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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조사관(일본)
일본 문부성의 교과서조사관(이하 ‘조사관’)은 문부성의 초등중등교육국에 소속되어 ‘교과서 검정’을 담당하는 직책이다. 일본의 교과서 검정제도는 국가 즉 문부성이 전반적인 방침(학습지도요령)을 정하고, 이 지침 하에 조사관이 검정신청본의 교과서로서의 자격 여부를 ‘조사’하도록 되어 있지만, 사실상 이들 조사관이 ‘검정’하고 채택여부까지도 ‘결정’하고 있다.

[…] 2009년 문부성의 발표에 의하면, 조사관은 담당교과에 관해서 대학의 교수 또는 부교수의 경력이 있는 자, 또는 이에 준하는 고도로 전문적인 학식 및 경험을 지니고 있다고 인정되는 자격을 지닌 자가 지원하면, 문부대신 직속 ‘조사관선고검토위원회’가 평가한 결과를 바탕으로 초중등교육국장이 채용을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1956년 상근 조사관 제도가 시행된 이래 현재까지 조사관은 한 번도 공개적인 채용절차를 거쳐 선발된 적이 없었다.

(*) 문부성의 조사관 제도는 1956년부터 시행되었지만, 문부성은 조사관의 명단을 2009년에야 발표했다. 조사관에 관한 연구가 부진했던 이유는 바로 이러한 ‘익명성’ 유지의 탓도 있었다.

[…] 문부성이 제출한 ‘교과서법안’이 국회의 반대에 부딪쳐 폐안되자, 문부성은 1956년 폐안된 법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조사관제도’를 문부성의 시행령으로 설치했다. 조사관 선발기준도 임기도 특정하지 않았으며, 문부대신이 임의로 임명할 수 있는 직책이었다.

이웅현. 2014. “일본 문부과학성 ‘교과서조사관’의 계보”. 평화연구 22(2): 38–72.


쭉 읽어보고 있으려니, 이에나가 사부로 재판을 30년씩 하면서도 한결같은 게 역시 일본답다는 느낌.

그럼 이 문제가 60년만에 처음으로 빛을 보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하면…

이 조사관들이 어떤 사람들이며 어떤 절차를 거쳐서 채용되는지에 관해 일본 국내에서 혹은 국제적으로 본격적인 논쟁의 대상이 된 적이 없었다. 1982년의 교과서파동과 1986년의 신편일본사 문제, 2001년 ‘새역모’ 파동에 이르기까지 주요 쟁점은 ‘교과서검정제도와 절차’ 그 자체였거나 ‘일본정부(문부성)의 역사인식’에 머물러 있었다. 조사관의 구성과 그들의 역사관 등이 논쟁의 대상이 된 것은 2007년 ‘오키나와 문제’를 둘러싼 역사교과서 검정문제 때문이었다.

오키나와 문제는 사실 이에나가가 제기한 소송 중 제3차 소송의 쟁점 중 하나이기도 했다. 즉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오키나와 현이 지상전의 무대가 되면서 약 16만 명의 오키나와 주민이 희생되었는데, 이들의 희생이 일본군에 의한 학살에 의한 것이라는 역사학자들 및 오키나와 주민 측 주장과 자발적인 ‘집단자결’에 의한 것이라는 정부(문부성)측 주장의 대립이 핵심을 이루고 있었다(石山 2008,15-6)

바로 이 오키나와 문제와 관련하여 2008년부터 사용될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7권에 대해 문부성이 2007년 3월 30일 관련 기술을 삭제하거나 대폭 수정하도록 하는 검정의견을 붙였던 것이다.25) 이에 대해 검정의견을 제시한 자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가 의회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 그러나 검정에 대한 문제제기와 항의는 9월 27일 오키나와 주민11만 명의 대규모 집회로 이어졌다. 그리고 ‘조사관은 심의회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아베의 주장을 반박하듯, 10월 11일자 류큐신보는 “신청본의 합격, 불합격 그리고 검정의견을 결정하는 심의회에 조사관이 구체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심의회 위원 하타노 스미오의 폭로를 보도했다(琉球新報 2007/10/11).

(같은 논문)
by sonnet | 2021/04/29 12:48 | 정치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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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t 2021/04/29 18:18
조사관이라지만 조사가 아니라 검정에 결정도 하는 권력도 있지만 어떤 사람이 조사관이 되는지도 명확하지 않음
참으로 일본스럽군요
오키나와전투 사망자들을 자발적으로 죽은 것이라 교과서에 쓰는 게 그 제도를 쓰는 것도 그렇고요
Commented by sonnet at 2021/05/02 19:39
실제로는 결원이 생기면 기존 조사관들이 알음알음으로 자기들과 코드가 맞는 멤버를 영입해서 채우고, 기존 멤버들은 한칸씩 승진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던 모양입니다.
Commented by 잡지식 at 2021/04/29 22:48
과연 아시아 제일의 "법치" 국가 답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21/05/02 19:40
법치인지는 모르겠으나, (명시적) 규정 이든 (묵시적) 관행 이든 일본이 한국보다는 그걸 더 중시하는 것 같긴 합니다.
Commented by 디오게네스 at 2021/05/01 13:40
사실상 교과서 심의위원인데 교육청에서 마음대로 임명하고 명단도 비공개?;;;
Commented by sonnet at 2021/05/02 19:41
저는 세상에는 그런 일도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너무나 오래 유지된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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