От Ильича до Ильич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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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지금부터 여러분과 함꼐 실제로 정책을 결정했던 사람들의 생각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료를 살펴보려 합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정책이 정치 수장의 머리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대체로 각 담당 부처의 실무자가 모여 합의를 하고 문안을 작성한 뒤 각 부처의 수장에게 올려 결재를 받는 방식을 취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장·차관급이 아니라 중간관리자급에서 정책을 결정한다는 사실입니다. 중간관리자들이 작성하고 결정한 내용이 그대로 어전회의에 올라가는 일도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래서 장·차관과 중간관리자 사이에 인식 차이가 생기는 일도 많습니다.

지금 읽을 사료는 동맹이 조인되기 약 2개월 전인 1940년 7월 12일과 16일, 외무성에서 2회에 걸쳐 열린 ‘일·독·이 제휴강화에 관한 육군·해군·외무 3부처 실무자 회의’ [74] 회의록입니다. 각 부처의 대표는 삼국동맹안의 골자를 정리하는 준비회의에서 도대체 어떤 논의를 펼쳤을까요.

“사건은 회의실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현장에서 일어난다.” 이 말은 20여 년 전에 방영됐던 일본 드라마 〈춤추는 대수사선〉에 등장하는 주인공 형사의 전매특허 대사입니다. 이 말을 “정책은 각의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각 부처 간 실무회의에서 결정된다”라고 바꿔 말할 수도 있겠네요. 그런 회의를 하기 위해 육군성, 해군성, 외무성의 과장급, 좌관佐官급 40세 전후 실무자들이 모였습니다.

加藤陽子. 2016. 『戦争まで : 歴史を決めた交渉と日本の失敗 』. 1版 東京: 朝日出版社.
(양지연 역. 2018. 『왜 전쟁까지 : 일본 제국주의의 논리와 세계의 길 사이에서』. 1판 파주: 사계절. p.231)






왜 일본 기업은 ‘화합’을 중시하는가?

그러나 일본 기업을 보면 창업자에게 곧잘 보이는 ‘원맨형’을 제외하고는 아무리 실적이 우수한 경영자라도 미국식인 지시형 경영을 하는 기업은 지극히 소수다.

도요타 자동차(トヨタ自動車)나 가오(花王) 등과 같이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발전해온 일본 우량 기업을 보면 미국의 인치(人治)식 지시형 경영이 아닌 조직의 각 계층에서 사업의 방향성을 이해시킨 후 각 부서가 자율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이는 ‘법치(法治)’식 경영 문화를 조성하여 성공해왔음을 알 수 있다. ‘법치’라는 용어는 ‘인치’에 대항하는 말로, 규칙이나 순서를 뜻한다.

일본 기업의 경영에서 ‘화합’이 전제된다는 점은 이따금 경영학에서도 논의의 대상이 되며, 때로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稲田将人. 2018. 『戦略参謀の仕事 : プロフェッショナル人材になる79のアドバイス』. 1版 東京: ダイヤモンド社.
(박제이 역. 2020. 『경영 전략가의 일 : 회사를 움직이는 제2의 리더』. 1판 서울: 예문아카이브. pp.21-22)


미국은 인치, 일본은 법치
이런 생각을 갖고 맥킨지 파트너였다는 것이 놀랍기도…
by sonnet | 2021/11/03 22:01 | 문화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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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t 2021/11/03 23:40
일본식 방식은 저러면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보이는데요.
저래서 모두가 걱정하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정책이 나온 걸까요? 2차대전 등 전전일본의 결정을 보면 책임자가 뚜렷히 보이지 않고 공기가 그렇게 정해졌다라는 의사결정이 꽤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21/11/04 21:28
네. 맞습니다. 이것들도 그와 비슷한 경향을 보여 주는 것이죠.
Commented by muhyang at 2021/11/04 00:38
법치 orz
Commented by sonnet at 2021/11/04 21:27
너무 근사한 이름을 붙여줘서 어이가 가출합니다.
Commented by paro1923 at 2021/11/04 03:46
에도시대에 가로들이 실무를 다 결정하고 쇼군은 그런 실무를 자기 뜻에 맞게 조정할 사람을 뽑기만 하던 형태가, 현대에까지 내려오는 느낌이죠.
Commented by sonnet at 2021/11/04 21:37
사실 "공기의 연구" 이상 가는 설명을 별로 못 보기도 해서
Commented by Fedaykin at 2021/11/04 16:50
법치가 애매해지면 결국 'xx정신!' 이 나오게 되나보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21/11/04 21:33
사실 저런 걸 법치라고 생각하는 정신머리부터가...
Commented by 일화 at 2021/11/05 01:09
관습법도 아닌 정서법으로 돌아가는 법치라...
Commented by sonnet at 2021/11/05 11:12
읽다가 법치가 왜냐와?? 라는
Commented by 잡지식 at 2021/11/05 01:45
저러고 사고친뒤 우리는 원칙, 규정대로 했을뿐! 이라 하면 옆나라는 속이 타지만 본인들 입장에서는 그거에 열불내는 우리가 인치 국가가 되는거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21/11/05 11:12
저 생각의 흐름은 대충 이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경영자 1인의 결단 → "인치"
여러 사람의 "컨센서스"로 결정하는 관례 → 컨센서스라는 "제도"를 잘 따랐으니 "법치"

으음....
Commented at 2021/11/05 23:5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하창군 at 2021/12/17 21:48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일을 하는 방식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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