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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연대"라는 것에 대하여
예전에 트위터에 썼던 내용인데, 정리 차원에서 약간 손봐서 옮겨 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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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연대'에 대한 내 입장은 己所不欲勿施於人이라고 말하면 적절할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존 퀸시 애덤스의 연설을 좀 옮겨보면,

우리는 모든 이의 자유와 독립을 바랍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의 기사이자 옹호자일 뿐입니다.

우리는 차분한 자신의 목소리로 우리 사례를 들어 친절한 공감을 표하면서 일반적인 원칙을 권고할 것입니다.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한 번 자기자신의 것이 아닌 남의 깃발 아래 서게 되면 그것이 설령 남의 독립을 위한 깃발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스스로를 해방의 힘 저편, 이해관계와 음모, 개인의 탐욕, 시샘, 야망이 펼쳐지는 전쟁에 말려들게 만들 것입니다. 그 깃발을 당연시하면서 자유의 기준을 침해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정책의 근본 원칙은 느끼지 못하는 새 자유에서 완력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세계의 독재자가 될 것이며, 더이상 자기 영혼의 소유자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연대'라는 걸 물끄러미 보고 있으면 아 이게 바로 애덤스가 우려하는 "남의 깃발 아래 서는" 행동이구나, 이런 건 결단코 피해야겠다라는 생각이다. 내가 스스로에게 부과하는 의무라는 기준에서 '연대' 라는 단어가 들어갈 자리에 개입, 공조, 제휴, 동맹, 심지어는 원조(기부)를 넣어 보면 그 어떤 것을 넣어도 "연대"만큼 주체성을 잃고 책임이 한정되지 않으며 종합적으로 불리한 것이 없지 않은가.

예를 들어 누군가가 연대를 요구할 경우 (그 사안에) '개입'은 할 수 있으나 '연대'는 할 수 없다고 답해 보라. 그러면 당신의 주체성과 자율성은 확고히 보장된다. '제휴'나 '동맹'이 아니면 흥미가 없다고 답해 보라. 그러면 그것은 한 건의 거래가 되고 당신의 의무에 상응하는 댓가를 상대에게도 의무로 지울 수 있다. '기부'는 할 수 있지만 연대는 할 수 없다고 답해 보라. 그러면 일방적으로 베풀기는 하지만 당신의 의무는 소정의 양으로 제한되고 더 이상의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연대'는 이 모든 것이 잘 안 된다. 정말 거지 같은 단어 아닌가?

그러니 "스스로 원치 않는 것을 다른 이에게도 베풀지 말라"는 격언에 따라 기피단어 목록에 올릴만해지는 것이다.
by sonnet | 2015/08/20 08:21 | 정치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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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루시앨 at 2015/08/20 08:37
연대는 뭐랄까, 내가 따라야만 하는 약관 같은 느낌이죠. 심지어 법률상 통제도 받지 않는 위임장을 준 느낌이라, 섬뜩한 경우가 많은듯 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5/08/20 08:44
네, 저도 동감합니다.

어른들이 남의 '보증'을 서지 말라고 누누이 말씀하시는데, 정치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인보증을 서는 느낌입니다.
Commented by 함부르거 at 2015/08/20 09:00
'정치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인보증'이란 표현이 정말 적당해 보이네요. 여태까지 숱한 사회주의자들이 연대를 외쳤지만 성공한 사례는 없었던 게 이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니까요. -_^;;;;
Commented by 일화 at 2015/08/20 09:02
언제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Commented by Alias at 2015/08/20 10:03
무슨무슨 연대에 동참한다는 걸 연대보증 선다는 걸로 생각하면 아마 연대하고 싶은 생각 싸그리 날아갈 거 같습니다.

(요즘이야 많이 없어졌지만 연대보증 때문에 패가망신하는 케이스가 수두룩했으니... 심지어 연대보증 서지 말라는 말로 끝나는게 아니라 연대보증 서는 사람과는 엮이지 말라는 소리까지 있었죠)

Commented by at 2015/09/05 00:44
저도 글읽다 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요즘도 연대보증있습니다. 이름을 살짝 바꿔 꼬십니다.
Commented by 긁적 at 2015/08/20 10:42
자원 사용으로 인한 수혜는 소수가 받고 자원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책임은 분산되니 서로 자원을 더 끌어쓰려고 경쟁하는 상황이 되겠죠 뭐...
운동권에서 '우리는 진짜 똘똘 뭉쳤다!'라는 뜻으로 연대라는 말을 자주 쓰던데 전 이거 잘못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쓴 자원에 대한 책임을 내가 안 지는 집단이 잘 굴러가려면 각자가 자기 자신의 자원사용에 대해 엄격하게 통제할 수 있는 도덕성이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 그런 걸 바라는 것 자체가 이상하죠(...)
Commented at 2015/08/20 21:0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paro1923 at 2015/08/23 20:48
실제로 보증 자체도 거지같지만 '연대'가 붙으면 그 피해가 기하급수가 되니...
Commented by asmr1234 at 2015/08/26 00:43
본문을 읽을 때도 좋은 글이었지만 저의 이해도 부족으로 인하여 아리까리했는데 댓글을 보니 정말로 좋은 예시가 있군요. '연대'보증....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액시움 at 2015/08/30 05:34
연대라는 말이 등장할 때마다 묘하게 불편한 느낌이 드는 걸 잘 짚는 글이군요.
Commented by Ost at 2016/10/18 10:07
사실 사회속에는 이해괸계가 각자 다른 개인들이 존재할 뿐이지, 절대선을 대변하는 전체로서의 집단은 없는데, 보통 자신이 절대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연대를 강조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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