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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이스라엘
2011/03/11   오늘의 한마디(Henry Kissinger) [15]
2010/06/16   여론의 한계: 아랍, 이스라엘, 그리고 전략적 균형 [108]
2009/07/24   이스라엘의 시리아 폭격사건(2) [19]
2009/07/23   시리아 폭격 사건 참고자료 [41]
오늘의 한마디(Henry Kissinger)

이집트를 빼놓고 전쟁은 없지만, 시리아를 제외하고선 평화도 없다
No war without Egypt, No peace without Syria

-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 -



물론 여기서 전쟁은 '이스라엘을 겨냥한' 본격적인 전쟁을 뜻하며, 큰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난 이스라엘이 동네 꼬마들(레바논, 팔레스타인 등)을 일방적으로 패주는 작은 전쟁은 제외된다. 사실 작은 전쟁이 계속되는 한 가지 원인이 이스라엘-시리아 관계가 타결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시리아가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 레바논의 히즈불라를 지원하는 동기 중 하나가,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유사시에 동맹군으로 써먹기 위한 것이며, 또 시리아가 이스라엘과 타협할 경우 배후거점이 없어져 이란이 하마스와 히즈불라를 지원하기 어렵게 될 것임. 예컨대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상당부분 협력해 왔음.)

이 속담은 그간 주로 이스라엘-시리아 평화협정(점령지인 골란고원 반환협상이 주된 쟁점)의 불가결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어 왔는데 무바라크 정권의 침몰로 이집트-이스라엘 평화협정의 존속 여부에 (적어도 중장기적으로) 의문부호가 찍히게 되면서 이집트의 중요성이 재부각되는 중이라 하겠다. 인구 8천만(사우디+이라크+시리아를 합친 것만한 규모)의 중량급 플레이어인 이집트가 가세하지 않고서는 진정으로 이스라엘의 존망을 위협할만한 군사적 위협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by sonnet | 2011/03/11 19:31 | 한마디 | 트랙백 | 핑백(1) | 덧글(15)
여론의 한계: 아랍, 이스라엘, 그리고 전략적 균형
* 필자: 조지 프리드먼
* 일자: 2010년 6월 8일

지난주 이스라엘 해안에서 일어난 사건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터키-이스라엘 관계는 완전히 무너지진 않았지만, 이스라엘 건국 이래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 미국-이스라엘 사이의 갈등이 부각되고, 이스라엘에 대한 유럽의 부정적 감정은 강도를 더해하고 있다. 문제는 이 사건으로부터 의미 있는 결과(substantial consequence)가 뒤따를 것인가 하는 점이다. 달리 말하자면 문제는, 이것이 여론의 영역을 넘어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스라엘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협은 물론 군사적인 것일 터이다. 국제적인 비난여론은 중요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들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인 위협이 가해지지 않으면 진로를 바꾸지 않는다. 하지만 중동 지역 외부의 세력들이 이스라엘에 대해 군사력을 행사할 성 싶지 않으며, 심지어는 강력한 경제적 혹은 정치적 제재도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 외부 세력들이 자국의 개입을 억제하려는 소망은 제쳐놓고라도, 이는 이 지역 내부로부터도 유의미한 행동이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는 사실에 기초를 둔 것이다.

이스라엘의 제1세대는 이웃나라들의 재래식 군사력에 의한 패배의 위협 속에서 살았다. 그 이후 세대들도 여전히 위협에 직면해 있지만, 이런 성질의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은 여론의 향배와 외교 관계, 이란 핵무기를 둘러싼 의혹을 지키는 데 있어 유리한 전략적 맥락 하에 있다. 이 모든 이슈들은 중요하지만, 그 어느 것도 재래식 전쟁 패배의 망령 같은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다. 이스라엘의 지역 내 적수들은 자기들끼리 너무나도 심각하게 분열되어 있고 이스라엘과의 관계도 제각각이어서 이스라엘에 대항한 실질적인 연합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그런 일이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

상황이 이러니만큼, 이 지역 외부 세력들의 행태가 수사가 아닌 실질적인 입장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 모든 각도에서 이스라엘의 아랍 이웃국가들은 이스라엘에 대항해 심지어 부분적인 연합조차 형성할 능력이 없다. 이스라엘이 지역적 영향을 고려해 자국의 행동을 조정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지 않다는 점이 이스라엘이 가진 광범위한 국제적 비난을 감수하고자 하는 의지를 설명해준다.


팔레스타인의 분열

아랍이 얼마나 깊게 분열되어 있는가를 이해하려면, 팔레스타인 내부의 분열을 살펴보면 된다. 팔레스타인은 현재 두 개의 매우 다르고 적대적인 분파로 나뉘어 있다. 한 파벌은 파타(Fatah)로 요르단강 서안 지역을 지배하고 있다. 또 다른 파벌은 하마스로 가자 지협을 지배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영토의 지리적 분열은 차치하고라도 -이는 팔레스타인이 실질적으로 두 개의 독립된 그리고 적대적인 국가로 구성되어 있는 것처럼 만들고 있다- 두 집단은 완전히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있다.

파타는 세속주의 사회주의, 아랍 민족주의, 그리고 이집트 대통령 가말 압둘 나세르가 1950년대에 일으킨 군국주의 운동으로부터 태어났다. 1960년대에 창설된 이래, 파타는 소련과 밀접하게 손잡고 있었다. 파타는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지배적인 정파였지만 유일한 정파는 아니었다. PLO는 깊이 분열된 팔레스타인 운동을 한 데 묶어놓은 우산 조직이었다. 야세르 아라파트는 오랫동안 파타를 지배해 왔는데, 그가 죽고 나자 파타는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를 잃고, 점점 더 응집력 있는 이데올로기나 전략이 결여된 완고한 관료주의로 흘러갔다.

하마스는 이슬람 운동으로부터 태어났다. 이들은 파타와는 이질적인 종교적 동기에 의해 추동되고 있었으며, 파타에 적대적이었다. 하마스에게 있어 팔레스타인의 해방은 단순한 민족주의적 동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 종교적 필요조건이기도 했다. 하마스는 또한 파타의 세속주의는 물론이고, 그들이 보기에 아라파트가 팔레스타인 운동에 가져온 재정적 부패에도 비판적이었다.

하마스와 파타는 제로섬 게임을 벌이고 있다. 연합을 맺지 못하는 그들의 한계와 상대편이 망하기를 바라는 서로의 열망 때문에 한 편의 승리는 반대편의 패배가 되었다. 이는 파타가 공개성명을 통해 무슨 소리를 하건 간에 가자지구와 하마스에 대한 현재 국제사회의 관심은 파타를 약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는 적당한 시점이 되면 구호선단 사건이 하마스에게 준 정치적 이익을 파타가 물타기하려고 시도할 것임을 뜻한다.

팔레스타인의 깊은 지리적, 이데올로기적, 역사적 분열은 주기적으로 폭력사태로 비화하곤 했다. 팔레스타인 운동은 언제나 분열되어 있었고 그것이 그들의 제일 큰 약점이었다. 혁명 운동이란 것은 흔히 분파주의로 골치를 앓곤 하지만, 이들 사이의 갈등은 너무 깊어서 설령 이스라엘이 손을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에 가하는 위협은 약해졌다. 그리고 손을 쓰게 되면, 이스라엘은 파타를 하마스에 맞서 싸우도록 몰아넣을 수 있다.


아랍 국가들과 팔레스타인

팔레스타인 내부의 분열은 또한 이스라엘을 둘러싸고 있는 소위 ‘대치 국가’들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사이에 존재하는 견해의 불일치를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집트는, 기본적으로 세속적인 아랍 국가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는 하마스를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다. 하마스의 뿌리는 이집트에서 제일 큰 이슬람 운동인 무슬림 형제단인데, 이집트 정부는 전통적으로 이들을 가장 큰 국내적 위협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이집트 대통령인 호스니 무바라크의 정권은 이집트 이슬람주의자들을 적극적으로 탄압해 왔으며, 하마스의 이데올로기 또한 그것이 이집트로 역류해 들어올 수 있다고 보아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와 또 다른 이유 때문에, 이집트는 자체적으로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를 수행하고 있다. 이집트는 이집트 세속주의로부터 파생된 이데올로기를 가진 파타와 훨씬 가까우며, 이 때문에 하마스는 이집트 정권을 깊게 불신하고 있다.

요르단은 파타를 깊이 불신하고 있다. 1970년, 아라파트가 이끌고 있던 파타는 요르단의 하심 왕가에 대한 반란을 획책했다. 이 때문에 벌어진 검은 9월이라고 불리는 학살로, 약 1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 파타는 검은 9월 사건을 진정으로 용서하지 않았으며, 요르단 또한 그 이래 파타를 진심으로 믿어본 적이 없다. 요르단 강 서안에 독립된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운다는 구상은 요르단 인구의 주류가 팔레스타인인이기 때문에 요르단 왕가를 불안하게 한다. 한편 이슬람주의 이데올로기를 가진 하마스 또한 요르단의 두통거리이다. 요르단은 요르단 나름으로 무슬림 형제단과 골치 아픈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입에 발린 소리를 제외한다면 요르단은 팔레스타인과 잘 해봐야 거북한 관계일 뿐이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적대관계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요르단(과 이집트)은 팔레스타인 영토를 차지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었다.

시리아는 팔레스타인보다는 레바논에 훨씬 더 큰 이해관계를 갖고 있고 있다. 시리아는 (이란과 함께) 히즈불라를 공동 후원하고 있는데, 이는 반 이스라엘 세력으로서 히즈불라의 역할보다는 레바논을 지배하고자 하는 시리아의 열망과 훨씬 더 깊은 관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히즈불라와 이스라엘 사이에 싸움이 벌어질 때마다 시리아는 전전긍긍해 하면서 이란과의 긴장이 증가된다. 그리고 물론 히즈불라가 반 이스라엘이긴 하지만, 히즈불라는 팔레스타인 운동이 아니라 레바논 쉬아파 운동이다. 대부분의 팔레스타인인은 순니파이며, 그들이 공동의 목표 -이스라엘의 파괴- 를 공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히즈불라가 하마스나 파타 어느 쪽이 바라는 것 같은 팔레스타인 정권이 서기를 바라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므로 시리아는 팔레스타인 운동의 양 파벌과의 관계를 개별적으로 관리하면서, 팔레스타인이 아닌 반 이스라엘 운동을 데리고 측면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전선 국가’ 이외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아라비아 반도의 정권들은 나세르와 PLO가 그들 정권에 가한 위협을 기억하고 있다. 그들은 쉽게 잊어버리지 않으며, 파타에 대한 그들의 지원은 팔레스타인이 가진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영향력을 충분히 염두에 두면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란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란은 1천 마일 이상 떨어져 있다. 때때로 이란의 무기가 팔레스타인에 전달이 된다. 하지만 파타는 이란을 믿지 않으며, 하마스는 종교적 운동이기는 하지만 순니파로서, 쉬아파인 이란과 다르다. 따라서 하마스와 이란은 일부 전술적인 이슈에 관해서는 협력할 수 있지만, 그들이 같은 비전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이스라엘이 누리는 단기적 행동의 자유와 그들이 직면한 장기적인 도전

주어진 환경이 이렇다 보니, 유럽이나 다른 지역에 존재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이스라엘에 대한 의미 있는 지렛대가 되기란 극히 어렵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이스라엘은 아랍과 나머지 세계에서 끓어오르는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가져올 결과는 가자지구의 통제권을 잃는 것보다 더 위험할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더 독립적인 가자지구야말로 이스라엘에 더 큰 위협을 가하게 된다. 가자지구의 제압이란 이스라엘에게는 더욱 안전하고, 결국은 파타가 지지하는 입장일 것이며, 이집트는 한 몫 거들고, 요르단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시리아는 결국 이러나저러나 상관없는 그 어떤 것이다.

국가들은 리스크와 보상에 그들의 행동의 기초를 둔다. 팔레스타인과 아랍 간의 관계는 이스라엘의 단호함에 보상을 주는 반면, 신중함에는 거의 보답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에 대한 세계의 여론이 그들에게 의미 있는 위협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아랍의 현실이 그것을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마스에 대한 압력을 늦추는 것은 이스라엘에게 말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굴다가는, 말하자면 스웨덴 사람들을 만족시키려다가 파타나 이집트를 엿 먹이게 될 공산이 크다. 이스라엘에게 있어 스웨덴은 이집트나 파타만큼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일은 그렇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과 가자 봉쇄 집행부대에 대한 이야기는 문제의 요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스라엘의 해군 함정을 위협하기 위해 발진한 이집트군 비행기는 한 대도 없으며, 시리아 군함이 차단지점을 향해 항진한 적도 없다. 이스라엘은 아무런 도전을 받지 않은 채 완벽한 제해권과 제공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점은 아랍 국가들이 더 이상 이스라엘에 도전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갖고 있지 않으며, 그런 군사력을 갖는데도 더 이상 흥미가 없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1973년에 이집트와 시리아군은 이스라엘군에게 엄청난 위협을 가했었지만, 오늘날 그런 위협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서 군사적으로 완전한 행동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그들은 군사적 반격을 계산에 넣을 필요가 없다.
인티파다, 자살폭탄, 레바논과 가자지구에서 날아드는 로켓탄, 그리고 히즈불라 전사들이 가하는 위협은 진짜이지만, 한 때 이집트와 시리아가 가했던 것처럼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그리고 이스라엘은 가자 봉쇄와 같은 행동이 실질적으로 인티파다, 자살폭탄, 로켓탄 위협을 줄여준다고 보고 있다). 비국가행위자들은 쉽게 말해서 그런 수준에 도달할 능력이 없다. 우리가 이스라엘의 행동의 배후에 존재하는 이유를 탐색해보았을 때, 이런 단일한 군사적 현실이 이스라엘의 의사결정을 설명해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터키와 이스라엘의 갈등은 실질적인 것이지만, 터키 혼자서는 이 지역의 엄청난 분열 양상 때문에, 대중 여론이나 외교의 범주를 넘어서는 충분한 압력을 이스라엘에게 가할 수 없다. 터키는 이스라엘과의 협력관계를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선택지를 갖고 있지만, 터키는 아랍 세계 내부에 이스라엘에 대항하는데 필요한 잠재적인 동맹자를 갖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터키의 반발에 대해 충분한 완충장치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터키와의 관계가 이스라엘에 중요하기는 하지만, 봉쇄를 포기하고 가자지구에서의 위험을 받아들여야 할 만큼 충분히 중요한 것은 분명히 아니다.

현재, 이스라엘은 미국에 대해서도 동일한 관점을 취하고 있다. 1967년 이래 미국은 이스라엘 안보에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되었지만, 오늘날 이스라엘은 미국에게 훨씬 덜 의존적이다. 이스라엘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원조의 양은 중요성이 크게 줄어들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과의 결별은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나, 흥미롭게도, 단기적으로 보면 이스라엘은 매우 효과적으로 버텨나갈 수 있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전략적인 문제에 봉착해 있다. 단기적으로 그들은 행동의 자유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은 장기적으로 보아 그들이 활동하고 있는 전략적 틀을 바꿔놓을 수 있다. 이스라엘에게 가장 큰 위협은 세계의 여론이 아니다. 그게 시시껄렁한 것은 아니어도, 세계 여론은 결정적인 힘이 없다.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은 그들의 행동이 아랍 세계에서 만들어낼 반동이 끝내는 세력 균형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여론의 정치-군사적 귀결은 핵심적 문제이며, 이스라엘은 터키와의 결별을 이러한 맥락에서 평가해야만 한다.

이스라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변화는 팔레스타인 세력들 간의 단결이 아니라, 이집트의 정책이 캠프 데이비드 협정 이전으로 돌아가 버리는 것이다. 이집트는 아랍 세계의 힘의 중심지로 덩치도 제일 크고 과거 아랍의 단결을 이끄는 원동력이었다. 이집트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이스라엘이 우려하던 세력이었다. 하지만 무바라크 통치 하의 이집트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뒤집었고, 이집트의 군사력이 쇠퇴하도록 방치했다.

무바라크의 후계자가 이들 세력과 손을 잡고 이집트의 군사력 재건에 나설 것인지를 선택하게 되면, 이스라엘은 전혀 다른 지역 구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집트와 손잡고 적대적이 된 터키는 이집트의 군사적 회복을 가속화시킬 수 있으며, 이스라엘에게 중대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시리아의 군비 확장에 대한 터키의 후원은 더 큰 압력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집트, 시리아, 터키가 동맹을 맺고 이스라엘에 대한 아랍의 위협을 부활시키는데, 미국은 물질적으로 이스라엘을 돕지 않던 1950년대의 태도로 돌아가 버린 세계를 한 번 생각해 보라. 터키의 떠오르는 세력이 아랍 세계의 정치적 변혁과 합쳐지게 되면 이스라엘에게 무지막지한 위협이 될 것임은 명백하다.

세력 균형이 없는 곳에서, 지배적인 세력을 국가는 얼마든지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행동이 이웃 나라들로 하여금 세력균형을 만들어내려고 시도하도록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집트와 시리아는 과거 이스라엘이 무시할 수 없는 위협이었다. 그들이 수동적으로 남아있게 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이익에 부합한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행동이 이 나라들로 하여금 과거의 행태를 바꾸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 정치적 과정을 발동시킬 수 있다는 위협을 무시할 수 없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이집트와 시리아를 우습게보다가 1973년에 어떤 꼴을 당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이 사건은 군사력이 얼마나 빨리 부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예였다. 이집트군은 1967년에 박살이 났다. 그러나 1973년이 되자 그들은 이스라엘을 깜짝 놀라게 만들 정도로 위력적인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했다.

이스라엘은 단기적으로 볼 때 압도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서 있다. 그들이 계산해야만 하는 것은 그들이 계속 이렇게 행동할 경우 그 유리한 입지를 계속 지킬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내부의 분열을 포함해 아랍 세계의 분열은 하룻밤에 치유될 수 없으며, 전략적 군사 위협을 형성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아랍 세계의 형세는 확고불변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현재 위기의 신관을 제거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스라엘의 행동은 지역적으로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여론과 외교관계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행동이 아랍 세계의 전략적 태세에 장기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지 않을 것이라고 계산하고 있다. 만약 그들의 계산이 틀린 것으로 드러난다면, 최근의 행동들은 심각한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다. 반대로 만약 그들이 옳다면 이번 사건은 그냥 또 하나의 스쳐지나가는 사건일 뿐이다. 결국 아랍 세계의 뿌리 깊은 분열은 이스라엘을 보호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도전에 대한 외교적 해법을 만들어 내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 그렇게 분열된 세력과 싸울 필요는 없지만, 통일된 목소리랄 만한 것이 완전히 결여된 집단과 포괄적인 협상을 벌이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줄 요약: 전세계가 뭐라 하든 아랍이 단결하지 못하면 이스라엘은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 것이다.
by sonnet | 2010/06/16 13:28 | 정치 | 트랙백 | 덧글(108)
이스라엘의 시리아 폭격사건(2)
이스라엘의 시리아 알-키바르 원자로 폭격 사건 이야기가 나왔지만 새 글을 쓸 시간은 없고 하니 일단 과거에 만들어 놓았던 거라도 공개해 보지요. 1년 반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 제가 과거에 썼던 글이 얼마나 맞았고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한 번 반성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필자 주: 2007년 말 이스라엘 공군의 시리아 폭격사건에 대해 두 편의 글을 외부에 기고한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중 두 번째 것으로 2007년 11월 15일 이전에 작성되어 월간 Platoon 2007년 12월호(pp.90-97)에 게재되었던 것입니다. 이 글은 당시 가용한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작성했으나, 그 후 공개된 새로운 정보들 때문에 낡게 되어버린 부분도 있습니다. 즉 이 글은 제가 현재 생각하는 최선의 판단을 담은 것이 아닙니다. 그 후 알려진 사항들을 집대성한 제3의 글을 쓰게 되면 좋겠지만, 일단 이 글이 쓰여진 후 공개된 가장 중요한 정보 몇 가지를 모아 놓았으니 아쉬운 대로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용은 과거 발표된 것과 동일합니다만, 인용 등의 출처를 확인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생략되었던 주석은 추가해 놓았습니다. 아울러 전재를 허락해 주신 월간 Platoon 편집부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호에서는 9월 6일 벌어진 이스라엘 공군의 비밀스러운 시리아 공습에 관해 살펴보았는데, 사실 공격이 있었을 거라는 사실만 맞추었지 표적이 무엇인가 같은 정작 중요한 의문은 거의 풀지 못했었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11월 초는 사건 발생 후 꼬박 2개월이 지난 시점이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는 여전히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그간 밝혀진 것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사실 밝혀진 내용은 무척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 꺼풀을 벗길 때마다 새로운 의문이 떠오르면서 이번 사건은 사건 직후 못지않게 여전히 짙은 의혹에 싸여 있다.

지난번 글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시간 순으로 사건의 전개를 따라가면서 이 사건을 둘러싼 의혹의 양파껍질을 하나씩 벗겨가 보기로 하자.


공격의 상세

영국 더 타임스의 일요판 선데이 타임스는 9월 16일과 23일 2회에 걸쳐 이스라엘의 공습을 다룬 특종 기사 세 편[1]을 실었다. 이 중 주요한 내용을 살펴보자

* 자정 직후 이스라엘 공군 F-15I 편대가 시리아 해안선을 넘었다. 막강한 시리아 방공망은 침묵했고, 이 편대는 대담하게도 (시리아 영토를 가로질러 반대편인) 이라크 국경 50마일 지점에 위치한 시리아 표적으로 향했다. 지상의 접선지점에서는 공군 코만도 팀이 이들 전투기에게 레이저 표적지시를 제공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이들은 이미 전날 현지에 침투해 커다란 지하 저장고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곧 벙커는 화염에 뒤덮였다.

* 미 국무부 고위관리인 앤드류 세멜은 시리아가 “비밀 공급책”으로부터 핵 장비를 취득했을 수 있으며 시리아에는 “여러 외국 기술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북한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 나라에 북한인들이 와 있다. 그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 표적은 유프라테스 강변의 농업연구센터라고 일컬어진 시설이며 … 이스라엘은 이 시설을 한동안 감시하면서 인산염으로부터 우라늄을 추출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였다.

* 이들은 북한에서 온 “핵 물질”이 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미 지난봄, 이스라엘 정보부 모사드 부장 메이어 다간이 시리아가 북한으로부터 “핵장치”를 구매하려고 한다고 총리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 단 세 명의 장관, 총리, 국방장관, 외무장관 만이 보고를 받았으며 미국에게도 통보하였다.

* 이스라엘이 공습을 감행하기 전에 (목표에서) 코만도 부대가 비밀리에 핵물질 샘플을 탈취해 이스라엘로 귀환했다. … (과학자들은) 이 물질이 북한에서 온 것임을 확인하였다.

이 기사는 후에 틀린 것으로 밝혀진 부분도 많았지만, 기사가 게재된 시점에서는 다른 어떤 국제 언론의 기사보다도 상세했으며, 한참 지난 후에 사실로 확인된 내부정보 없이는 추측해내기 힘든 내용의 것들이 적지 않게 섞여 있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선데이 타임스는 이스라엘 군 핵심부에 취재원을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들 취재원들은 이스라엘 국내 언론의 입을 철저하게 틀어막은 상태에서 공신력 있는 서구 언론을 통해 전략적으로 잘 계산된 정보를 흘린 것처럼 생각된다.

여기서 9월 말까지 등장했던 네 가지 주요한 시나리오를 짚고 넘어가 보기로 하자.


핵물질/핵장치 제공설

선데이 타임스 기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시리아에 특수부대를 투입해 북한에서 온 핵물질(nuclear material) 또는 핵장치(nuclear device)를 빼돌려 그것이 북한에서 온 것임을 밝혀냈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이 외에 워싱턴포스트 컬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2]도 미국 관리로부터 들었다면서 북한에서 핵물질이 제공되었다는 설을 주장하였다.

큰 위협을 무릅쓰고 폭격을 해서 제거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핵물질 혹은 핵장치는 세 가지가 있다. 핵무기급 플루토늄, 고농축우라늄, 그리고 완제품 핵폭탄.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면 대단한 의문이 남게 된다. 북한 자신도 6~8발 분량의 핵무기급 플루토늄을 갖고 있는데 불과하며, 북한의 우라늄농축 프로젝트는 의심은 받고 있지만 아직 완성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3]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자국 안보를 담보하는 최후의 카드인 핵무기급 플루토늄이나 고농축우라늄(있다면)을 몇 푼의 돈을 받고 그다지 부유하지도 않은 시리아에게 팔 여유가 있겠냐는 것이다. 또한 완제품 핵폭탄의 경우도 그 안에 핵무기급 플루토늄이나 고농축우라늄이 탑재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으므로 마찬가지 문제를 갖고 있다.

다음 문제는 시리아가 북한으로부터 그런 대단한 물건을 받았다면, 제아무리 뛰어난 특수부대를 투입한다 하더라도 그 핵물질의 “샘플”을 훔쳐내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정련된 핵무기급 플루토늄이나 고농축우라늄은 아주 작아서 일단 숨기기로 하면 거의 찾아낼 수 없으며, 외국 정찰의 눈에 띄는 특이하게 생긴 거대한 시설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설령 보관 위치를 알아낸다 하더라도 경비는 또 얼마나 삼엄할 것인가?

한술 더 뜨는 것은 이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군은 핵물질 샘플을 훔쳐내 본국으로 보내 그 정체와 출처를 확인한 후 최종적인 공습결정을 내리고 현지에 표적지시를 위한 특수부대를 다시 침투시켰다고 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렇게 긴 시간이 흐를 동안 시리아측은 이스라엘 특수부대가 침투해 그처럼 귀중한 핵물질 샘플을 빼내갔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무척 믿기 힘든 이야기이다. 게다가 이스라엘 측 입장을 생각해 봐도 이런 긴 시간이 흐를 동안 시리아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는 가정에 입각해 같은 지점에 특수부대를 두 번 투입하는 작전을 세운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이다. 시리아 측이 눈치를 채고 있을 경우, 표적지시를 위해 투입된 특수부대와 뒤따라 올 공습편대는 매복에 걸려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스라엘 특수부대가 시리아의 비밀시설에서 핵물질 샘플을 훔쳐내고서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것은 북한에서 생산되는 천연우라늄 혹은 과거 리비아에서 회수되어 북한산으로 의심을 받았던 6불화우라늄(UF6)[4] 같은 보다 덜 중요한 핵개발 공정의 원료 등일 가능성이 크다. 핵장비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핵폭탄 그 자체라기보다는 출처가 북한으로 보이는 핵폭탄이나 원심분리기의 부품 같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기사가 사실일 경우의 이야기지만 말이다.


인산염으로부터 우라늄 추출설

이 설은 앞선 선데이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등의 초기 보도들[5]에 등장하여 주목을 끌었던 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헛소리로 치부[6]했다. 인산염으로부터 우라늄을 추출하는 것은 천연우라늄을 정제하는 잘 알려진 방법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측과 낭설이 난무하고 때때로 근거 없는 소문이 한 나라를 침공하는 명분으로까지 격상되는 대량파괴무기(WMD) 분야인 만큼 이 문제를 조금 더 살펴보기로 하자.

수십 년 전부터 인산 비료 제조공정에서는 인산염 원광에 포함된 유해한 우라늄을 회수[7]하기 위한 시설을 갖추는 사례가 많았다. 유가를 비롯한 국제에너지 가격이 낮았던 시절에는 이 공정이 상대적으로 채산성이 떨어지는 관계로 잘 활용되지 않았지만, 유가가 100달러에 육박하고 옐로케이크 가격도 폭등하면서 이 공정은 다시 한번 경제성을 갖게 되었다.

사실 시리아는 인산염 원광이 풍부히 존재하는 나라여서 이미 20여 년 전부터 홈스에 인산염에서 우라늄을 회수하는 시설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한 시리아는 1986~92년, 그리고 1996-2001년 사이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정식 기술지원을 받아 이 기술을 계속 연구[8]했으며, 그동안 이에 대해 국제사회가 별달리 문제를 삼은 적도 없다.

왜냐하면 인산염에서 아무리 많은 천연 우라늄을 회수한다 하더라도 이를 농축하지 않으면 핵폭탄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라늄 농축 시설은 우라늄을 갖고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 있어 기술적, 경제적으로 가장 어렵고 결정적인 병목이 되는 지점이다. 이란의 핵개발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집중적으로 문제로 삼는 부분이 바로 이 우라늄 농축시설임은 이러한 사실을 잘 뒷받침해 준다.

결론적으로 말해 인산염으로부터 우라늄을 추출하는 플랜트는 폭격까지 해 가며 제거할 만한 가치가 전혀 없다. 이를 확고히 뒷받침해주는 사례가 있다.

이스라엘이 이라크의 핵개발 사업을 저지하기 위해 오시라크 원자로를 폭격한 사실은 유명하다. 그런데 걸프전 이전의 이라크에도 인산염으로부터 우라늄을 추출하기 위한 플랜트가 오랫동안 존재했다. 이 시설은 잘 알려져 있었고 6년 동안 운영[9]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이 시설을 공격하지 않았다. 이제 와서 시리아에 그와 비슷한 시설이 있다고 해서 도대체 왜 공격해야 한단 말인가?


잉여물자설

한편 다른 몇몇 언론 보도들은 북한이 단순히 시리아에게 그들의 핵개발에 쓰고 남은 잉여물자를 팔았다는 설[10]을 내놓기도 했다.

파키스탄의 칸 박사가 이끌던 국제 핵 기술 밀매조직 칸 네트워크가 파키스탄, 이란, 북한, 리비아 같은 나라들을 상대로 암시장을 통해 원자로나 우라늄 농축시설에 필요한 각종 부품과 원자재들을 거래[11]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단속과 검거의 위협이 크고, 물건이 주문한다고 늘 손에 들어오는 것도 아닌 만큼, 이런 WMD개발국들은 늘 필요한 물량보다 물건을 더 많이 주문하는 경향[12]이 있었다. 잉여물자가 생기기 쉬운 구조인 것이다.

또한 이번 폭격 사건이 2.13 합의를 통해 미국과 북한이 핵폐기에 합의하고 6자 회담을 통해 그 구체적인 조건을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있던 시점에 일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핵개발 프로젝트에서 손을 터는 시점에 그동안 사들였던 핵관련 물품을 몰래 시리아에 팔아치워 투자액을 회수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런 수익은 대단한 것이 못되며, 잉여물자가 있다면 차라리 미국과의 거래가 깨질 때를 대비해 은밀한 곳에 감춰놓느니만 못할 것이다. 게다가 미국도 지금까지 북한이 사들인 물자 내역에 대해 어느 정도 첩보를 수집해 놓은 이상, 이런 물자들을 공개적으로 정리하지 않고 암시장에서 팔아치울 경우 합의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이 시나리오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거나, 많지 않은 양의 핵관련 물자를 제공했다고 보는 점에서 앞서 살펴본 (중요)핵물질/핵장비 제공설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요성이 확연히 떨어진다면 이스라엘이 전쟁의 위험을 무릅쓰고 폭격에 나설 가치가 있는가, 그리고 또한 북한이 미국과의 합의를 위험에 처하게 하면서 시도할 가치가 있는가라는 두 가지 점에 대해 답변하기가 힘들어진다. 이 시나리오는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원격핵개발설

혹은 존 볼턴이 주장했던 것처럼 “이란, 시리아 혹은 다른 나라가 북한 핵무기 개발의 「은닉처」가 될 수 있는” 가능성[13]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북한이 미국과 합의를 맺고 핵개발을 포기하는 대가를 받아 챙긴 다음, 몰래 시리아 같은 외국에 비밀 핵개발 시설을 세워 뒤로는 핵개발을 계속함으로서 미국의 등을 칠거라는 것이다.

사실 많은 분석가들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실험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후에도, 이란, 시리아 등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간접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을 것[14]으로 생각해 왔다. 그렇다면 핵개발 분야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만약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그러한 비밀 핵개발 시설은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한 원자로이기 보다는 우라늄 농축시설일 가능성이 크다. 왜냐면 농축시설은 원자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하비밀시설 등에 숨기기 쉽기 때문이다. 원자로는 가동 시 상당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아무리 잘 숨겨 만들었다 하더라도 가동을 시작하면 결국 숨기기 어렵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북한의 비밀 핵시설을 수용하고 있던 국가가 결과물을 독점하거나 미국과 거래할 목적으로 배신할 경우, 북한은 아무런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몇 년 전에 리비아가 바로 그렇게 배신해 칸 네트워크를 미국에 팔아치우기도[15] 했다.

이미 국제사회는 이란이 민수용이라고 주장하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러시아 영내에 건설할 경우 제재를 풀고 큰 혜택을 주겠다고 설득한 바 있지만, 이란은 이런 조건을 단호히 거부[16]하였다. 그것은 자국 영내에 농축시설이 있어야만 원할 때 타국의 방해를 받지 않고 그 시설을 핵폭탄 제조용으로 전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이란도 응하지 않는 위험한 조건을 북한이 응한다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또한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국가통제가 심한 국가로 정보수집의 어려움은 시리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만약 북한이 미국을 속이기로 마음먹었다면 비밀 핵개발 시설을 시리아에 두는 것보다 북한 내부의 으슥한 곳에 숨기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북한형 원자로설의 대두

10월 7일, 워싱턴포스트 고정 컬럼니스트인 짐 호글랜드가 「북한의 미스테리」란 제목의 컬럼[17]을 게재하였다. 여기서 그는 매우 흥미로운 정보를 언급했다.

극비로 분류된 미국 정보 보고서들을 검토한 한 고위 관리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핵관련 시설을 파괴했으며 현장에서 북한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 시설은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한 목적의 시설일 수 있다.

플루토늄은 자연 상태에는 존재하지 않는 원소로, 원자로에서만 만들어진다. 표현은 괴상하지만 이 글은 결국 이스라엘의 표적이 무기급 플루토늄 제조용 원자로였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앞서 원격핵개발설을 검토하면서 우리는 만약 북한이 시리아에 비밀 핵시설을 건설한다면 그것은 원자로이기 보다는 우라늄 농축시설일 것이라고 추정했었다. 그 이유는 원자로는 그만큼 숨기기가 어렵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북한은 자기 기술로 영변의 흑연감속로를 건설한 실적이 있으므로 시리아에게 그 기술을 전수해 준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정말 원자로란 말인가? 이스라엘 바로 옆에 붙어있는 나라가 원자로를 걸리지 않고 만들어 지킬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단 말인가?

건설의 동기나 판단의 합리성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문이 남았지만, 이후 쏟아져 나온 후속 보도들은 모두 이 원자로 설을 지지하기 시작했다.

10월 14일 뉴욕타임스에서 호글랜드의 정보를 지지하는 기사[18]를 내놓았다. 표적은 북한이 사용하는 것과 흡사한, 다 완성되지 않은 원자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원자로는 완공되려면 멀었기 때문에, 라이스 국무장관과 게이츠 국방장관 등은 임박한 위협이 없는 표적을 선제공격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에 맞서 강경파의 수장인 체니 부통령은 이는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정당화하는데 충분하며 시리아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재고하게 할 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논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관리는 “증거에 대해서는 그다지 논란이 없었습니다. 주로 논쟁은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놓고 벌어졌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상업광학위성에서 찍은 위성사진들이 등장해 이 주장을 뒷받침했다. 처음으로 등장한 객관적 증거였다.

우선 독립 WMD문제 연구기관인 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가 DigitalGlobe사의 위성사진을 이용해 유프라테스 강 동안에서 찾아낸 수상쩍은 건물의 사진을 제시[19]하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 지점에는 대략 북한의 영변 원자로가 들어갈 만한 크기의 대형 건물과 제2의 건물, 그리고 강변에 위치한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한) 펌프장처럼 보이는 작은 건물이 있으며 여기서 약 3.5km 떨어진 지점에는 활주로가 존재한다고 한다.

이 장소는 우리가 지난 달 기사에서 폭격지점으로 추정했던 데이어 알-주어 인근이며, 앞서 다루었던 선데이 타임스 기사가 묘사한 폭격지점의 대략과도 잘 일치한다.

[사진 1] 시리아 원자로 의심시설(DigitalGlobe-ISIS, 2007년 8월 10일 촬영)


UN무기사찰관을 지낸 바 있는 올브라이트는 핵확산의 기술적 측면과 관련해서는 가장 신뢰성이 높은 독립연구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영변에 있는 북한의 가스-흑연 원자로는 원자로 용기를 단계적으로 조립할 수 있기 때문에 지붕이 있는 큰 건물을 먼저 지은 후 그 안에서 원자로를 지어나갈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시리아의 원자로 의심시설은 가로-세로-높이의 측면에서 북한의 영변 시설과 거의 같다고 지적했다.

“저는 시리아가 원자로를 건설하려 했다는 걸 거의 확신하고 있습니다.”[20] 올브라이트의 말이다.

[사진 2] 북한의 영변 원자로(DigitalGlobe-ISIS, 2007년 4월 7일 촬영)

[사진 3] 시리아의 원자로의심시설(DigitalGlobe-ISIS, 2007년 8월 10일 촬영). 영변 원자로가 딱 들어갈 정도의 크기다.


이 사진을 본 많은 전문가들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고 인정했다. 물론 크기가 비슷한 건물이 있다고 해서 그게 바로 원자로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글로벌 시큐리티의 존 파이크 같은 이는 북한의 영변 원자로는 외형상 특징이 크지 않다며, “그건 그냥 공장 건물처럼 생겼다”고 지적[21]한다.

하지만 추가적인 위성사진을 통해 시리아가 파괴된 시설을 서둘러 철거하기 시작했음이 확인[22]되었다. 이는 그게 뭔지는 몰라도 시리아 입장에서 볼 때 문제의 시설에는 외부에 알려져서는 안 될 상당히 구린 구석이 있음을 짐작케 하였다.

“예상한 것 보다 더 빠르군요. IAEA가 현장을 가보고 싶어 할 테니까. … 그들이 증거를 인멸하려고 하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 과거에도 그런 시도를 한 자들이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지요.”[23] 올브라이트의 말이다.

[사진 4] 폭격 전인 8월 10일(좌측)과 두 달 후인 10월 24일. 중앙의 사각 건물을 깨끗이 철거하고 옆 언덕을 깎아 토대를 메워버림.

한편 ABC방송은 모사드가 건설인부 또는 직원으로 위장한 스파이를 침투시켜 지상에서 이 시설에 대한 상세한 사진을 찍어 온 결과 이스라엘이 이 시설이 원자로임을 확신하게 되었다[24]고 전했다. 이는 물론 확인 불가능한 정보이지만, 앞서 언급했던 핵물질 샘플을 훔쳐왔다는 보도보다는 그래도 실행가능성 면에서 좀 더 그럴 듯해 보인다.


존 볼턴의 유산

10월 27일, 뉴욕타임스는 GeoEye의 IKONOS 위성사진을 이용해 원자로로 의심되는 문제의 상자형 건물이 적어도 4년 전인 2003년 9월에 이미 존재[25]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위성사진을 조사한 또 다른 연구자들에 따르면 이 시설은 2001년경부터 건설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고위 정보관리들도 이에 동의하였다. 그리고 이 기사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은 이 시설의 건설이 시작된 초기 단계부터 면밀히 관찰해 왔지만 이 시설이 핵위협을 뜻하는지를 확신하지 못했다고 한다.

[사진 5] 이 시설은 최소한 2003년 9월 이전부터 존재하였음 (GeoEye-IKONOS 2003년 9월 16일 촬영)

지난달 기사에서는 존 볼턴을 언급하면서 그의 월스트리트저널 컬럼[26] 내용으로 볼 때, 볼턴은 이스라엘이 노린 표적에 대해 모종의 정보를 미리 알고 있었을 거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물론 볼턴은 자신이 기밀 정보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추측을 부인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노린 표적이 새로이 알려진 것이 아니라 뉴욕타임스의 보도처럼 2001년경부터 이미 존재했던 것이고 미국 정보기관들도 이 시설을 초기단계부터 살펴 왔다면 좀 다른 방향의 해석도 가능해진다.

국무부의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볼턴은 미국 정보기관의 정보분석가들과 끊임없이 충돌을 일으켰다. 정보분석가들이 볼 때 볼턴은 정치적으로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위해 정보를 과장하거나 농간을 부리는 유형의 인물이었다.

국가정보위원장을 지낸 로버트 허칭스는 볼턴을 가리켜 “고립된 정보들을 주워 모아, 그 대부분을 … 그 정보가 뜻한다고 생각한 것보다 훨씬 거창한 사안을 지지하는데 쓰는” 사람이라면서, “그것은 그럴듯한 건수만 선별적으로 택하고 몇 없는 고립된 사건을 엮어 최악의 사태를 끌어내는 것이나 마찬가지”[27]라고 평했다.

볼턴이 유엔대사로 지명되어 의회 인준을 받고자 했을 때는 국무부 산하의 정보기관인 정보조사국(INR) 국장 칼 포드가 제 발로 출석해 볼턴은 자기 견해와 맞지 않는 정보분석가를 깔아뭉갠다고 증언[28]했다. “평생 볼턴 같은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 그는 소수의 사람만 데리고 자신의 권한을 남용합니다.”라고 말이다. 실제로 볼턴은 쿠바가 주변국에 미치는 위협에 대해 자신과 의견을 달리했던 분석가들을 딴 곳으로 전출시켜 인사상 불이익[29]을 주기도 했다.

이런 볼턴이 국무부 차관 시절 특별히 물고 늘어진 세 나라가 쿠바, 시리아, 리비아[30]였다. 시리아의 원자로로 의심되는 시설은 이미 당시에도 존재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볼턴은 이번 폭격의 표적이 된 원자로 의심 시설에 대해 당시 미국 정보기관이 알고 있었던 사실들을 보고받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이런 각도에서 보면 국가안전보좌관 스티브 해들리가 이스라엘이 가져온 정보를 미국 정보기관을 통해 재검토시키지 않고 고위관리들 사이에서 직접 돌려 본 이유[31]도 쉽게 설명해볼 수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해들리나 볼턴 같은 입장에서 봤을 때, 문제는 미국 정보기관들에게 이 업무를 맡길 경우 그들이 어떤 대답을 해 올지가 뻔하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해들리나 볼턴 같은 사람은 이런 대답을 좋아하지 않겠지만 기록이 남으므로 일단 미국 정보기관들이 검토결과를 올리면 무작정 깔아뭉개기도 부담스럽지 않겠는가.

어찌 되었건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기 전까지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의 WMD개발의 위협에 대해 목청을 높여 왔지만, 그에 반해 이라크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의 WMD 개발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겨냥한 적은 없었다. 폭격당한 시리아의 시설이 다른 것이 아니라 진짜 원자로로 밝혀지더라도 이것이 이라크 WMD 평가에 철저히 실패했던 부시 행정부의 약점과 대비되는 결과로 비쳐질지도 모른다.


이스라엘의 동기

그럼 이번에는 이스라엘의 동기에 관해 생각해 보자.

이스라엘의 철두철미한 함구는 계속되었기 때문에 이스라엘 지도부가 무슨 생각에서 공격에 나섰는지는 추측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도 있다. 야당 지도자 베냐민 네타냐후가 자신은 사전에 브리핑을 받았으며, 공격을 지지했다고 밝힌 것[32]이다. 이러한 점은 국가안보에 관해서는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는 좋은 선례를 보여준다.

한편 이스라엘 의회 외교국방위원회 위원장은 동 위원회에 출석한 군정보부장 아모스 야들린에게 시리아에 관련된 아무런 언급도 하지 말라고 지시[33]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평소 이 상임위 위원들은 회의 내용에 대해 기자들에게 정보를 주곤 했었다. 즉 정보가 샐까봐 의회에도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 회의에서 이스라엘군 정보부장은 "레바논 전쟁 이래 이스라엘의 억지력은 회복되었으며, 이란과 시리아를 포함한 이 지역 전체에 미친다"라고 증언[34]했다고 전한다. 이 발언은 흥미롭기 짝이 없다. 왜냐하면 그 말은 뒤집어 말하면 작년 여름에 벌어진 헤즈볼라와의 전쟁 이후 한 동안 이스라엘은 이 지역 전체를 커버하는 억지력을 상실했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공격의 성공으로 레바논 전쟁 이래 최악의 지도부로 손꼽히는 올메르트 정부의 지지율이 단번에 10%나 상승하는 효과도 거두었다.

그러나 왜 그렇게 철저한 함구를 하는 것일까? 그 이유로서는 시리아의 체면을 너무 상하게 만들어 보복공격을 불가피하게 하고 그 결과 전쟁에 말려드는 사태를 피하기 위한 거라는 해석이 가장 유력하다.


부시 행정부의 선택

주류 언론의 계속되는 보도로 시리아와 북한의 핵기술 협력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러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은 2.13 핵합의에 따른 북핵문제 해결을 추구하고 있다. 이미 기자회견에서 수차례 북한-시리아 연계설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원론적인 답변으로 교묘하게 회피하는 모습[35]을 보여주었다.

이에 대해 “부시 행정부는 이 사건이 북한의 핵활동을 중단시키려는 그들의 노력을 가로막게 하지 못하도록 결정한 것이 분명하다”고 클린턴 행정부의 NSC에서 비확산문제를 담당하고 지금은 외교협회 연구실장으로 있는 개리 사모어는 지적[36]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조로운 것은 아니다.

공화당의 하원의원 피터 훽스트라와 로스-레티넨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연명 컬럼을 기고[37]하여, 행정부가 상하원의원 전원에게 이번 시리아 폭격사건에 대해 보고하고 공개적으로 토의해야하며 행정부가 의회에 보고하는 내용에는 이번 폭격에 대한 세부정보 뿐 아니라 이 문제를 미국이 어떻게 다루어야 하며, 해당 (핵확산) 국가들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같이 보고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은 이상 의회는 이들 핵확산 국가들과 협정을 찬성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들 두 의원은 각각 공화당의 하원 정보위원회와 외교위원회 선임위원으로 부시 행정부로부터 이번 이스라엘의 시리아 폭격사건에 대한 기밀 브리핑을 받은 극소수의 의원에 속한다. 이들이 이렇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적어도 현재까지 미국이 알고 있는 정보에 따르자면 이번 시리아 폭격사건에는 북한과의 연계를 나타내는 정보가 상당히 포함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이 정보가 이라크 WMD 정보처럼 후에 잘못된 것으로 밝혀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또한 여당인 공화당 중진들의 이러한 행동은 부시 행정부의 지도력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이라크전의 여파로 지난 중간선거에서 패배해 의회의 지도권을 내 놓았는데, 다시 공화당 의원이 반란표를 던진다면 부시로서도 죽을 맛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의회의 강한 압력을 받은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크리스토퍼 힐은, 의회 증언에 나서서 “우리는 핵확산 문제에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 확산 문제를 무시하고는 합의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라고 이 문제를 북한에게 제기할 것임을 시사[38]하였다. 그러나 그 제기의 수준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는 약간의 의문이 있다.


끝으로

이와 같이 시리아, 이스라엘, 미국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이 사건을 크게 만들고 싶어 하지 않는 것[39]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러한 약속이 영원히 지켜지기는 힘든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이번 사건의 비밀은 몇 년이나 지켜질 수 있을까?


참고자료

[1] Mahnaimi, Uzi., Baxter, Sarah., Sheridan, Michael., Israelis 'blew apart Syrian nuclear cache', Sunday Times, 2007년 9월 16일; Mahnaimi, Uzi., Baxter, Sarah., Israelis seized nuclear material in Syrian raid, Sunday Times, 2007년 9월 23일; Mahnaimi, Uzi., Baxter, Sarah., Sheridan, Michael., Snatched: Israeli commandos 'nuclear' raid, Sunday Times, 2007년 9월 23일
[2] Ignatius, David., 'A Way Out' for Iran, Washington Post, 2007년 10월 7일
[3]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에 대해선 다양한 추정이 있지만 일례로 지그프리드 헤커 보고서를 참고.
[4] Kessler, Glenn., North Korea May Have Sent Libya Nuclear Material, U.S. Tells Allies, Washington Post, 2005년 2월 2일; Sanger, David E., Broad, William J., Tests Said to Tie Deal on Uranium to North Korea, New York Times, 2005년 2월 2일; 이 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기사로는 Linzer, Dafna., U.S. Misled Allies About Nuclear Export, Washington Post, 2005년 3월 20일; 이에 대한 미국 관리의 재반론으로는 Herman, Burt., U.S. Envoy: N. Korea Nukes Went to Libya, Associated Press, 2005년 4월 7일
[5] Kessler, Glenn., Syria-N. Korea Reports Won't Stop Talks, Washington Post, 2007년 9월 15일; Mahnaimi, Uzi., Baxter, Sarah., Sheridan, Michael., Israelis 'blew apart Syrian nuclear cache', Sunday Times, 2007년 9월 16일
[6] Lewis, Jeffrey., Extracting Uranium from Phosphates, ACW, 2009년 9월 20일
[7] Uranium in Fertilizers, WISE Uranium Project, 2007년 7월 3일
[8] IAEA Technical Cooperation Programme에서 시리아로 검색 가능.
[9] UNSCOM Reports to the Security Council, S/1997/779 p.27 1.1.3절 Al-Qaim 우라늄 회수 시설 참조
[10] Mazzetti, Mark., Cooper, Helene., U.S. Confirms Israeli Strikes Hit Syrian Target Last Week, New York Times, 2007년 9월 12일
[11] 칸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엄청난 양의 자료가 있지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는 Broad, William J., Sanger, David E., As Nuclear Secrets Emerge, More Are Suspected, New York Times, 2004년 12월 26일; Frantz, Douglas., A High-Risk Nuclear Stakeout, Los Angeles Times 2005년 2월 27일; Broad, William J., Sanger, David E., Pakistani's Black Market May Sell Nuclear Secrets, New York Times, 2005년 3월 21일
[12] Traynor, Ian., Cobain, Ian., Intelligence report claims nuclear market thriving, Guardian, 2006년 1월 4일 "Furthermore, the range of materials and components being bought "clearly exceeds" that required for spare parts and replacements in Islamabad's nuclear programme. That suggests the nuclear black market is trading on the surplus goods."; Woodward, Bob, State of Denial: Bush at War, Part III, Simon & Schuster, 2006, p.217 (이 부분에 대한 번역은 이 곳 참조)
[13] Bolton, John R., Pyongyang's Upper Hand, Wall Street Journal, 2007년 8월 31일
[14] Vick, Charles P., The Closely Related Collaborative Iranian, North Korean & Pakistani Strategic Space, Ballistic Missile and Nuclear Weapon Program & State Planning, Globalsecurity; Demick, Barbara., N. Korea-Iran Ties Seem to Be Growing Stronger, Los Angeles Times, 2006년 7월 27일
[15] Suskind, Ron., The One Percent Doctrine: Deep Inside America's Pursuit of Its Enemies Since 9/11, Simon & Schuster, 2006 (박범수 역, 『1퍼센트 독트린』, 알마, 2007, pp.429-445)
[16] 제안은 Sanger, David E., U.S. and Europe to Give Iranians New Atom Offer, New York Times, 2005년 11월 10일; Putin: Iran considering enrichment offer Associated Press, 2006년 1월 16일; 이에 대한 이란의 반응은 La Guardia, Anton., Iran rips up nuclear deal with West, Telegraph, 2006년 1월 11일, 이란의 반응은 이 이후로도 계속 부정적이었다.
[17] Hoagland, Jim., North Korean Mystery, Washington Post, 2007년 10월 7일
[18] Sanger, David E., Mazzetti, Mark., Israel Struck Syrian Nuclear Project, Analysts Say, New York Times, 2007년 10월 14일
[19] Albright, David., Brannan, Paul., Suspect Reactor Construction Site in Eastern Syria: The Site of the September 6 Israeli Raid?, ISIS Imagery Brief, 2007년 10월 24일
[20] Wright, Robin.,Warrick, Joby., Photographs Said to Show Israeli Target Inside Syria, Washington Post, 2007년 10월 24일
[21] 같은 글
[22] Albright, David., Brannan, Paul., Shire, Jacqueline., Syria Update: Suspect Reactor Site Dismantled, ISIS Imagery Brief, 2007년 10월 25일; Albright, David., Brannan, Paul., Syria Update II: Syria Buries Foundation of Suspect Reactor Site, ISIS Imagery Brief, 2007년 10월 26일
[23] Warrick, Joby., Wright, Robin., Suspected Location of Syria's Reactor Cleared, Washington Post, 2007년 10월 26일
[24] Raddatz, Martha., The Case for Israel's Strike on Syria (ABC, 2007년 10월 19일
[25] Broad, William J., Mazzetti, Mark., Yet Another Photo of Site in Syria, Yet More Questions, New York Times, 2007년 10월 27일; Whitelaw, Kevin., Mysterious Syrian Facility at Least 4 Years Old, US News & World Report, 2007년 10월 26일
[26] Bolton, John R., Pyongyang's Upper Hand, Wall Street Journal, 2007년 8월 31일
[27] Giraldi, Philip., Phantoms Over Syria, American Conservative, 2007년 10월호
[28] Schweid, Barry., Former State Dept. Official Blasts Bolton, Associated Press, 2005년 4월 12일
[29] 같은 글
[30] Jehl, Douglas., Ex-Officials Say Bolton Inflated Syrian Danger, New York Times, 2005년 4월 26일
[31] Kessler, Glenn., N. Korea, Syria May Be at Work on Nuclear Facility, Washington Post, 2007년 9월 13일
[32] Myers, Steven Lee., Erlanger, Steven., Bush Declines to Lift Veil of Secrecy Over Israeli Airstrike on Syria, New York Times, 2007년 9월 21일; Mahnaimi, Uzi., Baxter, Sarah., Sheridan, Michael., Snatched: Israeli commandos 'nuclear' raid, Sunday Times, 2007년 9월 23일
[33] Teibel, Amy., Israeli Official Muzzled on Syria Attack, Associated Press, 2007년 9월 16일
[34] 같은 글
[35] Myers, Steven Lee., Erlanger, Steven., Bush Declines to Lift Veil of Secrecy Over Israeli Airstrike on Syria, New York Times, 2007년 9월 21일
[36] Wright, Robin., Warrick, Joby., Syrians Disassembling Ruins at Site Bombed by Israel, Officials Say, Washington Post, 2007년 10월 19일
[37] Hoekstra, Peter., Ros-Lehtinen, Ileana., What Happened in Syria?, Wall Street Journal, 2007년 10월 20일
[38] Warrick, Joby., Wright, Robin., Suspected Location of Syria's Reactor Cleared, Washington Post, 2007년 10월 26일
[39] 이 글의 1부에 해당하는 이스라엘의 시리아 폭격사건, 플래툰, 2007년 11월, pp.76-82를 참조. 비슷한 관점으로는 Diehl, Jackson., All Still Quiet on the Syria Bombing, Washington Post, 2007년 11월 5일
by sonnet | 2009/07/24 17:00 | 정치 | 트랙백 | 덧글(19)
시리아 폭격 사건 참고자료
길게 해설하면 좋지만 당장 시간이 없으니, 참고자료만.
미국 정부가 공개한 저 사진 때문에, 2008년 이후 공격당한 시설이 원자로가 아닐 거라는 설은 힘을 잃었음.

시리아 시설(좌측)과 북한 영변 원자로(우측)의 비교





2008년 4월 24일자 미 국가정보국(ODNI) 브리핑
20080424_interview.pdf

이를 뒷받침하는 별도의 증거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시리아에서 채취한 환경 시료에서 신고되지 않은 우라늄의 흔적을 찾아냄 Syria.pdf


추가: (7월 23일: 18:38)
시리아에 출현한 북한 영변 원자로 연료 공장 책임자 전지부. 배경의 자동차 번호판이 시리아임을 말해줌


by sonnet | 2009/07/23 16:35 | 정치 | 트랙백 | 핑백(1) | 덧글(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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