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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訃: 小松左京(1931-2011)
지난 7월 26일, 일본을 대표하는 SF작가인 코마츠 사쿄(小松 左京) 선생이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향년 80세.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침몰』(1973)은 재난에 직면해 최후의 날까지 고군분투하는 여러 일본인들의 이야기라는 느낌이어서 생각 외로 비극적인 느낌은 별로 없습니다.

또 일본 바깥만 놓고 봐도 미국과 소련이 편을 갈라 으르렁대며 대치하던 냉전 시대에 UN을 중심으로 전세계가 분담해서 단 1년 만에 7천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그려지는데, 유사시에 국제사회가 이정도로만 대응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위기가 찾아오더라도 인류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작품에서 한국은 좀 칙칙하게 그려지는 편입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나라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틱틱대는 반응이고 또 실제로도 일본을 그다지 도와주지 않죠. 공산 중국보다도. 그러나 또 어떻게 생각하면 박정희정권 후반의 한국이란 나라가 그렇게 묘사되는 건 꼭 부당한 대우는 아닐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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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일본의 지각변동의 영향을 둘러싸고, 극동지방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 그 행동은 명백히 이 지역에 연관을 가진 각국의 「반응」을 살피고 있는 것이었다. 미국은 이러한 소련의 움직임에 대해 특히 한반도의 정세에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 한국에서는, 일본에서 비상사태 선언이 나온 24시간 후, 계엄령이 포고되고, 국내의 긴장이 극도로 높아져 있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한국정부는 드디어 예비역 일부 동원을 시작했다. - 한국 남부에서 겪은 지진은 그간 극히 경미한 것이었지만, 대변동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하면, 남동부해안지대가 입을 피해와 민심의 동요는 피할 수 없었다. 이미 북 규슈 도서 지역의 주민은 멋대로 배를 띄워 속속 한국 남부로, 또는 북조선이나 중국을 향해 무허가 「피난」을 시작했다. 그 무리들의 영향으로 유언비어가 나돌아 남부해안지대의 한국 주민도 북쪽을 향해 피난을 시작하는 형편이었다.

한국정부는, 일본정부에 강경한 항의를 하고, 무허가 상륙자를 억류하며, 해안경비대는 밀항선에 위협사격을 가하고 앞으로 무허가 상륙자는 경우에 따라서는 군법회의에서 즉결재판에 회부하며 또한 한국의 영해를 무허가로 침범한 배는 무조건 격침한다고까지 통고해 왔다. 그러나 해상보안청의 순시선이 제지함에도 불구하고 어선으로 밀항을 기도하는 자는 끊이지 않고, 드디어는 실제로 몇 건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났다. 한국은 「불법침범」 일본인 가족 다수를 한국에 대한 「혼란공작」의 혐의로 군에서 억류하고 있다고 일본정부에 통고해 왔다. 군사법정은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그것을 뭔가의 협상 재료로 써먹으려는 것은 명백했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남동해안지역의 동요와 일본의 대변동에 의해 말하자면, 한동안 배후에 위협을 짊어지는 꼴이 된다. - 만약 대변동이 시작되었을 때, 그에 편승해 휴전선 해안지역으로부터 침투가 벌어지면 곤란하게 된다. 그 뿐 아니라 설령 해외파병은 불가능하더라도 한국에 있어 여러 가지 의미에서 거대한 「후방」이었던 일본이 「소멸」한다면 북방으로부터의 압력을 간접적으로 후방으로부터 받쳐주던 기둥이 뽑혀나간다면, 그 때는 반도의 균형은 크게 흔들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해군력」 밖에 없다.(p.236-237)


짤은 저자 공인의 패러디 『일본 이외 전부 침몰』
by sonnet | 2011/08/03 17:21 | | 트랙백 | 덧글(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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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ain君 at 2011/08/03 17:37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11/08/03 18:01
저는 이분의 소설 중에 '부활의 날'이 국내 번역되지 않은게 안타깝습니다.
삼가 명복을...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8 10:55
옛날에 번역이 있었을 겁니다. 아이디어회관 책들이 서점에서 팔리던 시절에.
Commented by 검투사 at 2011/08/03 18:11
헐... 0_0 정말로 명복을 빕니다. =_=;
Commented by 검투사 at 2011/08/03 18:14
하지만 다도코로 박사의 주장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킨 도쿄 대지진 직후 "어느 나라의 대사관" 사람들이 이야기하던 내용 중에, 23년인가의 간토 대지진 직후 조선인들이 학살된 사건이 언급되었죠. 어떻게 보면 "우리가 저지른 죄가 있으니 이런 일을 당할 수도 있다"고 보신 것은 아닌가 합니다. 말하자면 한국인이 착하게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기분나빠할 일도 아니고, 오히려 이렇듯 솔직하게 털어놓았기 때문에 전 이 작품을 좋게 보고 있지요. 0ㅅ0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8 11:00
네, 저도 이 작품을 좋아하고 한국과 관련해서 딱히 불만이 있는 건 아닙니다.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11/08/03 18:20
섬나라 좌빨 문학계의 거성이 돌아가시다니 ㅠㅠ

SF팬의 입장에서도 이 사람만큼 열도의 특성을 잘 반영해서 SF를 쓸 수 있었던 작가는 현재까지 없다는 생각입니다. 참으로 통탄할 일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8 11:02
음... 다른 거야 다른 작가들이 해도 되지만 이 작가가 묘사하는 여성캐릭터야말로 실전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措大 at 2011/08/03 18:56
고마쓰 사쿄 선생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다른 작품 가운데 국내에 번역된 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읽어본 것이 "일본 침몰"밖에 없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8 10:59
우선 앞서 말했던 '부활의 날'이 있구요. 음 단편집들에도 가끔 있었던 것 같은데 흩어져 있는거라 찾기가 좀. 당장 기억나는 거로는 '흉폭한 입'이 있습니다.
Commented by 死海文書 at 2011/08/03 19:03
아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일본침몰은 정말 그 때 나왔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지요. 마찬가지로 그 당시 한국에 대해서도 그다지 과장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8 10:42
사건발생 하루만에 계엄때리고, 이어서 예비군 동원들어가는 자세가 요즘 우리나라 같으면 상상하기 힘들지만 3/4공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부분이죠.
Commented by Clockoon at 2011/08/03 19:09
그러고보니 츠츠이 선생 책 모을 때 저 책도 샀었는데, 아직 제대로 읽어보질 못했군요.
대충 훑어본 기억으로는 원작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느낌이.
Commented by _tmp at 2011/08/03 22:43
원작에 미치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별다른 스토리가 없죠. 대신 실존 유명인을 부조리 개그 소재로 써먹은 센스가 핵심입니다.

웃자고 만든 패러디를 진지하게 따지면 곤란합니다 (응?)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8 11:11
그거야 뭐. 결국은 친구들끼리 패러디한 것에 가까우니까요.

筒井의 작품 중에선 개인적으로 『旅のラゴス』를 좋아하는데, 다른 친구들은 잘 인정을 안해주더군요. 뜨듯미지근하다고 느끼는 건지.
Commented by Allenait at 2011/08/03 19:28
아. 이분이 원작 작가분이셨군요. 명복을 빕니다.
Commented by 곤충 at 2011/08/03 22:31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째 열도침몰쪽으로 몰리는 분위기 입니다만;;; 점차 이렇게 '유명인'들이 하나하나 역사뒤로 사라지는 만큼 '새로운 얼굴'들도 늘어나겠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8 11:13
그래야 할 텐데요.
Commented by 행인1 at 2011/08/03 22:42
올려주신 글을 보니 어떤면에는 '당시 남한'의 분위기를 잘 묘사한 것 같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8 11:18
오늘날 와서 보면 우리가 오히려 이질적으로 느낄 정도죠.
Commented by at 2011/08/04 04:38
주루룩 읽어내려오다 데프콘 한일전쟁편에서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진수를 보여주던 장면이 문득..
요즘같아서는 일본은.. 침몰하라면 인정이 없으니 지금 자리에서 미드웨이 섬하고 중간쯤까지 자릴 옮기면 좋겠어요. 200해리 경제수역문제로 서로 상관할 일 없게. 그런 일이 생기면 우리 동해안도 무사하진 못하겠지만 뭐, 누가 푹 떠서 옮겨줄 수만 있다면 말이죠.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8 11:17
음.. 꼭 우리와 일본 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는 이웃나라를 좋아하지 않죠. 다들 멀찍멀찍 떨어져 있으면 좀 더 행복할지도.
Commented by BigTrain at 2011/08/04 13:20
뉴스 한 꼭지로 다뤄질 자격이 충분하신 분이었는데 어째 뉴스에서 찾지를 못했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8 10:38
저도 지인을 통해서 듣고 좀 늦게 알았는데, 검색해보니까 중앙일보엔 기사가 있더군요. 눈여겨 보질 않아 놓쳤나 봅니다.
Commented by 한국 짱 at 2011/08/06 21:49
전 만화책으로 밖에 접해보지 못했습니다만, 지진으로 인한 사람들의 공포심, 외부인에게 느끼는 공포와 살의 등이 얽매인 부분에서 관동 대지진의 예를 들면서 당시 일본 정부의 방조와 극우 깡패 패거리들에 의해 무참하게 학살된 조선인에 대해서 그래도 나름 자세하게 서술한 부분이 마음에 들더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8 11:18
네. 저도 그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Commented by net진보 at 2011/08/06 22:02
규슈지방에서 한국혹은 북조선으로 밀항 이야기를 보니
4.3사건때 일본으로 이주한(밀항)한 조총련계제주분들이야기가 생각나는군요;;;;

뭐 평화선이다라고해서 이승만때부터 박통때가지 여러 일본인관련 외교일일화또한 당시소설속 한국의 이미지 모티브가 되었겟지요....스파이혐의라던가;;;

솔직히 일본침몰이라는 영화밖에 본적이 없는데;;;소설한번 봐야겠군여;;;음;;;;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8 10:49
사실 일본열도가 통채로 바닷속에 가라앉는 초유의 상황에서 주민들이 그정도 반응을 보이는것은 당연할지도요. 그리고 70년대 남한의 이미지는 지금 북한이 보여주는 행태를 좀 약하게 해놓은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죠. 일본이나 미국의 한국 연구자들은 당신들 남한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우리가 보기엔 남북한은 닮은 부분이 많다고들 하니깐요.
Commented by 백선호 at 2011/08/08 09:39
저도 옛날 1970년대에 아버지가 사셨던 오래 된 국내 번역본을 초딩 때 읽어봤는데 소개하신 부분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배경이 1970년대 초반이라서 JAL의 DC-8 여객기가 나오고 Boeing 2707 초음속여객기도 실제로 개발되어 취항한 것으로 나오던 설정이 기억나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8 10:36
하하. 배에 더 관심이 있으실 줄 알았는데요. 호주에선 멜버른이, 영국에선 불워크, 미국에선 포레스탈이 구출작전에 참가하는데... 이렇게 보면 작품이 오래 되긴 오래 되었죠.
Commented by deokbusin at 2011/08/08 10:57
멜버른, 불워크... 모두 추억의 이름들이군요. 2차대전후 급락한 영국해군의 위상을 상징하는 항모들인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백선호 at 2011/08/08 11:20
앗 멜버른, 불워크도 이제 기억나네요. ^^
Commented by 5인치양용포 at 2011/08/18 09:49
갑자기 이번 동일본 대지진으로 생활터전이 없어진 일본인들에게 시베리아(?)로 이주하는 걸 제안했던 러시아가 생각나네요. 물론 외교적인 인사치례였겠지만, 만약 실제로 일본침몰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심각하게 고려해볼 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근처에 그 정도로 넓고 빈 땅이 달리 없기도 하고 말입니다(물론 사회간접자본이나 그런 건 없지만 말이죠).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19 09:34
네. 시간이 충분하면 시베리아에 일본인들을 몰아넣고 개척을 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황량한데에 난민을 밀어넣으면 그냥 얼어죽으란 이야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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