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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누가진짜엄마
2014/03/11   우크라이나 단상(1) : 솔로몬의 판결 [16]
우크라이나 단상(1) : 솔로몬의 판결
(이 글은 원래 8~9편 정도의 단락을 가진 한 편의 글로 완성하려고 했던 글의 첫 단락만 떼어내 먼저 공개하는 것입니다. 그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솔로몬의 판결 : 우크라이나에서


왕이 이르되 이 여자는 말하기를 산 것은 내 아들이요 죽은 것은 네 아들이라 하고
저 여자는 말하기를 아니라 죽은 것이 네 아들이요 산 것이 내 아들이라 하는도다 하고
또 이르되 칼을 내게로 가져오라 하니 칼을 왕 앞으로 가져온지라
왕이 이르되 산 아이를 둘로 나누어 반은 이 여자에게 주고 반은 저 여자에게 주라.
그 산 아들의 어머니 되는 여자가 그 아들을 위하여 마음이 불붙는 것 같아서 왕께 아뢰어 청하건대
내 주여 산 아이를 그에게 주시고 아무쪼록 죽이지 마옵소서 하되
다른 여자는 말하기를 내 것도 되게 말고 네 것도 되게 말고 나누게 하라 하는지라.
왕이 대답하여 이르되 산 아이를 저 여자에게 주고 결코 죽이지 말라 저가 그의 어머니이니라 하매
온 이스라엘이 왕이 심리하여 판결함을 듣고 왕을 두려워하였으니
이는 하나님의 지혜가 그의 속에 있어 판결함을 봄이더라


- 열왕기 3:23-28 -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하여 우크라이나라는 국가의 영토 보전(territorial integrity)이 중요한 쟁점이다. 당사자인 키예프 과도정부(및 여러 정치인들)는 물론이고, 미국, 유럽연합(및 유럽 각국), UN, 심지어는 러시아 조차도 이 나라의 영토 보전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모두가 영토보전을 원한다면 왜 이것이 문제가 되는가? 영토보전을 뺀 다른 목표가 상충되기 때문이다. 즉 러시아가 원하는 것은 굳건한 친러정책을 펼치는 슬라브 형제국의 영토보전이라면, 유럽이 희망하는 것은 유럽의 가치를 추종하고 수용하는 유럽의 변방국의 영토보전이라는 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 사건을 관찰함에 있어서 영토보전 문제를 그 자체로 평가하는 것은 너무 피상적인 시각이다. 오히려 관련된 여러 주체들이 우크라이나의 영토보전을 위해 자신들의 다른 목표를 어디까지 희생할 것인지가 우크라이나의 영토보전에 대한 진정성을 재는 잣대가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미국이나 유럽 여러 나라들의 대응도 우크라이나의 영토보전에 우선권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영토보전에 대한 그들의 실제 우선권은 러시아의 우선권보다도 낮을 수 있다.

이들은 어차피 외국이니까 그렇다 치고, 우크라이나 국내 세력들의 입장도 비슷한 잣대로 평가해볼 가치가 있다. 우크라이나 정당, 정치인, 국민들은 크리미아 반도를 자기 영토로 하기 위해 그만한 대가를 치를 생각이 있는가? 우크라이나가 현재 모습으로의 독립국이 된 지는 20년이 살짝 넘는 정도인지라, 국가정체성이 아직 충분히 성숙되지 못했단 의견이 많다. 만약 이런 큰 위기에서 모두가 자기의 다른 목표를 영토 보전보다 앞세운다면, 현재의 우크라이나가 그 영토 그대로 보전될 필요성도 사실 별로 없을 것이다.
by sonnet | 2014/03/11 08:16 | 정치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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