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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신도시
2018/08/27   신도시 근린생활시설(유흥가) [8]
신도시 근린생활시설(유흥가)
경기도 특)모든 신도시번화가가 이런디자인임

사실 부동산은 잘 모르는 분야인데, 위 사진을 보니 이에 대한 구조적 설명을 봤던 기억이 나서 소개

상가하면 가장 흔한 것이 근린생활시설(근린상가)입니다. 근린생활시설이란 용어는 건축법 시행령에 의한 법적 용어로 도보로 쉽게 접근이 가능한 보통 일상생활에 필요한 시설입니다. 주민생활에 필수적인 시설인 ‘1종 근린생활시설’과 1종보다 크거나 취미 및 편의생활과 관련된 시설인 ‘2종 근린생활시설’로 구분됩니다. 백화점··마트·쇼핑몰·구좌형 상가는 건축법상 판매시설에 해당합니다. 우리나라는 근린생활시설이 매우 많습니다. 대부분 소규모 임차인으로 구성되는 거리 상가를 굳이 판매시설로 인허가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판매시설은 매장면적이 3000㎡가 넘을 경우, 유통산업발전법에 의하여 ‘대규모점포’로 분류되어 여러 가지 규제를 받습니다. 근린생활시설로 인허가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우리나라는 유흥문화가 발달하였고 ‘방’으로 대표되는 독특한 놀이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은 늦게까지 놀기 좋아하고 도심의 제반 환경이 갖추어진 ‘방’에 모여서 공통의 여가를 즐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노래방·PC방·DVD방·게임방·만화방·실내골프연습장·당구장이 많고, 술집·룸살롱·단란주점·안마시술소가 많습니다. 판매시설은 보통 유통기업이 관리하기 때문에 다른 상품의 판매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업종은 입점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근린생활시설은 대부분 호마다 구분소유권으로 따로 개인투자자가 소유하기 때문에 통합적으로 임차인을 관리하지 않아서, 유흥시설과 각종 ‘방’이 입점하기 쉽습니다. 공간의 공급자와 수요자의 필요가 근린생활시설이라는 공간에서 절묘하게 맞아 떨어집니다.

근린생활시설은 법적으로는 주거 일상생활에 필요한 시설을 의미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가장 비일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 ‘놀이’와 ‘유흥’ 행위가 이루어지는 곳이 되었습니다. 이 현상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 바로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해 만들어진 신도시입니다. 신도시는 대부분 기존 도시의 외곽에 짓습니다. 거의 모든 신도시가 도시계획 단계에서는 주거와 일자리가 공존하는 자족도시를 표방합니다. 그래서 신도시 중심에 대규모 상업용지를 계획합니다. 오피스와 같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설이 생기면 그 도시는 자족성을 확보한 것과 같기 떄문입니다.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하면 임대주택용지·60㎡ 이하 주택용지·공립학교용지는 조성원가 이하, 사립학교 용지·협의양도인택지·공공용지는 조성원가에, 주택용지는 감정평가액에 공급해야 합니다. 오직 상업용지만 가격경쟁입찰에 의한 낙찰가격으로 공급합니다. 아무리 공영개발이지만 손실을 보면 안 되기 때문에 높은 낙찰가율에 팔리는 상업용지를 필요 이상으로 공급하게 됩니다.

상업용지는 보통 용적률이 600% 이상이기 때문에 고밀도 개발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막상 신도시 상업지역에 들어올 수 있는 시설이 많지 않습니다. 백화점은 큰 도시에만 들어올 수 있습니다. 상업적으로 오피스 개발이 타당한 월 임대료 마지노선인 평당 3.5만원은 서울과 분당·판교의 주요 업무지구에서만 가능합니다. 대형 쇼핑몰이나 마트는 임대운영상품이기 때문에 감정평가액을 훌쩍 넘기는 낙찰가액이 요구하는 수익률을 맞추기 쉽지 않습니다. 결국 고밀도로 근린생활시설을 개발하여 개인 투자자에게 선분양하는 것이 높은 낙찰가액에 맞는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전국 신도시의 중심에는 대규모 근린생활시설이 위치하게 됩니다. 그 중 상당부분은 유흥가이고, 현란한 간판과 네온사인이 어지럽게 붙습니다.

수도권에서 분당 신도시의 서현역·수내역·야탑역·정자역·미금역 상권, 평촌 신도시의 평촌역·범계역 상권, 중동·상동 신도시의 송내역·상동역 상권, 일산 신도시의 정발산역 상권, 안산시의 고잔역·중앙역 상권, 수원시의 영통·인계동 상권. 모두 많은 간판이 달린 고밀도 근린생활시설 상권입니다. 자족도시가 되기 위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상업용지에, 표면상 주거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근린생활시설이 지어지지만, 그 속은 어른들을 위한 고밀도 테마파크로 작동하는 모습은 우리 도시가 가진 여러 가지 부조화 중의 하나입니다. 신도시의 대규모 근린생활시설은 주택을 싸고 빠르게 많이 공급하기 위한 정책의 기묘한 대척점에 서 있습니다.

박성식, 『공간의 가치』, 유룩출판, 개정판, 2016년, pp.163-166, 볼드체는 저자의 강조


이 책, 부동산의 여러 측면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이면서 쉬운 편이라서 부동산에 큰 관심 없는 분들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습니다.
by sonnet | 2018/08/27 00:21 | 경제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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