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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쟁점 : 샤를리 엡도 테러의 반향
테러리스트의 공격은 미디어나 국제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주의깊게 연출되는 것이 보통이다.
인질을 잡으면 드라마가 고조된다.
만약 어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인질은 살해될 수도 있다.
인질 그 자체는 테러리스트에게 별 의미가 없을 때가 많다.
테러리즘은 실제 희생자가 아니라 구경하는 사람들을 노린다.
테러리즘은 극장이다.


- Brian Jenkins, 랜드연구소(1974) -


"가장 아름다운 분께 바칩니다", 트로이 전쟁의 신화적 원인


분열쟁점(wedge issue)이란 말이 있다. 별 문제없이 잘 지내던 사람들에게 어떤 소재를 주면, 금새 사람들이 패를 나누어 싸움을 벌이게 되는 그런 떡밥을 말한다.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에서는 피하는 것이 미덕인 정치 이야기 같은 것이 되겠다.

그런데 실제로 분열쟁점은 좀 더 전략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정치판에서 어떤 정치인의 지지자 중 반쯤은 낙태 지지자이고 나머지 반은 반대자라고 하자. 그럼 그 정치인에게 낙태 문제를 들고가서 논쟁을 거는 것이다. 그럼 그가 무슨 대답을 하더라도 절반의 지지자를 잃게 된다. 아니면 반대로 적을 많이 만들더라도 일정 수의 우리 편을 결집시키면 성공이라고 판단해 떡밥을 던질 수도 있다.

이번에 프랑스 파리의 샤를리 엡도 지지시위와 무슬림 국가들에서 일어난 반대시위를 모두 보면서 이건 분열쟁점이라는 생각을 했다. 시위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어쨌든 테러의 결과로 양쪽 모두 결집이 일어났고, (평소에 별 생각 없이 살았을) 서로는 그런 행동에 나선 상대집단의 존재나 입장을 당혹스럽게 혹은 불쾌하게 직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테러범은 분열쟁점을 떡밥으로 던졌고 먹혔다.


그럼 상대가 떡밥을 던져 많은 사람들을 낚으려고 할 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여러 가지 접근법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오쩌둥이 재미있는 지적을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적을 전략적으로 경시하되, 전술적으로는 충분히 참작해야 한다"
by sonnet | 2015/01/20 03:19 | 정치 | 트랙백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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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零丁洋 at 2015/01/20 06:34
아주 고전적인 테러리즘이군요.
Commented by 피그말리온 at 2015/01/20 09:29
현대판 이호경식지계가 될 수도 있겠군요...
Commented by paro1923 at 2015/01/20 19:44
의도적으로 '진영'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이미 해당 테러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햇군요.
Commented by Allenait at 2015/01/20 23:05
AK-74 vs. M-16이라던가(아님)


그런 면에서 이번 테러는 성공한 테러군요
Commented by AA at 2015/01/21 12:31
프랑스 내부의 문제(여론조사에서 16%에 달하는 IS 지지율)가 드러났지만.
그래도 아예 모르고 지나가다 진짜 뒤늦게 터지는 것보다 나은 듯.
Commented by 섭동 at 2015/01/22 04:28
이슬람,비이슬람 각각에서 지지율이 어떤가요? 프랑스 이슬람 비율과 비슷해 보입니다만.
Commented by 암호 at 2015/01/21 22:41
이미 자기네 진영에서 존경하고 모실만한 분 알기를 뭐같이 한 작자들 조지는 것이 조직 유지인데, 그걸 몰라요. 데모크라시도 이러한 이들 업적이 기억되는 이유 중 하나인 희생을 반복하지 않기 위함인데, 우습게 알아요.
뭐, 제가 이런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요.
Commented by NEO rep at 2015/01/23 20:35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자유민주공화정을 부정하는 적이 분명해졌으니 행동에 나서야하지 않을런지요...

ps. 노르웨이 테러범 역시 이 사건의 수혜자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비무슬림 대 무슬림 구도가 나왔으니...
Commented by sonnet at 2015/01/24 21:44
행동에 나서는 것은 좋은데, 그 행동이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든다면, 즉 긁어부스럼이라면 무행동이 선택일 수도 있는 거죠. 뭔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지만 않으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피해야 할 반응 중 하나로 '무릎반사' 유형이 있습니다. 이 유형은 상대가 수를 읽기 쉽고 주도권을 잃게 되는 문제가 있죠. 반격을 하더라도 내가 선택한 시점에 내가 선택한 방법으로 상대의 의표를 찔러 가할 수 있는 게 바람직하다는 말입니다.

테러 직후에 반사적으로 피해자를 중심으로 뭉쳐 '내가 샤를리다'라고 선언하는 행동은 '무릎반사'의 의혹이 상당히 있어요. 만약 이런 반응이 테러 때마다 나온다면, 상대는 한 수 앞을 읽는 게 매우 쉽다고 생각하겠지요.
Commented by NEO rep at 2015/02/22 18:29
sonnet// 제가 좀 성급한 생각을 했군요. 즉, 이번 테러는 "전형적인, 결집을 유도하여 대립하게하는" 목적의 테러였군요... 우군을 늘리는 테러라... 현답 감사합니다.
Commented at 2015/01/23 23:0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5/01/24 21:35
예전엔 분명히 그랬는데, 너무 무절제하게 사용해서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
Commented by olivaw at 2015/02/02 11:40
테러리즘이 극장이라는 말이 있는지는 몰랐지만, 예전부터 비슷하게 생각하곤 있었습니다. 그래서 분열쟁점을 제시하려 한 것인지, 그게 다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런 비슷한 것을 하려 했던것 같군요.

마오쩌둥의 말은 개인적으로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중적으로도 절제된 행동을 보이긴 쉽지 않을것 같지만요.
Commented by 히알포스 at 2015/02/11 23:42
예전에 동양 고전에 빠졌을 때, 거의 그 때 9.11 이 터졌었는데, 기억하기로는 어떤 교수님이 쓰신 해설서를 읽다가 이걸 봤거든요.

한 사람을 죽이면 천명이 공포에 떤다 - 사마양저

그 때도 이 말이 테러리즘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가 안했던가....했는데 지금 보니 sonnet 님의 그 말과도 통하는군요. 테러는 역시 적은 무력과 희생으로.....다른 다수의 사람들에게 뭔가 공포나 메시지를 전달하고 분위기를 바꾸려는 목적으로 하는 것이니까 말이지요. 사마양저의 저 말에서도 그 '천명' 이 영향력을 주려는 다수의 대중이라고 생각하면 말이 비슷하네요.
Commented by 붕어 at 2015/02/23 14:04
근데 이런 테러 자체가 성립하기 위해선 상대가 도덕이나 법 또는 사정상 한계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까고 말해 '관객들'이 반격이랍시고 적이라 생각되는 집단들을 말그대로 멸종시켜 버리면 답이 없으까요.

어떤 면에선 서구사회의 우수성이 이런 성격의 공격을 유발하고 있다고 볼수도 있다고 봅니다. 실제적 대책없을 것이기에 공연자들이 자기 집단의 결집을 위해서 더 할만한 일이라 할수 있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5/04/19 19:57
보통 실제의 테러집단(소수임)은 더 큰 모집단 속에 잘 숨어 있는데,

1) 테러집단만 골라 죽이자니 선별이 매우 어렵고
2) 그들이 속한 모집단을 마구 죽이면, 모집단이 테러집단 편으로 돌아서게 되겠죠.

말씀하신게 문자그대로 모집단을 멸종시키는 거라면, 현대엔 독재자들도 어려울 것 같고, 그 정도까진 아니고 모집단을 위협해서 공포통치를 하는 정도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붕어 at 2015/05/07 02:43
그렇게 생각하면 아랍의 봄은 재앙의 시작이라 역사에 적어야겠군요. 최소 서구사회 기준으로 모집단을 공포통치한단 건 도덕적으로 불가능의 영역이라 과거 공포정치와 외적 근대화를 추구한 아랍 독재자들이 악의 상자의 봉인이었다 봐야겠네요. 종교나 세속이나 이상주의는 어딜가나 문제라 할수 있겠네요.

근데 쓰고 보니 참 한심한 내용입니다. 대학때 남이 이런 소리 했다면 가만 있지 못했을건데;;
Commented by Artz알츠Mari마리 at 2015/11/14 12:02
어마어마한 분열 쟁점이 프랑스와 유럽에 던져진 것일까요, 오늘은.
Commented by sonnet at 2015/11/15 15:18
그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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