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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업체에서 우리 직원을 빼가려 했을 때의 대응?
"경쟁업체가 2억을 부르면, 나는 3억을 불러서 방어하면 되는 거지, 돈을 안 쓰려 하는 게 문제다"라는 주장을 들으면서, 주변의 경험으로 볼 때 그게 일반적인 처방이 아닌 것 같은데... 라는 인상이 먼저 들고, 설령 돈이 있더라도 그게 정말 좋은 대응전략일까라는 의구심도 있어서 약간의 사고실험을 진행해 보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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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기술을 가진 [갑],기술이 없는 [을] 2개의 회사가 존재.
갑에는 A,B,C 3명의 인재가 있고 보유한 기술(역량)은 110, 100, 90, 연봉은 각각 1.1억, 1억, 0.9억임.
을이 갑의 인재를 스카우트하고자 함.

[진행A]
1. 을이 A에게 2억의 연봉을 제시
2. 갑이 A에게 3억의 역제안을 하여 잡음
3. 을은 B에게 2억의 연봉을 제시
4. 갑이 A에게 3억의 역제안을 하여 잡음
5. 을은 C에게 2억의 연봉을 제시

[결과]
6-1. 갑이 C에게 3억의 역제안을 하여 잡음 (갑 6억 지출, 을 지출없음)
6-2. 갑은 포기하고 대응하지 않음. (갑 3.9억 지출, 을 2억지출) - 을은 기술90 확보

이렇게 보면 끝까지 상회입찰을 할 경우, 갑에게 엄청난 지출이 발생해서 감당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드러남. 을은 얼마를 부르더라도 스카우트가 성공했을 때만 지출이 일어나지만, 갑은 방어시도 때마다 돈이 나가기 때문.

설령 을이 스카우트 시도를 1번만 하더라도 갑의 조직 내부엔 문제가 남게 됨

연봉(전): A1.1억, B1억, C0.9억
연봉(후): A3억, B1억, C0.9억

이전에는 기술격차에 비례한 연봉 분포를 갖고 있어 직원간 상대적 평등이 유지되었으나, 을사의 시도 이후 상대연봉의 격차가 급증함. 결국 B,C의 불만을 달래려면 조직에 전반적인 연봉인상이 필요해짐



그래서 차라리 이런 시나리오들이 그럴듯해 보임

[진행B]
1. 을이 A에게 2억의 연봉을 제시
2. 갑은 대응하지 않고 다른기술100을 가진 병의 인력 D에게 2억의 연봉을 제시해 채용. 잃어버린 A는 B의 내부승진으로 대체

[결과]
(갑 2억 지출, 을 2억지출) - 을은 기술110 확보, 갑은 (필요했던) 다른기술100을 추가 확보

또는 이런

[진행C]
1. 을이 A에게 2억의 연봉을 제시
2-2. 갑은 대응하지 않음. 잃어버린 A는 B의 내부승진으로 대체

[결과]
(갑 지출없음, 을 2억지출) 을은 기술110 확보, 갑은 대외적으로 인력을 빼앗겼다며 궁시렁거림.


[결론]
이런 식의 대안적인 대응책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진행A]처럼 무한배팅하는 것보다 나은 대응책은 많을 것 같고, 그래서 현실에서 무한배팅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됨.

그리고 을은 기술이 없어서 A,B,C 중 제일 떨어지는 C를 데려가도 90의 상승효과가 있는 반면, 갑은 모두를 지키자니 6억이나 돈이 들지만 A를 잃어도 10정도의 하락만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함. 따라서 같은 사람을 놓고 경쟁하더라도 갑과 을이 느끼는 효용은 다를 수밖에 없고, 남이 2억 불렀다고 나도 2억 불러서 방어해야 한다고 느껴지지 않기 마련.


※ 다수의 기업을 상대로 조사해서 대표적인 대응전략과 그 전략의 배후에 깔린 논리를 정리한 논문 같은 게 있으면 읽어보고 싶은데 아시는 분이 계시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by sonnet | 2018/11/16 12:10 | 경제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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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유월비상 at 2018/11/16 16:23
스포츠계의 연봉거품은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진 거로군요. 관심 없어서 왜 그러는지 몰랐는데 이제 이해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8/11/18 20:09
음... 스포츠는 한 팀의 인원제한이나 승패와 등수와 관련된 같은 다른 강력한 제한들이 있어서 좀 다르지 않나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Commented by 잡지식 at 2018/11/19 19:05
규모가 있는 기업은 가능하지만 인력이 하나 둘 정도인 작은 기업은 어떻게 해야하려나요..? 이 경우는 A 노선을 선택해도 무방할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8/11/19 20:37
작은 회사는 대개 저런 돈싸움에 나설 여력도 없지 않나요. 그냥 뺏기고 끝날 것 같은데요.
Commented by 야채 at 2018/11/27 13:21
같은 돈을 써서 방어하는 대신 그런 다른 전략을 선택하는 거야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이직을 금지하는 법률이나 이직자를 매국노라고 비난하는 여론 선동 등의 다른 강제력을 동원하려고 하니까 문제지요. 어디까지나 "이직을 막고 싶으면" 돈이나 기타 대우로 방어하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직자 막을 생각이 없는 회사에게 돈으로 이직을 막으라고 외부에서 강요하는 경우가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8/11/29 17:40
두 가지 관점에서 의견을 드리겠습니다.

1. 저는 이직과 관련해서 이를 비난하는 언론기사 같은 건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또 뉴스에 나는 건 대개 소수의 특수직군들에 대한 것이고, 전체 급여생활자를 대변할만한 규모나, 분포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조차도 (어느 정도 애국심 선전에 입각한) 해외취업에 관한 것이니, 훨씬 일반적인 국내 기업간의 이직에서는 상관이 없습니다.

2. 그런 쓸데없는 말잔치 대신 기존 취업자를 놓고 공/방 양 쪽에서 발전시켜온 실용성있는 전술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런 것은 사실 공격만 한다든가 방어만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하며, 방어에 실패해 징징거리던 측이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곧 다른 공격자가 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공격자, 방어자, 그리고 이직자 본인 모두에게 실용적인 지식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Commented by 야채 at 2018/12/02 03:25
"경쟁업체가 2억을 부르면, 나는 3억을 불러서 방어하면 되는 거지, 돈을 안 쓰려 하는 게 문제다라는 주장" 에서 제가 연상한 대상이 sonnet 님이 염두에 두신 대상과는 좀 달랐던 것 같군요.
Commented by 야채 at 2018/12/03 02:11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좀 이상하군요. 이 글에서는 갑은 방어자, 을은 공격자이며 을이 A라는 한 명의 사원을 데려온다는 전제하에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결책을 제시하신 대로 갑도 마찬가지로 을이나 다른 업체의 사원들을 빼올 수 있고, 을도 갑이나 다른 업체들에게 사원 빼오기를 당할 수 있습니다.

즉 갑이 방어하는 대신 다른 업체의 D를 2억을 주고 데려오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그 다른 업체 역시 갑이나 또다른 업체에서 2억을 주고 다른 사람을 데려오는 식으로 대응하게 되고, 그런 일련의 과정이 진행되면 결국 갑을 비롯한 회사들은 2억을 주고 외부에서 데려온 인재들로 채워지게 됩니다. 처음부터 내부 인재들에게 2억을 주고 데리고 있는 것보다 돈이 덜 들어가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또한 갑 내부에서 A만 연봉을 올려줘서 문제가 된다면, 갑이 외부에서 데려온 D만 높은 연봉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분석은 "외부에서 데려오기"에 대해서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8/12/03 22:41
본문에서 이용하는 모델은 순수하게 갑과 을, 직원A라는 세 행위자만 있는 것은 아니고, 몇 가지 요소가 더 추가되어 있습니다. 그건 좀 더 확장된 모델을 쓰는 것이 현실을 더 잘 모사할 수 있다고 제가 생각해서인데요. 무슨 요소들이 추가되었고 왜 추가했는지를 조금 짚어 보겠습니다.


1. 기술의 내부 확산

우선 "갑" 회사에는 A 이외에도 사소한 수준의 차이는 있으나 같은 기술을 익힌 직원이 몇 명(B, C) 더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갑"사는 A의 잠재적인 대체재가 될 직원을 이미 확보하고 있고, A에게 값비싼 제안을 하는 대신 B나 C의 내부승진으로 대체한다는 선택을 택하기 쉬워집니다.

이것은 "갑"사의 운영활동 중에 사용되는 주요 기술을 오직 A만 독점적으로 갖고 있다는 것이 그리 일반적이지 않다고 느껴서인데요. 그래서 "기술의 내부 확산"(동료 직원들도 회사 내부에서 사용중인 기술을 상당수준 학습했을 것)이란 가정을 추가한 것입니다.


2. "다른 기술"의 존재

다양한 기술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이긴 한데, 이 가정은 기술의 가치가 상대적인 상황을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즉 "을"에 비해 "갑"에게는 A가 보유한 기술이 덜 중요할 수 있는 반면 다른 종류의 기술이 더 중요할 수 있어, "갑"의 입장에서는 같은 예산을 다른 데 소비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중요한 이유는 다양할 수 있는데, 위에서 본 것처럼 내가 이미 갖고 있고 이미 조직 내부에 기술이 확산되어 있어 대체재도 많기 때문일 수도 있고, "다른 기술"이 필요한 신규사업에 진출하고 싶다든가 하는 전략적인 동기가 있을 수도 있겠죠.

그런 기술이 딱히 없을 경우의 시나리오는 [진행 C] 그냥 A를 보내주고 아무것도 사지 않는다가 될 것이고요.

이제 질문해주신 내용으로 돌아가면, 그 질문은 [진행 B]에서 볼 수 있는 흐름이 모든 회사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후의 상황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진행 B] 또는 [진행 C]를 택할 확률이 반반이라고 해보죠. 그럼 말씀하신 대로 모든 회사가 타사의 사람을 빼와서 전체적으로 임금이 상승하는 대신, 연쇄반응의 확률이 50%, 25%, 12.5% 이런 식으로 떨어지다가 몇 단계 가지 않아서 사람빼오기의 흐름이 중단되어 버릴 겁니다.

따라서 스카우트의 무한 연쇄반응은 그리 흔한 시나리오가 아닌 것 같다는 점은 일단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3. 기술의 외부 확산

"기술의 확산은 일어나기 쉬운 반면, 기술선도자가 기술의 확산을 막기는 어려웠다"는 것은 기술의 역사에서 널리 인정받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위에서 필요성을 느끼는 만큼만 [진행 B]를 반복하면서 각 기업이 돈을 들여 자기가 필요한 기술을 추가확보한다는 것은 스카우트를 통해 연봉이 상향평준화된다는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라기보다는 업계에서 이직 등을 통해 기술이 쉽게 외부 확산되는 경향을 보여주는 쪽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가 본문에서 사용된 모델에 대한 설명입니다. 주로 기술확산에 대해 알려진 경향이 잘 반영되도록 손을 봤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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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외부에서 데려온 D만 높은 연봉을 주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부분에 대한 질문은, 저는 실제로 많은 조직에서 그런 경향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위에서 "연봉을 빨리 끌어올리려면 몇 차례 전략적인 이직을 하는 것이 낫다" "같은 조직 안에서 연봉을 그만큼 빨리 끌어올리는 것은 어렵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고 있거든요.

왜 그런가에 대해 저도 결정적인 설명을 갖고 있진 않지만, 이직 때는 급여를 결정하는 준거점이 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외부에 대해서는 시장가로, 내부에 대해선 점증주의적으로 전년도 연봉의 n% 내외라든가 하는 식으로요. 아니면 조직에서 이미 보유한 기술A보다 보유하지 못했던 기술D가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식의 설명도 있을 수 있겠구요.

약간 두서 없지만 어느 정도 설명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야채 at 2018/12/04 12:37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단순히 "얼마짜리 인재"로 볼 게 아니고 외부 인사의 영입을 통해서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기술의 확산, 높은 연봉에 대한 거부감 희석 등)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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