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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바꿔 놓을 5가지 판세
우크라이나가 바꿔 놓을 5가지 판세
러시아, 유럽, 혁명 그 자체에 이르기까지 키예프의 봉기라는 드라마에는 막중한 미래가 걸려 있다


* 필자 : Timothy Garton Ash
* 출처: LA Times
* 일자: 2014년 2월 23일


불타는 바리케이드와 거리의 시체를 넘어, 우크라이나 봉기라는 드라마에는 무엇이 걸려 있는가?


우크라이나의 미래 : 독립된 민족국가로서 설 수 있는가?

한 나라 내부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폭력은 아직 내전의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더라도, 두 가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이는 시리아나 옛 유고슬라비아에서처럼 국가를 산산 조각낼 수도 있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처럼 국민들이 손을 맞잡고 위기를 헤쳐 나올 수 있다면 함께 국민국가로 결속할 수도 있다. 국민국가는 단일종족 정체성이라기보다는 공유되는 시민적 국민정체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몇 달 간 그렇게 혼란스러웠던 이유 중 하나는, 독립국가가 된지 20여 년 이상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가 잘 돌아가는 국가도 아니고 완전히 완성된 민족도 아니라는 점에 있다.

지난주에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일들을 묘사하기 위해 '법과 질서'라는 말을 쓰는 것은 보드카와 잡동사니를 버무려 만든 밀주를 '차와 샌드위치'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깡패이다. 하지만 그는 또한 무능한 깡패이기도 했다. 유능하고 기율이 엄정한 보안군이라면 한 순간 거리에서 무작위로 사격을 가해 시위대를 사살하다가, 다음 순간에는 그곳을 버리고 도망가거나 해서는 안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 나라의 행정부, 의회, 경제는 보통 유럽 국가의 그것과는 닮은 점이 없었다. 여기에는 심각할 정도로 과두재벌, 모리배, 대통령의 친인척들이 득시글거리고 있었다. 일례를 들겠다. Forbes지 우크라이나 판에 따르면, 지난 1월에 발주된 전 공공계약의 50%를 치과의사인 대통령의 아들이 수주했다고 한다. 사상 최대의 이빨 뽑기라고 하겠다.

이는 보안군의 무자비성과 더불어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분개했던 점이자 여러 사람들이 목숨을 바쳐가며 바꾸려고 했던 점이다. 만약 연립정부를 수립하고 의회에 더 많은 권력을 돌려주는 헌법 개정을 진행하며, 올해 말까지 대통령 선거를 갖겠다는 지난주의 협약이 자리 잡을 수 있다면 이러한 참혹한 나날은 독립된 민족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우크라이나 역사의 한 장으로서 기록될 것이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국가 해체의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러시아의 미래 : 민족국가인가 아니면 제국인가?

우크라이나와 함께라면 러시아는 여전히 제국이다. 우크라이나가 없다면 러시아 자체도 민족국가가 될 기회를 갖고 있다. 러시아의 국민정체성에 있어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잉글랜드의 국민정체성에 있어 스코틀랜드보다도 더 근본적인 것이다. 여러 세기 전 오늘날의 우크라이나에 살던 사람들이 러시아인의 조상이었고, 금세기에 스스로 우크라이나인이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오늘날 러시아라고 불리는 것의 미래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미래

러시아의 독립 언론인인 콘스탄틴 폰 에거트는 지난 10년간 러시아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러시아에서 일어나지 않았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것은 2004년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이었다. 오렌지 혁명은 벨벳 혹은 색깔 혁명이라고 불린, 1989년 중유럽에서 시작되어 15년 동안 퍼져나간 흐름 중에서도 가장 푸틴 정권을 위협했던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푸틴의 "정치공학자"들은 여기 맞설 기술들을 개발했다. 여기에는 폭력은 물론이고, 대량의 자금, GONGO(정부산하 비정부기관)들, 토니 블레어의 선거참모인 알라스테어 캠벨이 우스워 보일 정도의 언론조작까지 결부되어 있었다. 푸틴이 쌈박한 150억 달러의 현질로 지켜야할 규칙만 많고 별로 돈은 되지 않는 유럽연합의 제휴 협약 제안을 꺾었을 때, 러시아의 정치공학자 마라트 겔만은 이렇게 트위터에 썼다. "Maidan 시설이 150억 달러에 팔렸다. 사상 최고가의 예술품" (Maidan은 키예프의 독립 광장으로 이번 시위의 진원지이다)

하지만 이것은 계획대로 잘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푸틴과 야누코비치는 러시아 소치에서 만났다. 월요일에 러시아는 추가로 150억 달러를 제공했고, 화요일부터 야누코비치의 보안군이 점점 더 결사적이고 때때로 폭력적이기까지 한 시위대를 향해 실탄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푸틴이 그의 보물인 소치 올림픽 기간 동안 국제적 비난을 무릅썼다는 것만 봐도 그에게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이제 그는 전술적으로 후퇴해서, 현지 상황에 직면했다. 하지만 그가 개입을 중단할 것이라는 환상을 가질 수는 없다.


유럽의 미래 : 전략적 세력이 될 수 있는가?

여기서 지정학적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에 속할 것인지 아니면 러시아에 속할지가 아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도, 유럽이라는 정치, 경제적 공동체에 점진적으로 통합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이는 또한 자기 앞마당에서 유럽이 유럽의 기본가치를 위해 떨쳐 일어설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20여 년 전 유럽은 보스니아에서 그렇게 하는 데 실패했었다.

돌이켜보면, 지난 가을 EU가 우크라이나가 절실히 필요로 하던 준비된 현금이나 EU회원국 자격의 확실한 전망을 제공하지 않은 채 우리냐-그들이냐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던 것이 오판임이 분명하다. 우크라이나 전문가 앤드류 윌슨이 지적한 것처럼, EU는 칼싸움에 바게트 빵을 들고 나갔다. 지난 몇 주 사이에, 그 점은 많이 좋아졌다. 금요일에 체결된 협약은 독일, 폴란드, 프랑스 외무장관의 개인외교에 의한 진짜 성공이었다. 율리아 티모센코의 석방 합의는 또 다른 긍정적인 신호였다. 하지만 유로존 위기에 의해 약화된 유럽이 전략적 상상력과 장기적인 결의를 갖고 있는 걸까?


혁명의 미래

나는 1989년이 우리 시대의 혁명의 기본 모델로서 1789년을 대체했다고 주장해왔다. 진보적 급진화와 폭력, 기요틴 대신, 우리는 평화적 대중 시위에 이은 협의에 의한 이행을 기대하게 되었다. 근래 들어 이 모델은 타격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뿐만 아니라 아랍의 봄에 뒤이은 유혈 실패 사례에서도 그렇다. 만약 우크라이나의 깨지기 쉬운 협약이 지켜진다면, 길거리의 분노는 억제될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은 우리가 가끔은 역사로부터 교훈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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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1일 합의 직후에 쓰여진 글이라 급변하는 정세에는 약간 뒤쳐지는 느낌(2월 21일 합의가 벌써 죽어버렸기 때문에)도 있지만, 그래도 다섯 가지 미래에 대한 질문은 재미있는 것 같아 대충 옮겨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찍어봅니다.
1. 우크라이나의 미래 = 유동적, 좀 더 두고볼 수밖에 없음
2. 푸틴의 미래 = 중립이거나 약간 부정적
3. 러시아의 미래 = 제국
4. 유럽의 미래 = 앞으로도 전략적 고자
5. 혁명의 미래 = '협의에 의한 이행'은 귀하기에 더더욱 추구해야 할 성공모델로 인정받을 것임
by sonnet | 2014/03/03 03:40 | 정치 | 트랙백 | 덧글(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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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루시앨 at 2014/03/03 04:30
이전 글과 이글까지 합쳐봤을때, 아무리 봐도 EU에서 위기를 자초했다고 밖엔 보이지 않는군요. 러시아의 개입이 없을거라고 확신했던걸까요? 특히 2.21합의를 중재사켜 놓고 막상 시위대에 의해 합의안이 날아가자 침묵한건 아무리봐도 나이브한 대처였던것 같습니다. 물론 저야 비전문가라 제가 모르는 사정이 있었겠지만서도...
Commented by sonnet at 2014/03/03 14:02
그건 결국 러시아가 수동적으로 기정사실(fait accompli)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데 배팅한 건데, 잘 되지 않았죠.
Commented at 2014/03/03 04: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4/03/03 14:03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by Freely at 2014/03/03 05:45
우크라이나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미국이나 서유럽 국가들의 참모진에 밀덕이 없는게 분명한거 같습니다.. 칼에 맞서 바게트 빵이라니 ..
Commented by sonnet at 2014/03/03 14:44
들고 있는 카드가 없는 것 같은데, 행동은 또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듯 과감하게... 결론은 아니나다를까...
Commented by KittyHawk at 2014/03/03 08:00
합의 파기에 대해 중재했던 나라들이 정작 아무런 대응을 안 한 게 화를 자초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4/03/03 14:24
그걸 추인해준 것은 전형적인 "꼬리가 개를 흔드는"(tail wagging the dog) 상황이죠.
Commented by blackace at 2014/03/03 08:28
E N D W A R
Commented by Masan_Gull at 2014/03/03 08:50
앞서 말씀하신 '키예프 치킨'이 더욱 생각나는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4/03/04 12:01
음. 러시아와 사전협의를 더 긴밀히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가능하면 한 번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Commented by 어... at 2014/03/03 09:12
러시아의 미래를 제국으로 예상하신다는 말은 우크라이나가 결국 러시아의 영토가 되거나 적어도 러시아의 세력권 내로 들어가게 될거라고 예상하시는 건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4/03/03 14:31
전자의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기본적으로 러시아 지도자들은 제국을 더 선호한다고 생각합니다. 2차대전 이후에 상황이 어려워지자 대영제국 지도자들은 점진적으로 제국을 해체하고 민족국가로 옮겨갔지만, 러시아 지도자들은 그 길은 우리가 갈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행인1 at 2014/03/03 10:11
1. 21일 협약만 이행되었어도 좀 나았을려나요?

2. 유럽이 고자라니!!!
Commented by sonnet at 2014/03/04 12:02
1.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 안은 기본적으로 유럽이 만든 안이라서 그렇게 이상하지 않아요.
Commented by 야채 at 2014/03/03 11:49
어떻게 보면 푸틴도 뒷목을 잡고 있을 것 같습니다. 러시아는 분명 주먹을 치켜드는 것으로 우크라이나에서 미국과 유럽을 합친 것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그와 동시에 다수의 우크라이나인들로부터 더 큰 반감을 사게 될 것입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보다 작고 약하지만 그렇다고 채찍만으로 '지배'하기에는 너무 큰 나라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러시아 입장에서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줄 수 있는 당근은 러시아와 협력할 때 경제적으로 대가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점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거액의 현금을 쏟아붇는 와중에 정작 우크라이나의 친러파들은 무능한데다 부정부패까지 저지르면서 러시아가 쏟아부은 현금을 전부 무의미하게 날려버린 셈이니 푸틴으로서도 결코 야누코비치가 예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러시아로서는 야누코비치를 버리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없고, 달리 선택의 여지도 많지 않으며, 주먹을 치켜들어서 우크라이나인들의 반감을 살 때마다 선택의 여지는 점점 줄어들 겁니다. 말하자면 야누코비치는 현 상황에서 버리기는 어려운 패지만 그렇다고 썩 만족할 만한 패도 아니라는 겁니다. 따라서 만약 현 우크라이나 정부가 스스로 러시아에게 적당한 실익(=>영향력 인정)과 현 정부를 인정할 적절한 명분(=> 러시아의 체면)을 제공한다면 푸틴도 굳이 야누코비치에게 집착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현재의 우크라이나에서 그게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4/03/03 14:19
1문단 : 전적으로 동의
2문단 :
경제적 지원은 사실 충분히 보여주었고, 러시아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러시아와 거래하면 돈이 올거라는 걸 부정하는 우크라이나 정치인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3문단:
저는 야누코비치의 용도는 사실상 끝났다고 봅니다. 러시아가 아무런 방해 없이 원하는 것을 뭐든지 할 수 있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키에프에 야누코비치를 다시 세우는 왕정복고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지 않습니다. 러시아는 자신과 제휴할 의향이 있는, 우크라이나에 자체적인 기반을 가진 다른 실력자를 찾으려 할 터인데, 저는 일전의 글에서 그런 후보로 티모센코가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Commented by jaggernaut at 2014/03/03 12:36
전 그냥 유럽이나 미국의 대응이 히틀러의 앞에 무력하게 수사만 반복했던 체임벌린의 전철을 밟는거 같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들은 히틀러를 키웠죠.
Commented by sonnet at 2014/03/03 14:37
음.. 저는 푸틴이 히틀러처럼 무한한 욕심을 부리며, 그것도 성급하게 챙기려 하는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http://sonnet.egloos.com/3016277 이 참고가 되시려나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아는척하는 황제펭귄 at 2014/03/03 12:44
서유럽 국가들은 집에서 컹컹! 하는 수 밖에 없나요?나름 부유하고 덩치도 큰데...
Commented by sonnet at 2014/03/03 14:07
그냥 그들은 그렇게 살기 싫은 겁니다. 잠재력만 보면 충분해요. 돈, 기술, 인구, 모자란 게 없죠.
Commented by ㅇㅅㅇ at 2014/03/03 14:58
폴란드군이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으로 병력을 이동중이라고 하는데, 이건 방어용입니까, 아니면 NATO가 무력개입이라도 하겠다는겁니까?

진짜 WWIII보는겁니까?!
Commented by understrya at 2014/03/03 15:15

폴란드 쪽이야... 항상 트라우마가 있지 않겠습니까? 독일과 러시아한테 양 사이드에서 당한 경험이 있으니.... 그 친구들 입장에서는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밖에는 안 비춰지겠지요..
Commented by 푸른매 at 2014/03/03 16:23
스티븐 월트의 일갈이 적절할 것 같군요. "Public discourse on #Ukraine situation hitting new hghts in hyperbole. ("New Cold War, WW III," etc.) Rhetorical overkill not helpful." (http://twitter.com/StephenWalt/status/440158932049227777 )
Commented by sonnet at 2014/03/04 14:18
우크라이나 영내에 진격하기 위핸 준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현 상황에서는요.
Commented by understrya at 2014/03/03 15:09

지금 푸틴이 중재기구 설치에 합의 했다는 소식이 들어왔군요, 일단 출처는 연합뉴스이고, 큰 내용은 유럽안보협력기구와 공조하여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상조사를 실시하자는 것입니다.

이점을 보면 소넷님의 분석이 맞아 떨어집니다. 애당초 군사개입이 들어가버리면 서방세계와 러시아간의 전면전이 열리거나 아니면 동우크라이나 까지 밖에 먹을수가 없습니다.
이점을 참작했을때, 푸틴이 보여주고 싶은것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한배를 타고 싶어하는 여론이 엄청나게 많다(과장해서)라는 것과 이번 과도정부의 친서방 행보에 대한 예상외의 돌발행동을 통해 동유럽의 친서방 분위기를 일소하는것이 이번일의 목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4/03/04 14:22
이렇게 몽둥이를 흔들어 보이면, 국내 여론이야 결집할지 몰라도, 나머지 세계의 시각에는 나쁘게 보이겠죠. 사실 그게 이번 행동에서 손해보는 부분이긴 합니다.
Commented by understrya at 2014/03/04 18:20

그래서 말인데, 이번 사태에서 푸틴의 도량이 나올것같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가장 이상적인것은 소넷님께서 강풀사태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러시아가 갑자기 너털웃음을 터트린 다음,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미국과 서방세계가 보여준 아량 - 군사적 이동 자제 및 여론전으로 맞섰던 것등 -을 높이 평가하고, 단지 이번 사태는 친러세력을 무시하는 스텐스를 우크라이나 과도정부가 취해서 일어난 사단이니 만큼 서방세계는 우크라이나 내의 친러 여론을 친서방 여론만큼이나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라고 말하며 군사를 빼는것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야 미국은 미국 나름대로 우크라이나를 지켰다는 생색을 내며 유럽에서 신경을 끄는 태도를 보일 수 있고, 설령 서방세계 질서에 편입하려는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일지라도 '러시아가 이정도의 아량을 보여주니 일단을 참고 기다려라'라는 EU및 미국정부의 보이지 않는 압력에 의해 극단적인 선택을 취할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understrya at 2014/03/03 15:11

결국 푸틴이 원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체를 손에 넣고 싶은것이고, 그것을 파악하지 못한 우크라이나 과도정부가 여론의 지지와 서방이 자신들의 문제에 개입할 것이라는 당위성만을 보고 치킨게임을 한게 이번 사태로 터진것 같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Commented by KittyHawk at 2014/03/03 20:20
이번 일의 전개과정을 보면 과도정부가 너무 나갔다는 감을 주죠. 야누코비치를 쫓아낸 정도로 만족하고 러시아와 얼굴 붉힐 일을 막아야했는데 정작 안 그랬으니 말이지요. 스스로 명분을 준 과정들을 보고는 할 말을 잃게 되더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4/03/04 14:28
네. 서방 언론 보도를 보면 재미있는게,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속을 처음 깬 것이 Euromaidan이라는 것을 지적하는 데가 전혀 없습니다. 문제를 보는 데 있어 어떤 꽉 막힌 틀이 있다고나 할까...
Commented by understrya at 2014/03/04 18:24

이 문제의 근본적인 내용은 아마 작년 초에 있었던 러시아의 대규모 공수훈련이 발단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즉 조지아 사태 이후 러시아가 동유럽에 대한 헤게모니 확산을 꿈꾸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버린 꼴에서 다시 한번 유사시를 대비한 대규모 군사전개 - 흑해 함대의 전투준비태세 점검, 각 군관구의 불시 전투준비태세 점검 등등- 를 해버리니 러시아 견제가 필요하지 않는가 라는 인식이 서방세계에 아예 고착되버린게 아닌가로 사료됩니다.
Commented by understrya at 2014/03/04 18:40

KittyHawk// 그런걸 보면 역시 정치와 외교는 가슴이 아닌 머리로 해야되는게 맞다는 것을 깨닫곤 합니다... 이것은 주변에 강국을 두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도 좋은 반면교사가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한국 짱 at 2014/03/03 21:50
결국 유럽국가들에게 있어서 미국이란 국가와는 떼어 놓을래야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일 수밖에 없네요. 자기네 뒷바당 꼴인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일이라도 그나마 크게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미국이지 유럽 국가들은....

폴란드가 군대를 동원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러시아에 어떤 시그널을 보내기 위함이라고 보시나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4/03/04 12:13
네. 시그널을 보내려는 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그 신호를 무시할 겁니다. 러시아는 요란하게 출병해 세계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켰지만, 정작 실제 행동은 가장 위험이 적은 크림 반도에 짱박히는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위험이 너무 커지는 것을 피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 지역을 점령할 것이 아니라면 사실 무시해도 상관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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