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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거품
2008/09/22   두 가지 거품, 서로 다른 해법 [33]
두 가지 거품, 서로 다른 해법
지난 번 글에 이어 블라인더의 글을 하나 더 번역해 봅니다. 이번 글은 종종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 되곤 하는 버블이 생겼을 경우 이것을 터트려야 하나 놔둬야 하나에 대한 것입니다.


두 가지 거품, 서로 다른 해법(Two Bubbles, Two Paths)
* 필자: Alan S. Blinder
* 출처: New York Times
* 일자: 2008년 6월 15일

근래 들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산 가격 거품에 직면했을 때 중앙은행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통적인 지혜에 의문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전통적인 가르침은 전현직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앨런 그린스펀과 밴 버냉키가 공유하고 있는 것이기도 한데, 의도적으로 거품을 터뜨리는 행위는 불가능하거나 위험한 것 사이의 어딘가에 속하는 일인 만큼 그런 일은 피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이 관점에 따르자면 연방준비은행은 그렇게 하는 대신 거품이 저절로 터지게 내버려 두면서 그 뒤치다꺼리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략은 온건한 목표를 갖고 있다. 이 전략은 거품을 예방하거나 거품이 터졌을 때 가격 붕괴를 제한할 의도가 없다. 오히려 이 전략은 금융 시스템의 나머지 부분과 특히 경제 전반으로 불이 옮겨 붙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연방준비은행은 2000년에 기술주 거품이 요란하게 터졌을 때, 그러한 뒤치다꺼리 전략을 들고 나와 큰 성공을 거두었다. 서류상으로는 8조 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크건 작건 어떤 금융기관도 망하지 않았으며, 뒤이은 경기후퇴는 너무 경미한 것이어서 나는 그것을 「가소로운 경기후퇴」(recessionette)라고 부른다.

오늘날 그린스펀-버냉키의 입장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세 가지 논점을 거론한다.

첫째, 거품이 저절로 터지게 내버려 둔 다음 뒤치다꺼리를 하는 전략은 이번에는 잘 먹히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작년에 서브프라임 거품이 터졌을 때, 금융시스템은 혼란에 빠졌고, 여전히 그런 상태로 남아 있다. 연방준비은행은 그 이래 경기하락과 싸우고 있고, 금융기관들은 뒤뚱거리고 무너졌으며…, 베어스턴스, 그래 당신도 베어스턴스가 어떻게 되었는지 들어 보았을 것이다.

둘째, 비판자들은 일 터지고 뒤치다꺼리하러 가는 전략은 더 많은 버블의 씨앗을 뿌리는 결과가 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예를 들어 주식시장 거품이 터진 다음에 연방준비은행이 초저금리를 제공한 것이 바로 주택거품으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연방준비은행은 이제 연쇄거품제조범이 되어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셈이다.

세 번째로 「거품 터트리자 파」(bubble buster)들은 그린스펀-버냉키 정책은 그 자체에 내포된 비대칭성 때문에 본질적으로 인플레이션 지향적이라고 주장한다. 이 전략은 거품이 부풀어 오르고 경제가 활황이 되도록 방치함으로서 인플레이션 지향성을 띤다. 반면 시장이 파탄을 일으켰을 경우, 이 전략은 인플레이션을 주저앉히는 역할을 하는 경제적 타격을 줄이려고 시도한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주장을 검토할 때는, 거품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는 점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첫 번째 유형은 내가 “은행 중심의 거품”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이것은 투기적 과잉 또는 무책임한 -미친 짓이라고 부르고 싶을지도 모르겠지만- 대출이 땔감을 공급해 벌어지는 일이다. 주택 모기지 거품은 명백히 이러한 유형의 뼈아픈 사례이다. 하지만 다른 자산 거품의 경우, 은행 대출은 사소한 역할을 맡는데 지나지 않거나 전혀 관계가 없곤 하다. 기술주 거품은 이러한 두 번째 유형의 인상적인 사례이다.

나는 이 두 가지 유형의 거품에 대해 중앙은행의 적절한 대응이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거품이 은행 대출에 기초한 것이 아닐 경우, 연방준비은행은 내재가치의 상승과 가격 거품을 구별하는 데 있어 다른 관찰자들보다 비교우위를 갖고 있지 않다. 연방준비은행은 거품이 전혀 없는 곳에서 헛것을 볼 수도 있고, 일이 너무 늦을 때까지 사태를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이 두 가지를 모두 저지를 수도 있다.

사실 연방준비은행에서 일하던 무렵, 나는 그린스펀 의장이 1995년부터 주식시장에 거품이 끼었다고 생각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데, 당시엔 인터넷 관련주란 있지도 않았으며 다우 지수도 5,000 미만이었다. 다행히도 그는 이것을 터트리려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 반대로 1999년 들어서야 기술주 거품이 명백해졌는데, 이때는 이미 거품이 엄청났다.

이것이 첫 번째 문제이며, 또한 아주 중대한 문제이다. 자 이제 두 번째 문제를 논해 보자.

일단 중앙은행이 거품의 존재를 정확히 인지했을 경우, 중앙은행은 무슨 일을 해야만 하나?

연방준비은행은 예를 들어 기술주 주가를 정확히 겨냥해 영향을 줄 정책수단을 갖고 있지 않으며, 실질적으로 더 광범위한 의미에서 주가 전체를 노린 정책수단도 갖고 있지 않다. (증거금 비율을 높이면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실로 부질없는 기대에 빠져 있는 것이다)

물론 연방준비은행은 이자율을 올릴 수 있다. 허나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연리 19%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을 때, 2~3 퍼센트 포인트의 연방금리 인상이 어떻게 주식시장의 열광을 잠재울 수 있겠는가? 그렇게까지 통화를 죄었다가는 경제 자체가 궤도에서 탈선해 버릴지도 모른다. 만약 그게 좋은 거래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라면, 코튼 매더(Cotton Mather; 유명한 미국 청교도 목사; 역주)의 자서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은행 중심의 거품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와 전혀 다르다.

중앙은행이 은행의 감독자이자 규제자인 이상, 중앙은행은 은행의 대출 관례를 늘 지켜보면서 이해하기에 아주 좋은 지위, 다른 그 누구보다도 훨씬 좋은 지위를 갖고 있다. 그저 더 잘 아는 정도를 넘어, 은행이 위험하고 불건전한 대출에 뛰어들지 못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은행의 감독자로서 중앙은행의 직무이거니와, 만약 그들이 그렇게 군다면 인상을 쓰고 군기를 잡는 것 또한 중앙은행의 임무이다. 주택 모기지 거품이 부풀어 오름에 따라, 우리는 미국의 은행규제자들이 일에 실패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통화정책의 실패가 아니고 은행감독의 실패이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거품을 다룰 정책수단의 측면은 어떤가? 주식시장의 가격이 문제일 경우 비어있는 거나 다름없던 연방준비은행의 구급상자이지만, 은행 대출 관행을 다룰 경우에는 온갖 연장으로 꽉 차 있다. 눈을 치켜뜬 채 경고하는 것에서부터 특정 유형의 대출 -예를 들면 부대서류 없이도 주택 가격의 100%까지 내어주는 서브프라임 대출- 에 대한 철저한 금지까지, 은행 감독자들은 재량껏 사용할 수 있는 잘 정비된 무기들을 폭넓게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황제처럼 근엄하게 “그 죄에 어울리는 벌을 내리노라”고 판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플레이선 우려에 대해서는 기록을 살펴보기로 하자. 식량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기본 인플레이션 율은 일련의 거품 붕괴가 시작되었다던 1995~96년에 2.5~3% 정도였다. 2007년의 경우 이 수치는 2.25~2.75% 정도였으며 2008년에도 대략 그 정도이다. 증가하는 추세가 보이는가?

이러한 사실로부터 두 가지 주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첫째, 거품이 은행 대출에 기반하고 있지 않을 경우, 뒤치다꺼리 전략은 여전히 꽤 좋은 선택이다. 그러나 은행이 중심이 된 거품이 찾아왔을 경우, 중앙은행이 할 수 있으며 해야만 하는 일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거품을 터트리겠다고 이자율을 올리는 행동은 아마 중앙은행이 해야만 하는 일에 속하지 않을 것이다. [빈대 잡느라 초가삼간 태우는 일이므로; 역주]

Alan S. Blinder는 프린스턴 대학의 경제-공공정책 교수이며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부총재를 지낸 바 있다. 그는 여러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정책자문을 해주고 있다.
by sonnet | 2008/09/22 08:22 | 경제 | 트랙백(1) | 덧글(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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