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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이리 아라비아의 출범
새 사우디 왕이 죽은 전왕이 세운 후계자(이복동생)를 폐하고, 그 자리에 자기 직계(동복 조카와 아들)를 순서대로 세운 사건에 대한 논평을 대충 번역해 봤습니다. 오늘은 시간이 늦어서 내용 보충과 제 의견은 내일 쯤에나 덧붙여 보겠습니다.



수다이리 아라비아의 출범(Welcome to Sudayri Arabia)
필자 : 케네스 N. 폴락
출처 : 브루킹스 연구소
일자 : 2015년 4월 30일

어제(4월 29일) 발표된 사우디 지도부에 대한 극적인 변화는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하나는 이것을 오랫동안 지체되어 왔던 과제, 즉 건국왕 "압드 알 아지즈 이븐 사우드"의 아들들로부터 손자들로의 세대 교체를 살만 국왕이 단행하여 다음 세대의 가장 뛰어난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고 보는 것이다. 어제 살만이 새로 임명한 그리고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이루어질 후속 인사 중 많은 경우에 있어. 이들이 가장 유능하고 잘 교육받았으며 존경 받는 차세대의 사우디 왕자들과 관료들일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사실이다. 이는 멋진 이야기이며, 이제부터 내가 해주려는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무시하지 말아야 할 점이다.

사우디 왕국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을 보는 두 번째 관점은 이 사건을 수다이리 파벌의 친위 쿠데타라고 이해하는 것이다. 아무리 못해도 이번 일은 알-사우드 왕가 내부의 수다이리 파벌이 주요 권력을 독식한 사건이다. 수다이리 파벌은 건국왕 “압드 알 아지즈”와 그가 총애한 왕비 “하사 빈 아흐마드 알 수다이리”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과 손자들이다. 수다이리 왕비는 일곱 아들을 낳았는데 이들이 “압드 알 아지즈”의 수십 명의 아들들 중에서 최대 파벌을 형성했다. 전전대 국왕이었던 고 파드 왕(1남)을 필두로, 전 국방장관 고 술탄(2남), 전 내무장관 고 나예프(4남), 그리고 이번에 국왕이 된 살만(6남) 등이 여기 속한다. 지난 수십 년간 수다이리 파는 사우디 왕가 안에서 막강한 세력을 형성했고 파드 왕 집권기간 중에는 그들이 사실상 나라를 다스렸다. 하지만 수다이리의 권력과 단결력은 형제들의 경쟁을 낳았고, 많은 이복형제들은 그들의 권력 독점욕뿐 아니라 그들이 펼치는 정책도 싫어하게 되었다.

이제, 살만 왕이 내놓은 많은 변화의 결과로 사우디아라비아 내각의 거의 모든 주요 직위는 수다이리 파이거나 유능한 관료인 석유장관 알리 알-나이미 혹은 새 외무장관이 된 아델 알-주베이르 같은 비 왕족이 차지하게 되었다. 전왕 압둘라의 아들인 미타이브만이 예외로, 그가 핵심 각료 지위(친위대 장관)에 남아 있는 유일한 비 수다이리 왕족이다. 또 노령으로 숙환에 시달린 지 오래인 사우드 알-파이잘 왕자가 외무장관 직에서 물러나기를 바래 왔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고 그의 후임으로 매우 유능한 아델 알-주베이르가 임명된 데 대해 반대할 사람은 없겠지만, 사우드 파이잘의 사임은 내각에서 또 다른 막강한 비 수다이리 왕자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일은 살만 국왕이 왕세제 “무크린 빈 압드 알-아지즈”를 해임했다는 점이다. 무크린 왕자는 왕위계승서열 1위였던 건국왕의 막내아들로 사우디 왕자들의 중에서는 젊은 편(69세)에 속한다. 그리고 무크린 왕자는 수다이리 파벌의 권력 독점이 더 심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작고한 전왕 압둘라가 올해 왕이 된 살만 왕자 다음에 올려놓은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1932년에 건국된 이래, 지금까지 사우디아라비아는 왕세제를 제거한 적이 없었다. 사우디 왕가는 왕을 물러나게 만든 적이 한 번 있긴 하지만(1964년 “사우드 빈 압드 알-아지즈”) 왕세제를 물러나게 한 적은 없었다. 게다가 이 전례 없는 움직임은 무함마드 빈 나예프(55)와 무함마드 빈 살만(왕의 아들, 아마도 30)이라는 차세대 수다이리 왕자 두 명을 왕위계승서열에 남겨놓았다. 이는 수다이리가 향후 50년은 왕위에 있게 될 거라는 말이다.

이러한 사태 전개가 여러 다른 사우디 왕자들을 분개하게 하였을 것은 틀림없으며, 주요한 비 왕족 인사들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 외에도 수다이리의 권력 독점을 미국이 걱정해야 할 이유가 여럿 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수다이리 일파가 사우디 왕국에 문제를 일으켜 온 여러 내외 정책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말해 수다이리 파벌은 과소비, 견제 없는 부패, 불경한 습관, 국내 불만을 억압이나 금품살포에 의존하는 행태 등에 널리 연루되어 있다. 대외정책 측면에서 그들은 친 미국-반 이란 정책을 선호해 왔는데, 그런 정책은 사우디 기준에서도 상당히 과격할 정도여서 미국이 불필요하거나 심지어는 위험하다고까지 느낄 정도로 사우디 왕국을 대결로 몰고 가는 위험을 무릅쓰곤 했다.

이번에 권력을 쥐게 된 수다이리들은 대개 손자 세대 출신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들은 더 좋은 교육을 받았고 자신들의 아버지들이 귄력을 쥐었을 때보다 세상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과거의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랄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미 불안한 징후들이 발견된다. 죽은 압둘라 왕은 단호히(그리고 현명하게도) 사우디 왕국 국경 너머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전들 -이라크, 예멘 시리아- 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피해 왔다. 현재 사우디는 자신들이 마지못해 예멘에 개입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들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 나는 그 개입이 위험한 실수라고 보며, 비 수다이리로부터 수다이리 출신이 왕좌를 이어 받은 지 겨우 4개월 후에 일어난 일이라는 점을 환기하고자 한다. 또 다른 불안한 징후로는 살만 국왕이 자신의 백성들에게 두 차례 대규모 현찰을 살포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선 국왕은 즉위와 함께 모든 사우디 정부 근로자에게 전면적인 보너스를 지급했다. (그리고 대개의 사우디 노동자들은 정부를 위해 일하고 있다) 그리고 어제 개각을 단행함과 동시에 사우디 군과 보안기관에 또 다른 보너스를 지급했다. 칼리굴라 이래 로마 황제들이 핵심 권력기반이자 잠재적 위협세력이기도 한 군대 같은 곳으로부터 묵인을 얻어내기 위해 비슷한 뇌물을 뿌렸던 것을 기억해내기란 어렵지 않다.

다시 한번 말하는데, 이들은 매우 능력 있는 왕자들이며, 하나하나의 인사는 물러나는 사람들과 입각하는 사람들의 나이와 능력을 감안할 때 쉽게 정당화될 수 있다. 하지만 각각의 나무가 괜찮다 하더라도 숲의 모습이 바뀌고 있음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사우디 왕국의 오래 묵은 정치, 경제, 사회 체제의 문제에 대해선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이 나라가 저유가에 시달리고 ISIS같은 살라피 극단주의자들이 발흥하며 중동 전역에 내전이 퍼져나가는 이런 시기에 과거 수다이리들의 낡고 위험한 정책들로의 회귀는 미래의 사우디 안정에 진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by sonnet | 2015/05/06 03:37 | 정치 | 트랙백 | 핑백(1)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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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舌鋒 : 사우디가 불안하다 at 2015/12/07 12:46

... 피끓는 신흥 왕가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포스팅 비슷한 맥락의 독일 정보기관의 사우디 왕가 비판 예멘 내전 개입의 스텝이 초장부터 꼬였다는 포스팅 → 지상군 몸빵을 대신할 파키스탄, 이집트가 은근슬쩍 발을 ... more

Commented by 漁夫 at 2015/05/06 08:03
정말 얘네 가계도하고, 직위 재임 기간 잋 설명이 필요해요 ㅎㅎ
Commented by BigTrain at 2015/05/06 09:07
내부야 원래 문제가 산적했고 외부도 이런저런 문제가 마구 튀어나오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지도부 교체와 세습 시도라..

로버트 베어가 '악마와의 동침'에서 신나게 깠던 부패한 사우디 지도부의 대표들 같은데 어째 결과가 좋을 것 같지가 않네요.
Commented by rumic71 at 2015/05/06 15:41
웬지 판타지 소설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
Commented by sonnet at 2015/05/11 02:54
형제상속에서 부자상속으로의 전환... 이러면 고대사의 한 장면인 듯한
Commented by paro1923 at 2015/05/06 19:24
옛날에 본 사우디 관련 포스팅들을 떠올려 보면 저런 우려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죠. 아니, 현실성 높은 파국적 시나리오이니...;;; 제발 '카산드라의 예언'이 되진 말았으면 하지만, 애초에 이번에 벌인 일 자체가 권력의 썩은내가 물씬 풍기는 일인지라...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15/05/06 21:04
이러다 결국 '진정한 칼리파'의 군대가 메카에 입성하는 결말이 맺어질까 두렵군요....
Commented by Allenait at 2015/05/06 23:00
이거 왠지 점점 불안해집니다
Commented by 한뫼 at 2015/05/07 02:07
어이, 댁들 그럴 상황이 아닐 텐데? 진짜 저러다 IS에 발리진 않겠죠?
Commented by 붕어 at 2015/05/07 02:47
외적인 문제로만 망하는 나라는 별로 없단 점에선 현상황이 이해가 가기 시작하네요.
Commented at 2015/05/08 22:3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행인1 at 2015/05/09 23:38
바바라 터크만의 <바보들의 행진>에 비슷한 사례가 하나 있었던 것도 같은데...
Commented by 지나가던과객 at 2015/05/24 10:18
이 글을 읽고 나니 어째 '제정 러시아'와 '러시아 혁명'이 생각나는게..... ㅎㄷㄷㄷ

부디 레닌같은 놈이 권력을 잡을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Commented by 강철의대원수 at 2015/07/30 11:51
사우디내 개발은 물론 매카개발에까지 와하비들 불만이 계속 커지고있다는거 생각하면... 야~신난다~
Commented by paro1923 at 2018/10/25 03:04
이번에 반체제 언론인 참수사건도 터졌는데, 사우디 관련 포스팅을 따로 하나 더 내셔도 좋지 않을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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