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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고문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의 연설(鄧小平)
중앙고문위원회는 새로운 조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중국공산당의 실제 상황의 필요에 따라 건립된 것이고, 당의 중앙지도기구의 신구교체에 따른 하나의 새로운 조직형태입니다. 다시 말해 중앙위원회를 더욱 젊어지게 하고 연로(年老)한 동지들이 제1선에서 물러난 후에도 계속하여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목적을 둔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고문위원회가 과도적인 성질을 띤 조직형태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정부나 당에 가장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정년퇴직제도를 세우는 일입니다. 제11기 3중전회가 끝난 지 얼마 안 되어 우리는 당과 국가의 지도직무상에 있어서 실제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종신제를 폐지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이 문제는 실제로 세계의 많은 국가들에서 우리보다 더 잘 해결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우리 지도간부들의 노쇠현상은 아주 심각하다고 할 수는 없더라도 거의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 정부와 우리 당은 활력을 잃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문위원회라는 과도형식의 조직을 채택한 것인데, 이러한 조직은 우리의 실제 상황에 비추어볼 때 비교적 적합하고 합당하며 순조로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보입니다.

따라서 이번의 일은 신구교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상당히 큰 진전을 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10년이란 시간을 들여서라도 이런 과도형식을 통하여 합당하며 순조롭게 이 문제를 잘 해결하고 정년퇴직제도를 점차 세운다면 이는 아주 큰 성과를 얻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발전에도 아주 훌륭한 작용을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10년 후나 길어도 15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 고문위원회를 취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10년 동안에 2기는 필요할 것입니다. 1기는 좋을 것 같지 않습니다. 너무 촉박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고문위원회가 오늘 방금 성립되었는데 머지않아 취소할 것이라고 선포하니 이 조직이 과도적인 성질을 띄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생활과 역사의 변증법을 존중해야 합니다.

고문위원회가 어떻게 일을 진행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결론적으로 말해서 새로운 당장에 따라 일을 하면 될 것입니다. 즉 중앙고문위원회는 중앙위원회에 대한 정치적인 조수와 참모의 기능을 할 것이라고 당장은 규정하였습니다. 중앙고문위원회 위원은 중앙전체회의에 옵서버로 참가할 수 있고, 고문위원회 부주임은 정치국회의에 옵서버로 참가할 수 있으며, 필요시에는 고문위원회 상무위원도 정치국회의에 옵서버로 참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앙고문위원회 부주임과 상무위원의 직위는 중앙정치국 위원에 해당합니다.
중앙고문위원회는 중앙위원회의 지도하에 일을 진행하게 되는데 임무는 네 가지가 있다고 당장은 규정하였습니다.

첫째는 당의 방침과 정책을 제정하고 이를 집행하는 데 대하여 건의를 하고 자문을 해준다
둘째는 중앙위원회에 협조하여 중요한 문제들을 조사 처리한다.
셋째는 당 내외에서 당의 중대한 방침과 정책을 선전한다.
넷쨰는 중앙위원회에서 의뢰하는 다른 임무들을 맡아한다.

이상과 같이 원칙적인 규정은 다 되어 있는데, 문제는 이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행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몇 가지로 정리하여야만 하는데, 그 중에는 우리 사업기구의 설치도 포함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구를 크게 하여 세우지는 말 것을 건의합니다. 간소화시켜서 몇 사람만으로 해도 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 고문위원회의 일상사업은 박일파(薄一波) 동지가 주재하여 처리하고, 나는 부담을 덜고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오랜 동지들이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고문위원회가 주의해야 할 첫번째 일은 바로 중앙위원회의 일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오랜 동지들은 자각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가 옛날의 상급자들이고 지도자들이기 때문에 안면이 넓고 파워가 셉니다. 오히려 중앙위원회의 성원들보다도 더 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중앙위원회의 성원들은 점점 더 젊어지고 날이 갈수록 우리들과 차이가 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태도가 올바르면 그들이 일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또한 그들의 일을 도와주는 데도 이로울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제대로 처신하지 못한다면 나쁜 영향만을 미칠 것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중앙위원회의 일을 방해하지 말아야 할 뿐만 아니라, 중앙정치국이나 서기처의 일도 방해하지 말아야 하고, 그 산하기관의 일도 방해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의 동지들이 어느 성의 상황을 알아보러 갔을 때, 제멋대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것입니다. 먼저 성실하게 조사와 연구를 해야 하고 하급자들의 실제 경험을 듣는 것이 마땅하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설혹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성위원회나 혹은 어느 기층조직을 통해 처리케 하고 그들을 돕는 방법을 택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모든 문제를 그들 스스로가 해결하도록 기회를 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경험을 전수해 주거나 도와주며 인도해 주는 역할을 해야지 호령을 친다거나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고참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말들은 힘을 가지고 있어 그들이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으므로 신중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이러한 문제에 주의를 해야 합니다. 얼마 전에 장온(章蘊) 동지가 복건성에 가서 두 달 가량 일을 보았었는데, 그분이 거기서 보여준 행동은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행동의 한 표본이라고 하겠습니다.

둘째, 고문위원회 성원들은 군중과 유대관계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다음과 같이 구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건강이 나쁜 동지들을 제외하고 조금이나마 일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분들은 기층의 한 부문과 유대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어느 한 공장이나 어느 학교나 혹은 과학연구기관이나 지위(地委) 혹은 현위(縣委), 심지어는 어느 농촌의 기층조직을 찾아가서 상황을 조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만 한다면 당중앙의 참모나 조수 역할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대를 일단 맺게 되면 그들을 일깨우는 강연자가 되어 군중과 만나고 당원들과 만나서 우리나라의 상황과 우리 당이 매 시기마다 채택한 정책방침, 그리고 국제적 상황과 우리의 대외정책을 제때에 그들에게 알려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강연을 통해 그들과 유대관계를 갖는 것이야말로 그들에게 전수해 주고 도와주는 것이며 그들을 영도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연의 내용은 지금의 문제도 말할 수 있고 역사도 말할 수 있습니다. 역사를 말할 때 우리만큼 자격이 있는 사람도 적습니다. 모두들 몇 십 년씩 혁명을 한 우리들이기에 혁명담 같은 것이 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우리는 당의 우수한 작풍을 지켜나간다는 면에서도 솔선수범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정신적인 문명 건설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봅니다. 우리 같은 나이 많은 사람들이 기층사회에 내려가면 모두들 우리를 존중하고 생활도 잘 보살펴주겠지만, 우리 자신들은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중앙고문위원회가 어떻게 일을 보고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이 바로 우리들이 해야 할 새로운 문제인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오랜 우리 동지들이 이러한 문제를 잘 처리해 나가리라고 믿어 마지않는 바입니다.

(1982년 9월 13일)
김승일 역, 『등소평 문선』, 범우사, 1994, pp.26-30


나라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는 확신 하에, 어떻게든 정년제의 정착을 추진했던 덩샤오핑과, 이 일을 결국 끝까지 제대로 하지 못했던 소련의 사례가 대비되는 장면. 동료들의 반대가 극심해서 그 후로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개인적인 권위로 찍어누르고 뚝심으로 버티면서 어떻게든 최소한의 암묵적 규칙(67세면 유임, 68세면 은퇴)은 정착시키는 데 성공.

여담이지만 후진타오도 퇴임하면서 원로의 개입을 차단하자는 주장을 했지만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고 전해짐. 마오의 권위는 모든 걸 엎고 문화대혁명도 만들 수 있고, 덩의 권위는 사후까지 이어지는 최소한의 규칙은 세울 수 있으나 후의 권위는 존재하지 않음을 잘 보여줌. 앞으로 시가 이 규칙을 엎을 힘이 있을지 궁금함.

공산당 일당독재임에도 의외로 장수하는 이유가 임기제가 지켜져서 독재의 폐혜가 어느 정도 완화가 되기 때문인데, 이 규정이 앞으로도 계속 지켜지는냐가 중국 정치의 미래를 결정지을 거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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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의 분위기는 다음 기사들을 참조
중국공산당 중앙고문위원회 (위키백과)
시진핑의 걸림돌? 中共十老 (주간조선, 2012.11.19)
중국공산당 19차 당대회 참관기 (주간조선, 2017.10.23)
by sonnet | 2017/12/02 16:29 | 정치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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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피그말리온 at 2017/12/02 19:57
한 번 풀린 브레이크가 다시 조여지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하는게...결국 얼마나 가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Gull_river at 2017/12/02 20:04
시집을 가려면 시다다... 같은게 다 그걸 이겨내기 위한 전초작업 아니겠습니까.
근데 그보다는 후기지수의 씨를 말려 삭근제초를 하는게 더 위운 길 같아 보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Commented by 일화 at 2017/12/03 00:35
이런 제도가 있었군요.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구들장군 at 2017/12/03 14:45
저는 시진핑의 권력강화를 보고 있자면, '분구필합(分久必合) 합구필분(合久必分)'이 생각나더군요.
저게 우리에게 기회가 될 지 위기가 될 지....

참 오랜만에 글 남겨주셨군요.
글 잘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paro1923 at 2017/12/04 03:10
덩의 구상이야말로 인간의 무한한 권력욕을 생각하면 오래 가기 힘든 방식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물론 절대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기 마련인데, 부패척결 기치로 반대파들을 제거해온 시진핑이 역으로 흠이 잡힐 때까지 반대파들의 명줄이 남아있을지 여부가 문제군요.
Commented by caesar at 2017/12/08 17:48
만인지상의 권력을 손에 넣었는데, 남 주고 물러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겠지요.
장쩌민이나 후진타오의 지금 꼴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럴 테고요.

하지만 종신 독재자가 있다면 집권하고 싶은 사람은 그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뜻이니...
창이 이길지, 방패가 이길지의 전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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