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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남의돈먹기쉽잖지
2010/04/30   garry's comment(12): 남의 돈 얻어 쓰기 [127]
garry's comment(12): 남의 돈 얻어 쓰기
Commented by Garry at 2010/04/20 02:47

과거 남은 미국에게 상당한 원조를 받았었는데 그건 미국이 우리에게 '공물'을 받친 거겠죠?


오호, 이런 또 골때리는 이야기를.

당시에는 미국 원조물자를 국내시장에 매각해서 얻어지는 자금인 대충자금(對充資金)이란 것이 있었는데, 알고 계시려나 모르겠습니다. 1950년대에는 대한민국 중앙정부지출의 매우 큰 몫이 대충자금에 의해서 뒷받침되고 있었죠. 한 예로 1957년에는 대충자금이 정부세입의 53%이었던 반면, 통상적 재원(주로 조세)은 정부세입의 34%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대충자금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부서는 그 집행 내역에 대해 미국과 정책협의를 해서 동의를 받아야 했습니다. 각 부처 과 단위로요. 매우 세밀한 데까지 통제를 한 거지요. 또한 예산의 반 이상이 대충자금이란 건 정부의 행동 대부분에 대해 미국이 비토권을 쥐고 있었다는 거와 비슷하지요.

군대도 마찬가지로 한국군은 미국이 제공한 원조와 훈련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미국은 이 집행을 감독하기 위해 사방에 자기 사람들을 심어 놓았는데 우리나라 말에는 아직도 그 때의 흔적이 남아 있을 정도입니다. 그게 바로 '고문관'이라는 단어지요.

또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1997년 말,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로 IMF에서 구제금융을 받았을 때를 생각해 보지요. 구제금융을 받은 결과 우리나라는 주요 경제정책을 결정할 때 IMF와의 정책협의를 거쳐야 했습니다. 그 당시에 일부 언론에서는 경제'신탁통치'를 받았다고 표현했을 정도였지요. 그런 게 바로 남의 돈을 받아 쓰는 이상 감수해야 되는 단점들입니다.

북한 또한 ADB(아시아개발은행)니 IMF(국제통화기금), IBRD(세계은행) 등의 가입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10여년 전부터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이런 곳들을 통해 저리의 정책차관을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이런 곳들은 돈 빌려주면서 까다로운 조건을 내거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조건은 해가 갈수록 더 까다로워지는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반 세기 동안 자신들이 빌려준 돈이 눈먼돈으로 변해 오남용되고 떼먹히는 경우가 너무 많았으니까요. 또한 국제사회에서 신용이 없는 나라일수록 조건이 엄해지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혁개방은 한 나라가 문을 닫아 건 채 내 멋대로 사는 방식을 버리고, 기존의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원칙과 기준들을 나의 행동양식으로 수용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내 멋대로 사는 방식을 고집하면 절대로 국제사회에 통합될 수가 없지요.

따라서 북한이 그간 보여온, 원조식량이 잘 분배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거부하고, 국제원조NGO들의 자산을 털고 하는 짓들은 이들이 국제사회에 통합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가늠케 하는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식량원조를 그렇게 다루는 나라가 차관을 약속대로 집행하거나 떼어먹지 않는다고 믿을 수 있겠습니까?

남의 나라 감독을 좋아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우리도 IMF 구제금융을 받는 동안 불편함과 굴욕감을 느꼈죠. 하지만 가난한 나라는 원래 그런 겁니다. 다른 나라들이 그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그 돈을 받으려는 이유는 안 받는 것 보다는 받는게 그래도 좋기 때문입니다. 더러운 거야 빨리 돈 벌어서 그런 처지를 빠져나오는 수밖에 없지요. 아님 아Q정신으로 무장하고 계속 그렇게 살든가.

IMF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대통령과 이를 감독하고지켜보고 있는 미셸 캉드쉬 IMF 총재. 이 사진이 물의를 빚자 캉드쉬는 "사진을 찍는지 몰랐다"고 해명했고 사람들은 이에 모두 크게 탄복하였다. (1998년 1월 15일)
by sonnet | 2010/04/30 12:20 | flame! | 트랙백(2) | 핑백(2) | 덧글(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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