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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쌍용자동차
2009/08/11   이오공감의 쌍용차 논란을 보고 [61]
이오공감의 쌍용차 논란을 보고

(이하 편의상 경칭은 생략)

쌍용차 문제는 개인적으로 답이 없는 문제라고 보기 때문에 별 이야기를 쓰지 않았는데, 논쟁이 기묘하게 흐르는 것 같아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논쟁을 저렇게 끌고 가면 모든 논점이 결국 경영으로 모일 수밖에 없다.

우선 김우중이 지금의 쌍용차를 살려낼 그런 능력이 있는 경영자인가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그리 생산적인 토론은 아닐 것이다. 왜냐면 김대호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쌍용차를 살리려면 결국 초인적인 경영(+ 자본조달)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김우중은 필자 생각에 언뜻 떠오른 그냥 하나의 보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이건 김우중으로는 쌍용차를 살릴 수 없다면, 그냥 다른 더 유능한 경영자의 보기를 들면 되는 문제일 뿐이다.

김대호가 제시하는 분석의 세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될 소지가 많지만, 그의 접근법은 다른 글들에 비해 한 가지 장점이 있다. 그것은 쌍용차라는 회사가 장기적으로 살아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를 종합적으로 다루려고 시도한다는 점이다. 구조조정 후 누가 쌍용차의 새 소유주가 될 것인가(어디에 매각할 수 있을 것인가)라든가, 쌍용차를 맡을 경영자에겐 어떤 자질이 필요한가 같은 점을 빼놓지 않고 다루려 한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실제로 Luthien 등은 쌍용차가 처한 현실을 김대호가 심하게 낙관적으로 묘사한다는 점을 비판하기도 하였다. 맞는 말이다. 다들 잘 알듯이 쌍용차의 전망은 정말 어둡다. 그건 길게 말할 필요 없이 스스로에게 지금 차를 바꾼다면 쌍용차를 사도 되겠느냐는 질문을 던져보면 충분할 것이다. 결국 노사합의 혹은 정부지원 투입 여부 등은, 그저 하나의 발판일 뿐, 그것을 이용해 결과적으로 쌍용차라는 회사가 차를 팔아 흑자를 내는 정상적인 기업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내놓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김대호의 묘사는 상황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설정한 '쌍용차를 살려야 한다'는 대전제에 맞추기 위해 모든 관련 요소들이 최선 혹은 초인적인 결과를 낼 것을 요구한다. 노조에 대해 주문이 많은 것은 기본적으로 그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그 요구사항은 실제로는 지금 후보조차 없는 초인적인 경영에 대한 요구에 비하면 오히려 가벼운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udis의 비판은 역설적으로 김대호의 주장을 강화한다.

"기업이 망하는 건 기업주 책임이지 노동자 책임이 아니다. 기업 잘 될 때는 지들이 세계 경영한 것이 효과를 봤네 어쨌네 잘난 척들만 하다가 망하면 노동자들한테 뒤집어 씌우는 건 무슨 심보래?"

쌍용차 노조의 목표가 청산 후 퇴직금이나 제대로 챙기고자 하는 것이라면, udis처럼 '노동자는 책임없다'라고 말해도 된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고용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한 이상, 쌍용차란 회사가 회생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쌍용차란 회사는 기존 대주주들은 진작에 손을 든 상황이고, 채권단도 담보만 있다면 거기 돈을 더 박고 싶어하지 않는다. 지금 쌍용차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한 동기를 가진 집단은 협력업체들 같은 후순위 채권자들과 고용을 원하는 기존 직원들 정도일 뿐이다. 그러니 누군가가 쌍용차가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하고 그 주장을 뒷받침해야 한다면, 바로 이들인 것이다.

게다가 udis가 말하듯이 "기업이 망하는 건 기업주 책임 … 설사 노동자들이 무능해서 망했다 하더라도 역시 기업주의 책임이다. 인사관리에 무능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처럼 모든 책임을 기업주의 경영능력에 돌리게 되면,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은 기존의 경영자보다 훨씬 유능한 경영능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리게 된다. 즉 모든 책임을 남에게 돌렸기 때문에 단기적인 비난은 면할지 모르지만, 앞으로 (경영에 대해 획기적인 대책은 우리도 없지만) 어쨌든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테니 도와달라'고 말하기는 힘들어지는 것이다.

김대호는 쌍용차를 살리기 위해 초인적인 경영능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하고, udis는 회사가 망하는 것은 모두 경영자 책임이라고 말한다. 그럼 ['설령' 직간접적으로 회생자금은 정부가 댄다 치더라도] 회생을 위해 결정적인 요소인 경영능력은 누가 제공하는가? 라는 의문이 한복판에 남게 된다. 서두에 모든 논점이 경영으로 모이게 된다고 지적한 것은 이런 의미이다.
by sonnet | 2009/08/11 12:00 | 경제 | 트랙백 | 덧글(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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