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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이안플레밍
2012/01/09   너의 패턴을 파악했다(Umberto Eco) [35]
2010/08/12   오늘의 한마디(Bond) [49]
너의 패턴을 파악했다(Umberto Eco)
움베르토 에코는 『푸코의 추』『장미의 이름』 같은 소설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 있는 작가입니다만, 그의 본업은 대학에서 기호학(Semiotics)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그가 이언 플레밍이 쓴 007시리즈을 구성하는 "패턴"을 분석한 적이 있는데, 꽤 재미있습니다.

진정한 고유의 줄거리는 변화하지 않으며, 신기하게도 완전히 예상된 사건들이 잇따르는 가운데 서스펜스가 형성된다. 요약하자면 플레밍의 <모든> 책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본드는 어느 괴물 같은 개인의 공상 과학적인 계획을 좌절시키기 위해 어느 주어진 장소에 파견되는데, 출신이 불확실하고 어쨌든 영국인이 아닌 그자는 자신의 조직적 또는 생산적 활동을 이용하여 돈을 벌어들일 뿐만 아니라 서방의 적으로 활동한다. 이런 괴물 같은 존재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본드는 그의 지배를 받고 있는 여자를 만나고, 그녀를 과거에서 해방시켜 그녀와 에로틱한 관계를 맺는데, 그 관계는 악당에게 붙잡히고 고문당하는 바람에 깨지게 된다. 하지만 본드는 악당을 물리쳐 참혹하게 죽인다. 그리하여 이제 본드는 노고 끝에 여자의 품안에서 휴식을 취하나, 나중에는 결국 그녀를 잃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pp.246-247)


그 불변의 도식은 다음과 같다.

A) M이 움직여 본드에게 임무를 부여한다.
B) 악당이 움직여 본드에게 나타난다(경우에 따라서는 대리자 형태로)
C) 본드가 움직여 악당에게 첫 번째 장군을 부른다 - 또는 악당이 본드에게 첫 번째 장군을 부른다.
D) 여자가 움직여 본드에게 나타난다.
E) 본드가 여자를 먹는다. 즉 그녀를 소유하거나 유혹하기 시작한다.
F) 악당이 본드를 사로잡는다(여자와 함께 또는 여자 없이, 또는 여러 순간에).
G) 악당이 본드를 고문한다(여자와 함께 또는 여자 없이).
H) 본드가 악당을 물리친다(그를 죽이거나, 그 대리자를 죽이거나, 그의 죽음에 개입한다).
I) 회복 중의 본드가 여자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나중에 그녀를 잃게 된다.

이러한 도식은, 그 모든 요소들이 각 소설 속에 언제나 나타난다는 의미에서 불변이다. (…) 말의 움직임들이 언제나 동일한 순서로 이어져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조사대상의 소설 열 편을 자세히 도식화하면 몇몇은 ABCDEFGHI 도식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예를 들어 『닥터 노』). 그러나 종종 다양한 유형의 역전과 반복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골드핑거』의 경우가 그러한데 그것은 BCDEACDFGDHEHI 유형의 도식이다. 여기에서는 악당과 두 번의 만남과 두 번의 게임, 여자와 두 번의 유혹과 세 번의 만남, 패배 후 악당의 첫 번째 도주와 이어지는 그의 죽음 등의 반복된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다. 『007 위기일발』에서는 악당의 무리가 많아지는데, (…) 따라서 이 소설의 아주 복잡한 도식은 BBBBDA(BBC)EFGHGH(I)이다.

Eco, Umberto., Il Superuomo di massa(대중의 슈퍼맨), Bompiani, 1978
(김운찬 역, 『대중문화의 이데올로기』 열린책들, 1994(2009), pp.240-241)


by sonnet | 2012/01/09 11:28 | 문화 | 트랙백 | 덧글(35)
오늘의 한마디(Bond)

골드핑거:[레이저로 반토막이 날 상황에 처한 본드에게]
내가 모르는 데 대해 당신이 이야기할만한 거리는 아무 것도 없어.
본드: 한 가지를 잊고 있군. 내가 보고를 하지 않으면, 008이 내 일을 대신하게 될 거요.
골드핑거: 그 자는 보다 일을 잘 하리라 믿네.
본드: 그도 내가 아는 것을 알고 있소.
골드핑거: 당신은 아무 것도 몰라, 본드 씨.
본드: 예를 들면, 그랜드 슬램 작전… 이라든가?
골드핑거: 두 마디쯤 엿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당신이든 당신네 조직의 그 누구에게든 기회란 없어.
본드: 정말 자신있소?
골드핑거:[생각을 좀 해본 후 레이저를 끄게 명령하고는]
당신 말이 맞아, 본드 씨. 당신을 살려둘 가치가 있겠어.
by sonnet | 2010/08/12 10:25 | 한마디 | 트랙백 | 덧글(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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