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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안드로포프
2007/06/19   양로원 이야기 [19]
2006/08/28   축전 [14]
양로원 이야기
예를 들면, 나는 여러 가지 결정사항에 서명을 하고 있습니다. 때로 그것에 동의하지는 않으면서도…. 사실, 그러한 결정들이 그렇게 사소한 문제는 아닙니다. 정치국원의 대다수가 '찬성'에 표를 던졌기 때문에 저도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 소련공산당 서기장, 레오니드 일리치 브레주네프 -


다음은 1979년 11월 정치국 후보위원이 되어 정치국 회의에 참석하게 된 고르바초프의 회고담이다.

브레즈네프 서기장 시대의 말기에는 정치국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늙고 쇠약한] 브레즈네프를 피곤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 정치국 회의는 불과 10~15분 만에 끝,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즉 정치국 회의에서 논하는 시간보다 회의실에 오기 위한 시간이 더 길었다. 체르넨코가 사전에 정치국원의 승인을 취합하여, 의제가 상정될 때마다 “찬성”하는 목소리가 튀어 나오는 것이었다. 정치국 회의에 참석을 요청받은 관계자들도 입실하여 단 몇 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좋아. 나머지는 정치국에서 검토하겠소.”라는 말과 함께 퇴실을 요구받는 꼴이었다.… [국가의 중대문제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질 때에도 본질적인 의견의 교환이 시작되는 일은 전무해도 좋다고 할 정도로 없었다. 그 대시에 “본 건은 이미 동지들에 의해 검토되어 사전 의견교환도 끝낸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에게도 자문을 구했습니다. 무슨 발언할 사항이 있습니까?”라는 판에 박힌 말로 한 건 낙착이었다.
…결국 특정한 문제에 관한 해결을 도출해 내기 위해서 상임위원회, 임시위원회 모두 합해 20개 이상의 위원회가 설치되어 결론을 정리했다. 정치국은 그것을 승인할 뿐이었다. 중국 위원회, 폴란드 위원회, 아프가니스탄 위원회, 그리고 그 밖에 국내문제, 국제문제의 위원회가 있었다. … 이러한 위원회들이 정치국, 서기국의 직무를 대행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정치국 회의는 점점 더 생산성이 낮은 회의가 되어 갔다.

ミハイル ゴルバチョフ, (工藤精一郎, 鈴木康雄 訳), 『ゴルバチョフ回想錄』(上卷), 新潮社, 1996年, 271-273頁
(이웅현,『소련의 아프간 전쟁: 출병의 정책결정과정』, 서울:고려대학교 출판부 p.122 에서 재인용)


브레즈네프의 뒤를 이은 두 서기장 안드로포프와 체르넨코는 처음부터 환자였다. 안드로포프는 15개월, 체르넨코는 13개월 재임 후 병사하였다. 이 시기의 정치국 분위기에 대해선 다음 이야기가 재미있다.

이미 안드로포프는 병세가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태에서 서기장이 되었다. 그리고 이 사실은 정치국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1983년 3월 24일, 안드로포프 못지않게 노쇠했던 체르넨코가 당 원로원의 정기회의를 소집하여 정치국원 및 정치국 후보위원, 중앙위 서기들의 업무규칙에 대한 문제를 다루었다. 이 회의에서 발제를 맡은 체르넨코가 보고를 시작했다.

"65세 이상의 고령 정치국원에 대해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집무시간을 제한하고, 휴가기간을 연장시켜주며, 주당 1회의 재택(在宅)근무를 허용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난번에 우리가 결의한 사항이 아직도 이행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안드로포프 역시 체르넨코를 지지했다.

"모든 사실을 정치국의 연령분포를 통해 비추어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우리 당의 정치적 경륜이 축적되어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성급하고 대폭적인 세대교체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나친 긴장상태에서 집무를 하게 되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습니다. 아예 모든 정치국원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휴일은 푹 쉬게 하는 게 좋겠습니다."

정치국의 노인네들은 스스로에게 꼭 필요한 문제를 토론했다. 펠셰가 그 누구보다도 먼저 소견을 밝혔다.

"유리 블라디미로비치 안드로포프 동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은 동지께서 직접 이 업무규정을 상세히 살펴보시고 자신을 동보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치국원들은 가능하면 야간연회에 참석하지 않고 외국 대사나 사절단과의 면담도 주중에만 하는 방향으로 하는 동시에 의료검진을 강화해야만 합니다."

이 노인네들이 자신들에 대한 배려조치를 강화하고 싶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Volkogonov, Dmitri, Sem Vozhdei: Galereia liderov SSSR, Moscow:Novosti, 1995
(김일환 외 역, 『크렘린의 수령들: 레닌에서 고르바초프까지(하)』, 서울:한송, 1996, pp.214-215)
by sonnet | 2007/06/19 23:38 | 정치 | 트랙백 | 핑백(1)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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