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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로버트솔로우
2009/05/25   대공황을 경험한 세대의 퇴장 [24]
대공황을 경험한 세대의 퇴장

다음은 1988년에 있었던 로버트 솔로우의 강연 일부이다.

어쨌든 나는 [대공황이 맹위를 떨치던] 1930년대에 성장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은 1940년 1월이었다. 1930년대 브루클린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경제학에 관심 있었다고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 급우들보다 두 살 어렸지만 어쨌든 1940년에 열여덟 살이었던 사람들은 지금 예순여섯 살이다. 조금 있으면 현역 경제학자로서 1930년대를 분명하게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은 사라질 것이다. 대공황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으로 경제학을 공부한 세대의 경제학자들은 이제 은퇴를 앞두고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거시경제학자 중 보다 젊은 중년 학자들은 ‘경기순환’은 대체로 만족할 만한 추세를 따라가면서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 정도로만 알고 있다. 말하자면 변동 폭이 좁고, 여러 가지 요소들이 적절히 서로 맞물려 돌아가고, 정적이고, 확률적인 과정이라는 시각이다. 이러한 시각은 내가 이 분야에서 성장하면서 나에게 익숙했던 사고의 틀과는 사뭇 다르다.

지금은 아마도 그들의 생각이 맞을지 모르겠다. 나는 1988년의 눈보라가 내일 또다시 일어날까 봐 두려워 옷을 두툼하게 걸치고 돌아다니는 고리타분한 노친네로 비치고 싶지는 않다. 경기 순환의 저변에 깔려 있는 지적 문제는 그런 일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나는 대공황 같은 것이 확률적으로 자주 일어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을 확률적으로 드문 사건으로 분류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는 자신하지 못하겠다. 나는 오히려 대공황에 확률적인 사고로 접근하는 것이 애당초 올바른 신호라는 시각에 의문을 표시하는 쪽이다. 나와 동시대인 중 많은 사람이 심각한 경기 부진을 산업 자본주의 경제에 도사리고 있으면서 아주 오랫동안 만족할 만한 경제적 평형상태를 깨뜨리는 요소를 알려주는 척도라고 해석하는 것 같다. 그런 대공황을 촉발하는 방아쇠는 내생적인 사건과 외생적인 사건의 결합이 될 수 있다. 거시경제학의 임무 중 하나는, 아마 이것이 주된 임무일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불경기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정책을 찾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거시경제학을 평가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현대 거시경제학에 그런 가능성이 적다고 단언하는 것은 실수라는 생각이 든다.

Breit, William., Hirsch, Barry T.(Eds), Lives of the Laureates: Eighteen Nobel Economists (4th Ed.), MIT Press, 2004
(김민주 역, 『경제학의 제국을 건설한 사람들』, 미래의 창, 2004년, pp.244-246)

영감님께서는 젊은(?) 친구들이 보릿고개대공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 때문에 보다 일상적인 경기변동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는데 막연한 불안감을 피력하시는데... 그 뒤로도 다시 20년이 흘러, 결국 80년 전에 왔던 지난 번 대공황을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전무해진 다음에 된통 한 방 맞게 된 셈이라...
by sonnet | 2009/05/25 09:18 | 경제 | 트랙백 | 핑백(1) | 덧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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