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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휴론'호 침몰 사건
페로의 책에서 흥미롭게 읽은 해난 사고 사례를 옮겨와 봅니다.
아울러 이 요약과 맞춰볼 수 있게 공식 사고조사 보고서도 첨부해 둡니다.

[참고] 미 해안경비대 사고조사 보고서 : transhuron.pdf

이런 사례들을 읽을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우리는 결과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전지적 시점으로 사건을 보지만, 사건의 당사자들은 위기 중에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엄청난 불확실성 속에서 극단적으로 좁은 시야를 갖고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전지적 시점에서 잘못된 것을 먼지 털듯이 털면 결과적으로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혹하고 불공정한 평가가 나오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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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교통안전위원회의 조사 보고서와 운용사와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1974년에 인도양에서 발생한 유조선 ‘트랜스휴론Transhuron’호의 침몰 사고를 재구성해보자.

‘트랜스휴론’호의 수리 과정에서 추력 조절 배전반 바로 밑에 공조장치가 설치되었다. 해안경비대 검사관은 배전반 근처에 배관을 설치하면 안 되는데도 강철판으로 분리되었다는 이유로 아무런 지적을 하지 않았다.

기관사들은 구리 소재인 응축기 상부에 철로 된 니플nipple을 달아서 계기를 고정시켰다. 이처럼 다른 소재의 금속이 접촉하면서 서서히 부식이 진행되었다. 불행하게도 몇 년 후에 진행된 청소 작업에서도 부식이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바다 한복판에서 니플이 부서지면서 배선이 지나가는 틈을 통해 1.8미터 위에 있는 추력 조절 배전반으로 물이 튀었다. 그 결과 배전반이 완전히 단락되고 말았다. 2,300볼트에 1,000암페어의 전류가 흐르는 배전반이 단락되면서 거대한 불길이 일었다. 이 화재로 기관사들이 미처 차단하지 못한 다른 시스템도 완전히 고장나버렸다. 그들은 주 시스템을 차단하기 위해 2가지 수단을 동원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사고조사위원회는 그들이 다른 방법을 썼어야 했다고 비판했다(이러한 비판은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가 일어난 후 사고 원인을 운용자의 실수로 돌린 친업계 성향의 조사위원들을 상기시킨다). 소방 장치까지 모두 고장 나는 바람에 선원들은 소화기로 불을 꺼야 했다.

선장은 힘겹게 불을 끈 후 맨해튼에 있는 회사에 예인선을 요청하는 긴급 메시지를 송신했다. 예인선이 올 때까지 ‘트랜스휴론’호는 동력을 잃은 채 인도양을 떠다닐 수밖에 없었다. 긴급 메시지는 가장 가까운 인도의 중계소를 거쳐 타전되었다. 그러나 아무런 답신이 없었다. 그래서 선장은 6시간 후, 9시간 후, 16시간 후, 세 차례에 걸쳐 메시지를 재송신했다. 최초 송신을 한 지 30시간이 지난 다음 날 아침, 선장은 다시 소나기가 퍼붓는 가운데 한 섬에서 37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표류하고 있다는 무전을 날렸다. 그제야 중계소의 운용자가 긴급 메시지를 별도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알려왔다. 결국 선장의 메시지는 다른 메시지들과 함께 선착순으로 처리되었다. 모든 메시지에 붙인 ‘긴급’ 표시는 운용자에 의해 삭제되었다.

처음 긴급 메시지를 송신한 지 거의 하루 반이 지난 시점에 마침내 회사의 답신이 도착했다. 선장이 보낸 두 번째 메시지는 공조 장치의 응축기 마개가 부서졌다는 구체적인 사고 원인과 파손된 장비의 목록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운용사인 허드슨 워터웨이Hudson Waterway는 그다지 동요하지 않았다. 담당자는 계속 위치를 알릴 것을 지시하고, 비상 수리 가능성과 화재 발생 여부, 그리고 구체적인 파손 부품 내역에 대해 질문하면서 메시지 서두에 긴급 표시를 달고 즉시 답신할 것을 요청했다. 예인선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었다. 예인선을 구하기 힘들다는 내용이 있었다면 선장이 근처에 있는 배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었다.

폭우 속에 동력을 잃고 표류하는 가움데 선장이 이러한 답신을 받고 어떤 기분이 들었을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래도 그는 중계소에서 긴급 메시지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정을 설명하고 위치를 알리면서 지원을 요청했다. 그동안 지나가는 배들이 도움을 주겠다고 제의했지만 선장은 회사에서 보낼 예인선을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상황을 고려할 때 불운한 결정이 아닐 수 없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없자 선장은 즉각적인 답신이 없으면 개인적으로 조치하겠다는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다. 이처럼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회사의 승인을 기다렸다. 대부분의 해운사와 마찬가지로 허드슨 워터웨이의 정책에 따르면 선장은 배와 선원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마지막 메시지가 발신된 시각은 9월 26일 오전 8시였다. 선장은 오전 11시가 되어서야 구조 요청 신호를 내보냈다.

열다섯 척의 선박이 구조 요청 신호를 접수했다. 그러나 가장 가까이 있는 선박이 177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었다. 선장은 다시 회사에 연락하여 배가 밀려가는 섬 근처의 적절한 지점에 닻을 내릴 수 있도록 암초와 모래톱에 대한 정보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주위 수백 킬로미터 안에는 2개의 섬밖에 없었다. 이미 체틀랏Chetlat 섬은 지나쳤기 때문에 킬탄Kiltan 섬 근처에 닻을 내려야 했다. 나중에 회사는 선장이 체틀랏 섬 근처의 정박지에서 닻을 제대로 내리지 못했다고 탓했다. ‘트랜스휴론’호는 재차 구조 요청 신호를 내보내서 약 7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토시마 마루Toshima Maru’ 호와 접촉했다. ‘토시마 마루’호는 급히 ‘트랜스휴론’호를 향해 달렸다.

그러나 바다에서 확실한 것은 없었다. ‘토시마 마루’호는 예인 준비를 마치고 ‘트랜스휴론’호에 접근하여 로프 발사 총을 쐈지만 로프가 닿지 않았다. 게다가 로프를 발사하는 과정에서 3등 항해사가 큰 부상을 입어서 급히 병원으로 후송해야 했다. ‘트랜스휴론’호의 선장은 냉정을 유지할 수 없었다. 언제 암초에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는 섬에서 떨어질 수 있게 1.6킬로미터만 예인해 달라고 간청했다. 처음에 ‘토시마 마루’호는 거절했다. 선장은 다시 35명의 목숨이 걸려 있으니 0.8킬로미터만 예인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사이에 15분의 시간이 허비되었다. 할 수 없이 ‘토시마 마루’호는 한 차례 더 시도에 나섰다. 그러나 로프 발사 총이 고장났기 때문에 ‘트랜스휴론’호에서 로프를 쏴야 했다. 선원들이 총을 선미로 옮기는 사이에 결국 배가 암초에 걸리고 말았다. 그들은 좌현 닻을 내리고 ‘토시마 마루’호에게 더 가까이 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거대한 너울 속에서 발이 묶인 ‘트랜스휴론’호는 언제 파괴될지 모르는 지경이었다. 게다가 배에 실린 연료유도 유출되고 있었다.

선장은 선원들에게 해안으로 갈지 ‘토시마 마루’호로 갈지 선택하라고 말했다. 선원들은 높은 파도 때문에 해안으로 탈출하는 쪽을 선택했다. ‘토시마 마루’호는 현장을 떠났다. 1시간 20분 후 선장과 4명의 간부를 제외한 선원 모두가 2대의 구명선을 타고 무인도로 보이는 섬으로 향했다. 선장이 다시 회사에 구조 요청을 했지만 아무 답신이 없었다. 다음 날 아침 그는 재차 구조 요청을 했다. 선원들이 대피한 섬은 무인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들은 무사히 섬에 도착했지만 모두 체포되어 인도 군함에 의해 육지로 이송되었다.

화재가 난 지 3일 반이 지나서야 회사로부터 두 번째 메시지가 도착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금요일 아침 일찍 봄베이 항에서 예인선이 출발하여 48시간 안에 현장에 도착할 예정임. 매 12시간마다 위치를 송신할 것. 싱가포르에서 페르시아만까지 가용한 다른 예인선이 없음. 예인 지원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이었다. 회사에서 기울인 최대한의 노력은 3일 반이 지난 후 예인선을 보낸 것이었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회사는 ‘트랜스휴론’호가 좌초되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사이 현장에 나타난 인도 군함이 물밑 상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배 바닥 대부분에 걸쳐 커다란 균열이 생긴 것으로 드러났다.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선장과 4명의 간부는 상황을 파악하고도 계속 배에 남았다(어쩌면 보험이나 인양 혹은 다른 법적 문제 때문일 수도 있었다). 선장은 회사에 예인선을 돌려보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다음 날 예인선이 뒤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비상 발전기의 연료마저 떨어진 가운데 ‘트랜스휴론’호는 높은 파도에 떠밀리기 시작했다. 선장과 간부들은 배를 버릴 준비를 했다. 좌초 전에 미리 구명선의 시동을 걸어보다가 펌프의 실 링seal ring이 터져 버렸기 때문에 노를 저어서 탈출해야 했다.

많은 사고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3.5미터에서 4.5미터 높이의 파도가 치는 바다에서 구명선을 띄우는 일은 대단히 어려웠다. 해상 시추선에서 사용하는 온갖 안전장치를 갖춘 밀폐형 구명정도 험한 파도에 뒤집어지면 안에 갇힌 사람들이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18명이 사망한 비극적인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팽창식 구명정은 공기가 다 채워지지 않거나 터지거나 조난자들 머리 위로 떨어져서 부상을 입히는 일이 있었다. 1969년에는 군함에서 900킬로그램이 넘는 폭탄이 화물 갑판에 떨어진 사고가 발생했다. 승선원들은 급히 구명선을 바다에 띄웠지만 군함의 옆구리를 뚫고 나온 폭탄에 의해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트랜스휴론’호는 일정한 속도로 구명선의 양쪽을 함께 내려주는 장치를 갖추고 있었다. 바다에 내려진 후에는 구명선 중간에 설치된 레버로 동시에 양쪽 끝을 해제해야 했다. 이 일은 심하게 요동치는 바다에서 하기는 어려웠지만 분명히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이유로 구명선에 탄 사람들은 양쪽에서 따로 잠금장치를 해제했다. 그 바람에 통신사가 맡은 선미 부분은 해제되었지만 다른 사람이 맡은 선수 부분은 해제되지 않았다. 거대한 파도 속에서 거의 수직으로 하강 장치에 매달린 구명선은 선체에 거세게 부딪쳤다. 다행히 배에 남은 2등 기관사가 소방용 도끼로 선수 부분의 잠금장치를 부순 덕택에 구명선이 풀려났다. 잠시 후 예인선에서 보낸 모터보트가 선장과 간부들을 구조했다.

구명선을 내리는 작업을 하느라 배에 남은 2등 기관사는 팽창식 구명정이 있는 상층 갑판으로 달려갔다. 그는 구명정이 담긴 상자를 바다에 띄운 후 공기를 불어넣는 실린더를 작동시켰다. 그러나 거센 바람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구명정을 멀리 날려버렸다. 원래 구명정을 고정시키는 밧줄은 1.3톤의 하중을 견딜 수 있어야 했다. 그러나 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단지 밧줄이 끊어졌다는 사실만 언급하고 넘어갔다.

2등 기관사는 기름이 비교적 적게 덮인 선수 부분으로 달려갔다. 그는 모터보트가 약 9미터까지 접근한 상태에서 바다로 뛰어 들어가 구조되었다. 선장과 선원들은 3주 동안 억류되어 있다가 미국으로 송환되었다. 인도 정부는 추가 오염을 막기 위해 배에 남은 연료유를 제거했다.

이 사고는 설계 미숙(계기의 위치, 사용된 소재), 관리부실(보수하지 않은 계기와 니플), 운용자의 실수(조기 차단 실패), 설비 장애(소방 장치 미작동), 운용자의 실수(진작 지나가는 선박에게 예인을 요청하지 않은 선장의 잘못, 예인선을 구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신속하게 알리지 않은 회사 담당자의 잘못)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악화되었다. 구조 과정에서도 복수의 장애가 발생했다. ‘토시마 마루’호의 간부가 부상을 입었고, 로프 발사 총이 고장 났고, ‘트랜스휴론’호의 로프 발사 총을 옮기는 일이 지연되었고, 구명정과 구명선을 띄우는 과정에서 계속 문제가 생겼다. 이 사고는 맨해튼에 있는 회사의 담당자, 인도의 정부와 무선통신 중계소, 예인선 지원 문제, 지나가는 배들, 좋지 않은 위치에 자리 잡은 섬들을 비롯하여 ‘트랜스휴론’호와 상호작용을 일으킨 다양한 시스템들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대개 이러한 문제들은 개별적으로는 심각하지 않지만 특별한 상황에서 결합될 때 사고로 이어진다. 다행히 ‘트랜스휴론’호의 침몰 사고는 참사가 아니었다. 인명 피해가 없었고, 소유주인 상무부의 예산에 비하면 배를 잃은 데 따른 재산 피해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Perrow, Charles. Normal Accidents: Living With High-Risk Technologies. 2nd Ed.,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9.
(김태훈 역, 『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 서울: 알에이치코리아. 2013, pp.326-332)
by sonnet | 2014/09/21 19:29 | 정치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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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漁夫의 'Questo .. at 2015/05/25 00:38

제목 : 해상 사고의 일반적인 유형; '정상 사고'
'트랜스휴론'호 침몰 사건(sonnet 님)을 트랙백. 이 포스팅의 소스인 '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Normal Accidents' by Charles Perrow; 초판 1984. 번역 김태훈, RHK, 2013 간행)'는 상당히 유명하다. sonnet님의 인용인 '트랜스휴론' 침몰 사고는 6장 '해상 사고'에서 가져왔는데, 일반적인 해상 사고의 특성에 대해 언급해 놓았다.&......more

Linked at Social activitie.. at 2014/09/24 19:00

... ... more

Commented at 2014/09/21 19:4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4/09/21 23:12
음... 글쎄요.
제 생각만 말씀드리면 예방에 전력투구하면 대응에서 빵꾸가 나고, 대응에 주력하면 예방에서 터질거라고 봅니다. 결국 양 쪽에 적당히 분산투자할 수밖에 없지 않을런지요.
Commented by Ya펭귄 at 2014/09/21 19:54
우리는 결과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전지적 시점으로 사건을 보지만, 사건의 당사자들은 위기 중에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엄청난 불확실성 속에서 극단적으로 좁은 시야를 갖고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전지적 시점에서 잘못된 것을 먼지 털듯이 털면 결과적으로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혹하고 불공정한 평가가 나오기 쉽습니다.

==> 좀 더 와닫는 표현을 쓰자면 해답풀이집을 보기 이전에 시험문제집을 푸는 거랑 해답풀이집을 본 이후에 푸는 거랑 느낌이 완전히 다른 거나 마찬가지이죠.
Commented by 긁적 at 2014/09/21 20:08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유가 찰지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긁적 at 2014/09/21 20:11
진짜 원인이 복합적이군요. 누구 하나 책임을 특정짓기가 어려운 면이 있네요. 잘 보았습니다.
Commented by 채널 2nd™ at 2014/09/21 22:59
혹시나 해서 ... 세월호에 억지로 '대입'하려고 해 본다고 한다면 ....... 유감스럽게도 세월호는 무슨 말을 하든 소용이 없습니다.

원인도 결과도 -- 돈도 -- 다 필요없고, 오로지 하나, 대통령만 모가지를 내 놓으면 됩니다.
Commented by 123 at 2014/09/22 08:51
어휴;
Commented by paro1923 at 2014/09/22 10:09
대통령 까는 척하면서 유족들 깎아내르는 느낌의 댓글...
Commented by baicalin at 2014/09/22 20:59
지능적 안티
Commented by 붕어 at 2014/09/22 21:02
진짜 안티라 한들 그게 아니라 당당히 주장할 수 없은 현실.
Commented by paro1923 at 2014/09/22 10:10
그래서 '나비효과'란 말이 있는 걸까요... 개별적인 사건들은 전부 사소한 과오인데, 이게 합쳐지니까 눈덩이가 불어나서 눈사태나듯...;;;
Commented by 행인1 at 2014/09/22 10:39
중계소가 '긴급'메세지를 취급하지 않는것과 회사가 뭔가 엄한 소리(아마 평소하던데로 겠지만)만 보낼부터 재난의 기운이 느껴지는데 이건 뭐 가히 블랙코메디 영화 줄거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죄다 꼬여있군요.
Commented by jaggernaut at 2014/09/22 14:51
여러 단계에서 재난을 막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착착 다 맞아 들어갔네요.

그렇지만 결국 비용과 효과를 고려하는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토마스 소웰의 말처럼 자동차의 속도를 시속 5km로 제한하면 인명피해를 동반하는 교통사고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주장에 모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갈수 있는 비용절감에 관한 결정이나 자동차의 속도를 제한하지 않는 결정이나 모두 비용과 효과를 따진 같은 것이죠.

저는 세월호에 대해서도 그렇게 큰 문제라고는 아니라고 보는 것이 그냥 그때도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편의에 더 큰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직후에 광역 버스 입석금지에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를 봐도 그렇게 인식이 바뀌지 않은 것 같고 말입니다. 다만 문제는 그런 선택의 과실을 누렸으면서 책임이 닥쳐올때 피해자처럼 행동하는 것이죠.
Commented by Ya펭귄 at 2014/09/22 23:33
여러 단계에서 재난을 막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착착 다 맞아 들어갔네요.

==> 굳이 말하자면 몇 가지 요인이 착착 맞아들어갈 확률 자체가 매우 적기 때문에 사고가 가끔밖에는 안나는 것이지요.

그리고 확률적으로 매우 가끔 일어나기 때문에 사람들은 확률을 팔아 당장 눈에 보이는 편익을 누리려고 하는 것이고...
Commented by 구들장군 at 2014/09/22 19:09
저도 잘 모릅니다만... 세월호 참사를 보고 격앙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무작정 돌을 던질 수만은 없는 사정도 있는 것 같더군요.


- 기관부 선원들이 마음대로 퇴선한 것이 문제되었죠. 다른 선원들 퇴선한 것은 큰 잘못입니다만, 기관부는 솔직히 뭐라 못하겠더군요. 아마 제가 그 자리 있었어도 똑같이 했을테니까요.
들어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선박 기관실은 말 그대로 죽을 수 밖에 없는 자립니다.
그리고 선체가 기울어진 상태에서 무슨 작업이 가능할지도 의문이거니와[카센터/정비공장에서 복잡한 곳을 상상해보십시오. 그런 곳이 3면을 둘러싸고 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런 곳이 기울어진 상태에서, 무슨 작업을 하실 자신이 있으십니까] , 가능했다고 해도 기관실에서 뭘 한다고 나아질 상황은 아니었죠.

다만 퇴선 뒤 구조활동을 모른척 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고, 분명히 책임질 일이죠.


- 구조과정에서, 선박 유리창을 깨고 진입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 되었죠.
그런데 선박 유리란 것이 일반인이 생각처럼 차량 유리창 정도의 물건이 아닙니다.
악천후시 뭔가에 부딪혀, 선박유리창이 깨지는 상황을 생각해보십시오. 물이 들어와서 배가 가라앉겠죠. 그러면 선박유리창을 어떻게 만들까요? 정말 튼튼하게 만듭니다. 창문 잠글 때 그냥 잠그지도 않습니다. 대형버스/트럭 바퀴에 있는 볼트/너트 보신 적 있죠? 그만한 것이 6~8개씩 박혀서 고정해주죠.
구조과정에서 하나밖에 못 깼다고 하던데, 제 생각에는 나무랄 일이 아닙니다.


- 기본적으로 바다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먼바다도 아닌 부둣가에서, 성인남자 넷이 밧줄까지 있었는데 사람을 구하지 못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보도를 보면, 구조대가 가면 으레 구조는 되는 것 같이 다루더군요.


- 해경이 수사에 치우쳐서 구조역량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비난받았죠. 물론 비난받을 일입니다. 그러나 '해경만' 책임질 일은 아닌 것 같군요.
업무상 해경쪽 수사파트와 접촉이 좀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다른 곳에서는 쳐다도 안보는 자잘한 사건까지 다 파고들더군요. 왜 그런가 했더니, 육경[일반 경찰을 해경과 대비해서 육경이라고들 하죠] 출신 간부들이 해경에 오면[해경간부로 해경출신만 있는게 아닙니다. 육경 간부가 해경으로 가기도 하죠] 수사쪽 실적을 닥달해서 그리된다더군요.
육경간부가 바다에 대해 뭘 알겠습니까. 가면 당연히 -자신이 아는- 수사쪽 실적을 닥달할 수 밖에 없죠. 그러면 일선 해경 직원들은 수사쪽에서 뛸 수 밖에 없습니다.
육경 간부를 누가 해경에 보냈습니까. 해경에서 '여기 간부자리 남으니까 타기관에서 좀 와주세요'하지는 않았겠죠.


대중은 언제나 흥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휩쓸려서는 안되고, 참사의 원인을 찬찬히 살펴서 냉정하게 평가해야겠죠.
그러나 정치권의 움직임이나 언론보도를 보면,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야채 at 2014/10/01 14:12
세월호에서 선원들이 단지 '자기 목숨이 아까워서 충분한 구조를 하지 않은' 것만이 문제였다면 그렇게 큰 희생이 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 자들은 자기들은 도망가면서 자기들의 퇴로를 안전하게 확보하기에 급급해서 승객들에게 오히려 선실에 들어가라는 방송을 했습니다. 게다가 구조된 후에도 선실에 승객들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리지조차 않았고, 방송을 한 사람이 누구냐고 비난이 일자 승객들을 구하다 순직한 사람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려는 비열한 시도까지 했습니다.

아무리 사고 당사자들은 추후에 평가하는 사람처럼 전지적 관점에서 알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건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 자들은 변명이랍시고 파도가 거칠어서 바다가 위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운운했지만, 진심으로 선실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다면 자기들은 왜 밖으로 도망간답니까? 안전한 기관실에 들어가 있었어야죠! 자기들은 밖으로 도망쳤고 또 자기들이 승객을 객실로 들여보낸 것에 대해서 함구한 것을 보더라도 이 자들은 그 결과를 충분히 알고 있었습니다.

해경에는 확실히 돌을 던지기 어렵다고 봅니다. 하지만 선원들에게는 아닙니다.
Commented by at 2015/09/05 01:06
기관부 선원 퇴선은 분명히 잘못입니다.
기관이 있는 덱에서 나온 걸 문제삼은 게 아니라,
퇴선한 걸 문제삼은 것이거든요.

선장이 정신이상이라도 돼서 제대로 판단을 못하는 경우,
그 다음은 기관장과 1등 항해사가 지휘를 해야 한다더라고요.

선박 유리창을 깨지 않은 것은, 당시 해경이 등신이라서였습니다. 그런 종류의 해난사고를처리하는 훈련을 하지 않았다 했고 적절한 장비도 구비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민간인이 기울어진 배 안에서 구조하고 있었지만, 해경은 흘낏 보고는 딴 데 갔다고 증언했습니다.

골프장만든 놈들이 육경출신이었겠지요.
Commented by 붕어 at 2014/09/22 21:06
세월호에서 선원들이 맘대로 퇴선하거나 구조활동을 안한 것정돈 문제가 아닙니다. 승객들보다 먼저 퇴선하기 위한 방송까지 한 악질적 사고가 문제지요. 대놓고 늦게 구조되면 죽을지 모른다고 했는데 문젠 그사람들은 좋던 싫던 그걸 직업으로 하고 있었던 사람들이었어요. 한마디로 악질적인 도망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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