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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앨런블라인더
2008/10/03   뉴딜 정책에서 배우는 이 혼란을 벗어날 방법 [18]
2008/09/22   두 가지 거품, 서로 다른 해법 [33]
2008/09/19   모기지 사태를 비난하는 여섯 손가락 [65]
뉴딜 정책에서 배우는 이 혼란을 벗어날 방법
주택가격 하락->모기지 대출의 부실화->주택 압류/경매->주택가격의 추가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좌우에 관계없이 많은 경제학자들이 우려하는 사안입니다. 이에 프린스턴의 앨런 블라인더는 대공황 시대에 사용했던 주택소유자대출공사(HOLC)란 것을 다시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합니다. 앞서 소개했던 마틴 펠스타인의 제안과 비교해 보면 동일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면서도 양 당의 정책적 접근방법이라던가 선호의 차이가 잘 드러난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언제나처럼 불법날림번역이니, 필요하신 분은 링크의 원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강조는 필자가 덧붙인 것입니다.


뉴딜 정책에서 배우는 이 혼란을 벗어날 방법
* 필자: Alan S. Blinder
* 출처: New York Times
* 일자: 2008년 2월 24일

오늘날 제기되는 의문은 이런 것 같다. 우리는 경기후퇴에 진입했거나 경기후퇴로 가는 중인가? 그러나 이 질문에 너무 많은 주의가 기울여지다 보니 우리는 더 큰 위험, 즉 어떤 경기후퇴로부터의 강한 회복도 막아버릴 수 있는 거센 맞바람에 직면할 가능성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

잠재적인 맞바람의 대부분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시작된, 그러나 불행하게도 아직 끝나지 않은 집값 하락과 그와 연관된 금융 위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상처 입은 금융시장은 스스로 치유될 것이라고 가정된다. 자산 가격이 떨어지고 떨이 사냥꾼들이 뛰어들면 시장은 정상으로 돌아갈 거라고. 하지만 여태까지는 그런 일이 별로 일어나는 것 같지 않다. 대신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모기지-압류 문제는 늘어나고, 금융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압박거리가 그다지 재미없는 두더지잡기처럼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이 문제가 여러 측면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이 난장판의 단 한 측면에 집중해야만 한다고 볼 여러 가지 근거를 갖고 있다. 그것은 바로 주택 압류의 해일이 몰려올 가능성이다. 첫째, 이 문제는 문자 그대로 집을 강타한다. 압류는 가족 -그들 중 일부는 속임수의 희생양이다- 을 길거리에 나앉게 한다. 압류는 주택 가치를 좀먹고 동네를 황폐하게 하며 다른 자산들의 가치를 하락시켜, 우리가 직면한 많은 문제의 기저에 깔려 있는 주택가격의 하락을 재촉한다. 그리고 압류는 소비지출도 줄이게 만들 가능성이 있으며, 그 결과 우리는 진짜로 경기후퇴에 내몰리게 될지도 모른다.

두 번째 이유는 주택 압류의 해일을 줄일 수 있다면, 이와 밀접히 연관된 주택 모기지와 MBS, SIV, CDO 등, 금융시장이 만들어낸 오만가지 알파벳 약자들의 금융위기를 완화시킬 거라는 점이다. 이들 시장이 기운을 되찾을 수 있다면, 다른 고통 받는 신용 시장 또한 아마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주택 압류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세 번째 이유는 우리는 이런 일을 이미 영화에서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대공황 당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과 의회는 주택소유자대출공사(Home Owner's Loan Corporation; HOLC)를 설립해 임박한 주택압류의 대홍수를 처리하였다. 현재, 코네티컷의 민주당 상원의원 크리스토퍼 J. 도드를 비롯해 아직 적지만 점차 늘어나고 있는 학자와 공인들이 연방정부에게 HOLC와 비슷한 것을 다시 만들자고 요청하고 있다. 나도 거기 동참할 생각이다.

HOLC는 부도가 났거나 임박한 모기지 대출을 주택소유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모기지로 바꿔 줌으로서 곤궁에 빠진 가정들이 주택압류를 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1933년 6월에 설립되었다. HOLC는 은행으로부터 옛 모기지 대출을 사들인 다음 주택소유자들에게 새로운 대출로 바꿔 주었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자신들의 부실 모기지를 안전한 국채와 맞바꾸는데 만족했다. HOLC는 자체적으로 자본시장에서 차입을 하거나 재무성에서 자금을 끌어왔다.

이 사업의 규모는 엄청났다. 2년 안에, HOLC는 곤경에 빠진 주택소유자들로부터 190만 건의 신청을 받아 그중 약 1백만 건에 대해 새 모기지를 발급하였다. (인구성장을 감안하면 이에 상당하는 오늘날의 모기지 대출자는 약 250만 명이 된다) 그 결과 HOLC는 전체 모기지 대출의 1/5을 소유하기에 이르렀다. 그 존속기간동안 총 대출액은 35억 달러에 이르렀는데, 이는 당시 GDP의 5%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이는 오늘날 7,500억 달러에 상응한다)

공익을 위해 설립된 공기업으로서 HOLC는 참을성 있고 관대한 대부자였다. 이들은 부채상담, 지급조정, 심지어는 가족면담까지 가지면서 연체자들이 탈선하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1930년대 같은 힘든 시기였던 만큼, 그래도 끝내 20%의 대출자들은 부도가 나고 말았다. 그 결과 공사는 결국 20만 채의 주택을 소유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결국 1944년까지 거의 다 매각할 수 있었다. HOLC는 1936년 마지막 모기지를 대출해주고 15년이 지난 후인 1951년에 약간의 이익을 남긴 채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다. 이는 엄청난 과업이었지만 HOLC는 훌륭히 과업을 완수하였다.

오늘날 해야 할 일은 이보다 훨씬 가벼울 것이다. 그리고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한 것이, 우리 정부는 루스벨트 시절보다 훨씬 소심하고 분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대의 모기지 금융은 또한 훨씬 복잡하다. 1930년대의 경우, 은행은 자신들의 고객을 잘 알고 있었으며 대출자들 또한 거래하는 은행을 알고 있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모기지는 증권화되어 원래의 대출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이들에게 팔려나간다. 그러면서 여러 모기지들은 한데 모여 쪼개고 섞고 순서를 매겨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파생상품으로 만들어진 후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은행과 펀드들에 의해 소유된다.

그러나 이러한 복잡성은 정부의 개입을 방해한다기보다는 정부가 개입해야만 할 필요성을 더 크게 만들어주고 있다. 모기지 대출자와 대부자가 서로의 이름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모기지의 지불조건을 재협상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지금까지 연체된 모기지 대출이 거의 재협상되지 않은 한 이유이다.

세부사항은 중요하다. 그러니 여기서 몇 가지를 거론하겠다. 첫째, 새로 만들어질 HOLC는 실거주자에게만 혜택을 주어야 한다. 투기꾼들은 자기가 알아서 막든지 부도가 나야 한다. 마찬가지로 1가구 2주택이나 비어 있는 집도 해당이 되어선 안 되며, 초고가 주택도 포함되면 안 될 것이다. (정확한 가격 상한은 지역별로 상당히 달라져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 허위서류를 꾸며 모기지를 받았던 대출자들은 HOLC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대부자가 대출자를 기망한 경우는 관대히 처리되어야 할 것이다. 네 번째로 옛 HOLC도 그랬지만, 모든 부실 모기지를 건전 모기지로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냥 돈을 낼 사정이 못되는 가정이라면 HOLC에게 모기지 연금술을 부릴 것을 요구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럼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가? 현 추정에 기초해 본다면, 그러한 기관은 1백만에서 2백만 건의 모기지를 대환대출해줄 것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상대적으로 보면 옛 HOLC가 맡았던 부담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며, 1/4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평균적인 모기지 대출액을 20만 달러 정도라고 본다면, 새 HOLC는 최대 2천억 달러에서 4천억 달러 정도를 끌어와 대출해 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중간치인 3천억 달러는 시티그룹의 1/7 크기에 불과하며 새로운 기관은 미국에서 여섯 번째로 큰 은행이 될 것이다.

현재의 낮은 이자율에 기초해 볼 때, HOLC는 저렴하게 차입해 올 수 있을 것이며, 차입이자와 대출이자 사이에 손쉽게 2퍼센트 포인트 정도의 차익을 부과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총이익은 연간 40억~80억 달러가 될 것이다.

대출에 따른 손실은 어느 정도인가? 이 기관의 존속기간에 걸쳐 10퍼센트, 혹은 200억~40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고 보면 상당히 비관적인 예측일 것이다. (대공황 기간 동안 운영되었던 옛 HOLC의 손실율은 9.6%였다) 그러니 새 HOLC는 옛 기관이 그랬던 것처럼 아마 이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설령 몇 십억 달러 정도 손실을 본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 기관이 공익, 즉 경제의 회복을 돕기 위해 설립되었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이번에 나온 경제 활성화 대책에는 액면가 1,680억 달러가 붙어있다는 것과 비교해 보라.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때때로 유사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법이다. 지금은 이 놀라운 HOLC를 다시 설립할 때이다.

Alan S. Blinder는 프린스턴 대학의 경제-공공정책 교수이며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부총재를 지낸 바 있다. 그는 여러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정책자문을 해주고 있다.


블라인더는 How to Cast a Mortgage Lifeline? (NYT)이란 컬럼에서 이 제안의 상세를 부연하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은 이 쪽도 참고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by sonnet | 2008/10/03 10:18 | 경제 | 트랙백 | 핑백(5) | 덧글(18)
두 가지 거품, 서로 다른 해법
지난 번 글에 이어 블라인더의 글을 하나 더 번역해 봅니다. 이번 글은 종종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 되곤 하는 버블이 생겼을 경우 이것을 터트려야 하나 놔둬야 하나에 대한 것입니다.


두 가지 거품, 서로 다른 해법(Two Bubbles, Two Paths)
* 필자: Alan S. Blinder
* 출처: New York Times
* 일자: 2008년 6월 15일

근래 들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산 가격 거품에 직면했을 때 중앙은행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통적인 지혜에 의문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전통적인 가르침은 전현직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앨런 그린스펀과 밴 버냉키가 공유하고 있는 것이기도 한데, 의도적으로 거품을 터뜨리는 행위는 불가능하거나 위험한 것 사이의 어딘가에 속하는 일인 만큼 그런 일은 피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이 관점에 따르자면 연방준비은행은 그렇게 하는 대신 거품이 저절로 터지게 내버려 두면서 그 뒤치다꺼리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략은 온건한 목표를 갖고 있다. 이 전략은 거품을 예방하거나 거품이 터졌을 때 가격 붕괴를 제한할 의도가 없다. 오히려 이 전략은 금융 시스템의 나머지 부분과 특히 경제 전반으로 불이 옮겨 붙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연방준비은행은 2000년에 기술주 거품이 요란하게 터졌을 때, 그러한 뒤치다꺼리 전략을 들고 나와 큰 성공을 거두었다. 서류상으로는 8조 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크건 작건 어떤 금융기관도 망하지 않았으며, 뒤이은 경기후퇴는 너무 경미한 것이어서 나는 그것을 「가소로운 경기후퇴」(recessionette)라고 부른다.

오늘날 그린스펀-버냉키의 입장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세 가지 논점을 거론한다.

첫째, 거품이 저절로 터지게 내버려 둔 다음 뒤치다꺼리를 하는 전략은 이번에는 잘 먹히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작년에 서브프라임 거품이 터졌을 때, 금융시스템은 혼란에 빠졌고, 여전히 그런 상태로 남아 있다. 연방준비은행은 그 이래 경기하락과 싸우고 있고, 금융기관들은 뒤뚱거리고 무너졌으며…, 베어스턴스, 그래 당신도 베어스턴스가 어떻게 되었는지 들어 보았을 것이다.

둘째, 비판자들은 일 터지고 뒤치다꺼리하러 가는 전략은 더 많은 버블의 씨앗을 뿌리는 결과가 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예를 들어 주식시장 거품이 터진 다음에 연방준비은행이 초저금리를 제공한 것이 바로 주택거품으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연방준비은행은 이제 연쇄거품제조범이 되어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셈이다.

세 번째로 「거품 터트리자 파」(bubble buster)들은 그린스펀-버냉키 정책은 그 자체에 내포된 비대칭성 때문에 본질적으로 인플레이션 지향적이라고 주장한다. 이 전략은 거품이 부풀어 오르고 경제가 활황이 되도록 방치함으로서 인플레이션 지향성을 띤다. 반면 시장이 파탄을 일으켰을 경우, 이 전략은 인플레이션을 주저앉히는 역할을 하는 경제적 타격을 줄이려고 시도한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주장을 검토할 때는, 거품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는 점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첫 번째 유형은 내가 “은행 중심의 거품”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이것은 투기적 과잉 또는 무책임한 -미친 짓이라고 부르고 싶을지도 모르겠지만- 대출이 땔감을 공급해 벌어지는 일이다. 주택 모기지 거품은 명백히 이러한 유형의 뼈아픈 사례이다. 하지만 다른 자산 거품의 경우, 은행 대출은 사소한 역할을 맡는데 지나지 않거나 전혀 관계가 없곤 하다. 기술주 거품은 이러한 두 번째 유형의 인상적인 사례이다.

나는 이 두 가지 유형의 거품에 대해 중앙은행의 적절한 대응이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거품이 은행 대출에 기초한 것이 아닐 경우, 연방준비은행은 내재가치의 상승과 가격 거품을 구별하는 데 있어 다른 관찰자들보다 비교우위를 갖고 있지 않다. 연방준비은행은 거품이 전혀 없는 곳에서 헛것을 볼 수도 있고, 일이 너무 늦을 때까지 사태를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이 두 가지를 모두 저지를 수도 있다.

사실 연방준비은행에서 일하던 무렵, 나는 그린스펀 의장이 1995년부터 주식시장에 거품이 끼었다고 생각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데, 당시엔 인터넷 관련주란 있지도 않았으며 다우 지수도 5,000 미만이었다. 다행히도 그는 이것을 터트리려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 반대로 1999년 들어서야 기술주 거품이 명백해졌는데, 이때는 이미 거품이 엄청났다.

이것이 첫 번째 문제이며, 또한 아주 중대한 문제이다. 자 이제 두 번째 문제를 논해 보자.

일단 중앙은행이 거품의 존재를 정확히 인지했을 경우, 중앙은행은 무슨 일을 해야만 하나?

연방준비은행은 예를 들어 기술주 주가를 정확히 겨냥해 영향을 줄 정책수단을 갖고 있지 않으며, 실질적으로 더 광범위한 의미에서 주가 전체를 노린 정책수단도 갖고 있지 않다. (증거금 비율을 높이면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실로 부질없는 기대에 빠져 있는 것이다)

물론 연방준비은행은 이자율을 올릴 수 있다. 허나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연리 19%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을 때, 2~3 퍼센트 포인트의 연방금리 인상이 어떻게 주식시장의 열광을 잠재울 수 있겠는가? 그렇게까지 통화를 죄었다가는 경제 자체가 궤도에서 탈선해 버릴지도 모른다. 만약 그게 좋은 거래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라면, 코튼 매더(Cotton Mather; 유명한 미국 청교도 목사; 역주)의 자서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은행 중심의 거품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와 전혀 다르다.

중앙은행이 은행의 감독자이자 규제자인 이상, 중앙은행은 은행의 대출 관례를 늘 지켜보면서 이해하기에 아주 좋은 지위, 다른 그 누구보다도 훨씬 좋은 지위를 갖고 있다. 그저 더 잘 아는 정도를 넘어, 은행이 위험하고 불건전한 대출에 뛰어들지 못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은행의 감독자로서 중앙은행의 직무이거니와, 만약 그들이 그렇게 군다면 인상을 쓰고 군기를 잡는 것 또한 중앙은행의 임무이다. 주택 모기지 거품이 부풀어 오름에 따라, 우리는 미국의 은행규제자들이 일에 실패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통화정책의 실패가 아니고 은행감독의 실패이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거품을 다룰 정책수단의 측면은 어떤가? 주식시장의 가격이 문제일 경우 비어있는 거나 다름없던 연방준비은행의 구급상자이지만, 은행 대출 관행을 다룰 경우에는 온갖 연장으로 꽉 차 있다. 눈을 치켜뜬 채 경고하는 것에서부터 특정 유형의 대출 -예를 들면 부대서류 없이도 주택 가격의 100%까지 내어주는 서브프라임 대출- 에 대한 철저한 금지까지, 은행 감독자들은 재량껏 사용할 수 있는 잘 정비된 무기들을 폭넓게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황제처럼 근엄하게 “그 죄에 어울리는 벌을 내리노라”고 판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플레이선 우려에 대해서는 기록을 살펴보기로 하자. 식량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기본 인플레이션 율은 일련의 거품 붕괴가 시작되었다던 1995~96년에 2.5~3% 정도였다. 2007년의 경우 이 수치는 2.25~2.75% 정도였으며 2008년에도 대략 그 정도이다. 증가하는 추세가 보이는가?

이러한 사실로부터 두 가지 주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첫째, 거품이 은행 대출에 기반하고 있지 않을 경우, 뒤치다꺼리 전략은 여전히 꽤 좋은 선택이다. 그러나 은행이 중심이 된 거품이 찾아왔을 경우, 중앙은행이 할 수 있으며 해야만 하는 일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거품을 터트리겠다고 이자율을 올리는 행동은 아마 중앙은행이 해야만 하는 일에 속하지 않을 것이다. [빈대 잡느라 초가삼간 태우는 일이므로; 역주]

Alan S. Blinder는 프린스턴 대학의 경제-공공정책 교수이며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부총재를 지낸 바 있다. 그는 여러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정책자문을 해주고 있다.
by sonnet | 2008/09/22 08:22 | 경제 | 트랙백(1) | 덧글(33)
모기지 사태를 비난하는 여섯 손가락
원래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어제 사건("아가가 보는 세상" 참조) 후, 관련 포스팅을 조금 해야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블라인더는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쉬운 영어로 대중에게 핵심을 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비교적 드문 경제학자 중 한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관심있는 일반인들은 공급중시론자들을 즈려밟았던 Hard Heads, Soft Hearts를 한번 보시면 괜찮을 듯.


모기지 사태를 비난하는 여섯 손가락
* 필자: Alan Blinder
* 출처: New York Times
* 일자: 2007년 9월 30일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서 뭔가가 심각하게 잘못되었다. 사실 여러 가지가 잘못된 상황이다. 그리고 이제 상당수의 주택소유자, 투자자, 금융기관이 고통을 느끼고 있다. 이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 여태까지 정책결정자들이 위기관리에만 매달려 온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우리나라는 곧 비난, 즉 아주 고전적인 서로 삿대질하기로 돌아서게 될 것이다.

삿대질은 흔히 비열한 짓인 동시에 개선책을 찾아내는 더 중요한 과업으로부터의 탈선을 일으킨다고 비난받곤 한다. 미안하지만 내 의견은 다르다. 서브프라임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우리가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거듭되는 삽질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정책 변화를 고안해 볼 수조차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 삿대질을 해보자. 너무나 많은 것이 잘못되었기에 한 손에 붙은 손가락으로도 부족할 지경이다.

첫 번째 손가락은 집을 사겠다고 무모하게 돈을 빌린 결과, 채무불이행으로 직행하게 될 가능성이 너무 높은 모기지를 스스로 져버린 주택 소유자들을 지목한다. 그들은 [자기 주제를] 더 잘 알았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는 일을 막기 위해 우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아담이 사과를 따먹은 이래, 어리석은 소비자들은 사방에 널려 있다. 더 상세한 금융 지식이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전달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방준비은행은 대출받는 사람들이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모기지 상품설명서를 더 알기 쉽게 개정하는 작업을 이미 진행 중이다. (“경고! 이 모기지는 당신 가족의 재정상태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습니다.”) 나도 그 노력에 대해 찬성하기는 하지만, 그게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집을 한 번이라도 사 본 적이 있다면, 당신이 받게 될 서류뭉치는 두툼하고 빽빽하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걸 우리가 한층 더 두껍게 만들어 주어야 하나?

더 짧고 쉬운 문장으로 써놓으면 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그것이 진짜 중요한 위험을 경고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2년 안에, 당신이 내야 할 월부금이 두 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거기엔 꼭 알려줘야 할 것이 매우 많다. 정교한 모기지 상품은 까놓고 말해서 그냥 너무 어렵다. 그리고 무슨 짓을 하던 간에 그 사람들은 이런 문서들을 결국 읽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손가락으로는 대부자를 가리키는 것이 보다 유익한 일이 될 것 같다. 일부 대부자들은 한마디로 고객들에게 전연 부적절한 모기지 상품을 팔아 왔다. 그리고 고객들은 그 점을 이해하지 못했다. 위험한 모기지를 얻도록 유도된 어설픈 소비자들의 사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이 부문에서는 뭔가 해볼 여지가 있다. 일선 대부자를 위해, 모기지 상품을 파는 모든 사람들이 지켜야 할 “적합성 기준”을 만드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행법 하에서, 은퇴한 노파에게 최후의 5천 달러를 증거금으로 걸고 투기등급 주식을 사들이도록 권한 주식중개인은 법적 책임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한 투자는 (워렌 버핏에게는 적합할지 몰라도) 그녀에게 “부적절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을 알기 때문에 그 중개인은 보통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가 모기지를 위한 그런 기준을 만들고 지키도록 강제할 것인가? 현재, 어떤 은행에도 속하지 않고, 따라서 연방정부의 규제 시스템에서 벗어나 있는 모기지 업체들이 만들어낸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전체의 약 절반에 달한다. 이것은 터질 시간과 장소만 기다리고 있는 사고나 다름없다. 우리는 모든 모기지 대부자들을 연방 규제 하에 넣어야만 한다.

이는 소비자를 보호하고 은행들이 건전한 대출 관행을 따르도록 보장하기 위해 더 잘 일하지 못한 은행 규제담당자들이 삿대질하는 다음 손가락의 표적이 되어야 함을 말해 준다. 다행스럽게도 규제담당자들은 그들이 일을 잘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미 대책 마련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규제자들은 심각한 인센티브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옛날 식 금융에서는 모기지 대출을 해준 은행이 그것을 여러 해 동안 쥐고 있었고(지미 스튜어트가 나오는 영화 "It's Wonderful Life"를 생각해 보라.), 그렇기 때문에 대출심사를 주의 깊게 할 명백한 동기가 있었다. 그러나 신식 금융에서는 은행과 모기지 브로커들이 모기지 대출을 해준 다음, 그것을 “증권화”, 바꿔 말하면 수천 건의 모기지 대출을 모아 그 전체 집합의 일정 지분을 나타내는 유가증권을 발행하는 대형 금융기관에 바로 팔아치운다. 이러한 “모기지 기반 증권”은 곧 전 세계의 투자자들, 즉 처음에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도대체 누군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팔려나가게 된다.

증권화는 멋진 일이다. 증권화는 시장을 활성화하고 모기지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해 준다. 우리는 분명히 이런 장점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증권화는 최초 대부자로 하여금 채무자가 대출 받을 자격이 있는지 엄격히 심사해야만 할 동기를 급격히 감소시킨다. 어쨌든 그 대출이 부실화되더라도 누군가 딴 사람이 책임을 뒤집어쓰게 될 테니까 말이다. 우리는 이 인센티브를 복원할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아마도 최초 대부자로 하여금 각 모기지의 일정 지분은 [팔지 못하고] 쥐고 있도록 하는 규제를 만드는 것이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잠깐. 최종 투자자야말로 대출의 적절성을 검토할 모든 인센티브를 갖게 되는 사람 아닌가? 그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위험도가 높은 모기지 증권을 사들였다면, 그건 그들의 책임이 아닌가? 답은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결론은 나로 하여금 삿대질의 네 번째 표적을 지목하게 한다. 현 시점에 이르러서는 일시적인 장밋빛 환상에 휩쓸린 많은 투자가들이, 자신들이 뭘 사들였는지에 대해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백하다.

하지만 그들은 왜 그렇게 얼간이처럼 행동했는가? 그 답의 일부는 그 증권, 특히 이제는 악명을 떨치게 된 부채담보부채권(CDO)이 쓸모 있기에는 아마도 너무 난잡한 물건일 거라는 점이다. 이 점은 다섯 번째 손가락이 삿대질할 표적을 보여주는데, 그들은 바로 CDO같은 증권들을 기획하고 공격적으로 마케팅한 투자은행가들이다.

이 답의 다른 일부는 비난의 삿대질을 받아야 할 여섯 번째 표적이 될 만하다. 투자자들은 신용평가기관을 너무 많이 신뢰했으며,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신용평가기관들은 자신이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기관들을 끌어내 여론의 뭇매를 가하려는 시도가 있다. 하지만 신용평가 시스템이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던져보는 것이 더 건설적인 행동이라 하겠다. 여기에는 또 다른 심각한 인센티브 문제가 걸려 있어서, 이것은 쉽지 않은 질문이다.

현행 체제 하에서 신용평가기관은 그들이 평가하는 바로 그 증권의 발행자에게 고용되고 보수를 받는데, 여기에는 이해관계의 충돌이 일어날 명백한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 만약 내가 학생들의 숙제를 채점한 후 그에 대해 학생들로부터 직접 보수를 받겠다고 제안한다면, 우리 학장은 불같이 화를 낼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게 증권이 평가되는 방식이다. 이 점은 개선을 필요로 하지만, 정확히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는 분명치가 않다.

자, 이것이 내가 지목하는 잘못한 자들의 명단이다. 우리가 이 모든 곳에 삿대질을 하긴 했지만, 고 Ned Gramlich의 현명한 조언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겠다. 그는 누구보다도 일찍 그리고 분명하게, 떠오르는 서브프라임 문제를 알아차렸던 연방준비은행의 전직 이사였다. 그렇다. 서브프라임 시장은 우리를 수렁에 빠트렸다. 하지만 이것이 폭발하기 전에 서브프라임은 다른 방법으로는 돈을 빌릴 수 없었던 수백만 가정에 살만한 집을 제공해 주었었다. 그러한 성취는 많든 적든 가치 있는 일이었으며, 사실 상당한 업적이었다.

우리는 서브프라임 시장을 구원하기 위해 서브프라임 시장을 때려 부술 필요까지는 없다.

Alan S. Blinder는 프린스턴 대학의 경제-공공정책 교수이며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부총재를 지낸 바 있다. 그는 여러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정책자문을 해주고 있다.
by sonnet | 2008/09/19 23:09 | 경제 | 트랙백 | 핑백(4) | 덧글(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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