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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온돌
2008/10/08   하이퍼코스트(Hypocaust) [35]
하이퍼코스트(Hypocaust)
이런 것에는 문외한이지만, 최근 흥미가 생겨 약간 찾아본 것을 정리. 단국대 건축공학과에 이 주제를 다루는 분이 한 분 계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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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코스트(Hypocaust)는 그리스/로마의 공중목욕탕(Thermae)에 주로 사용되던 난방기술이다. 이 기술은 불을 땐 연기로 바닥을 데워 난방을 한다는 점에서 온돌과 흡사한데, 로마 멸망 후 곧 잊혀져, 서양에서는 19세기에 폼페이를 발굴하기 전까지 그런 게 있는지도 잘 모르던 기술이었다고 한다.


하이퍼코스트는 주로 로마의 기술로 알려져 있지만, 가장 오래된 하이퍼코스트 유적인 BC 100년 경의 올림피아 공중목욕탕 유적에서 바닥난방이 점진적으로 도입되는 과정을 짐작케하는 흔적이 발견되어, 원래는 그리스에서 발원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퍼코스트와 온돌은 비슷해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용도가 달랐다. 하이퍼코스트의 용도는 대규모 공공시설(공중목욕탕)에서 욕탕난방+온수가열인 반면, 온돌의 용도는 소규모 가옥에서 주택난방+취사였다.

기술적 구조에서도 중요한 차이가 있는데, 온돌은 아궁이와 굴뚝 사이에 좌우가 막힌 긴 관을 여러 줄 배치하는 게 기본이라면 하이퍼코스트는 사방이 뚫린 기둥 형태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이퍼코스트 구조는 따뜻한 연기를 구석구석 보내는 데 약점이 있고, 이 점을 극복하려는 시도로 굴뚝을 여러 곳에 뽑음으로서 연기가 지나가는 길을 다변화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왜 하이퍼코스트는 로마의 멸망과 함께 사라졌을까? … 하이퍼코스트 보다 나은 난방기술에 의해 밀려난 것이라면 모르되, 로마시대 이후 4-5백년간 중세 유럽에는 그보다 나은 변변한 난방법이 아직 발전하지 못했고, 건물 내에서, 특히 주거 내에서 매우 춥게 지낸 기록들이 다수 등장하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1)

정말 온돌은 끊임없이 전승된 반면 하이퍼코스트는 곧 기술이 실전되어 잊혀졌는데 그 차이는 무엇일까? 참고자료는 규모와 용도의 차이가 둘의 운명을 갈라놓았다고 주장한다. 즉 온돌은 마을 사람들이 자기 집 지을 때 쓰는 기술인 만큼 어려운 상황이 와도 별 무리없이 계속 전수가 되었던 반면, 하이퍼코스트는 대규모 공공건축을 떠맡을 제국이 무너지고 나자, 개인 레벨에서 계승하기 힘들어 쇠퇴했다는 것이다. (그리스-로마 시대에 공공건축물의 건축이나 축제의 개최는 정치가들이 시민을 매수하는 주요 수단이었음. 사실 그리스의 명연설이란 것을 보면 "내가 여러분에게 이렇게 밥을 많이 샀는데…"라는 식의 표현을 쉽게 볼 수 있음.)

오늘날에도 최고의 기술이 궁극적으로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술이 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이런 적응성의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동일한 것 같다.


참고자료
1. 김남응, "온돌과 하이퍼코스트의 차이점," 『대한건축학회논문집 - 계획계』 제20권 제1호, 2004.1, pp.131~140
2. 김남응, "고대 서양의 바닥난방 하이퍼코스트의 고래의 유형에 관한 고찰," 『대한건축학회논문집 - 계획계』 제16권 제11호, 2000.11, pp.171~178
3. 김남응, "하이퍼코스트의 발전과정에 관한 고찰," 『대한건축학회논문집 - 계획계』 제15권 제1호, 1999.1, pp.19~30
by sonnet | 2008/10/08 14:00 | 과학기술 | 트랙백 | 핑백(1) | 덧글(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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