리에 든 남쪽 나라 사람들 귀엔 여전히 수로를 흐르는 풍성하고 기운찬 <물>소리가 들려왔다. 수로는 남쪽 나라의 대지를 아침의 세계로 몰아가고 있었다.


나는 이 이야길 소개한 다음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원 외교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세상에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정책이란 없고 정치와 외교에는 늘 어두운 뒷면이 있기 마련이지만, 자원외교는 특히 그게 심하다. 요즘 주요 에너지 수출국 치고 정세가 안정된 곳이 어디에 있으며, 손을 더럽히지 않을 곳은 또 어디인가? 만약 그런 곳이 있다 하더라도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기회가 한국같은 후발 국가에 남아있을거라고 생각하는가?

오사마 빈 라덴은 이미 90년대 말에 터무니없는 헐값에 알라가 주신 부가 해외로 도둑질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가는 적어도 배럴당 144 달러는 되어야 마땅하다고 말한 바 있다.

휘발유가 지금의 2배 이상, 전기, 대중교통, 모든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제픔 등도 그에 준해서 오르는 상황이 닥치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많은 기업들이 파산하고 실직자들이 거리를 메우며 대중들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정부에게 특단의 대책을 요구할 것이다. 그 때도 우리가 「조용하거라, 얘야!」라고 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세계대공황의 충격이 닥치자 사람들이 군소리없이 히틀러의 손을 들어 주었던 것을 잊지 말자.

세상을 살다 보면 피치 못하게 더러운 일을 해야 될 때가 찾아온다. 그러나 그럴 때 자신이 벌이고 있는 일에 대한 자각을 갖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장기적인 시각에서 그 일을 하는 것과, 발등에 불이 떨어져 고통스러워하며 허우적거리며 손에 잡히는 대로 모든 일을 다 해치우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우리는 모래구덩이에 머리를 쳐박고 있는 것 자체가 죄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by sonnet | 2007/06/06 00:48 | 정치 | 트랙백(1) | 덧글(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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