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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에 대한 단상(3) - 개인 대 시스템 논쟁
그새 또 사고가 한 건 났는데(17일 판교 환풍구 추락 사건), 다들 보셨겠지만 사건 자체는 꽤 단순한 내용이고 뭔가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다거나 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보인다. 다만 그 뉴스를 본 사람들이 두 편으로 나누어 논쟁을 하는 모습은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

이름붙이자면 "사고책임 논쟁 : 개인 대 시스템"이라고나 할까?

우선 개인 책임 주장은 개인이 부주의하게, 혹은 위험을 무릅쓰고 위험한 곳에 올라갔기 때문에 사고의 주된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대하는 입장은 사회의 평균적인 개인에게 높은 수준의 안전지식이나 주의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보통 사람의 한계를 충분히 감안하여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이 개인의 약점을 커버해 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였으므로 이것은 시스템의 책임이다라는 것이다.

구경하고 있으면 이 논쟁은 기본적으로 각자 자신이 지지하는 쪽에서 반대편으로의 책임 떠넘기기 같은 느낌이 드는데, 어느 쪽도 내가 보는 관점과는 잘 맞지 않아 약간 답답하기도 했다.


우선 "평균적인 개인에게 높은 수준의 지식이나 주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은 타당한 말이다. 그리고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할 때 그러한 제한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다만 그것이 시스템이 평균적인 개인이 보이는 약점을 다 잘 커버해줄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여기에 시스템 책임론의 맹점이 있다.

시스템은 시스템 고유의 약점을 다수 갖고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개인들의 약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관점이 타당성을 인정받으려면 그와 비슷하게 시스템의 약점도 인정해 주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스템 책임론자들이 가리키는 그 시스템 또한 피해자들과 별 차이가 없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고 위험을 제대로 예상하지 못했던 책임자는 궁지에 몰리자 자살하고 말았다. 그가 내일 혹은 다음 주에 자살할 수밖에 없을 정도의 궁지에 몰리게 될 것을 알고서도 위험을 무릅쓴 것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그럼 일상생활의 경험으로 이루어진 통상적인 주의를 기울이는 관객들과, 마찬가지로 평소 행사운영 경험에서 유추된 통상적인 주의를 기울이는 행사운영자가 만났을 때, 모든 사고가 예방될 수 있을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이 점이 개인-시스템 책임논쟁에서 아주 기묘한 점이다. 논쟁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A가 아니면 바로 B가 되는 것처럼 즉 A에 책임이 없음을 주장하면 자동적으로 책임이 B에 떨어지는 것처럼 혹은 그 반대인 것처럼 행동했다.

즉 이런 식이 된다.
"개인 책임" + "시스템 책임" = 전체


나는 이런 그림은 사고를 이해하는 데 있어 적절치 않다고 본다. 내 입장은 이렇다.

"개인 책임(A)" + "시스템 책임(B)" + "아무도 책임지지 않거나 책임질 수 없는 위험의 영역(C)" = 전체

그리고 C 영역은 노력해서 얼마간 줄일 수 있을지 몰라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C 영역을 인정하지 않으면 A또는 B에 그 책임이 추가로 전가되기 때문에, 부당하게 가혹한 평가를 내리게 될 위험이 있다.


그리고 내 추측을 좀 더 덧붙여보자면, 사람들은 문제가 누군가의 책임으로 확정짓고 그 부분을 비난하거나 수정시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딱부러지는 결론을 원하는 것 같다. 개인이 변화하기도 힘들고 시스템으로도 커버가 되지 않으므로 문제는 잠복해 있다가 언제고 우리를 다시 찾아올 것이다 이런 우울한 결론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by sonnet | 2014/10/19 22:14 | 정치 | 트랙백 | 덧글(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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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鷄르베로스 at 2014/10/19 22:26
오늘 서울역에 볼 일이 있어서 갔는데 역근처 떼제베란 카페 앞 환기구 그레이팅 위에 노숙자 양반 둘이 누워서 일광욕을 하고 있더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4/10/20 00:25
뭐 올라가서 버팅기거나 그래 본 적은 없지만, 저도 지면에 붙여 설치된 것의 경우는 밟고 다녀본 적 있습니다. 더 조심해야할 것 같네요;;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4/10/20 07:05
sonnet// 들은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지면과 단차 없이 설치되어 인도와 혼용하는 환풍구의 경우 높이를 둔 환풍구에 비해 하중 기준을 훨씬 높게 설정해서 만들기 때문에 설정대로 만들어지기만 했다면 그쪽은 별 문제 없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4/10/20 07:28
지하철 환풍구의 경우 버틸 수 있는 중량 기준이 제곱미터당 350~500kg이라고 합니다.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하는데, 문제는 다른 건물용 환풍구에는 그런 기준이 없다고 하네요.
Commented by 행인1 at 2014/10/19 22:31
'우울한 결론'만큼 환영받기 어려운것도 드물잖습니까.(...)
Commented by sonnet at 2014/10/19 23:55
그런데도 또 그런 소리를 하고 말았군요 ^^
Commented by Ya펭귄 at 2014/10/20 01:04
국민이 주권을 가진 민주정 체제 하의 국민들은 적어도 '결정적이고 쾌적한 해법이 없는 우울한 진실'을 받아들일 만한 소양은 갖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또 다른 대안을 찾아 헤메다가는 결국 정치의 탈을 쓴 약팔이꾼들에 계속 놀아날 뿐이니까요.

Commented by 행인1 at 2014/10/25 10:22
요즘은 자신이 '결정적이고 쾌적한 해법이 없는 우울한 진실을 받아들일 만한 소양'을 갖추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긴 하죠. 정말 그런지는 모르지만.
Commented by 진보만세 at 2014/10/19 22:35
가장 큰 문제는 이른바 '언론' 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사고 사실조차 왜곡되는 편향보도입니다

'이데일리' 책임론이 거론되니, 동업자 의식으로 뭉치는거야 자기들의 향후 밥그릇이 걸려있으니 그렇다쳐도 같은 사안을 두고

야권인 '성남시'만을, 여권인 '경기도'만을 표적으로 삼아, 말씀하신 재난대책과 구체적인 분석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공격성 호재로만 여기고 있고, 또 이에 부화뇌동하는 국민들의 속성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장 한겨레와 뉴데일리의 똑같은 '사실'에 대한 기사 제목과 부제만 봐도 한국언론의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단독] 경기과학원(즉, 경기도 지사), ‘판교 참사‘ 책임 ‘이데일리’에 떠넘기나"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0430.html


"[단독] 뻔뻔한 이재명 시장 "판교 사고, 이데일리 책임" (뉴데일리)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220046

기타 언론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단지, 사태추이를 좀더 지켜보며 '간보기'하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작금에 있어 좌우를 막론하고,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 각성과 감독이 전제되지 않는 한, 어떠한 안전에 대한 논의도 공염불에 불과한 것이 현실 아닐지..
Commented by sonnet at 2014/10/20 00:33
당장은 좀 걸러서 보는 수밖에 없을 듯하네요. 시간이 좀 지나면 저런 정도 연관성이야 쉽게 밝혀지겠죠.
Commented by Allenait at 2014/10/19 22:49
맨 마지막 문단에 공감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4/10/20 00:42
인기없을만한 노선에 동참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쓴웃음)
Commented by 메이즈 at 2014/10/19 22:52
개인적으로 이번 사고는 소넷님께서 언급하신 C영역에 속한다고 봅니다. 분명 비극이죠. 하지만 시스템이 어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분명 시스템은 환풍구를 비의도적으로 밟고 지나가거나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올라가지 않도록 1.2미터 높이에 설치했고, 철망 밑을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 위험성을 알렸습니다. 게다가 성인 남자 1, 2명 정도는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취객이나 노숙자가 올라가더라도 최악의 상황에는 내몰리지 않도록 했습니다.

이 정도면 할만큼 했고, 이번 사고와 같은 사태는 비상식의 영역이라고 봐야죠.
Commented by sonnet at 2014/10/20 00:40
시스템은 꼭 환풍구 설계만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는 것 같구요. 행사진행 측의 안전대책이나 행사요원 배치 운영 이런 것들도 있겠죠.

그런데 처음부터 중요성이 높아서 많은 비용과 인력을 들여서 정교한 설계와 검토, 높은 대응수준을 유지하는 경우 -원자력발전소, 핵무기발사체계 등- 도 있겠지만, 저런 정도의 시시껄렁한 일회성 행사에 붙어있는 시스템이 얼마나 쓸만할까 하면, 별로 기대가 안 되긴 합니다.
Commented by Alias at 2014/10/19 23:15
문제는 C 영역에 대해서도 수습, 복구, 피해회복 등과 같은 건 정부의 몫일 수밖에 없는데, 우리 나라의 경우 이 부분에서 정부가 "담당" 하는 걸 정부 책임이라고 등치시키는 행태가 만연해 있다는 것입니다. 더 악질적인 경우에는 정부 책임 대신 "정권 책임" 을 들고 나오고요.

책임이란 게 원래 의미로만 쓰이면야 좋겠지만 책임=독박 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니 원...
Commented by sonnet at 2014/10/20 01:01
그런 업무에 있어서 경험적으로 측정되는 업무진행의 기준치(norm)가 어느 정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최근 몇몇 사건의 진행을 보고 있으면, "당연히 xxxx 정도는 해 내야지"라는 식의 생각이 많은데, 저는 그것이 실제로 가능한 건지, 훈련 같은 것을 통해 점검해 보았을 때 기준보다 빠른지 늦은지, 참아줄만큼 정도는 되는지 등이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Commented by 긁적 at 2014/10/19 23:18
그럼요. C죠.

개인도 저런 일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 하고 시스템(환풍구) 설계자도 저런 일이 있을 거라는 생각 자체를 못 했을텐데요 뭐...
Commented by sonnet at 2014/10/20 00:02
환풍구 설계 문제는 앞선 시리즈(http://sonnet.egloos.com/4946609 )에서 다루었던 마르크 블로크의 '먼 원인'과 유사한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고가 난 공연의 준비나 편한 관람을 위해 거기 올라간 행동보다 훨씬 전에 이루어진 것이죠. 그런 만큼 사건의 원인으로서의 중요성에선 다소 디스카운트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환풍구 설계자가 그 환풍구가 위치할 곳이 공연장이라는 것을 미리 알았느냐 여부도 따져 봐야 하겠구요.
Commented by 쿠우의 절규 at 2014/10/19 23:48
물론 평균적인 개인에게 높은 수준의 지식이나 주의를 기대해서는 안되지만,
환풍구에 올라가면 위험하다는 사실이 과연 높은 수준의 지식이나 주의인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제 생각이고, 우리나라 평균적인 개인의 안전 의식이 어떤지 한번 조사해봐야 할 것 같긴 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4/10/20 00:12
사람들이 군중심리(herding)에 약하다는 건 잘 알려져 있지요. 한두 명이 올라가서 괜찮은 것 같을 때, 거기 따라올라가서 좋은 자리에서 보려는 유혹에 빠지기는 쉬웠을 것 같아요.
결국 사람이 늘 이성적으로 위험을 따져가며 행동하는 합리적행동자가 아니고, 직관적인 유추에 따라 휴리스틱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것은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그들이 잘못이 있어도 아주 값비싼 대가(사망 아니면 중상)를 이미 치렀기 때문에, 추가로 벌을 주거나 비난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보기에 시스템 쪽 편을 드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는 시스템 쪽에 가해진 책임을 벗겨주기 위해서 피해자 쪽을 비난하는 것 같거든요.
Commented by 쿠우의 절규 at 2014/10/20 20:40
저는 일단 피해자를 비난하는 건 아니며, 제 목표(?)는 B가 되겠군요.
A 입장을 취하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B가 피해자의 책임을 벗겨주기 위해 시스템을 비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 좀 흥분을 가라앉혀야겠네요.
Commented by 채널 2nd™ at 2014/10/20 00:10
다른 어떤 글에도 달았지만 ... 도무지 사회적으로 '합의'된 영역이 전혀 없으니, 도 아니면 모 식으로만 접근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데일리 책임 100 %라고 하는 것도 우습고, 경기도 책임이 100 %라는 것도, 판교가 100 %라는 것도 우습고, 그 어느 누구의 책임도 아니라는 것도 우습고. <-- 박근혜의 책임이 100 %인 것은 확실합니다!!!

따라서 '불가항력적인 사고'가 있을 수 있고, 이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도록 하시라도 빨리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극단적으로 -- 현재와 같은 방식의 -- 환기구를 완전히 없애는 구조는 가능합니다만,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여러 가지 상황(특히, 어느 정도의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해서일텐데, 이에 대해서 도무지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편협함의 극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국해에서 놀고 먹는 국해 의원들을 다독거려서 ... 우리 남한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에 대해서 그 위험도를 평가하는 법을 만들라고 독려하는 것은 어떨...... (뭐, 법이야 안 지키면 그만이라지만서도 그래도 '보험'의 측면에서는 위법한 행위에 대해서는 보상 내지는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측면이 있으니까.)
Commented by sonnet at 2014/10/20 00:22
사실 http://opengov.seoul.go.kr/section/407221 같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펜스 같은 걸로 둘러치면 우리의 시민들께서 열심히 쓰레기를 버려 쓰레기통으로 만들 것이고 등등 수없는 사소한 문제들이 결부되어 있을텐데, 기술적으로 왜 그런 설계를 취했는지 정도는 언론에서 취재를 해서 설명을 해 주면 좋을 것 같긴 합니다.
듣는 쪽에서도 흠집잡고 따진다기보다는 (그런 문제에 다들 비전문가니까) 아 그래서 그랬구나 정도의 입장에서 들어두면 서로의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시쉐도우 at 2014/10/20 00:16
더욱이 A영역이나 B영역이나 '책임비율'이란 형식으로 책임을 분배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어느 나라의 자동차보험사들처럼 선량한 사람 또는 조직 조차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떠님길 가능성이 생긴다는 문제가 있겠지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4/10/20 00:47
하하. 그걸 분배하겠다고 하면 더욱 치열하게 싸우겠는데요;;;
Commented by Ya펭귄 at 2014/10/20 01:13
애초에 안전이라는 것은 허허실실의 영역이지요...

위험하다는 공감대가 있는 곳은 관심과 관리라는 리소스가 집중되기 때문에 되려 애초 생각보다 덜 위험해지는 결과가 나오는가 하면...

안전하다고 지레짐작하고 관심을 안두는 부분이 오히려 뒤통수를 때려버리는...

아, 물론 소행성 충돌 정도가 되면 이건 그냥 허허실실도 뛰어넘는 팔자의 영역이니 어쩔 수 없다능.....

Commented by 마루빵 at 2014/10/20 01:25
책임의 소재를 떠나서 이게 이렇게까지 공론화될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Clockoon at 2014/10/20 01:54
다른 데에다가 쓰신 내용과 비슷한 글을 짧게 올린 적이 있었는데..

판교 사건은 당사자 모두가 메뉴얼대로 했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죠. 피해자도 '환풍구에는 올라가도 위험하지 않다'란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올라간 것이고, 주최측도 '환풍구에는 올라가도 위험하지는 않다'란 생각으로 별다른 제제를 안 가한 것이고, 더 나아가면 설계측도 '이렇게 만들었으면 환풍구에 올라갈 일은 없다'란 생각으로 설계한 것이고.. 지금 사건의 책임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은, 이 사건으로 '인해' 일종의 메뉴얼화 - 환풍구에 올라가면 위험하다 - 가 되어 있으니까 쉽게 말하는 거지, 그 사람들 태반 또한 저 상황이 되면 저기 올라갔을 겁니다.
Commented by 667 at 2014/10/20 02:09
미국이나 일본의 환기구 사진을 찾아보세요. 그러고도 개인의 잘못이나 불가피한 사고 운운 할수있는가 봅시다.
Commented by 야채 at 2014/10/20 07:45
미국의 환기구는 매일 보고 살지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미국 환기구라고 해서 무슨 초합금Z 로 만드는 게 아닙니다. 할 말이 있으면 제대로 해 보세요.
Commented by ㄴㄴ at 2014/10/20 09:09
어디서 편집해서 돌아다니는 일본 환기구와 한국 비교 이런 거라도 본 모양이군요.
그런 환기구로 지은 우리나라 시설들도 많습니다.
다만 지하철환기구는 일본이나 미국이나 우리나 다 똑같죠.
지하철 환기구 사고에 외국 건물 환기구 사진을 가져다 비교하면서 한국 비하하는
병진들이 요즘 많더라고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4/10/20 05:55
C에 동의합니다.
Commented by 천마 at 2014/10/20 10:12
개인적으로 이번 사고는 시스템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1.지하철 환풍구를 제외한 건축물 환풍구는 아예 하중기준이 없다고 합니다. 환풍구 추락사고가 어제오늘일도 아닌데 그동안 기준자체를 만들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0/20/2014102000224.html?news_top (관련 조선일보 보도)

2.안전장비가 미비했습니다. 차단을 위한 경계벽이나 최소한 사슬로라도 표시했어야 하는데 그런 시설이 전혀 없었고 관련 규정도 없다고 하더군요. 심지어 경고문구조차 없거나 있어도 잘 안보입니다.(저도 경고문구 자체를 본 기억이 없습니다.)

3.현장통제가 너무 허술했습니다. 과거부터 공연중 군중사고가 한두번이 아니었는데도 안전요원조차 배치하지 않았습니다.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안전요원을 서류상으로 배치한 것으로 조작까지 했더군요.) 현장정리 인원조차도 너무 적었습니다.

사고관련 자료나 다큐를 보다보면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갑작스런 기상악화로 인한 사고나 우연이 연속으로 겹쳐 일어난 사고 등인데 그게 말씀하긴 C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계속되는 관련 사고를 통한 경고를 무시한 시스템의 책임이라고 봐야 한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코로로 at 2014/10/20 14:27
3번은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군요

사고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자살한 안전요원에 대한 기사를 본적 있는데 그 기사는 오보입니까?
Commented by 천마 at 2014/10/20 14:46
그사람은 행사안전대책을 기안한 사람이지 현장요원이 아니었습니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114989
(관련 뷰스앤뉴스보도입니다)

이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 발표를 통해서 현장에 안전요원이 없었다는 것도 확인되었습니다.

http://www.yonhapnews.co.kr/society/2014/10/19/0701000000AKR20141019028351061.HTML (관련 연합뉴스 보도입니다)
Commented by dd at 2014/10/22 18:08
2. 사회자가 내려오라고 했는데도 내려오지 않은 사람들이
경고문구나 안전요원 있다고 내려온다고 생각하기는 힘들군요.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이 신호등 있는 횡단보도에서 얌전히 기다리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실제로 사건 직후에는 "경고도 없었다"라고 비판하더니
이제는 "경고문구도 없었다"라고 비판하고 있죠.
경고문구까지 있었다면 "물리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식의 행사 진행요원을 해보면 사람들이 주최측 말을 잘 안듣습니다.
안전요원이든 누구든요.
특히 세상 알거 다아는 성인들은 더더욱 안 듣죠. 중고생들이나 들을까

1,3. sonnet님 말씀과 겹치는 거지만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도 역시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입니다.
관계자 언급을 보면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41019_0013240728&cID=10803&pID=10800

1. 예상인원이 1000명 이하고
2. 폭발물을 사용하지 않고
3. 가수가 나오는 행사라서
안전교육을 별도로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1번은 공연중 흔히 있었던 압사사고를 염두에 둔 것이고 2번은 최근 테러위협을 염두에 둔것이고 3번은 정치집회나 폭력시위 등을 우려한 것입니다.

사고가 났기때문에 이번 사건이 특별히 알려졌지만
실제로 저런 공연은 일주일에도 수없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주최측에서는 발생가능성이 높은 위협부터 고려할 수 밖에 없고
환풍구 사고는 최근 대대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에 고려되지 않은 것이지요.

이번 사고로 인해 다음 공연때는 환풍구도 안전에 고려될 것입니다

문제는 그게 실제로 일어나기 전까지는 미리 고려하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화재를 대비해서 인화성 물질 반입을 엄금하거나
자동차가 폭주할 것을 대비해서 바리게이트나 마름쇠로 공연장을 쭉 둘러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저런 위협에 대해 대비하지 않은 것은 기획자가 특별히 무능하거나 안이해서가 아닙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시민이고
저런 확률 낮고 잘 알려지지않은 위협까지 미리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고
만약 본격적으로 낮은 확률의 위험까지 고려한다면
안전준비작업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스템은 익명의 존재가 아니고 사람이 살지 않는 무형의 공간이 아닙니다.
시스템을 비난하는 순간 '그 시스템을 운영하는 개인에 대한 비난'이 되어
결국 다른 종류의 개인 책임론이 될수도 있음을 유념하세요.
Commented by 천마 at 2014/10/23 16:14
dd/ 2.어차피 말해도 안들을 사람들이었으니 시스템문제가 아니다는 주장이십니다만 그런 식으로 말하자면 안전시스템들은 왜 만들어졌을까요? 예를 드신 횡단보도와 신호등만해도 dd님 주장대로면 무의미한 것이 됩니다. 애초에 지키지 않을테니까요.

횡단보도와 신호등, 방향표지등과 브레이크표지등이 왜 만들어졌을까요. 이것들은 자동차 탄생초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이며 차량성능이나 편리함과는 상관없은 것들입니다. 그런게 만들어진 이유는 안전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안전체계가 갖춰져있었는데도 억지로 안전시스템을 비집고 들어와 사고가 났다면 오히려 사고를 당한 당사자에게 책임을 묻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는 그런 안전체계가 없었습니다. 시설의 강도기준도 없었고 차단시설도 경고문도 없었으며 이런 시설이 붕괴위험이 있음을 인지시킬만한 사전 교육이나 체계조차 없었습니다.

단지 사건당일 공연중 방송 몇번이 고작이었는데 시끄러운 공연중에 효과가 있었을리가 없죠. 게다가 그 방송이 과연 시설붕괴위험의 경고였는지 높이가 어느정도 되는 환풍구에 올라갔다 화단으로 떨어지는 사고를 염려한 건지도 분명치 않습니다. 그러니 관중들에게 있어서 위험인지가 제대로 될리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주최측문제입니다만 그들은 서류상으로 안전요원을 배치했다고 속이고 실제로는 배치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이미 실정법 위반입니다. 그건 이미 C영역을 이야기할 일도 아니고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의 한계를 말할일도 아닙니다.
Commented by 야채 at 2014/10/24 10:59
'시스템'이라는 말은 분류 기준으로 사용해야지,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하나의 주체가 존재한다는 듯이 말씀하시는 것은 곤란합니다. 정부와 국회에서 만들어지는 법령/규졍도 시스템이고, 환풍구의 강도도 시스템이고, 안전을 위한 경고문구 및 교육도 시스템이고, 행사 주최측에서 요원을 갖추고 교육하는 것도 시스템이고... 분명 다 '시스템'에 속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들을 하나의 주체로 설정한 다음 "이 시스템이라는 전지전능한 주체가 무엇을 할 수 있었는가"를 묻는다면 분명 이 '시스템'은 시이예스의 말마따나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무의미한 분석입니다. 사상자와 행사 진행요원, 공무원 등의 모든 관련자들을 '국민'으로 묶은 후 '국민의 수준'이 어떠한가를 따지는 것만큼이나 무의미합니다.

천마님이 말씀하신 '시스템'의 세 가지 책임이 과연 같은 주체와 관련되어 있고 같은 대책으로 접근이 가능한 문제인지를 보시기 바랍니다. 전부 전혀 다른 주체들이고, 각각의 주체들은 서로 다른 권한과 서로 다른 정보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 주체 모두 현재의 상태에서 큰 문제 없이 그런대로 행사가 굴러갈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있었습니다. '시스템'에 속하는 모든 주체가 가진 모든 정보와 모든 권한을 총동원해 보면 문제를 발견할 수 있더라도 각각의 주체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환풍구에 올라간 사람들이, 행사 진행자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올라가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이유가 있었듯이 말입니다. 그게 바로 C영역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물론 '시스템'에 속하는 각각의 주체들이 FM대로 모든 것을 철저하게 했다면 괜찮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요구인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물론 불가능한 요구는 아닙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그 환풍구에 올라간 사람들에게는 무슨 사고가 있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생각도 하지 않고 사람들이 올라가 있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은 곳에, 행사 진행자들의 말도 무시하고 멋대로 올라가지 말았어야 한다는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시스템'에 속하는 주체들이 과연 이미 휘어지기 시작한 철망에 올라가 있는 사람들보다 더 위험을 잘 인지하고 잘 대응할 수 있었다고 주장할 수는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해당 문제들이 C영역이 아니라고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그게 천마님 생각처럼 그렇게 명확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야채 at 2014/10/24 11:31
"어차피 말해도 안들을 사람들이었으니...그런 식으로 말하자면 안전시스템들은 왜 만들어졌을까요?" 라는 말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시스템'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대책을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됩니다. 하지만 첫째, 안전시스템이 모두 갖춰져 있었더라고 사람들이 무시할 것 같다면 "어쨌든 안전시스템이 최상으로 갖춰져 있지 않았으니까" 시스템 책임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둘째, 경계벽, 안전문구, 행사장 안전요원 등의 개개의 안전시스템 요소들은 각각 다른 주체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들 하나하나의 요소를 보면 안전시스템 전체를 합산한 것보다 "사람들이 무시할" 것으로 볼 이유가 훨씬 더 큽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들은 이번 행사에서도 실제로 진행자들이 내려오라고 요구한 것을 무시한 것에서 실증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Commented by baicalin at 2014/10/20 14:32
공감합니다. 아무래도 C영역의 요소를 구체화 해보면 군중심리나 사회의 안전불감증 같은 것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
Commented by paro1923 at 2014/10/20 15:09
C 부분은 전혀 생각해 보질 않았네요.
Commented by 알츠마리 at 2014/10/21 00:24
C 부분에 대해서 말씀하신 걸 생각하다 보니 엉뚱한 게 떠오르네요.

-......전형적인 소련식으로 "대표를 감시하는 사람이 있고, 그를 감시하는 사람이 또 있고"......-라는 구절이요.

저렇게 감시를 몇 중으로 붙여놔도 기대하지 않았던 정보 누출이라든가 협상에서 손해보는 사태는 일어나게 마련일 터이니.(...)
Commented by dd at 2014/10/22 18:30
개인적으로 예전에 있었던 지하철 엘리베이터 추락 사고가 생각났습니다

엘리베이터가 먼저 내려가버리자
한발 늦은 장애인이 휠체어를 엘리베이터 문에 쾅쾅 박다가 엘리베이터 문이 떨어져서
추락사한 사건이요

사건 자체는 안타깝지만 이 사건에 대한 상식적인 견해는 무엇이었던가요?
'엘리베이터 문을 튼튼하게 만들라'가 아니라 '엘리베이터 문에 박지 말라'였죠
외국에서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그노벨상까지 주고요

이번 사건과 엘리베이터 사건의 본질은 동일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엘리베이터에서의 추락은 널리 알려진 반면
환풍구 추락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차이가
여론의 온도차를 만들어 낸 것이겠죠
Commented by 천마 at 2014/10/23 16:44
아래 foba님도 지적하셨습니다만 그런 사건은 "이그노벨상"이 아니라 "다윈상"이었습니다. 이그노벨상은 실용성이 없는 쓸데없어 보이는 연구나 어처구니 없어보이는 실수등에 주는 상입니다. 그래도 나름 학문적인 의미가 있는 연구도 있고해서 재미있는 상이죠.

반면 다윈상은 사람의 어이없는 사망사고를 가지고 낄낄거리는 짓이라 개인적으로 대단히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제가 알기로도 다윈상은 타인의 죽음을 희화화한다고 해서 비난받고 있기도 하고 블랙코메디정도로 취급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사건은 2010년도에 있었던 지하철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문이 부서져 추락한 사건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일반용도 아닌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문이 전동휠체어에 두차례 충돌한 정도로 부서졌다면 개인적으로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 사고 같은 경우가 아니더라도 전동휠체어가 고장으로 움직여 문과 충돌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는데 너무 약했습니다..
(영상을 보면 첫번째 충돌도 이미 문이 부서졌습니다. 두번째돌진은 사실상 자살이나 마찬가지더군요. 마음아픈 영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안그래도 부정적인 더 다윈상에 더 분노가 치밀더군요)

거기에 해당사고 영상을 보면 엘리베이터안에 (장애인도 아닌 멀쩡한 사람이) 있었는데 해당 장애인이 오는 것을 보면서도 버튼을 눌러 문을 닫아버립니다. 우리나라가 안그래도 장애인에게 얼마나 차갑고 불편한 사회인가를 생각하면 그 순간 들었을 분노와 모멸감이 어땠을지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_-)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과 예를 드신 사건은 완전히 다른 경우입니다. 환풍구 붕괴사고는 피해자들이 아무런 위험인지를 못했고 붕괴유발을 고의적인행동(뛴다든가 하는)을 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엘리베이터 사고는 거의 자살에 가까운 의도적인 행동이었습니다.
Commented by 야채 at 2014/10/24 11:20
눈앞에서 엘리베이터 문 하나 닫혔다고 분노와 모멸감에 치를 떨며 엘리베이터 문을 때려부수는 사람은 장애인이고 정상인이고를 떠나서 같은 사회에서 살기 어렵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사람이 정면으로 보면서 의도적으로 문을 닫아도 그렇지만, 영상을 보면 스위치 쪽을 보느라고 바깥을 보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무시했다고 분노할 이유가 없었던 겁니다. 사실상 자살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셨는데, 눈앞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는 이유로 분노해서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지, 뻔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군기지도 아닌데 엘리베이터 문을 만들 때 동력이 달린 장치를 이용한 거듭된 공격으로 파괴하려는 시도까지를 방어해야 한다는 요구를 했어야 한다는 것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첫 번째의, 문자 그대로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달려오다 '그냥' 충돌했을 때는 위험한 상태가 되지 않았습니다. 엘리베이터문이 위험할 정도로 찌그러진 것은 의도적으로 힘차게 충돌했을 때(=> 이걸 첫 번째 충돌이라고 말씀하고 계시지만 분명히 두 번째 충돌입니다)의 일이고, 이 때에도 엘리베이터 문은 부서지면서도 버티고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충분히 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Commented by at 2014/10/25 08:35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딱 와닿네요. 나중에 그 사람 사정을 꿰어맞춰서 무슨 크나큰 의도가 있었다는 것처럼 만드는 건 좀 그렇죠.
Commented by ㅇㅇ예 at 2016/01/07 10:27
'겨우' 전동휠체어요? 전동휠체어 안 다뤄 보셨죠?
Commented by foba at 2014/10/23 15:11
dd/뻘댓글입니다만, 다윈상이었죠...
Commented by 극빈층기술사 at 2014/11/02 07:29
공학의 역사를 보면, 피로 이루어진 발전이 많습니다. 아무도 몰랐거나 아무도 생각 못 한 문제로 큰 사고가 생기면, 공돌이가 공부할 양이 늘어납니다. 환풍구처럼 단순히 생각 못 한 경우도 있고, 공진이나 취성처럼 사고로 새로운 학문 분야가 생긴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공돌이는 새로 알려진 문제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심지어는, 불법(건물 불법 개조나 과적 등)이라도 흔한 일이면 이에 대비합니다. 이런 식으로, 인류가 몰라서 터지는 새로운 문제는 점점 빈도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단지 생각 못 한 문제였던 환풍구는 앞으로는 충분히 대비할테고, 별 문제 없을 겁니다. 실제로, 충분히 대비한 보도 높이 환풍구는 매일 수많은 사람이 밟고 다녀도 말짱합니다. 앞으로는, 높은 환풍구도 사람이 잔뜩 올라타는 걸 대비할 겁니다. 그에 비해, 올라갈 사람은 줄어들테니, 강해진 환풍구 보람이 없을 겁니다.
또 다른 문제는 공돌이 자질과 능력입니다. 다뤄야 하는 문제는 점점 복잡해지고, 알아야 하는 것은 점점 많아집니다. 그런데, 모든 공돌이가 이런 복잡함을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복잡함은 일부 최고 전문가가 다뤄서 기준과 지침을 만들고, 나머지는 높은 수준 지식 없이 따르기만 합니다. 단순히 기준을 따르건 것만도 점점 수준 높은 지식이 필요해지는 경향입니다만. 그런데, 한국에선 바닥에서 기는 사람등이 기준과 지침을 알고도 무시하거나, 아예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기준 만드는 사람들은 이런 현실까지 고려합니다. 이래 봐야, 아예 기준 따위 모르고 날뛰는 경우에는 대책이 없습니다만. 그나마 알고 무시하는 사람은 후달려서라도 크게 어기지는 않는 편입니다.
이렇게, 환풍구 따위에도 충분히 높은 수준의 공학이 들어갑니다. 직접은 아니고, 공돌이 위계에서 위에 있는 전문가가 기준을 만들고, 아래 위계 사람들은 따르는 형태입니다. 실제로 지하철 환풍구는 이런 식으로 충분히 안전하게 만듭니다.
학교에서 제대로 된 기준 등을 배우고 나온 사람도, 막장 현장에서 구르면 기준 따위는 현실과 안 맞는다고 무시하는 버릇이 듭니다. 이런 말 하긴 안 좋지만, 주로 하위권 대학 출신으로 3류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건 다 까먹고, 현장 가니 선배에게서 개판 치는 것만 배우는 겁니다.
구조물 설계에서 위험이 눈에 잘 보이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실제로 위험해 지기 전에, 여기 저기 갈라지고 처진 것이 눈에 보이게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위험한 걸 알고 미리 조치를 취하니까요. 삼풍 백화점도 무너지기 전에 이런 문제가 나타났고, 전문가를 불렀습니다. 전문가도 무너질 줄 몰랐습니다만. 이번 환풍구는 무너지기 전에 심하게 휜 모습이 찍힌 사진이 있습니다. 그렇게 휘었으면 당연히 내려왔어야 하는데, 무슨 깡인지 모르겠습니다. 군중 심리로 올라갔다면, 정말로 멍청한 짓입니다. 사람이 많이 올라갈수록 위험해지는 게 상식인데, 잔뜩 올라탔으니 나도 괜찮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나온 건지 모르겠습니다.
여러 기레기가 아예 사람이 못 올라가는 환풍구가 아니라고 까는데, 이거야말로 무식한 기레기 해악의 좋은 예입니다. 사람이 잔뜩 올라가도 버티게 만들면 됩니다. 전문가에게 물어봤으면, 그 따위 헛소리는 안 나올 겁니다.
Commented by 극빈층기술사 at 2014/11/02 07:34
지하철 아닌 환풍구 하중 기준이 없는 것은 원인이 아닐 겁니다. 환풍구 하중 기준이 없으면 비슷한 걸 찾을테고, 아마 지하철 기준을 썼을 겁니다. 실제 무너진 환풍구 설치한 모습을 보면,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리 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아마, 관련 전문가 검토 없이 현장에서 멋대로 설치했을 겁니다.
Commented by 1 at 2014/11/03 13:28
그냥 마지막 문단이 정답임. 어떤 시스템을 구축할 때 무수히 많은 변수를 상정하고 뭔가를 구축한다는건 대한민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한다는 말과 같은 수준.

이 글의 이전, 2번째 주제에서도 나왔던 내용이지만 '역사의 어떤 사건을 설명할때 그 원인의 원인의 원인의 원인' 을 계속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가장 중요한 설명은 하지 못하고 결국 조잡해진다는 말처럼,

어떤 시스템을 구축할 때도 상정가능한 온갖 변수의 변수의 변수의 변수, 온갖 것들을 다 상정해버린다면 결국 '꼬리가 머리를 흔드는' 상황이 되버릴거란거.

그래서 토니 스타크가 각각 상황에 대비한 수트 졸라 몇십개씩 만든건데, 헐크버스터도 만들고~ 이고르도 만들고~

그걸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음.
Commented by 지나가는L at 2014/11/27 19:11
나 또는 가까운 사람이 해를 입었을 경우 : 시스템 책임(B)
나 또는 내가 속한 팀이 운영하는 시스템인 경우 : 개인 책임(A)
관련 없는 경우 : 아무도 책임지지 않거나 책임질 수 없는 위험의 영역(C)

쓰고나니 너무 속물적인 답변이긴 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ㅇㅇ at 2022/11/01 15:14
이태원 참사 직후에 이 글을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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