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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의 정치 개혁
한편 인선의 제도화와 관련하여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퇴임한 정치 원로(주로 전임 정치국 상무위원을 가리킨다)의 정치 개입 문제다. 공산당 17차 당대회(2007년)를 준비하면서 공산당은 퇴임한 정치 원로가 주요 정책과 인사 문제를 결정하는 과정에 합법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 2007년 6월 중앙당교에서 개최된 ‘당원 영도간부 회의’와 베이다이허 회의의 재개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이전부터의 관행을 공식화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장쩌민의 정치 개입이 대표적인 사례다. 장쩌민의 인선 개입 정도와 영향력은 공산당 18차 당대회(2012년)에서도 여전했다고 알려져 있다.

[…] 그런데 시진핑 시기에 들어 은퇴한 정치 원로의 정치 개입은 급속히 축소되었다. 이는 거의 전적으로 후진타오의 공로라고 할 수 있다. 후진타오는 장쩌민과는 달리 공산당 18차 당대회(2012년)에서 시진핑에게 공산당 총서기와 중앙군위 주석을 동시에 이양했고, 다음 해에 열린 전국인대 회의에서 국가 주석도 이양했다. 이 때 그는 공산당 내부 회의에서 두 가지 사항을 지적했다. 첫째, 정치 원로들은 은퇴 후에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 이는 총서기와 국가 주석은 후진타오에 이양했지만 중앙군위 주석은 이양하지 않았던 장쩌민을 비판한 것이었다.

이어서 후진타오는 중난하이에 있는 장쩌민의 개인 사무실을 폐쇄했다. 이 때 허궈창도 후진타오의 요청으로 중앙기위 서기에서 퇴임하면서 동시에 중난하이에 있던 개인 사무실을 닫았다. 그 밖에도 후진타오는 은퇴 후에 정치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마지막으로 당정의 공개 행사에서 호명 순서를 변경할 것을 요청했다. 장쩌민의 경우에는 은퇴 후에도 주요 당정 행사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뒤 정치국원 앞에 호명되었는데, 후진타오는 자신을 정치국원 뒤에 호명해줄 것을 요청했다. 실제로 후진타오는 은퇴 후에 이런 약속을 지켰다. 이렇게 해서 퇴임한 정치 원로의 정치 개입이 대폭 축소되었다.

조영남. 2019. 『중국의 엘리트 정치 : 마오쩌둥에서 시진핑까지』. 민음사. pp.467-9


중앙고문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의 연설(鄧小平) 에서도 다루었지만 중국의 퇴임한 원로들의 정치 개입은 개혁가들에게 골치 아픈 문제였다. 전임자 장쩌민의 간섭으로 갖은 어려움을 겪었던 후진타오는, 덩샤오핑처럼 "나도 하지 않을테니 너도 하지마라"는 동반은퇴 고육계를 시전.

그 결과 후진타오의 노력은, 시진핑이라는 호랑이의 등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되는데…
by sonnet | 2020/06/27 14:38 | 정치 | 트랙백 | 핑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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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20/06/27 16:05

... 엎고 문화대혁명도 만들 수 있고, 덩의 권위는 사후까지 이어지는 최소한의 규칙은 세울 수 있으나 후의 권위는 존재하지 않음을 잘 보여줌.(2020년 6월 27일 수정, 링크와 같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고 함) 앞으로 시가 이 규칙을 엎을 힘이 있을지 궁금함. 공산당 일당독재임에도 의외로 장수하는 이유가 임기제가 지켜져서 독재의 폐 ... more

Commented by KittyHawk at 2020/06/27 18:44
좋은 의도에서 벌인 일이 후일엔 재앙으로...
Commented by sonnet at 2020/06/30 16:08
그래서 역사는 복잡한 거 같아요. ㅎ
Commented by 채널 2nd™ at 2020/06/28 02:46
호금도의 일을 보니, ㅎㅎ, 역사로부터 배운 것이 없는 자들의 이야기가 전방위적으로 '재현'된다는 생각이..

전임자들의 정치 개입은 -- 대략 미합중국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강연 여행(?) 다니는 정도.... -- 이명박이가 그런 '금도'를 알았다면, 아니 노무현이가 그만 두고 이상한 장난만 치지 않았다면............ 아쉬울 뿐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20/06/30 16:07
중국도 전형적으로 전직 지도자들이 지방순회를 다니면서 강연을 하고 지방 당정간부나 장군들을 만나러 다니는 식으로 하죠. 마오도 그랬고 덩도 그랬고.

건재를 보여주는 방법으론 양자강에서 수영하기 시전 후 신문보도 다수.
Commented by paro1923 at 2020/06/28 21:17
세상 모든 제도나 시스템에는 양면이 있죠. 다만 위 경우에는 시진핑의 일코가 제법 그럴싸해서 저런 전개가 벌어진 것 같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20/06/30 16:08
네. 일방적으로 좋기만 한 제도란 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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