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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유명환
2009/08/06   현 정부의 대북 정세 전망 외 [37]
현 정부의 대북 정세 전망 외
다음은 올해 3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전에 가졌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중앙일보 인터뷰 내용입니다. 보면 알겠지만 북한이 이런 저런 사고를 치더라도 페널티를 받은 후 결국은 다시 대화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분명히 밝히고 있지요. 그리고 그것이 북미 직접대화일수도 있다는 것도 이미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이후 핵실험이 추가되어 북한의 불량국가로서의 지위는 더욱 굳건해졌지만 기본적인 구도는 변한 게 별로 없습니다.

혹자는 현 정부가 오직 북한과의 대결을 추구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 분석은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은 이 글에서 충분히 드러난다고 봅니다.

미국에서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과민하게 대응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는데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지나갈 수는 없는 것이다. 문제는 페널티의 수준인데 북의 위협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한국과 일본은 아무래도 강도가 높다. 미국은 6자회담을 끌어 가야 하는 입장이어서 대화 쪽에 모드가 실려 있다. 중국· 러시아는 전통적인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쿨(cool)하다. 5개 나라의 공동인식에 기반한 합당한 유엔의 조치가 나올 것이다.”

결국 98년 1차 미사일 위기 때처럼 북·미 간에 미사일 발사유예(모라토리엄) 협상으로 흘러가는 것 아닌가.
그렇게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북한의 국제사회 신용도에는 또 한 장의 옐로카드가 추가되는 것이다.”

미사일 발사 뒤 일정 기간이 지나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 특사가 방북한다고 보나.
대화를 안 할 순 없다.

지난번 보즈워스 특사가 방한했을 때 방북 의지가 강했나.
“평양으로 갈 준비까지 하고 왔다. 하지만 북한 쪽에서 응답이 없었다.”

보즈워스는 북한이 오라고만 하면 간다는 입장인가.
“조건이 있다. 보즈워스도 뭔가 얻어낼 게 있어야 갈 것 아닌가. 조건은 미국 측이 북한에 얘기한 것이어서 내가 밝힐 수는 없다.”

북한이 위협하고 도발하면 결국 보상을 해 주는 과거 패턴이 반복되는 것 아닌가.
“미국도 딜레마에 빠져 있다. 98년 8월 30일 대포동 미사일을 쏜 뒤 (포괄적 대북정책을 담은) ‘페리 프로세스’가 시작됐다. 2006년 핵실험 이후에도 미국은 그동안 거부해 온 양자회담을 했다. 아이로니컬한 현실이다. 북한의 이번 행동도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 국제사회의 외교·역학관계는 하나의 정형으로만 보기 힘든 점이 있다. 그렇다고 오늘 로켓을 발사했는데, 당장 내일 대화한다고 할 수는 없다. 북한도 페널티를 받아야 한다.

북·미 사이에 진전이 있을 때 남북 관계의 긴장은 오히려 높아질 수 있을 텐데.
“북한은 늘 그렇게 해왔다.”

북·미 간 진전을 한국이 덜 예민하게 봐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미국이 북한과 협상하고 미·북 관계를 개선하려는 이유를 보자. 사상이나 철학·가치를 공유해서도, 경제적 이득이 있어서도 아니다. 목적이 있다. 미사일과 핵, 대량살상무기(WMD), 인권,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것이다. 미국과 우리 한국의 목적이 같다. 우리가 미·북 간 관계 진전에 불안해하고 긴장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위의 유명환 장관의 견해를, 노무현 정부의 첫번째 외무장관을 지냈던 윤영관 교수의 컬럼과 비교해 읽으면 더 재미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컬럼 역시 동일하게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쓰여진 것입니다.

미사일 발사는 또한 대남(對南)용이기도 하다. 최근 남쪽에 잇따라 보낸 호전적인 대남 강경 메시지에 힘을 실어 한국과의 기(氣)싸움에서 힘을 과시하고 우리 사회 내부의 분열을 조장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이제까지 남북관계에 임하는 북한의 행태를 바꾸어 원칙 있는 대북정책을 해 나가겠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호전적 분위기 조성을 통해 흔들고 포기하게 만들겠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일 것이다. 물론 북한 내부의 체제 결속을 시도하고 자신들의 실제 미사일 개발 능력을 점검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먼저 염두에 둘 것은 미사일보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북핵 문제라는 것이다.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기술능력 자체도 아직은 의문이지만 이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핵무기를 소형으로 만들어 낼 것이냐가 더 문제다. 따라서 핵 프로그램과 핵무기의 완전한 해체가 더 시급하지, 미사일 발사 문제로 북핵 해결을 위한 우리의 에너지를 분산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국제 공조체제의 구축이다. 과거 남북관계가 아무리 좋아도 북한은 미사일·핵과 같은 군사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의 충고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따라서 국제적인 공조와 압력이 최선의 대응책이다. 과거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의도와 달리 국제사회의 대북공조를 오히려 강화시켰다. 1998년 대포동 미사일 발사는 일본을 깜짝 놀라게 해 일본 내부의 군사적 대비태세와 미사일 방어 등 미·일 군사협력을 심화시켰다. 2006년의 미사일 발사는 북한과 특수관계에 있는 중국까지 유엔 주도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도록 만들어 버렸다.

새로 대북특사로 임명된 보즈워스 대사가 이번 주에 한·중·일 3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신중하고도 합리적인 외교관이다. 이번 아시아 방문을 통해 일종의 공동 대응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 정부도 적극 협조해 국제공조의 틀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핵심은 무엇보다도 중국의 태도다. 한국으로선 중국을 공동 대응 전선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해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이 이러한 위험한 군사게임에 몰두하면 할수록 중국의 인내심은 더욱더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가 부시 행정부와는 달리 실용적인 자세로 성의를 다하는데도 북한이 그렇게 강성으로만 나간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우리 정부는 그러한 미묘한 국제정세의 흐름을 활용해 국제적 대북정책 공조를 이끌어 내는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

저는 이 글을 보면서 윤영관은 역시 상식인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by sonnet | 2009/08/06 20:01 | 정치 | 트랙백 | 덧글(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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