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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동맹
2006/11/22   이스라엘의 로비 [16]
이스라엘의 로비
이스라엘이 미국에 대해 갖고 있는 영향력은 주로 유대계 미국인들이 갖는 정치적, 경제적 파워로 설명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이런 관계를 미국 사회 깊숙히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사소한 부분에까지 엄청난 노력을 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예를 들어 다음 일화를 보자.

(미국-이스라엘간 군사협력관계를 토의하기 위해) 나와 함께 협상에 나선 미군 대표는 해군 제독이었다. 처음에 그는 외교에 문외한이었다. 텔아비브에서 개최된 첫번째 공식 만찬에서 이스라엘에 와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잭 다비(Jack Darby) 제독은 잠깐 생각하더니 느린 남부 사투리로 대답했다. "글쎄요. 그건 생각하기 나름이죠. 아시겠지만, 잠수함 안에서도 잠망경을 통해 이스라엘의 많은 것을 볼 수 있거든요."
...
후에 잭 다비는 미 해군의 태평양 잠수함 부대 사령관으로 근무하면서 진주만 주위를 조깅하다 실족사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다비의 가족을 이스라엘로 초청해 잭 다비 기념 공원이라는 조그만 숲을 사막에 건설하고 헌정식을 가졌다.

Clarke, Richard A., Against All Enermies -Inside the White House's War-, Free Press, 2004
(황해선 역, 『모든 적들에 맞서 -이라크 전쟁의 숨겨진 진실- 』, 서울, 휴먼앤북스, 2004, pp.85-86)


다비는 이스라엘과 관련된 일을 하다 죽은 것도 아니지만 그의 가족들에게 이스라엘 친구들은 그를 기억한다는 것을 마음속에 새겨 주었다. "정승 개 문상은 가도 정승 문상은 안 간다"라는 속담이 무색하게 하는 장면이다.

이는 맥아더 동상을 갖고 시끄러운 소문을 만들어 (평소에 별 생각없이 사는) 미국인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한국의 풍경과 좋은 대조가 된다. 맥아더가 대한민국 건국과 한국전쟁에서 한 역할은 잭 다비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게 크다.

영국이나 이스라엘이 미국과 맺고 있는 특수한 관계는 단순히 국가 대 국가의 협력관계라든가 전략적 제휴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그것을 떠받치고 있는 배경에는 양 사회의 구성원들 간에 인적 유대를 지속적으로 맺고 강화시키며, 관계가 낡아 부식되지 않도록 새로운 사람들을 계속 끌어들이려는 적극적 행위가 있다.


이번 이스라엘-히즈불라 전쟁만 해도 그렇다.

전쟁이 끝나고 제일 빨리 나온 분석 보고서는 CSIS의 Anthony Cordesman의 리포트였다. 이 리포트를 읽어보면 이스라엘 군은 코즈먼을 초청해서 전쟁에 참여한 각급 장교들의 직접 브리핑을 듣고, 이들과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코즈먼의 보고서가 이스라엘의 입장을 아주아주 잘 반영하고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앞으로도 이스라엘과 히즈불라가 다시 맞붙게 된다면, 그는 자연스럽게 이번에 알게된 인맥을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글을 쓰게 될 것이다.

MSNBC방송에서 군사문제평론가로 일하고 있는 Francona 예비역 중령도 자신의 블로그에서 비슷한 이야길 전한다.

I just returned from a tour of Israel as a guest of what many would term "the lobby." I have been to Israel several times during my career as an intelligence officer and Middle East specialist, but this trip was particularly illuminating.

I was invited in the aftermath of the summer Lebanese war between Hizballah and the Israel Defense Forces (IDF). I assumed that much of the discussion would be a post-mortem on the IDF's operations in Lebanon - I had been fairly critical of the IDF's performance against Hizballah.

As I expected, we did have a lot of discussions with IDF officers and government officials, as well as members of the press and academia about the IDF's problems in Lebanon, but the overwhelming message of the trip was the recurring and persistent theme: Iran - specifically the Iranian nuclear program - is an "existential threat" to the State of Israel. Not only did my discussants tell me this, but Prime Minister Ehud Olmert used the phrase in an October meeting with U.S. Secretary of State Condoleeza Rice -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I feel that there is an existential threat against the State of Israel."


사실 미군 같이 거대한 조직에서 예비역 중령은 거의 눈에 띄지도 않는 존재이지만, 이스라엘은 돈을 대어 그를 초청해가며 비판자들이 레바논 전쟁에 대한 이스라엘의 입장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그러면서 자유토론을 통해 '왜 이스라엘은 이란을 저지해야 하는가'같은 새로운 입장을 전달했음은 물론이다.


사실 한국은 이스라엘 같이 미국의 편애를 받는 나라를 부러워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편애를 받고 싶다면 일단 얼추 비슷하게라도 이스라엘을 흉내내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참고: The Israel Lobby(John Mearsheimer and Stephen Walt)
by sonnet | 2006/11/22 11:20 | 정치 | 트랙백(1) | 핑백(2)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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