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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세 가지 미래(George Friedman)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대해 미국이 고려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은 세 가지다. 첫째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 세계적 구호활동의 길이다. 그러나 오늘날 아프리카의 공공생활을 그토록 많이 지배하고 있는 국제원조체계가 지속가능한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다. 구호활동은 아프리카의 경계선이 지닌 비합리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적인 문제를 개선하는데 그칠 것이며, 최악의 경우 수혜자와 기여자 둘 모두의 부패를 악화시키는 시스템이 될 수도 있다. 물론 후자의 경우가 더 자주 일어난다. 사실 아프리카에 제공되는 원조가 문제를 해결하리라고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두 번째 가능성은 안정적인 생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줄 외부 제국주의의 재등장이다. 그러나 이렇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아랍과 유럽 제국주의가 빨리 발을 뺀 이유는 아프리카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치러야 할 비용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경제생산은 가공되지 않은 원료 수출에 집중되어 있는데, 오늘날은 이를 얻기 위해 군대나 식민지 관리자를 파견하는 것보다 훨씬 간단한 방법이 존재한다. 기존의 정부나 군벌들과 거래하는 기업들은 지배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도 훨씬 낮은 비용을 투여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오늘날의 기업 제국주의는 외국 세력이 현지에 들어가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원하는 것을 얻어낸 다음, 일이 끝나면 떠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세 번째이자 가장 확률이 높은 가능성은, 앞으로 몇 세대 동안 전쟁이 지속된 후 그로부터 각각의 민족들이 합법적인 국가로 재형성되는 것이다. 냉혹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국가는 충돌을 통해 만들어지며 인간 역시 전쟁이란 경험을 통해 운명공동체를 의식하게 된다. 이것은 건국뿐만 아니라 국가의 역사 전개에도 적용된다. 미국과 독일, 사우디아라비아는 자신들을 형성한 전투를 치르면서 국가의 기틀을 잡아나갔다. 전쟁은 꼭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인간의 조건이 가진 비극성은 우리를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공동체가 전쟁의 비인간성에서 기원한다는 데 있다.

아프리카에서 전쟁을 막을 수는 없다. 설령 서구의 제국주의가 없었다 하더라도 전쟁은 일어났을 것이다. 실제로 아프리카 전쟁은 제국주의가 개입하던 당시에도 이미 진행 중이었다. 국가 건설은 세계은행이 원조회의를 하거나 외국의 공병대가 학교를 세워준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가는 피로서 세워지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지도는 다시 그려져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회의실에 앉아 있는 사려 깊고 배려심 많은 위원회가 할 일은 아니다.

Friedman, George. The Next Decade: Where We’ve Been ... and Where We’re Going. 1st Ed. Doubleday, 2011.
(김홍래 역. 『넥스트 디케이드 : 역사상 가장 중요한 10년이 시작되었다』. 쌤앤파커스, 2011. pp.341-342)


적어도 1,2번이 말이 안 된다는 것은 확실함. 3번은 가능성이 열려 있음.
by sonnet | 2014/07/22 19:29 | 정치 | 트랙백 | 덧글(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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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AIN at 2014/07/22 19:59
어떤 나라가 가진 애국심의 깊이를 알려면, 그 나라가 흘린 피의 양을 보라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Commented by rumic71 at 2014/07/22 20:04
중국이나 인도차이나 같은 곳의 애국심은 피로 계측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만...
Commented by 일화 at 2014/07/22 20:00
확실히 위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죠. 좋은 글 잘 봤습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4/07/22 20:12
차라리 군사고문단을 보내는 것이 장기적으로 아프리카를 아정시키는 길.
.

..이라는 결론이겠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4/07/22 20:56
만약 흘리는 피의 총량이 같다고 한다면 짧은시간에 몰아서 빼는 게 더 낫다는 생각?
언뜻 생각하기로는 피를 집중적으로 흘리면 시간을 절약하고 회복이 빨라진다는 장점이, 장기간에 나눠 흘리면 희생의 세대간 분담이 공평해진다는 장점이 있을 것 같긴 한데......
Commented by 사리 at 2014/07/22 22:43
정치 집단의 역사발달 단계가 아프리카는 좀 늦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거기도 다른 지역처럼 서로 죽고 죽이고 하면서 발달시켰어야 하는데,
혼자 너무 늦는 바람에 벌써 외부세계가 간섭하는 상황이라
시원스럽게 자기들끼리 서로 죽이고 죽고 하는 것도 못하고
그래서 어정쩡한 지체가 계속 이어지지 않겠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간섭을 할려면 아예 제국주의지배를 해주던가
아니면 아예 관심을 끊어야 하는데, 어정쩡하게 간섭하고 있어서
관련된 모두에게 상황이 어정쩡해지는 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4/07/23 22:47
남수단 같은 곳이 분리되는 과정을 보면 그런 프로세스 자체는 늦어도 굴러는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분리독립했다고 끝이 아니고 2라운드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함정입니다만.
Commented by 피그말리온 at 2014/07/22 22:50
확실히 냉혹하지만 3번이 길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우리나라도 쭉 그은 38도선이 그대로 이어지지 않았듯이...
Commented by sonnet at 2014/07/23 22:45
좋은 사례네요. 엄청난 피로 그은 휴전선이 38선보다 훨씬 견고하긴 하네요.
Commented by H-Modeler at 2014/07/23 14:50
외부세력이 다 손을 떼고 3번루트 타보게 놔두는게 이상적[....뭐?!] 으로 보이긴 하지만, 아마 그 외부 세력들이 생각하기엔......깔끔하게 손을 떼고 아프리카인들 스스로 결과를 내도록 기다리는 것도 좋겠지만, 다른 외부세력들 역시 같은 생각으로 깔끔히 손을 뗀다는 보장이 없기에.[.....]
Commented by sonnet at 2014/07/23 22:42
요즘은 토착민도 무장은 좋아서리... 19세기 처럼은 정말 어렵고 외부세력이 코피터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니까. 레바논에 파병했던 미국과 프랑스, 후의 소말리아 등등이 다 좀 그런 느낌이.
Commented by ㄱㄱ at 2014/07/23 16:25
사우디 아라비아가 미국, 독일과 같은 라인에 오르다니!
잘 봐줘야 시리아, 이라크 수준이 아니었는가...
Commented by d/s at 2014/07/23 21:00
어떤 기준에서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4/07/23 22:41
그냥 지역별로 하나씩 고른 거 같네요. 아메리카, 유럽, 중동 이런 식으로...
Commented by 1 at 2014/08/25 19:07
동일한 레벨이 아니라 국가 형성 기간에 비해 전쟁 역사가 상대적으로 많은 나라들을 걍 뽑은거 같음.
Commented by 야기꾼 at 2014/07/23 23:54
블랙호크 다운 후반부에 등장하는 아이디드 부관의 대사가 생각나네요.
Commented by 야채 at 2014/07/26 01:02
각각의 민족들이 합법적인 국가로 재형성되는 것을 국제사회에서 인정하고 오히려 지원한다면 그 편이 더 적은 피를 흘리고 더 안정적인 사회를 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국제사회에서 지원한다고 해서 현재의 국가들이 쉽게 해체되고 새로운 국가들이 쑥쑥 자라나는 식으로 될 리는 없겠지만, 어차피 피를 흘리면서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이라면 그 방향을 지원하는 쪽이 옳을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잘 될 리가 없기는 합니다만... 분명히 제국주의적 발상으로 현지 국가를 간섭하고 쪼갠다고 온갖 욕을 다 먹을 텐데, 실제로 경제적 이익이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그런 문제에 발을 담그려 할 '국제 사회'의 국가들이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소말리랜드처럼 이미 안정적으로 분리된 국가들을 굳이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으로 초를 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Commented by 지나가던과객 at 2014/07/27 10:21
막상 3번으로 진행할려고 해도 그 과정에 흘리는 피때문에 국제여론이 조성되면서 강대국이 그 여론때문에 개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겠지 말입니다.
Commented by deokbusin at 2014/07/28 12:52
두 번째 선택지를 읽다가 말라리아 분류가 떠올랐습니다.

말라리아 원충은 네 가지로 분류되는데, 한국이나 일본 중국 등 온대지역에서 발병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원충에 속하고 이것은 나머지 말라리아 원충과 비교하면 그래도 예후가 좋은 편인데다 아프리카 주민들은 이것에 대한 면역을 태어날 때 부터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머지 세 원충들은 예후가 나쁜 데다가, 매일 먹어야 하는 예방약 외에는 삼일열에 대한 면역이 이미 있는 아프리카 사람들조차 자연 면역력이 없어서 현대 서양 의학이 보급되기 이전에는 한 번 걸리면 대책은 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수면병을 전파하는 체체파리에 이르면 20세기 중반까지의 서양 의학으로도 원천적인 구제가 어려웠다고 하니, 아프리카 토착 기생충들이 외부의 제국주의적 지배에 대한 비용을 늘려 버리는데 크게 기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Commented by ㅇㅇ at 2014/07/29 11:34
크게 동감합니다. 아프리카는 다른 대륙이 겪어왔던 과정을 이제야 겪는게 아니겠습니까. 앞으로 최소 몇세대는 피를 피로씻는 지옥도가 계속 되어야 새로 태어 날 나라는 태어나고, 죽을 나라는 죽지 않을까 싶습니다.

에휴....
Commented by paro1923 at 2014/08/03 21:03
이젠 아프리카는 '검은 대륙'이 아니라 '피의 대륙'이 될 것이란 소리군요. 후우...
Commented by 섭동 at 2014/08/10 11:02
그러고 보니 sonnet님께서 인용하셨던 자료가 있지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대한 원조는 95%인가가 아무 뜻 없이 낭비되었다는. 지금 찾으려니, 못 찾겠습니다만.
Commented by at 2014/09/11 11:25
3번으로 가는 듯하다가 외부 세력의 개입으로 다시 1,2번
Commented by shield5200 at 2014/09/28 23:34
3번은 실질적으로는 현 국경선을 유지하면서, 주도권을 가진 민족이 다른 민족들을 절멸/추방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 같네요. 새로운 국경선을 갖는 민족국가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4/09/30 08:04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라든가 수단-남수단의 사례처럼, 사실 아프리카의 국경선 자체도 변해서 신생독립국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사례에 가까운 것은 르완다인데, 사실 거기야말로 그렇게 많이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수민족의 패권이 서지 못했죠. 저는 개인적으론 두 가지 다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쿠사누스 at 2015/01/22 07:02
3번의 문제점은 아프리카의 각 민족국가 혹은 민족집단들이 빚어내는 끔찍한 전쟁이 자기들끼리만의 전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겠죠.
만약, 아프리카의 어느 한 국가가 이웃 적대 국가를 최종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대량살상무기를 가지려고 한다면, 일단 그 대량살상무기부터가 아프리카의 영역에서 벗어나서 전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말겁니다.
게다가, 평시가 아닌 전시상황에서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자체 국민통합과 동의에 의한 지배같은 동원력이 당연히 미약할테고, 전쟁의 혼란을 이용해서 보코하람이나 알카에다같이 조직화된 프랜차이즈 테러집단이 국가공권력을 대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최악의 국면이 발생하게 될 겁니다.
핵무기 + 테러집단....
박쥐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는 파키스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친미국가로 붙들어매려는 미국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일단 대량살상무기가 아프리카에 등장하면 서구 진영은 개입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량살상무기뿐만 아니라 르완다 학살같은 대량학살이 발생하면, 서구 시민사회의 여론이 개입쪽으로 들끓게 되고 당연히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인이라면 여론을 의식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조지 프리드먼의 저 세번째 가정은 검투사들의 살육을 지켜보는 로마귀족의 행태처럼 냉혹할 뿐만 아니라, 냉혹하고도 적자생존적인 변화의 욕망- 베르사이유 체제를 급진적으로 해체시키려는 나치의 욕망과도 비슷하죠-이 담긴 시선때문에 오히려 비현실주의적이라고 여겨집니다. 현상유지가 최선이겠죠.
게다가 아프리카는 평범한 한국인이라면 잘 모르겠지만 - 물론, 소넷님은 최근 아프리카의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잘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 거의 10%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앙골라, 보츠와나, 나이지리아, 탄자니아같은 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중국이 부럽지 않을 정도죠.
우리나라로 치면 50년대 원조경제에서 벗어나서 60-70년대 개발경제로 진입하는 시기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조지 프리드먼의 글쓰기 성향은 너무 뜬금없는 게 많아서, 예를 들어 일본이 교육수준이 높고 잘 단합된 국민을 가졌기 때문에 다시 부흥할 거라는 식으로 지나치게 문화결정적인 시각을 내포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불편하게 읽히는 저자이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5/01/25 01:48
1.
저는 아프리카 국가가 "이웃 적대 국가를 최종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대량살상무기를 가지려고 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런 목적에 WMD가 적합한 무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냥 르완다에서 했듯이 칼로 쳐죽여도 되는 일을 왜 핵을 개발해서 합니까? 핵은 다른 국가, 특히 미국/프랑스 같은 역외국가로부터 자국을 방어하는데 적합한 무기이고 누군가 그걸 보유하려고 한다면 그런 목적 하에서 움직일 거라고 판단합니다.


2.
알 카이다처럼 글로벌한 공격을 목표로 하는 집단은 많지 않습니다. 대개의 무장집단은 로컬한 목표를 갖고 있지요. 이 점에 대해선 예전에 글을 써놓은 게 있으니 그쪽을 참고해 주십시오.
http://sonnet.egloos.com/4589808


3.
저는 서구 강대국들이 아프리카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며 그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데 대해서는 더더욱 회의적입니다. 소말리아 문제가 지난 20년간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봐 주시기 바랍니다. 말씀하신 르완다 사태의 해결과정도 다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게 말씀하시는 것 같은 방식으로 흘러갔나요?


4.
프리드먼의 분석에 대한 의견은 제가 보기에는 그냥 도덕적 취향에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 같습니다. 그런데 알아두셔야 할 것은 이런 글들은 기본적으로 상황을 분석하는 "분석가"와 정책을 결정하는 "정책결정자"가 나뉘어져 있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깔고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분석가는 자신의 분석보고서를 받아볼 사람(정책결정자)에게 나는 상황을 냉정하게 설명해주고 몇 가지 가능한 경로를 예시하지만, 그와 관련된 정책 결정, 거기에 수반되는 도덕적 판단, 책임은 모두 당신이 지는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가끔 정책결정자를 당혹하게 하는 것은 분석가가 도덕적으로 그럴듯해 보이는 대안에 대해 성공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붙여 올리는 것입니다. 혹은 반대로 잔인해보이는 결말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는 보고서를 올리거나요. 이 때의 문제는 이런 것입니다. 그럼 분석가는 정책결정자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써 주어야 하는가?


5.
프리드먼의 일본 분석은 제가 볼 때는 단순합니다. 그는 일본의 상황이 바닥을 쳤고 '평균으로의 회귀'가 작동할 거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일본이 단합된 국민을 가졌다는 건, 나쁜 상황에서 공중분해되기 쉬운 다민족 제국과 다르다는 것이고 그 점에서는 저도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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