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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일본
2019/08/17   불충의 의혹, 서생의 고뇌 [11]
2014/04/08   진정성 신앙과 바른 행실 공동체 [17]
2010/08/31   '새로운 시대에 있어서 일본의 안전보장과 방위력의 기본구상' [19]
2010/07/28   [일본] 민주당의 새로운 안보정책 검토 [33]
불충의 의혹, 서생의 고뇌

한일 무역전쟁이 시작되면서, 이 책을 재미 삼아 읽어보았는데, 누구나 할 수 있는 책 내용의 소개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루기로 하고, 대신 역자의 입장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

통상 번역은 그 책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하는 것이고 저자의 의향을 충실히 옮기는 데 주목적을 두는 것이지 저자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반론을 적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몇 가지 예를 보자.

[저자] (일본 기업의 [역자가 추가]) 임원은 60세에 은퇴해야 한다

[*] 역자 주: 저자의 주장일 뿐이며, 그것도 일본 기업에 한정된 이야기라고 해두고 싶다. (p.233)

[저자] 10년 전에 과장이었던 사람은 부장이 된다. 부장이 되면 더욱 기술로부터 멀어진다. 그 부장이 기술에 관련되어 있었던 것은 수십 년 전의 일이며, 최첨단 기술과는 거리가 멀다. [*]

[*] 역자 주: 극단적인 예이며, 개인적으로 최신 기술을 계속 업데이트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아마도 저자는 그러한 노력이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p.242)

[저자] 승진은 무능 레벨의 길로 가는 이정표이다.
* 슈퍼 엔지니어가 슈퍼 무능 매니저로!
* 조직의 상층부는 무능 레벨들 천지 [**]

[**] 역자 주: 원서에는 “시체들이 겹겹이 쌓여 있음”이라는 과격한 표현이 쓰였다. 그리고 이것에 대해서는 “일본 반도체 패전”(성안당)에서 의견을 밝힌 바와 같이 SK하이닉스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나도 어쨌든 승진은 하고 싶다”(p.244)


저자는 히타치 출신으로 엘피다로 갔다가 해고된 후 반도체 관련 컬럼니스트가 된 사람이고,
역자는 SK하이닉스 미래전략실 소속이다.

내 생각에 역자는 회사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읽히고 회사에 참고가 되기 위한 목적으로 책을 번역했지만, "역자가 역심을 품고 직접 하기는 곤란한 말을 번역서를 빌려 돌려까기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혹을 사게 될까봐 매우 두려워하는 것 같다. 역주의 마지막 한마디가 샐러리맨의 애환이랄까,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by sonnet | 2019/08/17 19:07 | | 트랙백 | 덧글(11)
진정성 신앙과 바른 행실 공동체
이하는 이 글을 적당히 발췌번역한 것이다. 최근에 내가 국내 인터넷에서 들은 몇 가지 논점에 대해 "아 그건 그런 게 아닌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게 좀 있어서, 나름 의견 대신 옮겨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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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야마 노부오(金山宣夫)가 『국제감각과 일본인』에서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일본 사회에는 두 가지의 큰 특징이 있다. 첫째는 일본의 (의사)근대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정신적 요소(시민종교)로서의 진정성(マコト)주의. 그리고 두 번째는 사회적 규범·문화적 기반으로서의 바른 행실(シツケ) 공동체라는 사고방식이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대략 다음과 같은 이야기다.

* 개인 레벨의 일본인은 “진심(성의)을 다해 노력하면 잘 풀리게 되어 있다”는 거의 종교적이라고 해도 좋은 굳건한 믿음을 갖고 있으며, 또한 그런 믿음을 고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 다른 한편으로 사회 레벨의 일본인은 각자가 갖고 있는 진정성을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에게 가시적인 ‘형태’로 드러내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을 보여주는 방법이 바른 행실로서 단단히 주입된다. 젓가락 드는 법에서부터 회사에서의 의리잔업(*)까지 바른 행실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다.

(*) 동료가 잔업을 하게 되면 나는 일이 없어도 같이 남아 잔업에 동참함으로서 나의 진정성을 어필해야 직장에서 의리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다는 것

그런데 일본인이 형식적인 것을 중시하는 데 대해서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훈육 받은 대로 바른 행실을 하면 진정성을 보인 것이 되기 때문에 형태만 있고 내용이 없는 행동이 벌어진다는 본말전도된 일이 종종 일어난다. 그러나 실용적인 관점에서 보면 쓸모가 없는 형식일지라도, 형식을 실천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진정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모두가 형태를 보여줌으로서 진정성 신앙이 유지되고 있다. 일본인의 근면함, 지나칠 정도의 착실함이 모두 진정성 신앙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사회를 이 모습 그대로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형태 중시가 필요불가결하다고 말할 수 있다.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가장 숭고한 행위는 자기희생이다. 합리적으로 일을 진행해서 비용을 줄이는 것보다도, 비합리적인 수법을 동원해 희생을 치르는 쪽이, 자신의 진심을 더욱 강력히 어필할 수 있다. 실제로 도움이 되는 매뉴얼의 실천만 갖고서는 합리적으로 실제 도움이 되었기에 진정성을 어필하는 힘이 약한 것이다.

어찌되었든 진정성과 바른 행실이라는 것은 수레의 두 바퀴 같은 것이어서, 한 쪽이 없어져버리면 다른 한 쪽도 제대로 동작하지 못하게 된다. 만약 바른 행실이 붕괴되면 앞서 말한 방식으로 진정성 신앙을 유지할 수가 없게 되어버린다. 반대로, 만약 진정성 신앙이 붕괴되면, 예를 들어 “진정성을 갖고 노력해도 어차피 안 되는 건 안 된다”라고 모두들 생각해버리게 되면, 형식이나 바른 행실도 돌볼 수 없게 되어버릴 것이다.

요즘 일본을 보고 있으면 어느 쪽이 먼저 무너진건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양 쪽이 무너져가면서 서로의 붕괴를 가속시키는 멜트다운 상태에 빠져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예를 들면 최근 시끄러운 양극화사회론은 진정성 신앙의 붕괴를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는 일본인의 마음 속에서 완전히 붕괴된 것이 아니라, 진정성과 바른 행실이 잘 기능했던 좋았던 옛날에 대한 환상과 향수는 뿌리 깊게 남아있는 것 같다. “진정성을 갖고 노력한 사람이 보답받던 시대” “부모가 자식에게 제대로 행실을 가르쳤던 시대” 등에 대한 향수 말이다. 감정적으로는 이해 못할 이야기도 아니다.

그럼 앞으로 일본은 어떻게 될 것인가?
시계 바늘을 되돌려 진정성 신앙과 바른 행실 공동체를 부활시키자는 생각도 있을 수 있다. 그것이 가능한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제2차세계대전 후의 부흥기에 진정성 신앙과 바른 행실 공동체가 커다란 역할을 했었던 것은 틀림없지만, 버블 붕괴 후의 시대에도 그것이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시대에 맞지 않으니까 붕괴된 거다라는 지적도 있다.

그럼 진정성과 바른 행실을 버리고 새로운 일본 문화에서 희망을 찾아내야 하는 것일까? 그 경우 지금까지 일본인의 장점이라고 일컬어져왔던 근면함, 지나칠 정도의 착실함도 동시에 없어진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형식에의 집착을 버리면서 그러면서도 근면함과 완고할 정도의 착실함은 살리고 싶다는 생각은 너무나도 안일한 것 같다. 그러면 양 쪽의 중용을 목표로 해야 하는 걸까? 그것도 위험을 안고 있는 도박이다. 양쪽의 장점을 잘 합칠 수 있으면 좋기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양쪽의 단점만 합쳐 놓은 예로 가득 차 있다. “띠로는 짧고 멜빵으로는 길다”란 말이 있는데, 옛 사람들이 좋은 속담을 남긴 것 같다. 조금씩 이 방향으로 나아가다가 결국 일이 꼬여버린다는 것이 가장 일본적인 패턴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자면, 최근의 나는 “일본인의 이런 정신성이나 일본문화는 지금 이대로 세계유산으로 남겨야 하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일본인이 진정성 사상과 바른행실 공동체를 버리고 ‘보통의 서양식 나라’가 되었을 경우, 그것으로 21세기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평범하게 끝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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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덧붙이자면 이 글의 필자는 일본은 고도성장기가 오기 전부터 "노력하면 성공한다(성공해야 마땅하다)"는 믿음이 강했다고 주장한다. 그게 단순히 고도성장기의 좋았던 경험 때문에 생겨난 게 아니고 그 전부터 일본 사회는 그랬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한국도 그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정성 사상/바른 행실 공동체의 패턴은 사실 일본처럼 철저하진 않아도, 한국에도 어느 정도는 분명히 있다/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게 일제시대에 수입된 것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지킬 수 있느냐에 대한 마지막 질문은 한국의 경우 그게 철저했던 적이 없으니 더 쉽게 빠져나올 수 있지 않을까 정도?
by sonnet | 2014/04/08 01:00 | 문화 | 트랙백 | 덧글(17)
'새로운 시대에 있어서 일본의 안전보장과 방위력의 기본구상'
[일본] 민주당의 새로운 안보정책 검토에서 소개했었던 새 일본정부의 안보정책 보고서가 공개되었기에 간단히 옮겨 둡니다.

2010년 8월 27일, 일본의 칸 나오토 총리는 총리 관저에서 열린 제9차 「새로운 시대의 안전보장과 방위력에 관한 간담회」(좌장 = 사토 시게타카佐藤茂雄)에 참석해 완성된 보고서를 전달받았다.(링크)

사토 좌장으로부터 보고서를 전달받는 칸 총리

「새로운 시대의 안전보장과 방위력에 관한 간담회」 위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칸 총리


「새로운 시대에 있어서 일본의 안전보장과 방위력의 기본구상: 평화창조국가를 목표로」
보고서 전문: houkokusyo.pdf

저도 요즘 시간이 나질 않아서 내용은 아직 못 읽어보았습니다. 다 읽고 뭔가 할 말이 생기면 후속 포스팅을 할 지도.
by sonnet | 2010/08/31 08:52 | 정치 | 트랙백 | 덧글(19)
[일본] 민주당의 새로운 안보정책 검토
「핵반입금지」 재검토를 제언. 신안보 간담회의 보고서안
* 출처: 아사히 신문
* 일자: 2010년 7월 27일

간 나오토 수상의 사적 자문기관 「새로운 시대의 안전보장과 방위력에 관한 간담회」(좌장 = 사토 시게타카(佐藤茂雄), 京阪전철 최고경영책임자)가 수상에게 제출할 보고서안의 내용이 26일 밝혀졌다. 미일동맹 심화를 위해, 일본의 역할 강화를 강조. 비핵3원칙의 재고에도 손을 내밀었다. 필요최소한의 방위력을 갖는다고 하는 「기반적 방위력」 구상을 부정하고 멀리 떨어진 도서지역에의 중점배치를 강조했다.

보고서는 8월 상순에라도 수상에게 제출되어, 올해 말에는 민주당 정권이 처음 책정하는 새로운 「방위계획 대강(大綱)」의 토대가 된다. 자민당 정권 시대의 주요한 논점을 대부분 이어받은 위에, 오랫동안 「국시」로 받아들여져 왔던 비핵3원칙에도 의문을 던진 내용이 논란을 부를 것은 당연하며, 간 정권이 어디까지 대강에 받아들일지가 초점이 될 것이다.

보고서안은 미국에 의한 일본에 대한 「핵우산」에 대하여, 「지역전체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중요」 「궁극적인 목표인 핵의 완전폐기의 이념에도 반드시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 비핵3원칙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미국의 손을 묶는 것만을 사전의 원칙으로서 정해 두는 것은, 반드시 현명한 일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사실상 3원칙 중 「반입금지」를 재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주변의 안전보장환경에 대하여, 중국의 해양진출이나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 등을 다루면서 「미국의 힘의 우위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위치 지었다. 그리고는 「일본을 포함한 지역 여러 나라들이, 지역의 안정을 유지할 의사와 능력을 갖느냐가 지금까지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하였다.

이러한 인식을 배경으로 보고서안은, 미국으로 날아가는 미사일을 일본이 쏘아 떨어뜨린다고 하는 형태의 집단적 자위권행사를 언급했다.

무기금수정책 때문에 국내 방산업체가 「국제적인 기술혁신의 흐름으로부터 뒤쳐지고 있다」고도 지적. 첨단기술을 접하고 개발비용 절감 등을 위해 미국 이외의 나라들과의 사이에서도 장비품의 공동개발, 생산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무기수출 3원칙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냉전시대에 채택된 「기반적 방위력」이라는 생각에 대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못박고, 이 생각에 기초한 자위대의 전국적인 균형배치를 재검토하여, 중국해군이 빈번히 왕래하는 서남제도 근변을 염두에 둔 부대의 배치나 미일공동운용의 강화 등의 중요성을 언급. 잠수함의 증강도 「합리적 선택」이라고 하였다. 미사일 방어에 대하여 「타격력에 의한 억지를 더욱 향상시키기 위한 기능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하여, 「적기지 공격능력」의 필요성 또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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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야기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 일본 방위정책의 역사적 변천과 그 맥락을 이해하기를 바란다면, 다음 단행본을 한 번 읽어봄직하다.

田中明彦 , 『安全保障 : 戰後50年の摸索』, 読売新聞社, 1997
(이원덕 역, 『전후 일본의 안보정책』, 중심, 2002)
by sonnet | 2010/07/28 11:24 | 정치 | 트랙백(1) | 핑백(2) | 덧글(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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