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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생존전략
2007/02/18   Crazy Fearsome Cripple Gambit [12]
Crazy Fearsome Cripple Gambit
stratfor는 국제정치와 지정학에 관련된 정보분석 보고서를를 고객에게 판매하는 미국의 민간기업이다.

이들이 내놓은 북한 관련 분석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바로 이 Crazy Fearsome Cripple전략에 대한 해석이었다. 이 분석은 1999년에 처음 등장했으니 무척 오래되었지만, 내가 보기에 2006년의 핵실험 전까지를 설명하는데는 최고의 해석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핵실험 이후를 설명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다.

"북한에게 있어서 무엇을 하는 것은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나 무슨 일을 저지를 것처럼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덜 효과적인 수단"일 텐데도 북한은 핵실험을 해버린 셈이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경제가 무섭게 성장하고, 끝없이 추락하던 러시아 경제도 바닥을 찍고, 에너지 강국으로 반등을 시도하는 현 국제정세와 맞물려 향후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미사일 실험과 북한의 서바이벌 전략
출처: stratfor.com
일자: 1999년 7월 12일

(전략)

북한은 한 가지 일관된 목표를 갖고 있었다. 그 목표란 현 정권의 통제 하에 독립국으로서 살아남는 것이었다. 북한에게 있어 이것은 달성하기 쉬운 목표는 아니었으며 점점 더 어려워지다가 소련이 붕괴하고 나자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였다. 북한 안보는 이 나라의 생존이 소련과 중국 두 강대국의 전략적 이익이라는 사실에 기초를 두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최소한 일정한 자원이 흘러들어오도록 해 주었고 이 나라의 물리적 안보를 보장해 주었다. 심지어 중소분쟁 이후에도 북한의 안보는 보장되었다. 게다가 중소분쟁은 여러 가지 면에서 전보다 더 나은 협상입지를 가져다주었다. 북한은 서구에 개방을 강요받는 일 없이, 지원을 늘려 받기 위해 중국과 소련을 경쟁시킬 수 있었다.

중국에서 덩샤오핑 노선의 승리는 북한에 대한 첫 번째 도전이었다. 중국이 서구에 개방하고 경제발전에 초점을 맞추면서 북한이 제공해왔던 전략적 이익은 그 적절성을 상실하였다. 북한이 어찌되든 간에 상하이에 대한 투자는 그보다 비할나위없이 더 중요한 것이었다. 글라스노스트와 소련의 붕괴는 한층 더 북한을 전략적 궁지로 몰아갔다.
1993년까지 북한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후견국 없이 자기 정권의 생존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소련 공산주의가 사라지고, 중국 공산주의는 공염불 수준으로 내려앉자, 엄청나게 번영하는 남한에 맞서 고립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북한의 붕괴가 예측되었고, 이를 우려하는 모든 나라들이 이러한 사태를 다루기 위한 시나리오들을 짜기 시작했다. 남한은 북한을 통치하기 위한 세부계획을 작성하면서, 그들이 북한의 부채를 대신 갚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같은 문제들을 염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그렇게 곱게 죽어줄 생각은 털끝만치도 없었다. 그들은 우리가 “미치고 무시무시한 중환자(Crazy Fearsome Cripple) 도박”이라고 부르는 전략을 고안해 냈다. 북한은 자국의 취약성을 아주 잘 인식하고 있었다. 그들은 또한 다른 나라들의 두려움도 알고 있었다.
남한은 통일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그들의 수도이자 산업 핵심부가 휴전선에서 몇 마일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자국의 경제 기반을 위험하게 할 어떤 분쟁도 피하려고 하는 동기가 더 크게 작용했다. 미국 또한 그에 못지않게 한반도에 주둔중인 미군이 고강도 분쟁에 말려들게 될 상황을 피하는데 열심이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서방과의 관계가 꼬이는 것을 원치 않았다.
북한은 또한 자신들이 군사적 실력과 예측불능성에 대해 평판이 높음을 깨닫고 있었다. 사실 1953년 이래 극히 주의 깊고 합리적인 대외정책을 추구해 왔지만 말이다.
북한은 실질적으로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쓸만한 카드를 갖고 있지 못했다. 그 두 가지란 첫째는 북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깊이 신경 쓰는 나라는 사실 아무도 없다는 것, 그리고 둘째는 아무도 북한과 전쟁을 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1994년까지 북한은 탁월한 3단 구성 전략을 완성했다. 전략의 첫 번째 부분은 그 자신이 [곧 죽을 것만 같은] 중환자(cripple)인 것처럼 연기하는 것이었다.
1994년 이래 우리는 북한 인구의 엄청난 부분을 쓸어가게 될 막대한 식량부족에 대해 들어왔다. 매년 여름, 다가올 겨울에 막대한 아사자가 출현할 가능성에 대한 풍문으로 시작되는 보도들이 나왔다.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북한의 생활상이 끔찍하고, 영양실조가 만연하며, 아사자들이 발생한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만약 1994년 이래 돌아다니던 보도들이 모두 사실이었다면, 지금쯤이면 북한에 있는 모든 사람은 다 죽었어야 맞다. 그러나 대부분은 죽지 않았다. 북한이 한 것은 실제로 있는 문제-식량상황-를 골라 그것이 너무 끔찍해서 북한 정권뿐 아니라 온 나라를 파괴할 것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었다.

이는 이상한 행동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사실 “미치고 무시무시한 중환자” 전략의 일부로서 극히 합리적인 행동이었다.
1990년대 초반, 세간에는 평양 정권의 붕괴를 가속화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남한과 미국은 모두 평양 정권에게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수단들을 갖고 있었다. 이때 엄청난 해결할 수 없는 식량위기를 제기함으로서 북한 정부는 외부자의 개입이 전혀 불필요한 것처럼 보이게 하였다.
에티오피아 수준의 식량난이 벌어진다면 북한 정권은 스스로 붕괴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북한의 붕괴를 재촉하기 위해 위험한 전략들을 취할 이유가 없었다. 이러한 붕괴에 대한 기대는 기묘한 방식으로 북한의 적들의 손을 묶어놓았다. 그에 더해, 아사사태가 임박했다는 인식은 실제로 국제사회를 자극해 북한에 식량을 보내줌으로서 식량난을 경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스스로를 외부의 [붕괴] 공작이 필요하지 않은 “중환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후, 다음 단계는 스스로를 “무시무시하게(fearsome)”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북한은 그들이 핵무기와 그 운반체계를 개발하고 있음을 서방이 깨닫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들은 정규군을 휴전선 코앞에다 밀집시켜 언제든지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할 수 있음을 과시했다. 첩보작전도 벌여 워싱턴, 도쿄, 서울에 경보가 울리도록 만들었다. 북한은 자신이 가능한 가장 무시무시해 보이도록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최근에 북한이 자신들의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막았을 때, 그러한 행동은 서방 사찰관들이 북한이 얼마나 핵 프로그램을 진전시켰는지를 알아내는 것을 막았을 수 있었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러한 행동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들이 핵 프로그램을 진전시키지 못했음을 미국이 알아채는 것을 막았을 수도 있었다. 우리도 진실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사찰을 중단시킴으로서 북한은 모든 사람들이 각자 멋대로 상상을 부풀릴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일이 조용해 질 때마다, 북한은 남한 정보기관이 흘리는 또 다른 무기개발 프로젝트에서 북한이 새롭고 놀라운 성과를 거둔 데 대한 이야기들에 의존할 수 있었다. 그러한 이야기들은 충분히 사실일 수 있다. 북한은 확실히 자기 자원의 막대한 부분을 무기개발에 투입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무기를 실제로 만드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북한이 무기를 만들고 있다고 믿는 것보다는 덜 중요했다. 북한은 실질적인 핵무기 제조능력과 운반수단을 보유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바깥세상에서 그들이 그런 무기체제를 갖고 있다고 믿는 것만큼 중요하지는 않았다.

그들이 “중환자”이며 게다가 “무시무시하기”까지 하다는 것을 확고하게 각인시킨 다음, 최후의 결정적 요소는 그들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평판을 굳히는 것이었다. 이때 그들이 “중환자”로 보이고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북한 정권이 절박한 붕괴의 위험에 처해 있는 이상 북한 정부는 그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짓이든 할 수 있을 터였다. 그리고 북한 정부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오만가지 군사적 선택들을 테이블에 전부 올려놓고 있는 이상, 붕괴는 어떤 미친 군사적 모험을 촉발할 수 있었다.
그런 사태를 바라는 나라는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이는 아무도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려고 시도하지 않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그들로 하여금 북한정권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만들었다. 궁지에 몰리면 북한 정권이 무슨 미친 짓을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북한 정권의 귀에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환청이 들린다는 뿌리 깊은 믿음과 합쳐져 북한은 니트로글리세린 같은 존재라는 널리 자리 잡은 인상을 만들어냈다. 북한은 부주의하게 한번 건드리기만 하면 폭발해버릴 것 같았다. 이러한 관점은 북한의 필요성에 완벽히 부합했다. “미치고 무시무시한 중환자”가 국제무대의 중요 행위자로 태어난 것이다.

북한은 그들이 벌이는 행동 하나하나가 관찰되고, 반응되고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을 연출했다. 더 이상 아무도 북한의 붕괴를 논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사람들이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예측할 수 없이 급작스레 남한 침공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해 주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런 일들은 북한이 실제로 할 것 같지 않은 행동들이었다. 예를 들어 북한군은 국내 안보를 위해 핵심적인 조직이다. 서울의 거대한 부가 휴전선에서 공격 가능한 거리 안에 놓여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또한 방어자가 결정적인 강점을 갖는 끔찍한 시가전을 의미했다. 북한은 자기 정권의 주춧돌을 뽑아 서울에서 건물 한 채 한 채를 장악하기 위한 싸움에 내던질 상황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북한은 앵커리지에 핵폭탄을 퍼부을 상황이 아니었다. 그렇게 했다가는 그 직후에 북한의 대부분이 버섯구름 밑에서 사라질 테고, 결국 정권이 확실히 무너질 터였다. 북한이 가하는 대부분의 위협은 우리가 그들을 또라이(nuts)라고 간주하지 않는다면 신뢰성이 없었다.
물론 그들의 외교정책 중 어떤 것도 엄격한 자기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을 보여준 적이 없다. 괴이쩍은 공개성명을 제외한다면 북한은 1953년 이래 잘 억제되어 있었다.

북한에게 있어서 무엇을 하는 것은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나 무슨 일을 저지를 것처럼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덜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지난 5년 동안 북한은 그들의 독립과 정권을 보존할 수 있도록 꾸며진 “미치고 위험한 중환자”의 이미지가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행동을 유보해 왔다. 그들의 목표는 지정학적 날씨가 바뀌고 그들을 유용하다고 인정하는 후견국을 찾아낼 때까지 살아남는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 북한은 중국에게 다시 한번 유용해지는 것 같다.
중국과 일본의 한 정상회담에서 일본 총리는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넣어 미사일 실험을 중지시키라고 요청했다. 이 요청에는 선물이 따라갔다. 일본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문제에 대해 양자협상을 시작한 첫 번째 G-7국가가 되었다. 이는 중국의 잠재적으로 막대한 통신산업에 대한 참여에 대한 쟁점에서 중국에게 양보함으로서 달성되었다.
그러나 중국은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음을 명백히 했다. 중국은 일본이 대만을 남한 및 미국과의 3자 관계에 끌어넣지 말 것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일본이 미국보다 미사일 실험을 훨씬 더 중요하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에다가 북한의 핵능력을 덧붙여 생각한다면, 이는 도쿄와 워싱턴 사이에 매우 만족스러운 분쟁거리를 던져놓게 됨을 의미한다. 그것이야말로 바로 북경과 평양이 보고 싶어 하는 사태이다.

현재 중국이 북한에 대해 과연 얼마만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는 여전히 분명치 않다. 그러나 그것은 일본이 중국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사실보다는 중요하지 않다. 그 영향력을 명백히 일본의 정치적 경제적 양보와 맞바꿀 수 있는 이상, 이는 중국이 얼마간의 영향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훌륭한 이유가 된다. 만약 일본과 미국이 북한에 대해 우려한다면, 중국은 그 우려에 대해 거래할 수 있다.
이는 북한이 중국에 대해 가치가 있으며, 북경으로부터 양보와 지원을 얻어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그것은 중국이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으며, 정권안정을 도울 것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걱정하기엔 너무 약하면서도 동시에 화나게 만들기에는 너무 위험한 존재, “미치고 무시무시한 중환자”가 몇 년 전에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던 일, 북한 정권의 생존을 끌어내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by sonnet | 2007/02/18 02:10 | 정치 | 트랙백(1) | 핑백(5)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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