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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극우정당
2011/07/27   유럽극우정당과 테러 [58]
유럽극우정당과 테러
일단 한 분석가의 글을 소개한 다음 뒤에 간단한 논평을.


유럽극우정당과 노르웨이 공격
필자: Marko Papic

최근 유럽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극우정당들의 성공은 사실 그들이 내부의 가장 극단적인 무리들을 털어내고 주류정치의 일원으로 변신했다는 사실과 깊은 관계가 있다. 유럽 선거, 특히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같은 노르딕 국가와 북유럽 지역에서, 극우의 약진을 만들어낸 주된 전략은 이들 나라의 극우정당이야말로 자유주의의 최후의 보루이자 유럽식 관용의 수호자라는 주장이 먹혔기 때문이다. […]

그러나 선거정치에서 극우의 제도권 안착과 이번에 노르웨이에서 터져 나온 것 같은 극단주의의 거사 사이에는 구조적 연계의 가능성이 있다. 특히 극우가 유럽의 선거정치의 일부로 흡수되어, 합법정당이 되어감에 따라 여러 나라의 중도우익과 보수적 유권자들이 선택할 수도 있는 보기 중의 하나가 된 반면, 이들 정당들의 과격일탈파는 자신들이 기성 극우정당들의 공론장 안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더 이상 펼 수 없게 되어간다고 느낄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처음 발생한 것이 아니다. 60~70년대에 유럽을 뒤흔들었던 좌익 극단주의는 좌파 정치조직의 극단적인 분파들이 여러 가지 면에서 유사한 정치적 흐름을 저지하는데 실패한 것과 관련되어 있었다. 실제로 벌어진 일은 많은 이들이 과거를 정리하고 사회민주당 같은 [주류] 중도좌파 정당의 분파로 투신한 것이었다. 이런 좌절 앞에 과격일탈파들은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수단에 호소하게 되었다.

유럽의 극우정당들이 일상적인 정치과정의 일부로 정착하고 보통 유권자들이 투표를 고려해볼 수 있는 그저 또 하나의 정당이 되어감에 따라, 극우정당은 자신들 내부의 가장 극단적인 분파들을 내쳐야만(jettison) 했다. 그 결과 극단주의자들은 자신들의 극단적인 이념을 표출할 수 있는 공론장을 빼앗긴 채 길바닥에 나앉게 되는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그런 공론장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들을 진정시키는데 유용한 기능을 하고 있었다. 왜냐면 같은 그룹 안에 극단주의자들의 이데올로기를 만족시키면서도 실제 행동을 결행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사람들이 자리 잡고 있어 [그들을 견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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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한 10여 년 동안 유럽에 프랑스의 大/小 르펜, 오스트리아의 하이더, 네덜란드의 빌더르스, 핀란드의 소이니 같은 소위 극우 정치인들이나 정당들이 선거에서 선전하고 세력을 확장해 제도권 정치 안에 자기 자리를 찾는 경향을 보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선 두 가지 상반된 해석이 가능하다.

첫 번째 해석은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극우정당은 원래의 위치에 그대로 있는데, 상당수의 유권자들이 극우정당의 정치노선 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유럽에서 극우는 엄청나게 강해져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말해야 마땅할 것이다.

이와 반대되는 두 번째 해석은 유권자가 움직였다기보다는 기성 극우정당들이 유권자의 표와 현실정치의 권력을 추종해 중도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이다. 그러면 유럽에서 극우(로 분류되어온 정치세력)는 양적으로는 늘었을지 몰라도 질적으로는 오히려 성격이 희석되어 약화된 셈이 된다.

이번 노르웨이 테러를 평가함에 있어 이 두 가지 해석은 극우 무투파(武鬪派) 위험분자들의 사회적 기반이 얼마나 넓으냐에 대해 전혀 다른 전망을 제시한다. 첫 번째 해석은 그 기반이 넓을 거라고 말하고, 두 번째 해석은 그 기반이 좁을 거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쯧쯧, 유럽에서 극우정당들이 세력을 떨친다더니 드디어 테러에까지 나서는구나.”라고 말한다면, 이 말은 암묵적으로 첫 번째 관점을 포용하는 것이다.

위 글은 후자의 관점에서 기성 극우정당들의 제도권 진입은 전반적으로는 극우의 온건화 현상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거기서 소외된 소수 극단주의자들은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치닫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역사가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다면 그들은 과거 서독의 바더-마인호프 그룹, 이탈리아의 붉은 여단, 일본의 적군파 같은 좌익테러집단들처럼 한바탕 세상을 위협한 다음 장기적으로는 쇠퇴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향후 수 년간 이런 두 가지 관점을 모두 기억해둔 채 어느 쪽이 보다 적실성을 보이는지를 지켜봐야 할 듯하다.
by sonnet | 2011/07/27 16:02 | 정치 | 트랙백(1) | 핑백(1) | 덧글(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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