От Ильича до Ильича
by sonnet 2006 이글루스 TOP 100 2007 이글루스 TOP 100 2008 이글루스 TOP 100 2009 이글루스 TOP 100 2010 이글루스 TOP 100 2011 이글루스 TOP 100
rss

skin by 이글루스
태그 : 다게스탄
2008/06/27   아바르족 사람들 이야기 [21]
아바르족 사람들 이야기
라술 감자토프(1923-2003): 엔사이버백과, Wikipedia
러시아의 저명한 현대시인으로 다게스탄 아바르 족 출신. 이 이야기의 포인트는 아바르(=mountain)이란 것이다.

---

진실과 거짓은 예로부터 세기와 세기를 이어 내려오면서 나란히 서서 걷는다. 둘 가운데서 어느 것이 더 필요하고 더 유익하고 더 강한가 하는 것을 세기와 세기를 이어 내려오면서 서로 논쟁한다. 거짓은 자기라 우기고 진실은 자기라 주장한다. 이 논쟁에는 끝이 없다.
하루는 그들이 사람들을 찾아가서 물어보기로 했다. 거짓은 구불구불하고 좁은 오솔길을 앞서 달려가면서 틈마다 들여다보고 구멍마다 냄새를 맡아보면서 골목골목을 엿보았다. 진실은 고개를 의젓하게 들고 곧게 뻗은 큰 길만 걸었다. 거짓은 쉴 새 없이 히히닥거렸고 진실은 쓸쓸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들은 많은 길을 걸었다. 숱한 도시와 마을을 지났고 왕과 시인, 족장과 재판관, 상인과 점장이, 보통 사람들을 만났다. 거짓이 발을 들여놓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자유를 느끼고 어려워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끼리 서로 속이고 거짓말을 하기를 꺼리지 않았다.
그러나 진실이 나타나면 사람들은 침울해졌다. 그들은 서로 눈길을 피하였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들은 진실을 위해서 칼을 뽑아들었다. 노여움을 산 자가 노여움을 준 자를 반대하여 일어섰다. 물건을 사는 사람이 파는 사람을 쳤다. 평민이 족장을 쳤고 족장은 황제를 쳤다. 남편이 아내와 그의 정부를 죽였다. 피가 흘렀다.
그래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거짓에게 말했다.
“우리를 버리지 말라! 너는 우리의 좋은 친구다. 너 하고는 살기가 편하고 쉽다! 그러나 너, 진실은 우리에게 불안만 가져온다. 생각해야 하고 속을 썩여야 하고 고민해야 하고 싸워야 한다. 너 때문에 죽은 젊은 투사와 시인과 기사는 벌써 얼마나 많으냐!”
“내가 뭐라고 했나?"
거짓은 진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더 유익하고 필요하다고 하잖던? 숱한 집들을 돌아다녔지마 어디서나 네가 아니라 나를 환영하지 않더냐.”
“정말 우리는 사람들이 사는 곳을 숱하게 돌아다녔다. 이제는 높은 산에 올라가 보자! 맑고 시원한 샘물에게 물어보자. 높은 산 풀밭에서 자라는 꽃에게 물어보자. 언제나 눈부시게 빛나는 만년설에게 물어보자.
높은 산에서는 영원이 산다. 거기에서는 영웅들과 장수들, 시인들과 현인들과 성인들의 영원불멸한 위대함이 살고 그들의 사상, 그들의 노래, 그들의 유훈이 산다. 높은 산에서는 이 세상의 허망하고 무상한 것을 이미 두려워하지 않는 영원이 산다.”
“싫다. 나는 그런 곳에는 가지 않겠다.”
거짓은 대답했다.
“너는 높은 곳이 두려우냐? 낮은 데서 사는 것은 까마귀다. 독수리들은 제일 높은 산보다 더 높이 난다. 네 생각에는 까마귀 노릇이 독수리가 되는 것보다 더 자랑스러우냐? 나는 네가 두려워한다는 것을 안다. 너는 겁쟁이다! 너는 술을 따르는 잔치상 앞에서는 큰 소리를 치지만, 술잔 소리가 아닌 칼소리가 울리는 마당에 나서기는 두려워한다.”
“아니야, 나는 높은 산이 두렵지 않다. 그러나 거기에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내가 할 일이 없다. 내 세상은 사람들이 사는 낮은 곳이다. 그들 속에서는 내가 왕노릇을 한다. 그들은 모두 나의 신하들이다. 나에게는 감히 맞설 용기를 내 네 길, 진실의 길에 들어서려고 하는 용감한 자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 자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렇다. 극소수다. 하지만 그들은 영웅들이다. 시인들은 그들에게 자기들의 제일 훌륭한 시를 바친다.”

by sonnet | 2008/06/27 16:16 | 문화 | 트랙백 | 덧글(21)
<< 이전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