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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반도체
2019/08/17   불충의 의혹, 서생의 고뇌 [11]
불충의 의혹, 서생의 고뇌

한일 무역전쟁이 시작되면서, 이 책을 재미 삼아 읽어보았는데, 누구나 할 수 있는 책 내용의 소개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루기로 하고, 대신 역자의 입장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

통상 번역은 그 책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하는 것이고 저자의 의향을 충실히 옮기는 데 주목적을 두는 것이지 저자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반론을 적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몇 가지 예를 보자.

[저자] (일본 기업의 [역자가 추가]) 임원은 60세에 은퇴해야 한다

[*] 역자 주: 저자의 주장일 뿐이며, 그것도 일본 기업에 한정된 이야기라고 해두고 싶다. (p.233)

[저자] 10년 전에 과장이었던 사람은 부장이 된다. 부장이 되면 더욱 기술로부터 멀어진다. 그 부장이 기술에 관련되어 있었던 것은 수십 년 전의 일이며, 최첨단 기술과는 거리가 멀다. [*]

[*] 역자 주: 극단적인 예이며, 개인적으로 최신 기술을 계속 업데이트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아마도 저자는 그러한 노력이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p.242)

[저자] 승진은 무능 레벨의 길로 가는 이정표이다.
* 슈퍼 엔지니어가 슈퍼 무능 매니저로!
* 조직의 상층부는 무능 레벨들 천지 [**]

[**] 역자 주: 원서에는 “시체들이 겹겹이 쌓여 있음”이라는 과격한 표현이 쓰였다. 그리고 이것에 대해서는 “일본 반도체 패전”(성안당)에서 의견을 밝힌 바와 같이 SK하이닉스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나도 어쨌든 승진은 하고 싶다”(p.244)


저자는 히타치 출신으로 엘피다로 갔다가 해고된 후 반도체 관련 컬럼니스트가 된 사람이고,
역자는 SK하이닉스 미래전략실 소속이다.

내 생각에 역자는 회사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읽히고 회사에 참고가 되기 위한 목적으로 책을 번역했지만, "역자가 역심을 품고 직접 하기는 곤란한 말을 번역서를 빌려 돌려까기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혹을 사게 될까봐 매우 두려워하는 것 같다. 역주의 마지막 한마디가 샐러리맨의 애환이랄까,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by sonnet | 2019/08/17 19:07 |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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