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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한마디(John F. Kennedy)

나라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십시오.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우선 이런 말은 매우 세련된 맥락과 좋은 메신저를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이 분이 말씀하셨다면 어떨까.


꼭 이 분이 아니라 그 어떤 지도자가 말을 꺼낸다 하더라도, 지옥불반도에서 단련된 의심 많은 한국인들이라면 반사적으로 이렇게 생각할 것 같다.

"젠장, 저 놈이 또 무슨 일에 우릴 동원해 부려먹으려고?"


이 도전적인 문장에는 숨겨진 의미가 있다. "여러분이 나라(공동체)를 위해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가 곧 당신이 어떤 인물인지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문장은 다른 이의 권유로보다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도덕적이고자 하는 개인]의 자아성취를 위한 자발적 선언으로서 더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주의깊게 준비된 맥락에 관해서는 해당 구절 앞뒤를 좀 더 길게 살펴보는 것으로 충분할 듯 싶다.

국민 여러분, 우리의 행로가 성공하느냐 아니면 실패하느냐는 제 손보다도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건국 이래 세대를 불문하고 미국인들은 나라의 부름을 받고 각자의 충성을 증명했습니다. 군의 부름에 응했던 젊은 미국인들의 무덤이 세계 곳곳에 있습니다.

이제 또 하나의 나팔소리가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에게 무기가 필요하지만 무기를 들라는 부름이 아니며, 비록 우리가 임전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싸우라는 부름이 아닙니다. 앞으로 오랜 세월, "소망 중에 기뻐하고 환난 중에 견디면서" 감당할 긴 황혼녘의 싸움, 즉 독재, 빈곤, 질병, 전쟁 등 인류 공동의 적에 맞서는 싸움에 나서라는 부름입니다.

과연 우리는 동서남북을 망라하는 전 세계적인 대동맹을 맺어 이 적들에 맞서고 모든 인류의 더욱 풍요로운 삶을 보장할 수 있을까요? 이 역사적인 과업에 함께 하시겠습니까?

장구한 세계 역사를 통틀어 불과 몇 세대만이 최악의 위기 속에서 자유를 수호할 역할을 부여받았습니다. 저는 이 책임을 피하지 않고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우리 중 누구도 다른 나라의 국민이나 다른 세대와 역할을 바꾸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 과업에서 발휘할 열정, 신념과 헌신은 우리의 조국 그리고 조국에 봉사하는 모든 국민을 밝게 비추고 거기서 나오는 찬란한 빛이 진정 온 세상을 밝혀 줄 것입니다.

이제 미국민 여러분은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하십시오.

전 세계 시민 여러분, 미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묻지 말고 우리가 함께 인류의 자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십시오.

마지막으로, 미국과 전 세계의 시민 여러분, 우리가 여러분에게 요구하는 것과 똑같은 수준의 힘과 희생을 지금 우리에게 요구하십시오. 선한 양심을 유일하고 확실한 보상으로 여기고 역사를 우리가 하는 행동의 최종 심판자로 삼으면서 우리가 사랑하는 조국을 함께 이끌어 갑시다. 하나님의 축복과 도움을 구하되, 이 땅에서 오직 그분이 이룬 업적만이 진정 우리의 것임을 명심하면서 말입니다.

(번역은 JFK도서관의 것을 사용)
by sonnet | 2020/01/25 15:32 | 한마디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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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onnet at 2020/01/25 15:34
(사족) 전 세계 시민 여러분에게 "미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라고 말하는 것은 초강대국 미국의 유구한 전통이다.
Commented by at 2020/01/25 20:37
케네디의 이야기 같은 것은 솔선수범하면서 우리 같이 이렇게 하자고 해야 설득력이 있던 거 군요..
다만 한국에선 헬조선식으로 바뀔 것 같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20/01/28 12:21
네, 사실 잘하기가 힘든 기술이죠.
Commented by ㅁㄹㅇㄴ at 2020/01/26 19:43
애도 안 낳고 군대도 안 가는 요새 한국여자들에게 저 명언을 들려주고 싶음...
Commented by paro1923 at 2020/01/26 22:04
???
Commented by sonnet at 2020/01/28 12:22
음..
제 생각은 기본적으로 이건 남은 어떻든 나만 하면 되는 덕목에 가깝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에게 영향을 주려 한다면 이런 정도가 아닐지
http://sonnet.egloos.com/4363751
Commented by paro1923 at 2020/01/26 22:03
"나부터 잘할테니 여러분도 힘냅시다"하고 "닥치고 해라" 하는 느낌 차이가 확 다가오는군요.
Commented by 무명씨 at 2020/01/31 17:21
케네디의 저 발언에 대한 밀튼 프리드먼의 비판은, 가혹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정치가의 발언의 속성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음을 고려하지 않은 점에서), 생각거리를 던져 줍니다.
The paternalistic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implies that government is the patron, the citizen the ward, a view that is at odds with the free man's belief in his own responsibility for his own destiny. The organismic,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implies that government is the master or the deity, the citizen, the servant or the votary. To the free man, the country is the collection of individuals who compose it, not something over and above them. (Milton Friedman, Capitalism and Freedom)
Commented by sonnet at 2020/01/31 18:49
저는 후자가 popular sovereignty 관점에서 보면 자연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이 동의가 되지 않는데,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implies that government is the master or the deity, 저는 여기서는 master가 아니라 protege 등의 단어가 먼저 떠올라야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건 결국 암묵적으로 국가나 공동체를 잠재적 시민의 대적자처럼 간주하고 있지 않으면 master같은 단어가 먼저 떠오르긴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country를 government로 대체한 부분도 어느 정도 그런 의도가 있는 것 같기도 함)

반면 제가 떠올리는 이미지는 작게는 "눈이 내리면 내 집 앞 길을 쓰는 건 당연하다"라든가 "애완동물을 키운다면 밥은 잘 줘야지" 정도의 느낌이고, 좀 거창하게 간다면 킨키나투스 정도?
Commented by 무명씨 at 2020/01/31 20:27
이 블로그에서 이런 주제는 정말 오랜만이십니다.^^ 가끔은 정치 경제 역사 이런 쪽의 얘기들도 다뤄 주시구요... 저도 프리드먼이 country를 government로 바꾼 것은 썩 공정한 처사는 아니라고 봅니다. 전자는 "통치 조직"보다는 "공동체"를 의미할 수도 있으니까요.
Commented by young026 at 2020/05/21 13:53
예전 글이 있네요.
http://sonnet.egloos.com/3685995
Commented by sonnet at 2020/05/31 16:09
어, 그러네요. 기억력이 좋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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