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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비유
2008/04/20   출구의 수('모델의 선택' 보론) [15]
출구의 수('모델의 선택' 보론)

앞선 글 모델의 선택에 붙어있던 그림에 대해 많은 분들께서 "출입구를 더 뚫으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을 제시해주셨기 때문에 간단히 보충해 보기로 한다.

하나의 출구만 있는 것처럼 그려진 극장


사실 이 그림을 그릴 때 참고한 도면에는 (실제의 극장이 당연히 그렇듯이) 출입구가 여럿 있었다. 그것을 도해를 그리는 과정에서 다 지워버리고 한 개만 존재하는 것처럼 간략화시켜 그린 것이다.

그렇게 한 이유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이러한 생략이 합리화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운전자들이 특별히 선호하는 출구가 있는 톨게이트


이 그림과 같은 상황에서는 실제로는 출입구가 여러 개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출입구가 한 쪽 구석에 하나만 존재하는 것과 흡사하게 동작하게 된다. 현재의 대학입시란 이런 식으로 동작한다는데 대부분 동의하시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출구가 하나만 있는 것처럼 간략화시켜 그려도 원래 상황을 많이 왜곡하지는 않는 것이 된다.

지난번 글에서 지도의 비유를 들며 언급했듯이 모델은 반드시 상당한 생략과 압축이 따르게 된다. 앞서 이용했던 '불 난 극장' 대신 이번처럼 '톨게이트'를 제시했더라면,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인상은 많이 달랐을 것이다. 출입구의 수에 비례해 혼잡이 완화될 것인가를 생각해보기 위해서라면 톨게이트가 좋겠지만, 출구 통과를 놓고 벌어지는 필사적 경쟁의 속성을 묘사하는 힘은 많이 부족했을 것이다. 결국 각각의 비유는 강조점이 다르다.

'불 난 극장'에서는 사실 어디로 나가든 나가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대학입시에서는 (늦어지는 것을 감수하고) 재수, 3수를 해 가면서라도 특정 출구로 나가려는 강렬한 선호가 존재한다. '불 난 극장' 비유를 쓰면서 모든 것을 한 번에 설명하기 위해 출입구도 여러 개 달고 왜 특정 출입구를 그렇게 선호해야하는지 말로 구차한 설명을 만들어 붙이기 시작하면 설명력만 훼손될 뿐 아닐까?


참고했던 원래의 극장 도면


by sonnet | 2008/04/20 23:56 | 정치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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