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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의 리더 선출
전국인민대표회의는 11월에나 열리기로 되어 있는데 어째서 시진핑은 그렇게 강력한 지위에 이미 올라 있었나? 경쟁자들은 가지지 못했지만 그가 가지고 있던 비결은 무엇이었나?

이 질문의 답을 구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는 2012년 권력 승계 이후로 수억 개의 단어로 갖은 글이 나왔지만 기저의 내용 가운데 확연한 사실은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권력 승계 과정은 동시에 이를 위한 규칙이 정해지는 과정이었다. 선례를 살펴보면 약간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만 단지 어느 정도에 불과했다. 공산당 중심에는 분명한 후계자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고 이후 지명을 하는 방식과 과정을 정리한 매뉴얼이나 깔끔한 규정집 등이 없었다. 하지만 이전부터 사용해 온 업무 처리 방식은 있었다. 예를 들어 공산당은 특정 자리가 비었을 때 언제까지 후임을 임명해야 한다는 일정 제한이나 추상적으로 모든 계급의 공산당원 전부와 상의한 후 이 자리에 누구를 임명해야 할지 의결하고 당원들의 생각을 조사하여 정리, 반영한다는 추상적인 약속 등이다. 그러나 2012년이 지나자 중국공산당은 정량화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는 내용(예를 들어 공산당원 투표수)을 명확한 내부 규칙으로 정하는 조직이라기보다 그 안에서 복잡하고, 대체로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 반응 같은 것이 일어나는 조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러한 이해하기 힘든 과정을 거쳐 어떻게든 질문의 답이 나왔지만 그 답은 결코 2~3명 또는 그 이상의 후보자 이름을 칠판에 적고 투표를 하여 가장 득표수가 높은 사람을 승자로 발표하는 방식처럼 보이는 그대로의 방식을 절대 따르지 않았다. 그보다는 어떤 이견이 있을 때 천천히 사람들의 마음을 다루어 움직이고, 합의를 도출하려는 시도를 하며, 마법처럼 최종 결과가 나올 때는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선출 과정에 참여하고 기여했다는 느낌을 주는 방식이다. 비록 이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또는 누가 후계자가 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이렇듯 중국의 권력 승계는 보기 드문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당원들끼리 서로를 납득시키기도 하고, 이해하기도 하면서 거의 유기적인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래서 이는 정치학의 영역이라기보다 마법의 영역에 더 가깝다.

결국 이 모든 과정 속에는 하나의 대단히 중요한 타당성이 들어 있고, 이를 위해 다른 모든 고려 사항은 뒤로 밀린다. 역설적이게도 공산당에게 지극히 중요한 체제 안정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공산당이 때로 상당한 물리력을 동반하여 중국 사회에 ‘안정 유지’ 규칙을 강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산당 내부에도 통제가 불가능한 갈등이나 당내 투쟁 또는 분파가 생겨나지 않도록 스스로에게 제약을 가한다. 보시라이가 실각하던 무렵 이에 대한 우려가 가장 고조되었다. 이때에 당내, 특히 엘리트 그룹 사이에 각자의 몫을 두고 경쟁하는 분파가 있다는 점을 믿을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공산당은 여러 측면에서 한 지붕 아래에서 잘 지내려 애쓰는 정치적 연합체이다. 표면상으로는 조화를 이루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시나리오는 얼마든지 있다. 보시라이의 경우 적어도 자신이 근무하던 지역에서는 대중의 지지를 받았고 인기가 높은 지도자였다. 적절한 비용의 주택affordable hosung 제공이나 근로 환경 개선 등 인기 있는 정책을 실시했고 일반 민중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공산당 내 엘리트층에서는 설령 그를 지지하겠다는 무모한 생각을 떠올리는 사람조차 지역주의적 이득을 얻기에 적합하지 않은 시기에 집단주의 공산당을 내파시킬 위험을 고려하여 한 번 더 자신의 선택을 재고할 수밖에 없었다. 보시라이의 처벌을 두고 불만을 표시한 사람은 저우융캉 한 사람뿐이었다는 소문으로 미루어 당내에 반대 의견도 있었을지 모른다고 짐작할 뿐이다. 전체적으로 공산당의 엘리트 당원들은 체제 불안정을 불러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바탕으로 그들만의 질서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려 애쓴다.

Brown, Kerry. 2016. CEO, China: The Rise of Xi Jinping. 1st ed London ; New York: I.B. Tauris.
(도지영 역. 2017. 『CEO 시진핑 : 시진핑의 국가경영 리더십』. 1판 서울: 시그마북스. pp.138-140)


권력을 위해 경쟁하고 싸우는 플레이어들이 있지만, 공산당의 집권통치라는 판을 깰 위험이 있을 때는 판을 깰 위험이 있는 플레이어를 배제하는 쪽으로 공산당 지도부의 의견이 모이게 되는데, 그렇게 제거된 자가 예전에는 자오쯔양이었고, 이번에는 보시라이였다고 보면 적절한 설명인 듯.


그래서 만일 두 후보자, 또는 이름이 거론되는 다른 경쟁자들에게 직접 ‘자신이 공산당 총서기로 지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이런 질문을 할 수는 없겠지만) 대답을 통해 총서기 자리에 요구되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과 더불어 이보다 훨씬 더 어려운 조건, 도덕적으로나 행정 경험적으로나 그 자리에 오를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보면 중국공산당의 총서기 자리가 얼마나 특이한 성격을 갖는지 알 수 있다. 결국 공산당 총서기의 핵심 업무는 무엇인가? 공산당 총서기는 어떤 구체적인 선언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권력을 얻으려는 자리가 아니다. 공산당은 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조직으로 권력은 이미 공산당이 쥐고 있으며 기능하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 조직을 이끌기 위한 자리도 아니다. 다만 정부 기관에 폭넓은 정치적, 이념적 리더십을 제공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산당 총서기는 교황이나 캐터베리 대주교(영국 성공회의 최고위 성직자 – 역주)처럼 정신적인 지주인 셈이다. 공산당 총서기의 역할은 나라의 비전을 제시하고, 특정 덕성의 귀감이 되며,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은) 공산당, 그리고 공산당의 임무에 대한 깊은 신념과 확신을 보여주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산당 총서기의 자리는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기보다 자리가 사람을 선택한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중국에서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적극적인 유세활동을 펼칠 일은 없다.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비결이며, 이는 정치적 야망을 가진 후보자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만 직관적으로 부여되는 특전이다. 그렇다는 것은 이 자리에 오르려는 후보자들은 당에 실제적이고 깊은 헌신을 해야 하고, 자아나 개인적인 이득을 생각하지 않고 당을 생명으로 여기며, 당이야말로 자신이 완벽하게 속해 있는 곳, 충실하게 섬기는 대상이라는 점을 보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중국공산당이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를 관리하고 있는 시점에 그 성공의 물질적 과실을 누릴 수 있는 핵심 지위에 있으면서 이런 태도를 유지하기는 정말 어렵다.

2012년 11월 시진핑이 공산당 총서기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그가 이 자리에 올라도 무방하다고 당내 핵심 엘리트층이 확신했기 때문이다.

같은 책, pp.144-145

이런 측면에서도 (적당히 찌그러지지 않고 끝까지) 능동적으로 그 자리를 꿰차려고 날뛰었다는 점에서 보시라이가 튀는 행동을 했고 동료집단으로부터 거부당하는 원인이 되었다 볼 수 있음. 그리고…


이에 비해 사실 중국의 지도자들에게도 신념이 있고, 그들도 자신이 믿는 바를 말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중국의 지도자들은 자신의 신념을 옹호하기 위하여 무자비해질 정도로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마술사, 예언가, 군사령관 혹은 폭력단 두목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하나의 기관으로서의 공산당이다. 서구의 기업과 마찬가지로 중국공산당은 사람과 비슷하다. 사람처럼 행동하고 사람처럼 자신을 방어하며, 집단의 신념과 열정을 표현해 줄 인재를 보유한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덩샤오핑도, 장쩌민도, 후진타오도, 시진핑도 제국주의 시대의 황제로 보이지 않는다. 잠시 동안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는 지도자들을 이용하여 영원불멸을 추구하는 황제는 바로 공산당이다. 중국의 지도자는 공산당의 대변인이자 절대 틀릴 수가 없는 공산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존재일 뿐이다.

같은 책, p.148

이런 주장을 펼치는 저자조차도 마오쩌둥만큼은 빼놓고 이야기한다는 거
by sonnet | 2021/09/04 01:17 | 정치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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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ㅅㅂ at 2021/09/04 17:23
그리고 핑핑이가 바로 그 유일한 예외인 마오의 영역에 오르려 한다는 것이 생략하신 핵심인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21/09/05 17:27
마오는 부하 당간부들을 갈굴 때, "내 말을 안들으면 도로 정강산에 가서 새로 당을 만들겠다"라고 말하곤 했는데, 시는 그렇게 말할 수는 없는 차이는 있는 것 같아요.
Commented by paro1923 at 2021/09/04 22:47
"빅 브라더" 그자체로군요.

다른 이야기인데, 중국이 검열하는 것 중에는 웹소설, 그 중에서도 가상역사소설도 있는데 웃기는 건 중국 공산당이 지금보다 더 성공하는 내용의 소설도 검열하더군요. 이유가 뭔가 했더니 "중국공산당은 이제까지 항상 최고의 최선의 선택을 해왔기 때문에 '더 좋은 선택지가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고요...
Commented by sonnet at 2021/09/05 17:26
현대 역사물에 대해 제약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출된 중앙선전부의 관리지침 같은 것도 가끔 나돌고 있고.
Commented by 야채 at 2021/09/06 17:37
공산당 총서기가 갖추어야 할 '덕성'에 대한 이야기들은 결국 실제로 그런 덕성을 갖추어야 하는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그런 덕성을 갖춘 것처럼 다른 엘리트들에게 연출해 보이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시진핑은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이후에는 외부에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개인 권력을 추구한 듯이 보이거든요.
Commented by 잡지식 at 2021/09/10 18:26
혹시 내각제 국가에서 전시수상을 선출하는듯 느껴진다면 적당할까요? 신중국은 항상 전시인듯 느끼고 행동한다는 개인적 생각의 연장입니다만, 이 친구들은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하는 절박함이 깔려있는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마카로프 at 2021/09/19 12:43
중국의 스따린 처럼 올라가신 경우군요.. 이제 대숙청도 마무리 단계이니(...)
Commented by 서린 at 2021/09/27 19:09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china/2021/09/27/4SQX5ZUHN5EPTGXWXNCWHDVJMM/?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시의 적절하게 이런 책이 나왔더군요, 오늘 아마존 킨들로 샀습니다. 과연....
Commented by sonnet at 2021/11/04 21:37
오 이건 재미있을 것 같네요. 저도 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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