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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대포동1호
2009/06/10   이란 핵/미사일 잠재력 보고서(EWI) - 북한 관련 [38]
이란 핵/미사일 잠재력 보고서(EWI) - 북한 관련
다음은 최근 미국의 EWI(East West Institute)에서 나온 'Iran`s Nuclear And Missile Potential'이란 보고서와 그에 딸린 기술부록입니다.

JTA.pdf
JTA_TA_Program.pdf
JTA_TA_Defense.pdf

이 보고서는 이란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유럽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가, 이것을 동유럽에 배치한 미사일방어체제(MD)로 방어하는 것이 적절한가를 미국과 러시아의 민간 연구자들로 구성된 패널을 시켜 조사한 것입니다. 러시아 연구자들이 여럿 포함되어 있고, 미국 쪽 패널에는 미국의 유명한 MD반대론자인 Ted Postol이 들어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전반적으로 MD의 가치에 대해 부정적인 톤인 것은 감안을 해야겠지요.

그런데 이 보고서의 매력은 본문의 3장과, 기술부록(미사일 프로그램)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많은 사진과 도해를 첨부해 잘 정리해 놓았다는 데 있습니다. 그 내용들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까지는 아니지만, 이 정도로 잘 정리된 경우는 드물지요.

이란 관영 IRNA통신에 등장한 (로동 추정) 로켓모터(왼쪽),
UN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서 찾아낸 스커드B 로켓모터(오른쪽)

스커드B(왼쪽), 이란의 샤하브3(오른쪽), 북한의 대포동1 (아래)
로동 로켓은 스커드를 기초로 지름을 약 1.4배 잡아 늘린 것으로 믿어진다

이란의 미사일은 다양한 것 같지만 모두 스커드 혹은 로동 로켓에 기반하고 있다

샤하브(이란)와 가우리(파키스탄) 미사일, 그리고 그 추정 구성


이 보고서는 이란, 북한, 파키스탄 등이 다양한 미사일을 개발중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두 스커드 미사일 기술에 기반한 두 가지 로켓 -스커드와 로동- 이 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나머지는 대개 연료를 얼마나 싣느냐 같은 구성(configuration)의 차이란 것이지요. 그런데 로켓의 추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정거리를 늘리기 위해 같은 로켓에 연료를 더 싣다 보면 탄두 무게를 그만큼 줄여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사정거리의 상한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때 북한의 주요한 기술적 성과는 스커드 기반 기술을 재활용해 더 큰 추력을 갖는 로동 로켓모터를 개발했다는 것입니다. 이 덕분에 북한으로부터 미사일 기술을 수입한 나라들(이란, 파키스탄)은 고질적인 스커드 사정거리 상한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로동 미사일에는 여전히 스커드로부터 물려받은 기술적 한계가 있습니다. 그것은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는 연료를 쓴다는 것입니다. 스커드로부터 유래한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으려면 같은 무게로 더 큰 추력을 낼 수 있는 더 강력한 새 추진제를 쓰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로켓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구소련제 초기 로켓들과 비교해도 스커드 계열의 배기속도(exhaust velocity)가 떨어짐을 볼 수 있다.
흥미롭게도 로동은 기존 스커드보다 추력이 크지만 배기속도는 더 떨어진다.

북한이 대포동 2호에서 채택한 해결책은 복수의 로동 로켓을 묶어 클러스터화 하는 것인데, 이 방법은 새 기술 없이도 더 장거리를 날아가는 로켓을 만들 수는 있지만, 발사 준비에 시간이 많이 걸리며 사일로 등에 숨기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즉 실전용 무기로는 약점이 있는 셈이지요. 이는 북한이 새 기술 대신 의연히 옛 기술을 우려먹고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이제 이란의 Safir, 북한의 대포동 1,2처럼 다단 로켓들을 간단히 살펴보지요. 이 보고서는 이런 다단 로켓에 사용되는 2,3단 로켓들은 (많은 불확실성이 있지만) 그 크기, 외형, 비행특성 등으로 추론할 때, 구소련제 대공미사일 SA-5, 단거리 전술탄도탄 SS-21, 구소련제 잠수함발사 중거리탄도탄 SS-N-6 용의 로켓 등이 이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합니다.

이란의 사피르(2단) 위성발사체와 북한의 대포동1호. 둘은 모두 로동 미사일을 기반으로 한 것이지만 그 구조는 사뭇 다르다. 이란은 1단에 해당하는 로동의 연료탱크를 최대한 늘린 다음 그 위에 2단을 올렸고, 북한은 약간 변형된 로동 위에 2,3단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에 발사된 북한의 은하2호(대포동2호 개량형) 위성발사체. 복수의 로동 로켓모터를 묶은 거대한 1단 위에, 2단으로는 보다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SS-N-6을 전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소련 잠수함발사 탄도탄 SS-N-6의 하단부, 원추형 외벽(붉은 화살표) 밖으로 장치된 자세제어로켓(옥색 원)이 보인다(위), 이란 매체에 소개된 사피르 위성발사체의 2단(아래), 이 둘의 형태적 유사성으로 보아 사피르 2단은 SS-N-6의 보조 로켓을 유용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은 구소련의 잠수함발사탄도탄 R-27(나토명: SS-N-6)입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구소련 붕괴 후의 혼란기에 밀수해 실전배치한 상태이며 이란은 다시 북한으로부터 이 미사일을 수입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 미사일을 완전히 독자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지는 알려진 바 없습니다. 이 미사일은 기존의 스커드보다 훨씬 강력한 추진제를 쓰기 때문에, 여기 사용된 기술을 북한이 완전히 소화해서 이 유형의 로켓 모터를 독자적으로 제조, 개량할 수 있다면, 북한은 로동 이후의 차세대 로켓 기술을 확보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반대로 북한이 과거 밀수한 핵심부품에 의존하고 있어서 제한된 수 이상의 새 로켓을 만들 수 없다면 북한의 기술은 여전히 스커드 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봐야 하겠지요. 이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북한은 자력으로 새 SS-N-6를 만들 수 없다고 봅니다.



논평

이렇듯 이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이란(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은 과장된 부분이 많으며 기술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런 설명을 듣게 되면 "아 또 꼴통놈들이 과장을 했나 보군.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겠어"라는 결론으로 연결될 수 있는데, 그건 또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분석이 금수와 제재 조치를 더욱 강화해야 된다는 정책제언을 낳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이란(북한)은 현재 스커드 기술을 단순 개량해서 발전시킬 수 있는 한계의 거의 끝에 와 있다고 주장합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더 가볍고 강한 소재, 가공기술, 새로운 로켓 추진제 등을 기반으로 한 근본적으로 새로운 로켓을 개발해야 하는데, 그것을 옛날 미국, 소련, 중국처럼 모두 독자적으로 하기엔 방대한 산업기반을 조성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란(북한)은 지속적으로 해외에서 기술, 소재, 부품 등을 밀도입해야 하는데, 이 지점을 공략하는 것이야말로 이들의 개발능력을 저해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이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실적으로 볼 때, 독자 제조하지 못하는 기술이나 부품이라도 외부에서 입수할 수만 있다면 자신들의 기존 시스템에 통합해 개량된 완제품을 만들어낼 능력은 지금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이런 시각은 PSI같은 비확산 체제에 대한 반대 방향의 이해를 가능하게 합니다. 즉 지금까지 PSI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북한 배에 강제로 올라타 북한이 해외에 수출하려 하는 완제품 미사일을 압수"한다는 식의 방향으로만 이해되는데, 실은 북한이 해외에 파는 것도 문제이지만, 북한이 해외에서 수입해 오는 것 또한 그에 못지 않은 문제란 것입니다. 그리고 완제품 못지 않게 문제가 되는 것이 반제품이나 핵심부품, 공작기계, 측정설비들입니다. 그것을 구할 수만 있다면 후진국도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MTCR이니 바세나르 같은 기존의 비확산 체제는 여전히 허점이 많고 완벽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 강화하는 것은 세계를 보다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 세대에게 맡겨진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by sonnet | 2009/06/10 07:05 | 정치 | 트랙백 | 핑백(1) | 덧글(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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